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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세미나]지금 중국 중부지역은

박진희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연구원 2011-06-15

    예로부터 중국의  치수(治水)사업은  한 왕조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중요한 사업이었다. 최근 중국  중부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물과의 전쟁"은  치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하는 계기이자, 중국  리스크를  초월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고심해야  하는  이유이다.  



     최근 몇 개월간 중국 후베이(湖北)성, 후난(湖南)성, 장시(江西)성, 안후이(安徽)성, 장쑤(江苏)성 등 창장(長江)중하류 지역에 60년 만의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다. 후베이성과 후난성에서는 서울 면적의 60배가 넘는 농경지가 유실되었고 식수난 등으로 인한 피해주민이 3,500만 명에 달했으며, 장시성에 위치한 중국 최대의 담수호인 포양후(鄱阳湖) 바닥이 갈라지고 물고기도 떼죽음을 당하였다. 이로 인해 채소 및 담수산물 가격 등 농산물 가격이 들썩거렸고 우리 역시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런데 가뭄에 단비일까?... 6월 초부터 후베이성, 후난성, 장시성 일대를 포함하는 중국 중남부지역에 최고 3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번 홍수로 94명 사망, 78명 실종 등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만 약 75억 위안이라고 한다. 최소 며칠 간 폭우가 계속된다고 하니 피해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비는 "가뭄에 단비"임에는 틀림없으나, 불과 며칠사이 가뭄경보가 홍수경보를 바뀌는 등 그 정도가 전쟁을 방불케 한다.





    

     극심한 가뭄으로 중국대륙이 뜨겁게 달궈졌을 때, 이러한 자연 재해가 싼샤댐 건설로 인한 폐해라는 여론도 함께 들끓었다. 중국정부는 가뭄의 원인으로 싼샤댐이 아닌 이상기후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다만, 싼샤댐 주변지역의 생태계 변화, 대지진 및 산사태 유발 위험 등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인정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록적인 폭우란다. 홍수조절, 전력생산 등을 위해 세계적인 우려와 걱정 속에서도 건설된 싼샤댐이 완공 이후 끊임없이 제기된 후유증 논란에서 더더욱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장시성은 중국 최대의 담수호인 포양후에 제2의 싼샤댐을 건설하고자 한다. 사실 싼샤댐 하류 및 주변지역은 싼샤댐으로 인해 수운, 용수공급, 관개 등의 피해를 입었으며 싼샤댐에서 생산한 전력이 주로 북경, 상하이, 광둥성 등 동부 주요도시로 공급되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 와중에 가뭄과 홍수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장시성은 싼샤댐으로 인한 부작용을 제2의 싼샤댐을 건설하여 막아보겠다는 입장이다. 장시성의 포양후에 댐을 건설하여 자기 지역의 용수공급 및 홍수조절 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창장삼각주 지역 및 전문가들은 싼샤댐 건설 때처럼 절대적인 반대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 아직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한 제2의 싼샤댐 건설계획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원조 싼샤댐의 후유증 때문에라도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자연과의 조화를 넘어선 인간의 과학이 다시 인간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역이기주의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올해는 중국이 새로운 경제사회발전의 청사진을 발표한 해이자, 새로운 계획의 첫 단추를 끼우는 해이기도 하다. 그 중 중요한 비중이 산업구조 고도화에 맞추어져 있다. 이를 위해 필수적인 전력 및 수자원의 부족 문제는 중국의 산업발전 목표를 제약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며 이러한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자원부족으로 인한 갈증은 지역이기주의를 다시 부추기고 있으며 이로 인한 갈등은 중국 경제발전의 또 다른 리스크를 야기한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 때문에 우리는 중국경제의 리스크에 매우 민감하지만, 이번 중국 중부지역의 "물 전쟁"은 우리에게 중국 리스크를 초월하여 자연의 섭리 및 자연과의 조화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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