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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현장에서 체득한 해외취업 이력서 작성 시 새겨야 할 사항

알제리 KOTRA 2017/11/03

2017-10-30 조기창 알제리 알제무역관

 


조기창 KOTRA 알제 무역관 관장

 


우리나라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학력·가족관계 등 직무능력과 무관한 요소를 배제하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라는 뉴스를 접하면서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참 잘 된 정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10여 년 전, 필자가 KOTRA 뉴욕 무역관 부관장 재직 시, 현지직원들을 수차례 채용한 적이 있었는데 제출된 이력서를 살펴보니 그동안 필자가 알고 있었던 우리나라 방식의 이력서와는 너무도 달랐다. 당시 제출된 이력서에는 지원자 사진은 물론이고 신체나 가족과 관련된 항목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후 본사로 돌아와 비록 비정규직이었지만 몇몇 직원을 채용할 기회가 있었는데 지원자들이 제출한 이력서를 보고 놀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남성의 경우 검은색 또는 군청색 양복, 여성은 흰색 또는 베이지색 계통의 블라우스에 검은색 정장에 머리를 몰아 올린 얼굴 등 마치 사관학교 다니는 생도들과 같은 일률적인 모습의 사진이 붙어있었다. 또한 신장, 몸무게 심지어는 시력까지 포함된 신체정보와 직무와는 아무 상관없는 가족관계(부모님과 형제의 직업과 학력까지 표기)가 표기된 이력서들도 있었다. 지금도 이와 같은 이력서 제출을 요구한다면 이것은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소위 채용기업의 '갑(甲)질'이라고 생각한다 구미선진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이력서이다. 선진국 특히 미국에서는 성별, 나이, 피부색, 종교 등의 이유로 인사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절대 용납되지 않는다.

    

  

따라서 해외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들은 우선 우리나라와 같은 방식의 이력서는 잊어야 한다. 선진국에서 통용되는 이력서 양식과 구체적인 작성법은 월드잡 홉페이지(www.worldjob.or.kr)나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해외취업 안내책자를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필자가 영국, 터키, 미국 등 무역관에서 근무하는 동안 현지직원들이 제출한 이력서를 보면 공통점이 자신들의 경력을 아주 상세히 기재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구직자가 직장을 자주 옮겨다 니는 것을 좋은 눈으로만 보지는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직(移職) 경험이 많은 구직자들은 일부러라도 경력에서 많은 부분을 제외하기도 한다. 그러나 구미선진국에서는 이직을 결코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얼마든지 본인의 몸값을 높여 자신에게 유리한 직장으로 옮기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실제 필자가 KOTRA 뉴욕 무역관에서 현지직원을 채용할 때 대학교 졸업 후, 사회에 나온 지 3년 정도 된 젊은 직원이었는데 경력란이 매우 화려했고 매번 더 좋은 직장과 직위로 옮긴 점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었다아울러 우리나라와 또 다른 점은 이력서에 반드시 추천인과 추천서가 함께 제출된다는 점이다. 추천서는 보통 학교 은사나 전() 직장 상사 심지어는 성직자가 써준 것도 있었다. 물론 선진국의 경우에도 이력서에 개인의 기술(Skill) 및 수상(受賞), 대외활동 등은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으며 이것도 자세히 서술돼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채용기업이 지원자가 전에 근무했던 직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를 확인한다는 점이다. 1990년대 초, 필자가 영국에서 근무할 때 조사업무를 담당했던 David라는 착실한 현지직원이 있었다. 그런데 영국인이었던 이 직원이 뉴질랜드 출신의 여성과 결혼해 뉴질랜드로 가기로 했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무역관 입장에서는 놔주기 싫을 만큼 아쉬운 직원이었지만 새로운 삶을 뉴질랜드에서 시작하겠다니 축하해 줄 도리밖에 없었다. 그 후 몇 달이 지나 뉴질랜드의 한 회사 인사담당자가 필자에게 국제전화로 David라는 사람이 KOTRA 런던 무역관에 근무한 적이 있었는지, 그리고 직무능력과 인간성이 어떠했는지를 물어왔다. 물론 필자는 우리도 떠나보내고 싶지 않을 만큼 우수한 직원이었다고 설명해주었는데 이 전화를 받고 선진국의 인사채용 시스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러한 사례는 무엇을 시사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설사 더 좋은 직장에서 일하기 위해 현 직장을 떠난다 하더라도 평소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점이다. 이제 이 회사를 언제 보겠냐며 불성실한 이미지를 남기고 가면 이러한 행실이 언제 나의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는 점을 확실히 인식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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