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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세미나]빈하이(濱海) 신구는 지금

김부용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부연구위원 2010-06-15

  톈진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가 있다.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이며, 다른 직할시들에 비해 사회주의 색채가 짙고, 찐빵(狗不理包子), 꽈배기(桂發祥麻花) 등 먹을거리로 유명하다. 그러나 최근 이들보다 더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빈하이 신구이다.


  빈하이 신구는 선쩐(深玔)을 중심으로 하는 광둥(廣東)성 경제특구, 상하이(上海) 푸둥(浦東) 신구에 이어 중국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각광받고 있는 지역이다. 중국 현 지도부의 역점사업으로 원자바오(溫家宝) 총리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원자바오 총리가 취임한 2003년 이후 중앙 정부의 투자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며 2006년에는 국가급 종합개혁시범구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종합개혁시범구’는 중앙 정부가 주요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실험을 해보는 ‘시험 무대’란 뜻이다. 외자 유치와 경제성장만을 위해 설립된 기존의 특구나 신구와 달리 종합개혁시범구에서는 경제, 사회 등 다방면의 개혁을 실시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를 추구한다.


  톈진시 동부 연해지역에 위치한 빈하이 신구는 환발해만과 동북부 내륙이 만나는 지역이다. 인구 203만 명에 면적 2,270km2로 톈진시 전체 면적의 20%를 차지하는 중국 최대의 종합개발구이다. 이는 상하이 푸둥 신구의 4배, 서울의 약 3.7배에 달하는 큰 규모이다. 


  현재 빈하이 신구에는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속속 몰려들고 있다. 2010년 4월 현재 세계 500대 기업 중 모토로라, 도요타, 코카콜라, 에어버스 등 208개사가 입주해 있으며 전체 기업은 4,500개를 넘는다. 한국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하여 LG화학, 포스코, 현대 오토넷, 금호타이어, 기업은행 등 100여개가 몰려 있다. 


  빈하이 신구는 기존의 화학, 철강, 자동차, 전자정보 산업 등을 기반으로 첨단산업, 금융, 물류 센터로의 도약을 지향한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파급효과가 큰 전자정보, 자동차, 우주항공, 석유화학, 바이오 의약, 신에너지, 고급 강철재 등 선진 제조업을 중점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며, 외국기업의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단순 임가공단지가 아닌 첨단산업기지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며, 동시에 R&D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유럽의 대표적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가 이곳에 진출하여 화제가 되었으며 2009년 첫 중국산 에어버스 A320을 조립·생산해 쓰촨(四川)항공에 납품하였다. 올 봄에는 중국 로컬기업인 시안(西安)비행기그룹이 자체적으로 비행기 날개를 조립하여 에어버스에서 조립한 기체와 성공적으로 연결되었다. 현재 빈하이 신구 항공산업단지는 연구개발, 제조, 물류 등 비교적 완벽한 항공 산업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다. 
 
 



쓰촨(四川)항공에 납품된 중국산 에어버스 A320
출처 : http://www.bh.gov.cn


 

  빈하이 신구는 중국 금융개혁의 시범무대로서 중앙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북방의 금융 허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무원의 금융개혁 지시에 따라 중국에서 가장 큰 보세항인 둥장(東疆) 보세항 건설, 건설용지 공급 확대 등 특별 대우를 누리고 있으며, 금융 시장 개방 정도나 우대 정책 수준에서 중국내에서 가장 두드러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최초의 주식회사형 은행인 보하이(渤海)은행을 비롯해 중국은행, 공상은행, 그리고 HSBC와 같은 대형 은행과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도 입주해 있다. 한국의 기업은행이 2009년 6월 외국계 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빈하이 신구에 현지법인을 출범시켰다. 


 

  특히 주목할 것은 빈하이 신구의 물류 발전 전략이다. 빈하이 신구는 톈진 빈하이 공항, 텐진항을 대대적으로 확충하여 중국 최대의 물류 허브, 더 나아가 동북아 물류 허브를 지향하고 있다. 현재 빈하이 국제공항 제2활주로 1기 공사가 준공되어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연간 여객 수송능력은 578만 명에 달한다. 동 공항은 중국 북방지역의 항공화물 운송 중심지이다. 중국 북방 최대 항구인 텐진항은 세계 20대 항만으로 160개 국가 및 지역의 300여개 항만들과의 항로가 개설되어 있다. 톈진항은 둥장 보세항을 비롯하여 다양한 보세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보세구에서는 관세와 수입증치세, 소비세가 면제되는 등의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현재 톈진항의 연간 화물처리량은 3.8억 톤에 달하며 확충을 통해 향후 세계 10대 항구로 키울 계획이다. 


  아울러 빈하이 신구는 생태환경을 무시했던 기존의 발전 모델에서 벗어나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과 싱가포르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신(中新)생태신도시 건설이 한창이며, 레저관광구에서는 엄격한 환경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빈하이 신구 곳곳을 녹지로 구성할 계획인데 일례로 위자푸(於家堡)금융가의 4분의 1은 녹지로 구성될 전망이다. 


  빈하이 신구가 국무원의 비준을 받아 본격적인 개발 궤도에 올라선지 이제 4년이 지났다. 빈하이 신구의 전체 개발 계획은 2020년까지이며 현재 3분의 1정도가 진척되었다고 볼 수 있다. 
 


 


건설중인 빈하이 신구의 대동맥-중앙대로                          톈진항                                                                               
출처 : http://www.bh.gov.cn                                                                                                                                              

 

   현 시점에서 평가를 내리기엔 좀 이르지만, 빈하이 신구의 미래를 전망해 보자면 일단 북방의 금융 허브라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는 인접한 수도 베이징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공업도시인 텐진과 달리 서비스업 중심의 베이징은 올림픽 이후 세계도시 건설을 목표로 금융업을 더욱 크게 발전시킬 계획이다. 국내외 금융기구들이 빈하이 신구에 앞서 수도 베이징에 입주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기존의 공업을 기반으로 한 첨단 제조업기지로의 부상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특히 우주항공 분야에서의 발전이 빠른데 에어버스의 빈하이 진출로 연구개발기술, 항공기 정비 기술의 이전이 이루어 질 것이며, 이는 톈진의 항공 산업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동북아 물류 허브로의 발전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중국 북방 최대 항구인 톈진항과 북방지역 항공화물 운송의 중심지인 빈하이 국제공항이 확충되면 인천 송도 등 서해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한국의 발전 전략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러나 생태 신구로 부상하기에는 환경오염이 심각한 편이다. 가끔 입안에서 잔모래가 씹힐 정도로 공해가 심한 텐진 시내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빈하이 신구의 대기 오염도 만만치 않다.  


  빈하이 신구가 장차 물류, 금융, 첨단산업, 생태가 어우러진 중국의 신성장모델로 부각될 수 있을지 그 추이를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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