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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자유무역구의 의미와 특징

김형근 소속/직책 : 신라대학교 교수 2013-11-07

중국 상하이 자유무역실험지구(상하이 자유무역구)가 2013년 10월 1일 정식으로 출범하였다. 이는 7월 3일 리커창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중국(상하이)자유무역 실험구 총체방안'이 통과한 후, 3개월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서 실행되는 `상하이 자유무역구'는 이른바 `리코노믹스(Likonomics, 경제통인 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을 지칭하는 말)'실현의 핵심요소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난 8월 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의 핵심인 ‘리코노믹스’에 대해 신라대 김형근 교수와 한국외대 최정석 연구위원이 전화를 통해 질의응답을 가진 바 있다. 이번에는 리코노믹스의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는 상하이 자유무역구의 의미와 특징에 대해 10월 11일 서울에서 다시 한번 진중한 대화를 가지게 되었다. 

 

최정석 : 요즘 하루 기온 차가 심한데 교수님 잘 지내셨습니까?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와 세계불꽃축제 등 부산은 축제분위기로 좋으셨을텐데, 오늘 아주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난 리코노믹스 내용에 이어 오늘은 최근 10월 1일 개방된 상하이자유무역구에 대해 좋은 말씀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우선 최근 개방된 상하이자유무역구의 위치와 특징에 대해 개괄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김형근 : 네, 연구위원님도 안녕하셨지요? 제가 살고있는 부산은 가을은 왔으나 낮에는 여름더위를 느낄 수 있는 가을이라 부르기가 멋쩍은 요즘입니다. 지난번에 이어 의미있고 시의성 있는 주제를 가지고 다시 말씀을 나누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상하이자유무역구는 상하이 푸동지구 내에 위치한 중국 최초의 자유무역지대(FTZ, Free Trade Zone)로서 지난 8월 중국 국무원의 비준으로 받아 10월 1일에 정식 출범한 시범지역 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양산(洋山)항구 보세구역, 와이까오차오(外高桥)보세구역, 푸동(浦东)공항 보세구역을 합친 것으로 면적은 28.78㎢로 전체 상하이 면적에 0.45%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번에 지정된 자유무역구를 점진적으로 확대하여 전체 푸동신구 전 지역과 상하이 전체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상하이에만 국한짓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최정석 : 이번에 개방된 상하이자유무역구에서는 주로 어느 분야가 집중되어 개방이 되는지요? 그럼 개방된 그 분야는 중국경제 내에서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요?

 

김형근 : 상하이자유무역구 출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금융 제도 개편과 서비스업 개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명확한 세부지침이 나오지 않아 금융 제도 개편 중 외환거래 자유화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할지 예상하기 어려우나 지금까지 중국 당국의 정책시행 행보를 봐서는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거래를 자유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외환거래 자유화가 시행되면 환율 결정을 비롯한 외환관리체제, 예대 이율 결정방식, 투자유치를 비롯한 외국기업 감독체계 등이 연쇄적으로 수정됩니다. 이것은 금융제도의 대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지금까지 중국에 투자한 외국자본은 대부분 제조업 분야였습니다. 외국의 선진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아 재화 생산을 늘리는데 주력하였던 것이지요. 한편 상대적으로 외국기업의 서비스업 중국 진출은 이런저런 가시 요소(투자제한 규정)들 때문에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상하이자유무역구에서는 서비스업의 가시 요소를 과감히 제거해 주겠다는 것입니다. 외국투자자 입장에서는 아주 환영할 만한 소식이지요.

 
최정석 : 개혁개방이후 덩샤오핑 주석이 점∙선∙면 법칙에 의해 개방된 4개의 경제특구와 이번에 개방된 상하이자유무역구는 어떠한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고, 어떠한 부분에서 의미를 지니는지 알고 싶습니다.

 

김형근 : 상하이자유무역구도 예전 덩샤오핑의 경제특구 정책처럼 점∙선∙면 법칙에 의한 발전이 이루어질 것 이라는 점에서 그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중국 언론 인민일보 기사 보도에 의하면 당초 중국 정부는 푸동지구 전체를 자유무역구로 지정하려 했으나, 일단 성공적인 출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처음 시작은 작은 규모로 시작하고 추후 주변 지역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이번 상하이자유무역구는 크게 두 가지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시장행위에 대한 주도권의 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정부주도의 관리에서 시장 자율로 전환한다는 것이지요. 지금까지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외상투자지도목록에 근거하여 투자 규제를 시행했다면 이제는 자유무역구내에서는 최소한의 ‘투자금지 항목’을 제외한 어떠한 사업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위안화의 자유태환 입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외국은행이 중국 내 영업에서 여러 가지 영업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하이자유무역구에서는 중국 은행들의 독점적 지위 철폐, 해외자본의 중국 주식시장 투자제한 철폐, 은행금리 자율화 등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외국은행들이 앞다퉈 상하이자유무역구로 달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정석 : 중국정부는 정부는 상하이를 상하이자유무역구를 통해 홍콩에 이어 제2의 금융중심지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이에 이미 여러 해외은행들이 이 지역에 은행설립 신청을 하고 있으며, 그 중 HSBC, 홍콩 동아은행, 스텐다드 차터드(SC) 등 세계굴지의 은행들이 이미 허가를 받고 영업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과연 중국의 금융시장이 해외에 개방이 될 수 있을지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형근 : 저 개인적으로는 이번 상하이자유무역구 지정을 통해 중국정부가 금융, 무역, 물류, 위안화 국제화 등 중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첫 걸음을 떼었다고 봅니다. 앞으로 상하이자유무역구를 필두로 하는 경제개혁, 금융개혁이 성공하여 대내외적인 성과를 보일 경우 중국의 다른 도시에도 자유무역구 지정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렇게 되면 상하이는 홍콩 못지 않은 금융허브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성공을 기반으로하여 상하이를 넘어선 중국 전체 지역의 확대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따라서 중국의 금융시장은 장기적으로 해외에 개방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최정석 : 몇 년 전부터 중국정부는 위안화의 국제화에 매우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 APEC회의에서도 동아시아 인프라건설 투자은행을 중국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건설하자고 제의를 하여 중국경제가 한층 더 세계중심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상하이자유무역구를 통해 위안화의 국제화를 실현하는데 도움이 될지 궁금합니다.

 

김형근 : 중국경제의 규모 및 영향력은 세계 무대에서 크게 확대되었으나 국제통화체제에서 위안화의 위상은 아주 낮은 상황입니다. 또한 중국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달러화 가치하락에 따른 외환보유고 손실 가능성과 과다한 외환보유고에 따른 관리비용 증가를 고민 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 당국은 상하이자유무역구내에서 위안화 자본 항목을 개방해 위안화의 국제화 가능성을 실험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2003년부터 중국과 맞닿아있는 8개국과 국경무역 시 위안화를 결제통화로 사용한 바 있고, 2007년부터는 상하이 등 5개 도시가 홍콩, 마카오, 아세안 국가와의 위안화 무역결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큰 잡음없이 위안화의 무역결제가 조용히 실행되고 있는 것이지요. 위안화의 무역결제가 전면 허용된다면 역외 유통되는 위안화를 역내로 끌어들여 투자활성화도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상하이자유무역구에서의 위안화 자유태환은 위안화 국제화에 한걸음 더 다가간 조치로 풀이됩니다.

 
최정석 : 중국은 시진핑 정부들어 경제정책을 ‘경제발전방식의 전환’이라는 큰 그림 하에 산업구조조정, 지역 간 불균형 격차 해소 등 세부적으로 정책목표를 세워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 상하이자유무역구도 세부 정책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형근 : 네, 그렇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발전방식의 전환’의 핵심은 개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상하이자유무역구 실험을 통해 대외개방모델 탐색을 꾀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즉 고부가 서비스산업으로의 도약 가능성을 모색해 보는 것이지요. 아시는 것처럼 중국은 지금까지 제조업 위주의 성장과 경제 발전을 이룩해 왔지만 이제 그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환경문제입니다. 베이징의 스모그로 대표되는 환경오염은 이제 당국의 가장 큰 골칫덩어리가 되었습니다. 또한 인건비 상승과 노동권익 향상 등으로 인해 후발 개발도상국과의 경쟁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비스업의 효과적인 발전을 통해 전반적인 산업의 구조조정을 도모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상하이자유무역구에서 외국기업과 자본의 서비스업 투자와 진출에 관련된 규제를 대폭 삭제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제조업에서 그랬던 것처럼 외국의 선진적인 서비스업 노하우를 배워 고부가 서비스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입니다.
 

최정석 : 상하이 자유무역구가 금융방면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향후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한국정부가 준비해야 할 대책은 무엇이 있는지요?

 

김형근 : 우리나라에도 상하이자유무역구와 유사한 성격의 경제자유구역이나 제주특별자치도가 있습니다. 당장 이들 지역이 투자유치에 경합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상하이와 동북아 물류거점을 놓고 경쟁관계에 있는 부산과 인천이 일정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부산항의 경우 우리나라의 대표항만으로서의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국발 환적화물 유치에 역점을 둬야하는 상황에서 상하이자유무역구 개시는 큰 타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금융, 교육, 의료, 물류, 관광, 문화 등 우리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진입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우리기업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정부는 상하이자유무역구 지정에 대한 지속적인 스크리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막 조성이 시작되는 걸음마 단계이므로 향후 2~3년간 시행되는 후속조치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해외 투자유치 경합이 예상되는 부산, 인천, 제주의 경우 상하이보다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투자매력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중앙정부는 지자체 및 관할 경제자유구역청에 권한을 이양하여 대폭적인 투자 규제 철폐 및 융통성 있는 투자유인제도 개발과 외국인학교 설립, 영리병원 유치 등 외국인 정주여건 강화 등 대책을 심도있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정석 : 교수님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교수님은 저와 약간 다른 시각에서 상하이 자유무역구에 대해 짚어주셨습니다. 앞으로도 중국경제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복잡다단한 문제에 대해 여쭐 것이 많습니다. 다음에도 꼭 시간을 내주시어 좋은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형근 : 연구위원님도 고생하셨습니다. 아직 경험이 일천하여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특별한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위원님과 더욱 많은 말씀을 나누며 배우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질의자 : 최정석(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 답변자 : 김형근(신라대학교 교수)

 

 

※원문은 첨부파일을 참조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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