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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세미나]중국 중부 내륙지역 노동시장의 변화와 특징

정지현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부연구위원 2012-03-05



Q. 최근 많은 연구기관, 학자 및 기업관계자들은 중국의 저임금 시대가 끝났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특히 중부지역과 같은 내륙지역의 경우는 어떤가요?



A. 중국 경제의 다양한 특징은 다른 소국 경제와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노동시장 역시 마찬가지로, 지역별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중국을 하나의 지역으로 보고 저임금 시대의 종결을 논할 수 없으며, 또 논한다고 하더라도 현 시점은 노동력의 총공급이 총수요보다 큰 상황이기 때문에 저임금 시대가 끝났다고 확언할 수 없습니다. 중국 전체 인구를 기준으로 루이스 전환점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역을 나누어 생각한다면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노동력의 총공급이 총수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인구 유입 유인이 점차 약해지고 있는 연해 발전지역은 저임금 시대가 끝난 것으로 판단됩니다. 반면, 전통적인 인력 유출지역인 충칭(重慶)과 허난(河南) 등 내륙지역에서 최근 많은 인력이 현지에 남아 취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즉 동부 연해지역의 노동력 부족현상은 이미 일상적인 문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으나 중서부 내륙 역시 그런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Q. 말씀하신 루이스 전환점과 관련하여 이미 중국 국내외 학계에서는 중국이 루이스 전환점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많은 것 같은데요?



A. 네, 중국 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하지만 우리 연구소는 노동력 전체 공급이 아직은 수요보다 많다는 통계에 근거하여 루이스 전환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한 2015년까지 추진되는 12차 5개년 규획 기간 내에도 루이스 전환점에 도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구보너스(人口紅利)가 12ㆍ5 시기까지 유지될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경제발전 수준이 낮은 지역은 아직 인력부족 문제보다는 취업이 더 큰 문제입니다. 그런데 사실 중국 노동시장의 문제는 총량의 문제이기 보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Q. 구조적인 실업 문제가 중부 내륙지역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나요?



A. 인구가 약 1억 명에 달하는 허난(河南)성은 총량적인 고용 문제도 가지고 있으나 교육수준이 낮다는 구조적인 문제도 지니고 있습니다. 중국의 평균 교육년수는 선진국과 약 3년 이상의 격차가 있는 9년 정도이며, 허난성의 경우는 약 8~9년 정도입니다. 기업은 비교적 우수한 인력을 필요로 하는데, 공급되는 노동력의 수준이 다소 낮은 편이라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며 이 문제가 단순한 양적 균형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구조적 실업 문제 외에 대졸 실업과 같은 마찰적 실업도 존재합니다. 대졸 실업은 어느 정도 정상적인 현상일 수 있으나 실업상태가 지속되는 기간이 문제입니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도 우수한 인력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며 잠재적인 사회 불안정 요인의 불씨이기도 합니다. 최근 중부지역에서 발생했던 일부 소요사태는 대졸 실업자들이 주축이 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대졸자 수는 매년 평균 600만 명 정도인데 중부지역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배출되는 대졸자 수가 전체의 10%가 넘는 60~70만 명에 달합니다.


Q. 현재 중부지역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을 활용하여 연해지역의 산업을 중부로 이전시키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내륙지역의 노동생산성이 연해지역보다 낮다고 판단하여 중부지역으로의 산업이전에 대해 회의적인 편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산업이전은 일본의 안행모델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서구 선진국의 산업이 발전하면서 저부가가치 및 노동집약적 산업이 일본으로 이전해오고, 이후 일본이 발전함에 따라 해당 산업이 다시 중국 연해지역으로 이전하였습니다. 현재는 이 산업들이 중국 중부지역을 비롯하여 내륙지역으로 이전해가는 과도기라고 생각합니다. 중부지역의 발전수준은 동부와 서부의 중간단계로 양 지역 간 산업이전을 매개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2010~11년간 중부지역의 성장률이 가장 높았으며 이에 따라 고용수요가 급증하여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중부지역과 연해지역의 노동생산성 격차는 교육수준 등의 차이로 인해 존재할 수는 있으나, 중부지역이 산업이전에 유리하다는 것은 단순히 저렴한 인건비만을 고려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대만 기업은 이미 정저우(鄭州), 난창(南昌), 우한(武漢) 등 중부 내륙지역으로 많이 이전하였고 홍콩 역시 내륙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이나 한국기업의 이전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Q. 지역 간, 업종 간, 부문 간 발전격차가 축소되기 위해서는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중국의 호구(戶口)제도는 이를 제약하고 있습니다. 또한 호구제도로 인한 노동시장의 분할은 경제적인 비효율성을 야기하고 있으며 현대판 신분제라는 비판 역시 많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호구제도의 폐지가 거론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A. 중국의 호구제도는 본래 방대한 인구를 관리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1978년 개혁개방 이전에는 도시와 농촌의 2원 체제를 유지하는 기제였습니다. 현재 중국 정부는 호구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호구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에 호구와 연동되던 관련 혜택을 분리하는 방식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농민공과 같은 사회적 약자도 현재 시행 중인 노동계약법 등의 제도가 보편화됨에 따라 관련 혜택(사회보장 등)을 누릴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 모든 계층이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12ㆍ5 규획 마지막 해인 2015년의 노동계약법 체결률 목표가 100%이기 때문에 호구제도로 인한 불평등은 점차 사라질 것입니다. 최근 중국의 사회보장 관련 시스템이, EU 국가 간 사회보장 연계시스템과 유사하게 지역적으로 연계되기 시작하였고 해당 지역도 확대되고 있으므로 호구제도로 인해 야기되었던 문제점이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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