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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터뷰]리코노믹스, 중국경제를 위기에서 구할 해법인가?

질문자: 김형근 교수/답변자: 최정석 교수 소속/직책 : 신라대학교 교수/한양대학교 교수 2013-09-03

최근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와 관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11일 러우지웨이(楼继伟) 중국 재정부장은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경제 성장률이 6.5~7%를 기록해도 중국경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발언하며 성장률 둔화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해 경기부양책을 기대했던 세계 각국은 불안한 시선으로 중국경제 수장인 리커창(李克强)총리를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난 3월 취임한 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인 ‘리코노믹스’의 특징은 무엇이며 과연 꽉 막혀있는 듯한 중국경제를 구원할 수 있는 해법으로 타당한지 또는 어떤 대안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해 8월 19일 신라대 김형근 교수와 한양대 최정석 교수가 전화를 통해 질의응답 형식의 대담을 가진바 있다.
 
김형근 : 요즘 폭염이 지속되는데 교수님 잘 지내셨습니까? 요즘 날씨만큼이나 관심을 많이 갖게 되는게 중국경제 전망인데요, 중국경제가 위기에 봉착한다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날 것 같습니다. 따라서 향후 10년간 중국경제 정책을 진두지휘할 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 즉 ‘리코노믹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세계 경제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데 리코노믹스의 주요 내용은 무엇이며, 과연 침체에 빠져있는 현 상황을 구원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시나요? 어떻게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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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석 : 네 교수님, 안녕하세요. 올해 부산지역 날씨가 엄청나게 덥던데 잘 지내고 계십니까? 요즘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중국정부 특히 리커창 총리 주도의 리코노믹스는 경기부양 없이 부채를 줄이면서, 구조개혁을 단행한다는 목표로 중장기적으로 성장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단기적으로 성장둔화를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이는 12차 5개년 규획이 실시되던 2011년부터 아마 중국정부의 구상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12차 5개년 규획기간인 5년 동안 GDP성장률 목표치를 기존 8%에서 7%로 감축한 주된 이유는 성장둔화를 감내하면서 기존 방만했던 중국경제를 구조개혁하기 위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대형 국유기업을 다시 한번 초대형 국유기업으로 인수합병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정치적인 개혁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합니다.
 
김형근 : 그렇다면, 중국정부가 성장률 둔화를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는데요, 중국정부의 강력한 자신감의 표출일까요 아니면 자만감일까요? 실제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5분기 연속 7%대의 저속성장을 기록하면서도 리코노믹스의 수정 없이 지속적인 추진이 예상됩니다. 일각에서는 리코노믹스가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를 속속 제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성장과 균형을 모두 놓칠 것이라는 비판론과 경제 개혁만이 살 길이다 라는 옹호론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최정석 : 물론 세계경제의 악화에 대한 영향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연속 5분기 동안 7%를 기록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예전 같다면 막대한 경기부양정책의 실시로 자금을 투입하여 경기를 살리고 양적으로 성장하려 했겠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12차 5개년 규획기간 동안 질적 성장과 균형발전을 목표로 정책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은 세계경제의 악화에도 영향을 받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정부의 강력한 의지표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향후 중국정부가 예상한 수치보다 더욱 가파르게 하락할 경우에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경제정책에 조금은 변수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김형근 : 교수님은 중국경제 전망을 비교적 낙관적인 시각으로 보고 계신 것 같군요. 사실 저도 중국경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경제 안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순탄하게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최근 중국경제가 예년과 달리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간과할 수 없습니다. 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 즉 2008년 경기부양책과 같은 처방은 내놓지 않고 리코노믹스로 대변되는 개혁 조치를 꾸준히 이어갈 것처럼 보도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리코노믹스는 수정 없이 지속될 것으로 보시나요.
 
최정석 : 네, 제 생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대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제5세대 지도자의 야심찬 경제정책을 들 수 있습니다.  2013년 3월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한 제5세대 지도부가 등장한 이후 리커창 총리가 처음으로 중국경제에 대한 구조개혁으로 리코노믹스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경제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최근 세계경제 악화의 근원이었던 유럽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유로존의 2/4분기 GDP성장률이 0.3%를 기록하며 18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입니다. 물론 여전히 회복세가 약하고 남유럽 국가들은 침체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향후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형근 : 지난 15일 파이낸셜타임즈(FT)는 중국의 부실대출이 급증하면서 리코노믹스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리커창 총리는 지난 7월 중국 지방 관리들과의 만남에서 성장과 고용 등의 지표가 우려되는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상한을 초과하지 않는 한 구조조정과 개혁을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추진할 것임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특히, 그림자 금융만큼은 경기둔화를 감수하고서라도 확실히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대단합니다. 리커창 총리의 지도력이 주목되는 시점입니다. 지도력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요?
 
최정석 : 그림자 금융이란 개념은 지난 2007년 미국 태평양 투자 관리회사 맥컬리 전무이사가 처음 제기한 것으로, 미국에선 은행 대출을 담보로 증권을 발행해 새롭게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상품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중국의 비 은행 대출이라고 불리우는 그림자 금융의 규모는 2012년 9월 말 기준 약 28조3000억 위안으로, 이는 당시 중국 은행업 자산 규모의 22%,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5% 규모로서 매우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정부가 그림자금융을 뿌리 뽑고자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국유은행의 대출을 쓰고 있는 회사들이 대출만기가 도래하면 신탁회사나 은행의 신탁상품을 통해 투자자들을 모아 기존 대출을 갚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회사가 부담할 이자는 늘어나게 됩니다. 이 과정이 지속되면 말 그대로 ‘폭탄 돌리기’가 되어 국가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자명하게 되므로 중국정부가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세계경제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림자 금융의 부정적 측면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국유기업 개혁, 금융개혁 등 여러 정책으로 인해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는 거둘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형근 : 영국의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Barclays PLC)는 리코노믹스가 중국을 일시적인 경착륙으로 몰고 갈 것이며 향후 3년 내에 분기별 경제 성장률이 3% 대까지 떨어 질수도 있다고 예측하였습니다. 만약 이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면 리코노믹스 수정이 불가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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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석 : 물론 영국 투자은행의 의견도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현재 세계경제와 중국경제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중국경제 경착륙과 연착륙에 대한 의견이 서로 분분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중국경제가 시장지향적 개혁 및 경제정책 수단을 계속해서 강약을 조절하며 사용하고 있고, 이를 통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현상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면 중국정부의 목표가 달성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 내의 도시화를 들자면, 2012년 기준 53%를 기록하고 있고 평균적으로 매년 1%씩 진척이 된다고 가정하면, 향후 중국정부의 목표치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아직 17년 동안 꾸준히 중국경제가 전방산업 뿐만 아니라 후방산업까지 성장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말한 부분은 예측하지 못한 변수를 제외하였지만, 생각지 못한 돌발변수로 중국경제가 계획대로 진행이 안 되고 영국 투자은행의 의견처럼 경제성장률이 급락하는 상황까지 진행된다면 현재의 리코노믹스 경제정책은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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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 만약 리코노믹스가 약효를 발휘하지 못하고 중국경제가 혼돈에 빠져들거나, 혹은 리코노믹스가 성공하여 성장률이 둔화되는 두 가지 상황 모두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지에 대해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최정석 : 중국정부의 리코노믹스 목표는 경제 개혁을 통해 지금까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경제 구조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성장 일변도 정책을 포기한 리커창 총리는 산업, 금융, 재정, 세제, 행정, 거시정책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각종 개혁 방안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중경제관계는 교수님도 주지하다 시피, 2012년 양국 교역량은 2,500억 달러로 1992년 수교 초기와 비교했을 때 50여 배, 연평균 21.7% 증가하며 매우 밀접한 사이로 진전되었습니다. 이처럼 중국정부의 경제정책의 성공여부에 따라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 이유로는 3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중국 경제 개혁으로 산업구조가 고도화하면 중국에 대한 한국 수출 여력이 줄어듭니다. 갈수록 중국산업구조가 우리의 산업구조와 비슷해지고, 경쟁업종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산업 구조조정 결과로 중국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면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과 경쟁이 심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셋째, 개혁 여파로 중국 성장률이 둔화하면 우리나라 성장률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합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하락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0.4%하락하는 등 40%정도의 부정적 영향력을 미치는 것입니다.
 
김형근 : 교수님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교수님은 저와 약간 다른 시각에서 중국정부 주도의 리코노믹스를 짚어주셨습니다. 특히 교수님은 중국경제에 밝으시기 때문에 중국의 WTO가입 이후 신 경제에 대해 많은 것을 여쭈어보고 싶었습니다만, 지면 관계로 말씀드리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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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석 : 네, 교수님도 무더운 날씨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중국경제에 대해 더 진중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 좋은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원문은 첨부파일을 참조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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