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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성장 둔화의 필연과 우연

황타오(黃濤) 소속/직책 : 중국인민대학국제화폐연구소(中國人民大學國際貨幣研究所) 2015-01-16

[요약] 최근 중국 경제의 지속적 둔화를 야기한 주요 원인은 경제 잠재성장률 하락이라는 필연적 요소에 있으며, 비슷한 시기에 발발해 중국 경제 둔화와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킨 글로벌 금융위기는 우연적 요인에 속한다. 그러므로 계속되는 경제 둔화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하겠지만 과도한 걱정은 불필요하다. 물론 경제의 ‘속절없는 하락’과 그로 인한 경제∙사회 문제는 방지해야 하지만, 경기부양책에 과도한 기대를 걸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경제가 합리적인 구간에서 운영되도록 하고, 구조조정, 경제 성장 모델 전환 및 업그레이드, 개혁과 혁신 등에 주력하여, 전체 요소 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경제 운영의 안정성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03년~2007년 국내총생산의 연평균 성장률은 11.6%였으나, 2008년~2011년에는 9.6%, 2012년과 2013년에는 7.7%로 떨어졌고, 2014년 1~3분기에는 7.4%까지 하락했다. 한편 공업 분야의 생산력 과잉 문제가 두드려져 공업제품의 가격이 떨어지고, 기업의 생산경영 역시 어려움을 맞았다. 또한, 부동산 시장 구조조정으로 상품성 주택의 판매량과 가격이 모두 하락해 많은 도시에서 주택 재고량이 넘쳐났다. 재정수입 증가도 둔화되었고, 지방정부의 채무 원리금 상환이 어려워져 금융시장 리스크가 확대되는 등 문제들이 불거졌다. 이러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난 몇 년간 중국경제의 둔화가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제성장 둔화 국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경제 발전의 내재적 규칙에 의한 필연일까, 아니면 외부적 요인에 의한 우연일까? 이에 대한 답은 현재 경제성장률 둔화의 특성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중국 경제가 개혁개방 이후 단 한 번도 장기적인 경제 성장률 하락을 경험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주기적인 침체 이후 다시 고속 성장으로 돌아갔을 뿐이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 둔화는 지속시간이 과거보다 훨씬 긴 데다, 성장률이 단계적으로 반등을 한다고 해도 금융위기 전의 두 자리 숫자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즉 현재의 경제 성장률 하락 현상은 지속적이고 추세적인 것으로 과거의 경제 둔화 상황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노동력 공급 상황에 생긴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노동 가능 인구의 비중과 규모가 줄어들었다. 2013년 말 노동 가능 인구(16~59세)는 전년 말보다 244만 명 줄었고, 2012년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 이들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이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둘째, 도시로 유입되거나 비(非)농업으로 전업하는 농촌의 잉여 노동력이 줄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민공황(民工荒: 농민공 부족문제)’이 점점 보편화되면서 연해 지역에서 중서부 지역으로 확대되는 등, 도시로 유입 가능한 농촌 잉여 노동력이 눈에 띄게 부족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로 유입되거나 비(非)농업으로 전업하는 노동력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노동력은 중요한 생산요소이다. 추산해 보면, 지난 20~30년간, 엄청난 노동력이 농업에서 공업 및 서비스업으로 전업함으로써, 중국 경제 성장에 큰 기여를 했으며, 그 기여도는 30~40%에 달한다. 그러므로 노동력 공급 상황의 변화는 경제 잠재 성장률과 실제 성장률을 모두 하락시킬 수 있다.

노동력의 공급 변화가 경제 성장에 끼치는 영향은 이뿐만이 아니다. 노동 가능 인구의 비중 하락은 인구 부양비 상승을 의미하며, 이는 고스란히 저축률과 투자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또한 노동력 공급의 감소는 자본의 한계 보상을 더욱 두드러지게 해 투자 증가율 둔화를 야기할 수 있다. 자본의 한계 보상 삭감은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현상이지만, 노동력 자원이 매우 풍부하고 또 빠르게 증가하던 시기에는 이 법칙이 상쇄될 수 있었고, 투자의 빠르고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노동력의 공급 변화는 자본 누적 속도 둔화를 통해 경제성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인구 요소가 변하는 상황에서, 2008년 금융위기의 충격이 없었더라도 현재의 경제 성장 둔화는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금융위기와 그 대응책인 대규모 경기 부양책은 경제 운영에 단기적인 작용을 했을 뿐, 근본적으로 경제 흐름을 바꿔 놓은 것은 아니다. 어쨌든, 금융위기가 중국 경제에 끼친 영향을 자명하다. 우선, 금융위기로 경제성장의 중요한 ‘엔진’인 수출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물론 각종 생산요소 가격, 특히 노동력 비용의 급속한 상승과 2005년 이후 나타난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중국 수출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2002년~2008년 평균 27.2%였던 수출 증가율이 2011년~2013년의 11.9%로 주저앉은 결정적 요인은 금융위기의 타격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금융위기의 충격은 두 가지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6년이나 지났지만, 미국만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뿐, 기타 많은 주요 경제국들은 오히려 위기 전보다 상황이 나빠졌고, 유로존은 아직도 아슬아슬하게 ‘위기의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 둘째, 금융위기는 과거 가불을 하거나 빚을 내 능력 이상의 소비를 하던 선진국들의 소비문화를 바꿔놓았으며, 선진국들이 ‘재공업화(再工业化: 공업부활정책)’ 전략과 무역보호주의 강화를 통해 경제의 ‘재균형’ 실현을 꾀하도록 만들었다. 이 두 가지 요인으로 중국 수출상품에 대한 세계적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또한, 금융위기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산업 분야의 생산능력 과잉, 부동산 시장 침체 등 문제를 야기하거나 가중하는 데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했다. 역실제론 가설 방법을 통해 그 논리 구조를 살펴볼 수 있다. 만약 금융위기가 발발하지 않았다면 일련의 경기 부양책을 쓰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며, 그 여파가 제조업과 부동산업으로 그렇게 빨리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므로, 생산능력 과잉이나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문제가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 나아가, 만약 생산능력 과잉 문제가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다면, 공산품 출고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며, 기업의 생산 경영도 지금처럼 어렵진 않았을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발전이 좀더 체계적이었다면, 구조 조정의 폭이나 범위 역시 지금보다 작았을 것이며, 그 여파인 부동산 개발 투자와 건축 자재, 가구와 가전 등 관련 소비의 하락폭도 좁았을 것이다. 잠재 성장률 하락으로 인한 경제 성장 부진은 불가피했겠지만, 금융위기가 없었다면 경기 둔화 압력이나 경제의 어려움도 현재의 상황보다 그 정도가 훨씬 경미했을 것이다.

즉 최근 계속되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 하락은 경제 잠재 성장률 하락으로 인한 필연적 요소와, 비슷한 시기 발발해 중국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킨 금융위기라는 우연적 요인이 더해진 결과이다. 하지만 이 우연에는 필연적 요소가 존재한다. 불균형한 글로벌경제는 지속될 수 없으며, 필연적으로 위기를 맞게 되고 재조정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현재 계속되는 경제 둔화에 대해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지만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 물론 경제의 ‘속절없는 하락’이나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경제∙사회 문제는 방지해야겠지만, 경기 부양책에 과도한 희망을 걸어서는 안 되며, 경제가 합리적인 구간에서 운영되도록 하면서 구조 조정, 성장 방식 전환, 개혁과 혁신 등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또한 전체 요소 생산성을 높여 경제 운영의 ‘신창타이(新常態: 중국판 뉴 노멀)’를 새롭게 찾아 나가야 한다. 과거 고속 성장의 길을 걷던 기업의 ‘황금시대’는 끝났다. 이제 기업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혁신을 거듭하며 새로운 희망을 찾아, 황금시대를 잇는 ‘백은시대(白銀時代)’를 열어야 할 것이다.
 
 
출처: 2015.01.12 / 中國經濟信息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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