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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세미나]신해혁명의 열기와 왕치아즈의 매력이 깃든, 중서부 지역의 복고풍 상업 거리

박진희 소속/직책 : KIEP 중국 권역별 성별 연구팀 연구원 2012-05-08

   중부굴기, 서부대개발 정책으로 중국 내륙지역이 발전하면서, 이 지역 도시 주민들의 구매력도 날로 증진되고 있습니다. 이에 중서부의 각 대표 도시들에 대형 쇼핑몰과 신흥 상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요.

   
    대표적인 것이 완다(萬達)광장입니다. 벌써 중국 50여 개 도시에 자리잡은 완다광장은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다롄(大連) 완다그룹’이 조성한 대형 복합쇼핑단지로, 세련된 분위기의 백화점, 스타벅스와 같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까페와 식당, 영화관 등이 들어서 젊은이들의 발길을 끌고 있습니다.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의 완다광장
 

    현대적인 스타일의 신흥 상권들 사이에서 사뭇 다른 매력을 풍기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중화민국 시기의 건축양식에 따라 조성된 상업거리입니다. 

  
   중화민국 시기는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조(淸朝)가 무너진 후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되기까지의 시기를 가리키는 말로, 중국에서는 ‘민국시대(民國時代)’라 불립니다. 이 시기에 중국 대도시에는 서양의 자본과 유행이 물밀듯 쏟아졌고, 봉건제도의 속박에서 벗어난 중국인들은 자유를 만끽하였습니다.

  
    이 시기에는 중국과 유럽의 건축양식이 합쳐진 벽돌건물이 많이 세워졌는데, 아래 사진들의 신흥 상업거리 건물들은 바로 그 때의 양식을 취하고 있어요.


 

 

上: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의 ‘진다디(金大地) 1912거리’ 
下: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추허한제(楚河漢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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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성으로 무장해가는 중국 중서부 도시에 이런 복고풍의 상업거리가 들어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은 연해지역 대도시에서 이런 류의 거리가 일찍이 성공을 거둔 것을 첫째 이유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하이 ‘신톈디(新天地)’와 난징(南京) 창장루(長江路)의 ‘1912 거리’가 대표적이지요. 중화민국 시기의 건축 양식으로 조성된 이들 지역은 그 시대의 자유로움과 소비적·향락적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면서 대표적 쇼핑가이자 외국 관광객의 필수코스로 자리잡았습니다.      

  
   또한 몇몇 도시들이 이러한 거리를 통해 그 시절 화려했던 자신의 역사를 내세우고, 도시를 홍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해혁명 100주년에 맞춰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영업을 개시한 대형 쇼핑가 ‘추허한제(楚河漢街)’는, 쇼핑객들을 대거 끌어들임과 동시에 중화민국 시대를 도래케 한 신해혁명이 우한에서 시작되었음을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쇼핑가는 아니지만 충칭(重慶)의 량장(兩江)국제영상파크(國際影視城)에 조성되고 있는 ‘민국풍거리(民國風情街)’도 마찬가지에요. 1938년 중화민국 임시수도였던 충칭은 정부청사, 신화일보 영업부와 같은 그 시절 대표 건물들을 그대로 복원하여 거리를 조성하고 있는데, 이 곳에서는 벌써 충칭정부의 후원을 받은 영화 ‘1942년을 돌아보다(溫故1942)’가 촬영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중국에 중화민국 시대에 대한 관심과 열풍(民國熱)이 생겨난 것 역시 이러한 거리가 생겨나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습니다. 신해혁명 100주년이었던 작년을 전후로 중국에는 중화민국 시대와 관련된 서적과 영화, 드라마가 쏟아져 나왔는데, 심지어 중화민국 시절의 초·중학교 국어교과서가 훌륭한 중국어 교재로 중국의 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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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해혁명의 열기를 되새기게 하든, 혹은 색계의 여주인공 왕치아즈의 치명적 매력을 떠올리게 하든, 이들 중화민국 풍의 상업 거리는 상하이의 신톈디처럼 중서부 도시들의 대표 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우한이나 충칭 등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 분들은 한번쯤 이들 거리에 들려 도시의 빠른 발전상과 화려한 과거사를 함께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新華網, 中國靑年報, 重慶晨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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