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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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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냐 소비냐 그것이 문제로다

황샤오펑(黃小鵬) 소속/직책 : 증권시보(證券時報)기자 2013-08-23

한때 ‘투자 과잉’과 ‘소비 부족’이 중국 경제구조 불균형의 주요 특징으로 여겨지면서 정부와 민간에서는 소비를 진작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작년부터 이 문제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어떤 이들은 중국의 투자•소비 간 구조에 불균형이 존재하지 않으며, 투자 확대가 중국 경제성장을 위한 조치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최근 몇몇 저명한 경제학자는 투자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논지의 글을 발표했다. 투자를 통한 경제 성장이냐, 아니면 소비주도로의 전환이냐 하는 문제가 또다시 이슈로 대두한 것이다.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 성장의 동력은 소비가 아니라 투자다. 둘째, 중국의 1인당 보유자금은 여전히 선진국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며, 1인당 산출을 키우기 위해서는 투자가 여전히 중요하다. 셋째, 보유자금 증가의 과정은 일반적으로 기술 수준 제고를 동반한다.

물론 이러한 관점에는 경제학적 이론이 뒷받침되어 있다. 하지만 필자는 신고전학파에서 유래한 이론을 근거로 현재의 투자•소비 간 관계를 해석하는 것은 장기적인 분석 틀로 단기적, 주기적 문제를 파악하려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현실적인 제약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매우 편파적이며, 현실과 괴리감이 큰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소비는 경제 성장의 동력이 아니다'는 명제를 보자. 우리는 평소 투자, 소비, 수출이라는 경제 '삼두마차'의 역할을 얘기하는데, 이것은 수요의 각도에서 나눈 것이다. 물론, 수요 각도에서의 분석은 단기적 분석으로, 이것은 정부가 수요관리를 할 수 있게 기본적인 이론과 운용방법에서의 근거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가진다. 현대 거시경제학의 체계를 잡은 케인스는 일찍이 수요 분석의 단기성을 알고 이를 깨끗이 인정했다. 정부가 수요 관리를 한다는 것은 투자와 소비를 조절하는 것으로 일종의 단기적 정책 운용이다. 그 목표는 실제 경제성장률이 최대한 잠재 성장률에 근접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잠재적 경제 성장률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수요 분석은 답할 수가 없다. 신고전학파의 성장모델은 이것이 보유자금과 노동 투입, 총요소생산성(혹은 기술)에 달려있다고 본다. 따라서 장기적인 각도에서 그리고 공급의 각도에서 봤을 때, 자본은 매우 중요하며, '소비는 성장동력이 아니다'는 명제가 성립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곧 투자가 많을수록, 또 투자율이 높을수록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간단한 예를 들어, 곡식을 기르는 농민이 있다고 하자. 첫해에 곡식 1,000근을 수확하여 900근을 소비하고 100근을 비축한다. 두 번째 해에는 비축한 100근을 종자로 하여(투자) 다시 곡식을 길러 1,000근을 수확한다. 이를 반복하는 것이 간단한 재생산 공식이다. 만약 이 농민이 소비를 100근 줄이면 종자는 200근이 되고, 종자당 산출값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는 다음 해 2,000근을 수확할 수 있다. 이렇게 계속해나간다면, 첫 번째 방법으로는 수확량이 영원히 1,000근이겠지만, 두 번째 방법에 따르면 수확량은 끊임없이 증가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비축량을 증가해야만 투자 규모를 키울 수 있고, 보유자금이 늘어나 산출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비축은 제한적으로 1,000근을 모두 종자로 삼을 수는 없는 일이다. 만약 그 해의 수확을 모두 비축한다면 이론적으로 다음 해 수확량이 가장 많아지겠지만, 수확을 하기도 전에 이 농민이 굶어 죽을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장 이상적인 비축량은 얼마일까? 이에 대한 경제학의 답은 너무 복잡하여 여기에서 다루지 않겠다.

위 예에서 말하는 것은, 공급 측면에서는 비축량이 많을수록 산출량이 많아지겠지만 투자율이 무한대로 올라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계획경제 시대 구소련과 중국은 중앙정부의 통제를 통해 소비를 최대한 제한하여 저축과 투자를 늘려서 높은 GDP 증가율을 실현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이 같은 발전모델은 한때 효과적으로 산출량을 높였지만, 심각한 구조적 불균형과 여타 문제들을 초래해 국민 생활이 파탄에 빠졌고, 결국 계획경제는 와해되고 말았다.

추격형 경제체에게 선진 경제체보다 높은 투자율을 유지하여 둘 간의 보유자금 차이 나아가 GDP 격차를 줄이는 것은 분명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일부 비관론자의 말처럼 중등 소득의 함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투자율이 높을수록, 그리고 1인당 목표 보유자금(선진국을 최적의 기준으로 가정할 때)에 도달하는 속도가 빠를수록 좋다는 것을 의미할까?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부정적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제약 요소가 있다.

첫째, 투자라는 행위는 철강, 시멘트, 기계 및 건축 노동자 등과 같은 구체적인 산업과 요소가 대응하여 이루어진다. 1인당 목표 보유자금에 도달하면 투자율이 대폭 줄어드는 것은 필연적이며, 이론적으로 이에 대응하는 산업의 공급능력도 줄어들게 마련이다. 만약 지나치게 빠르게 목표 수준에 도달하면, 관련 산업의 극단적인 위축은 심각한 경제•사회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쉽게 말해서 설사 1년 이내에 보유자금을 선진국 수준까지 올릴 수 있다고 해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여지를 남겨 두어야 한다.

둘째, 투자 수익률은 단계적으로 줄어들기 마련이다. 만약 이러한 규칙성을 무시하고 투자를 강행한다면 막대한 자원 낭비를 초래할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수익이 이상적이지 않은 사업을 두고, 투자를 위한 투자의 개념으로 사업 착수를 강행하는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렇게 형성된 보유자금은 가치를 크게 상실하게 되며, 산출 효율 역시 낮은 수준이거나 심각한 수준일 수 있다. 이러한 제약 요인을 무시한 채 투자를 부르짖는다면 내심 투자의 즉각적 수요 효과를 노리고 있을 공산이 크다.

셋째, 한 사회의 생산활동은 생산재를 생산하는 부문인 생산재 제조업 분야와 소비재를 생산하는 부문인 소비재 제조업 분야로 구분되며, 두 분야 간에는 적당한 비율이 유지되어야 한다. 또한, 각 분야 내에서도 적당한 비율이 유지되어야만 지속할 수 있다. 마르크스의 재생산 공식은 이미 비 주류화되어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거론되지만, 필자는 그것이 어느 정도 진실을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 중국은 현재 두 분야 간의 균형이 심각하게 깨진 상황으로, 생산재 제조업 분야 내부 순환 의 특징이 뚜렷하다. 투자율이 50%에 달하는 상황에서는 그 비율이 조금만 줄어들어도 전체가 충격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내부 순환의 게임 중에서 스스로 편해지는 유일한 방법은 속도를 유지하는 것인데, 이는 모든 다단계 금융사기의 공통된 특징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은 이미 투자를 위한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이며, 이는 일종의 투자의 폰지게임이라고 밝혔다. 필자는 이 견해가 정확하다고 본다.

넷째, 투자 자체는 주기성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투자가 왕성한 단계에는 자산 거품(현 단계 중국의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는 거품에 의한 것) 에 대응해야 한다. 거품이 클수록, 경착륙 리스크도 커진다. 따라서 투자의 비율이 높으면, 거시 경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고, 경제의 안정성은 크게 떨어진다.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동남아 국가가 외국 자본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중국은 내부 저축량을 기반으로 높은 투자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높은 투자율은 대부분 고(高)레버리지와 거품이 뒤따르며, 위기가 발생하면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디레버리징(De-Leveraging)를 강행할 확률이 높아진다. 장기적으로 투자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빌미로 단기적인 투자 과잉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되며, 저축이 충분하다고 해서 위기 발생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 역시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

다섯째, 중국의 1인당 보유자금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하지만,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중국은 하드웨어적 보유자금의 격차는 생각보다 작은 반면, 소프트웨어적 격차는 생각보다 훨씬 클 것이다. 쉽게 말해서, 둘 간의 격차는 시멘트, 철근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소프트웨어에서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GDP 산정방식을 개정해 R&D와 특허, 엔터테인먼트를 추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좁은 시야로 단순히 하드웨어적 차이만을 비교하여 철근과 시멘트만 계속해서 생산하여 쌓아놓는 것은 깊이 반성해야 할 일이다.

결론적으로, 투자와 소비의 관계를 분석할 때는 반드시 단기적, 주기적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신고전학파의 성장이론을 답습하여 구체적인 제약 요인을 무시한 채, 중국이 계속해서 투자에 힘써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는 것은 편파적이며, 이를 가지고 정책결정을 이끄는 것 또한 상당히 위험하다.
 

 

저자: 증권시보(證券時報)기자 , 황샤오펑(黃小鵬)

출처: 2013-08-09, 중국경제신식망(中國經濟信息網)

 

※본 글의 저작권은 중국경제신식망에 있으므로 중국경제신식망의 허가 없이는 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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