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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세미나]산아 제한 정책의 빗장을 풀기 힘들었던 허난(河南)성

박진희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연구원 2012-02-23

    중국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1980년부터 시행된 '한 자녀 정책'을 익히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급격히 늘어나는 인구 수를 억제하기 위해 각 가구당 출산 가능한 자녀 수를 1명으로 제한한 정책이지요. 중국에 조금 더 관심이 있는 분은 이 정책이 점점 완화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셨을 거에요. 소수민족과 농민들에게만 예외적으로 두 자녀를 허용하던 기존 정책이 완화되어, 도시의 한(漢)족 부부 역시 남녀 양쪽 모두 독생자(외아들과 외딸)일 경우 둘째 출산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변화되어 왔지요.


   그렇다면 중국 모든 지역의 독생자 부부들은 둘째를 낳을 수 있는 것일까요? 작년까지는 아니었지만, 올해부터는 그렇습니다. 중국 31개 성·시·자치구 중 유일하게 이 정책을 거부하고 있던 허난성이, 작년 말에 드디어 독생자 부부의 둘째 출산을 허용하기로 관련 조례 수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입니다.


    허난성 정부가 그 동안 조례 수정을 거부하며 독생자 부부의 둘째 출산을 막아온 것은 "인구가 너무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1997년 충칭(重慶)이 쓰촨성에서 분리되면서, 허난성은 쓰촨성을 제치고 ‘인구 수 1위 성(省)’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게 되었어요(1997년 허난성 인구 수는 9천 2백여 명). 인력도 자원인데, 인구 수가 많으면 좋을 것 같지만 허난성처럼 너무 많으면 또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특히나 지역총생산(GRDP)은 전국 5위이나 1인당 GRDP는 전국 16~17위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 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지요. 이 많은 인구를 어떻게 먹여 살리고, 어떻게 가르치고 치료해주어야 하느냐로 골치가 아픈 허난성 정부에게, 산아제한을 완화하는 정책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다른 지역처럼 독생자의 둘째 출산을 허용하자는 목소리가 허난성 주민들 사이에서 드높아졌고 중앙정부도 정책을 전국적으로 통일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피력하였지만, 허난성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였습니다.
 

    그런 허난성 정부가 마음을 바꾸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2010년에 행해진 한 여론조사에서 독생자의 둘째 출산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어져야 한다고 응답한 이가 86%에 달할 정도로 허난성 주민의 열망이 높아진 점 △이들의 심정에 공감한 대표단이 허난성 인민대표대회에서 해당 조례 수정안을 수차례의 부결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제기한 점 △산업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고급인재들이 둘째를 낳고 싶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양상이 나타난 점 △몇몇 다른 지역에서는 부모 어느 한 쪽만 독생자여도 둘째 출산을 허용할 정도로, 산아제한 정책이 전국적으로 한층 더 완화되어가는 분위기가 조성된 점 모두가 허난성 지도부의 심경 변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허난성 정부의 마음을 돌린 것은 객관적인 수치였습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광둥(廣東)성과 산둥(山東)성의 인구가 허난성을 따라잡기 시작하더니, 허난성은 2007년에 드디어 인구 수 1위 타이틀을 광둥성에게 내주었습니다. 2011년 초에 발표된 제6차 인구센서스 조사결과에서도 허난성의 인구 수는 광둥성과 산둥성보다 낮게 나타났고, 이에 "인구가 너무 많아서"라는 주장은 그 입지가 한층 약화되었지요. 더욱이 제6차 인구센서스에서 허난성의 노령화 수치가 전국 평균보다는 다소 낮지만 국제 기준인 7%보다는 높은 8.36%로 나타나, 허난성의 노령화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리고 허난성 사회과학원에서 실시된 연구조사 결과는 마침내 이 모든 상황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허난성 독생자 부부의 둘째 자녀 출산이 허락될 경우, 이것이 인구증가에 미칠 파급력이 예상보다 미미할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에 그 동안 신중에 신중을 기해 온 허난성 지도자들의 굳건했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2011년 말 드디어 독생자 부부의 둘째 출산을 허용하는 안이 60:8(기권4, 반대4)의 높은 득표율로 통과되었습니다.


    이번 정책 변화가 허난성 사회에 가져올 영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자녀들 양육비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으로 인해 여가문화생활 등에 대한 씀씀이가 줄어들 것이다라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각 가구의 양로 부담이 줄어듦에 따라 내수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또한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실제적으로 둘째 아이를 갖는 부부는 많지 않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라 예상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올해는 중국에서도 아기가 특히나 많이 태어난다는 용띠 해인데, 허난성의 독생자 부부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집니다.



 

[참고자료: 大河網, 人民網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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