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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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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시대] 신형 도시화, 현(縣) 없애고 시(市) 설치한다고 실현할 수 없어

펑전화이(彭眞懷) 소속/직책 : 중국 인민대학 201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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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신형 도시화’에 대한 이해의 차이 때문에 이를 둘러싼 각종 의견과 움직임이 혼재해왔다. 중국 전역에서 시(市)와 구(區)를 설치할 계획인 현(縣)이 수백 곳에 달하고 있다. 광둥(廣東), 구이저우(貴州), 윈난(雲南), 샨시(陕西) 4개 성(省)만 보더라도 60여 개 현에서 현을 없애고, 시와 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필자가 보기에 이는 전형적인 실적 쌓기용 행정이며, 현(縣)정부 소재지와 소도시 발전에 중점을 두는 본연의 전략적 의도에 완전히 위배된다. 이를 공식적으로 저지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경제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촌 지역의 사회 안정에도 위협이 될 것이다.
 
농촌 안정은 사회 안정의 기반이 된다. 일부 지방정부에서 너도나도 앞다투어 현을 없애고 시와 구를 설치하는 행태는 이들이 농민의 토지를 욕심내고 토지임대 수입에 혈안이 된 반면, 농업의 현대화와 산업화, 정보화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 상반기, 필자는 산둥(山東), 허베이(河北), 광시(廣西) 등을 둘러보며 현지 실정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모든 지역이 도시를 구성하는데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느꼈다. 한 지급시(地級市)의 경우, 도시화 목표를 차례로 현, 구, 향(鄕), 진(鎭)으로 하달했고, 곧 각급 정부와 국민들 사이에서 못살겠다는 원성이 일었다. 다시 말해 ‘현을 없애고 구와 시를 설치하는 것’은 지급시의 통제와 명령에 따르되 타이틀만 한두 단계 상승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 같은 ‘눈 가리고 아웅’식 정책은 가장 민감하다고 할 수 있는 사회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신형 도시화의 큰 방향은 삼농(三農, 농업∙농촌∙농민)에 활기를 불어넣고, 4대 현대화 작업(농업 현대화, 공업 현대화, 국방 현대화, 과학 기술 현대화)을 잘 이끌며, 5대 개혁과제(경제 건설∙정치 건설∙문화 건설∙사회 건설∙생태문명 건설)를 총괄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전반적 상황에 대한 판단 부족으로 인해 여전히 대대적인 도시 조성에 나서고 있으며, 새로운 도시를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토지를 뺏고, 점유하려 들며, 주택가격과 땅값을 높인다. 필자가 우려하는 바는 도시와 농촌을 별개로[따로따로] 관리하는 제도적 폐해가 개선되지 않고 경제, 사회구조의 유기적이고 복합적인 구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도시화는 재난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주변에서 이런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땅을 잃은 농민이 도시에서 집도 일자리도 구하지 못하고 공공서비스조차 누리지 못하며 농촌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이미 그 땅에 고층건물이 들어선 뒤라 가지 못하고 불안 속에 헤매는 상황들이 바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회자원은 현의 중점도시와 소도시로 이동되어야 한다. 최근 필자의 추적 연구 결과 농민은 도시로 들어갈지 농촌에 남을지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만약 도시로 진입하면 그들의 기본적인 권익을 보장해 줄 취업과 공공서비스, 사회복지 제도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현재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의 수는 2억 6,200만 명이다. 매년 1,000만 명이 도시로 들어온다고 가정하면, 이는 매우 어렵고도 복잡한 문제이다. 그들이 부모, 처자식이 함께 이동할 것인지에 대한 전문적 연구조차 전무하며, 구체적 방법론과 조치는 말할 것도 없다. 일부 대도시에서 세수에 대한 기여 등을 검토하는 소위 적립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경제적 약자는 기피하고 부자를 편애하는 모습이다. 도시를 선택한 농민 에게는 자신과 가족을 위해 3~5년의 과도기를 설정해 그들의 농촌 토지를 보류해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초기 과도기를 안정적으로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

현재 중국에는 농촌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 청년 농민이 농촌에 남기를 원하지 않는다. 아무도 농사짓지 않는다면 누가 중국을 먹여 살리겠는가? 농민이 될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누가 중국의 식량 안보를 보장하겠는가? 필자는 현의 중점도시와 소도시가 30년간의 ‘육성기간’을 가질 것을 건의한다. 이 기간에 조건에 맞는 농촌은 도시화를 실현하고, 농민은 시민이 되어 호적과 의료, 교육, 취업 등 생활 면에서 도시주민과 동일한 대우를 누리게 되고, 최종적으로 공동의 번영을 실현할 수 있다.

최근 10년간 많은 지방 정부는 건설용지 가용면적이 충분하지 않다고 소리 높여 주장하면서, 이것이 그들이 당면한 가장 어려운 과제이자 정부와 농민 간 갈등이 가장 첨예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이들의 무능한 행정 능력과 농민에 대한 배려 없이 땅만 차지하려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신형 도시화를 추진하려면 신세대 농민공을 바라봐야 한다. 그들은 농촌에 땅이 없고, 젊은 시절의 노동력으로 도시 발전에 기여한다. 도시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완벽한 개개인이 아니다. 어렵고 힘든 업종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농민공이다.

신형 도시화는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해결을 계속 미룬다면 역사 속 ‘유랑민’ 문제가 재연될 수 있다. 사실, 모든 농민공을 도시민화하려면 현의 중점도시와 소도시에서는 약 5만 위안, 지급시에서는 약 10만 위안, 대도시에서는 20만 위안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 비용은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재정 능력을 결코 넘어서지 않는다. 중앙 정부에서 결단을 내리고,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일찍이 1997년, 중국 국무원(國務院)은 현이 시로 변경되는 것에 대한 승인 결정을 잠시 중단한 적이 있다. 이는 당시 많은 지방 정부에서 맹목적으로 현을 시로 변경하면서 현급 행정단위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행정관리시스템과 맞지 않아 결국 많은 현급시(縣級市)에서 ‘허울뿐인 도시화’ 문제가 발생했다. 시와 구의 농촌인구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지고, 교외 비율이 균형을 잃고, 도농의 개념이 모호해진 것이다. 현재 이 같은 모습이 다시금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현을 없애고, 강제로 농민을 도시로 진입시켜 도시 생활에 적응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애초에 신형 도시화가 가졌던 취지와 맞지 않는다.
 

 

저자: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 펑전화이(彭眞懷)

출처: 2013-09-05, 중국경제신식망(中國經濟信息網)

 

※본 글의 저작권은 중국경제신식망에 있으므로 중국경제신식망의 허가 없이는 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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