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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세미나]한아(ANYA)화장품 김형열 대표이사 인터뷰

최보연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연구원 2010-08-19

중국이 최대 내수시장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실제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고 있는 국내 기업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한류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중국 화장품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한아화장품의 김형열대표이사에게 중국내수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을 들어본다.


<김형열 대표이사 약력>


- 수원대학교 중국어학과 졸업
- 13년간 중국 현지에서 화장품 유통 및 판매
- 1998년~2000년 북경 근무
- 2000년~2008년 코리아나 화장품(상해 법인) 영업 총괄
- 2008년~현재: ㈜한아화장품 CEO
- 일에 대한 태도: ‘현장이 답이다’


Q. 한아화장품은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브랜드인데, 먼저 한아화장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아화장품은 설립 초기부터 국내시장이 아닌 중국 내수시장을 타겟으로 삼고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설립하였습니다. 때문에 한국소비자에게 생소하게 들린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죠. 한아화장품은 설립 3년 만인 2009년에 매출액 300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내었습니다. 단기간에 이러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중국 내수시장을 목표로 중국의 지역적 특성에 대한 사전분석을 철저한 것과 한류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Q. 항저우는 중국에서 비니지스 환경이 가장 좋은 도시로 손꼽히지만 한국에서는 유독 관광도시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한아화장품이 중국에 진출할 때 특별히 항저우를 본거지로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요?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한아화장품은 설립초기부터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철저한 시장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중국 전역에 약 15만 개가 넘는 화장품 전문점이 있는데, 조사해보니 그 중 매출액이 가장 높은 지역이 저장(浙江)성과 광둥(廣東)성이었습니다. 하지만 광둥성의 경우 가짜 제품 유통이 많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저장성을 선택하였습니다.
저장성, 특히 항저우는 소득수준은 물론 소비수준도 매우 높은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희가 항저우와 같이 소비수준이 높은 도시를 본거지로 선택한 이유는 중국을 제조공장이 아닌 소비시장으로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의 반응을 조사해본 결과, 항저우 소비자는 타 지역에 비해 동일한 가격의 제품을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저장성에는 약 5천여 개의 화장품 전문점이 있는데, 5년 안에 한아화장품의 제품을 전체매장의 15%인 750여 개 매장에 입점시킬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전국적으로는 매장 수를 5천 개까지 확대 할 예정입니다.


Q. 혹시 항저우시에서 제공하는 세제혜택이라던가 정책적인 지원은 없었는지요?


사실 이제 중국에서 외자유치를 위한 세제혜택 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예전에 중국이 ‘초상인자(招商引資)’를 위해 다양한 혜택으로 기업을 끌어들였다면, 요즘은 지역 산업발전에 꼭 필요한 기업을 골라 유치하는 ‘초상선자(招商選資)’ 쪽에 가깝지요.
하지만 운 좋게도 한아화장품의 경우 사업 준비단계에서 항저우시의 정책적인 지원이 사업 진행을 순조롭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당시 항저우시가 집중 육성하려는 10대 산업에 화장품산업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화장품사업자가 필수적으로 발급받아야 하는 각종 허가증(위생허가증, 제조허가증)을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수월하게 발급받을 수 있었던 것이죠. 만약 제가 같은 시기에 베이징에서 사업을 추진했더라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시 베이징은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허가증 발급을 포함한 모든 행정절차가 평소보다 느리고 엄격하게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중국은 시장상황이나 정책차원의 지역 격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여러 가지 측면을 두루 고려해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합니다.


Q. 한국과 중국, 두 나라 화장품시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국화장품 시장은 이미 오랜 시간 발전해왔기 때문에 국내 대기업이나 해외 유명브랜드가 확고부동한 시장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들이 이미 많이 성숙해 있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요구도 높고 기호도 다양해, 기업은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빠르게 변화해야 합니다. 반면 중국 화장품시장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됐고, 각 지역마다 소득 수준과 소비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시장으로 놓고 보기 어렵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마케팅 계획을 세우는 것만해도, 한국은 전체를 하나의 지역으로 보고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능하지만 중국은 지역 간 격차가 크다는 특수성을 안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또 한가지 큰 차이점은 소비자의 성숙도 입니다. 한국의 소비자는 십중팔구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갖고 매장을 찾아 특정 제품을 달라고 요구합니다. 반면 중국소비자는 아직까지 매장 직원의 추천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매장 직원의 교육이 제품 판매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중국은 또 화장품 판매채널에 있어 전문점 판매 비중이 한국보다 높기 때문에, 전문점 직원에 대한 제품 교육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Q. 중국 화장품시장에 대한 이해가 정말 남다르신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아화장품이 내세운 특별한 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중국은 하나의 시장으로 바라보기에는 지역별 차이가 너무나 큰 시장입니다. 때문에 저는 중국 전역을 80개 지역으로 세분화한 ‘중국 화장품시장 지도’를 자체 개발하여 현지 전문점 관리와 제품 프로모션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화둥지역이지만 저장성과 장쑤성은 소비문화, 역사, 언어, 유통구조 등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지역적 특성에 맞게 어떤 곳은 전문점 영업, 어떤 곳은 백화점 판매 등으로 세분화해 관리해나가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한아화장품은 한류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류스타인 박은혜씨를 모델로 기용한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올 해 춘절 프로모션 때는 한글 새해인사를 적어 넣은 홍바오(紅包, 한국의 세뱃돈)에 천 원짜리 지폐를 넣어 사은품으로 증정해 매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상품 판매에 한류마케팅 기법을 활용하기도 했지만, 직원교육과 대리상 관리에도 ‘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저희는 매장 직원을 교육할 때 반드시 한국인 강사가 직접 한국 예절교육을 실시합니다. 이는 직원들에게 한국제품을 판매한다는 자부심을 길러주어 제품 판매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영업실적이 좋은 중국 전문점 대표 1,000명을 한국에 초청해 국내 화장품 브랜드 판매점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와 전문가 강연, 그리고 한국문화를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판매에 직접 관여하는 중국인들이 한국을 더 잘 이해하고 한국을 더 좋아하게 되면 한국화장품인 한아화장품의 브랜드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좋아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중국에서 화장품 전문점(专卖店)이란 여러 화장품 브랜드를 모아 한 매장에서 판매하는 Total shop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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