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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세미나]"大우한(武漢)"의 부흥을 향해 달리는 우한시

정지현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부연구위원 2012-03-08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도시, 상하이(上海). 그렇다면 우한(武漢)은 어떤가요? 우리에게 조금 익숙한 것들로 우한을 설명하자면, 삼국지의 배경이 되었던 지역(오나라 손권), 춘추전국시대 초(楚)나라의 중심지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 두 도시를 비교하는 걸까요? 

  
   20세기 초, 중국 중부 내륙에 위치한 우한은 상하이에 이어 중국 2위 규모를 자랑하는 무역도시였습니다. 당시 우한은 연해 항구도시인 상하이와 함께 중국의 대도시로 거론되었고, 여기서 "大상하이, 大우한" 이라는 별칭이 생기게 되었죠. 내륙도시가 무역의 중심도시일 수 있었던 이유는 화물운송량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창장(長江)이 우한을 관통하여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동방의 시카고"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을 만큼 번성하였던 내륙의 대도시 우한은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 역사의 그늘 속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직접 만나 본 우한의 지식인, 정부관료 등을 포함한 사회지도층은 우한의 발전이 지난 30여 년간 다소 부진하였음을 인정하면서, "大우한"의 부흥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음을 자신있게 내비칩니다. 실제로 우한에 도착하는 순간 느껴지는 희뿌연 공기는 건설 붐으로 인한 먼지 때문이기도 한데요, 우한 시내 곳곳이 고층 빌딩과 고급 아파트 건설로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약 10여 년 전 상하이의 번화가인 난징루(南京路) 곳곳에 포크레인과 흙이 뒤엉켜 있던 모습이 연상되었습니다.     
 

  "大우한"의 부흥을 위하여 달려가는 우한의 모습은 이방인의 눈에도 쉽게 감지가 되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세계적인 높이의 초고층 빌딩 건설 경쟁입니다. 우한은 작년에 "세계 3위, 중국 2위, 중부 1위" 높이인 우한뤼띠센터(武漢綠地中心)의 착공을 시작하였는데요, 최근 이 목표를 기존의 606m에서 666m로 상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는 현재 건설 중인 상하이센터(632m)를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이 상하이센터 건설 부지에 균열이 생기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이들의 높이 경쟁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많은 비판들은 주로 그 필요성에 집중되고 있는데, 도대체 왜 중국 1위 높이의 빌딩을 우한에 건설해야 하냐는 것이죠. 일반 대중뿐만 아니라 교수, 기자, 평론가들도 초고층 빌딩 건설을 위해 투자해야 하는 물적․인적 자원을 우한의 인프라 확충 및 민생 개선을 위해 써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이러한 높이 경쟁이 지방정부의 정치적 업적 쌓기 경쟁에서 비롯되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죠. 이밖에도 우한뤼띠센터를 포함하는 우한뤼띠국제금융성(武漢綠地國際金融城) 건설을 위한 지반공사 규모가 세계최대(넓이: 3.6만 ㎡, 깊이: 평균 30m)이고 그 위치가 창장(長江)변이기 때문에 강물의 역류 방지 등을 해결해야 하는 등의 난이도 높은 문제도 상존해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시작된 우한뤼띠센터 건설 프로젝트가 무사히 완공될 수 있을까요? 

 

     "大우한"의 부흥을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또 한 가지는 6가지 부문에서 중국 최고 자리를 석권한, 중국 제1의 상업문화거리인 한졔(漢街)입니다. 우한 한졔는 호수변을 따라 조성된 1.5㎞의 보행자 거리(步行街)로 이는 중국 최장 길이이자 세계 최장입니다. 단순한 상업거리가 아닌 문화, 관광, 비즈니스, 주거 등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갖추고 있는 이곳은 △중국의 민국시대 모습을 재현해 놓은 독특한 건축양식, △대규모 호수와 어우러진 호반의 풍경, △웅장하고 화려한 야경, △역사적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공연무대, △세계적인 패션․명품 브랜드의 최대 규모 집적으로 지난 국경일에 200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등 2011년 9월 개장 이후 우한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사실 한졔는 우한중앙문화구(武漢中央文化區) 프로젝트의 1기 공정으로, 그 건축면적(21만㎡)이 프로젝트 전체 건축면적(340만㎡)의 1/16 정도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계획면적으로 보자면 우한중앙문화구의 면적(1.8㎢)은 명동(0.44㎢)의 4배가 넘습니다. 총 500억 위안을 투자할 예정인 본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세계적인 규모의 공연예술극장, 세계 유일의 실내 영화문화공원(4D, 5D 극장 등), 중국 최대 영화단지, 후베이 최대의 서점 등이 우한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죠. 


    이밖에도 우한은 작년 11월 말 우한 제12차 당대회 때, 지역발전목표를 "중부에서 중국으로, 더 나아가 세계로 향하는 국가중심도시 건설을 통해 "大우한"의 새로운 부흥을 실현한다"로 한층 더 높이 설정하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이러한 우한의 의지를,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에 전달하고 중앙정부의 지지를 요청하기에 이르렀습니다.

 
  "大우한"의 부흥을 위하여 전속력으로 질주하고 있는 우한의 노력이 실현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한편, 과열 경쟁과 지나친 출혈로 인하여 우한 리스크가 급증하고 이러한 지방정부들의 리스크가 중국 리스크로 확산되지는 않을지 걱정도 됩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우려가 제 좁은 식견에서 비롯된 기우(杞憂)이기를 바램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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