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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케냐의 정치 현황과 전망 그리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

케냐 Jared Mogaka Ariemba South Eastern Kenya University Lecturer 2018/06/01

케냐는 오랜 기간 동안 우후루 케냐타(Uhuru Kenyatta)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케냐타 가문과 라일라 아몰로 오딩가(Raila Amolo Odinga) 야권 대표로 대표되는 오딩가 가문이 각각 자본주의와 사회민주주의 진영으로 나뉘어 대립해왔다. 현재 두 대표의 휴전으로 케냐는 일시적인 평화를 찾은 듯하지만, 평화의 지속을 위해서는 케냐 사회에 만연한 부족주의와 부정부패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현 케냐의 정치적 상황 및 전망, 그리고 이러한 정치적 불안과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South Eastern Kenya University의 Jared Mogaka Ariemba, School of Business and Economics Lecturer와 인터뷰를 실시했다.


현재 케냐의 정치 상황은 어떠한가?


 현재 케냐 정계는 겉으로는 평온해 보인다. 그 이유는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과 그의 정적(政敵)인 라일라 아몰로 오딩가 야권 대표가 ‘휴전(ceasefire)’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휴전이 두 사람만의 의사에 따른 것으로 측근들은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 루토(William Ruto) 부통령의 정치캠프는 2022년 차기 대선에서 케냐타 대통령과 그의 핵심 선거구의 지지를 받을 것이기 때문에 우려를 표출하지는 않겠지만, 사실 측근들은 이번 ‘휴전’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부통령 지지자 중 일부는 케냐타 대통령에게 오딩가 야권 대표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오딩가와의 연대가 자칫 여당의 정권유지 계획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야권 연대는 이번 휴전으로 인해 사실상 분열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야권 연대의 제1야당인 오렌지 민주당(ODM) 상원 의원들은 결집을 통해 모세스 웨탕울라(Moses Wetang’ula)를 상원 소수당 원내대표(Senate Minority Leader) 자리에서 몰아내고 오렌지 민주당원이자 야권연대 대표 라일라 오딩가의 협력자인 제임스 오렝고(James Orengo)를 신임 대표로 선출했다. 이후, 케냐 서부지역의 웨탕울라 핵심 지지층은 이번 결정에 대해 계속 반대해 왔다. 


또한, 이번 휴전으로 설립된 공동위원회는 양자 간 합의된 사항을 이행하는데 대해 어떠한 의견도 교환하지 않았다. 이 모든 상황들이 케냐 정치가 표면적으로만 평온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케냐 현 정치 상황의 배경과 원인은?


케냐 국민들은 국가의 독립 이후 사회적 혜택으로부터 소외되었고, 그러한 소외는 현재의 정치 상황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케냐가 교육, 인프라, 보건의료, 기술 등의 측면에서는  상당한 발전을 이룬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10년 새로운 헌법이 제정되고 권력과 자원이 지방자치정부로 이양되면서 거버넌스 (governance) 구조가 개선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국민들은 사회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현직 대통령인 우후루 케냐타는 케냐의 초대 대통령인 조모 케냐타(Jomo Kenyatta)의 아들이고, 현직 야권 대표인 라일라 오딩가는 케냐의 초대 부통령인 자라모기 오깅가 오딩가(Jaramogi Oginga Odinga)의 아들이다. 케냐타 가문은 노골적 자본주의(raw capitalism)를 대표해 온 반면, 오딩가 가문은 사회 민주주의자, 소외된 사람들의 대변인을 자처해 왔다. 일반적으로 케냐 인구의 상당수와 정치인들은 이 두 개의 정치 진영으로 나뉘어 있다. 오딩가 야권 대표의 나이를 고려해 보았을 때, 2017년 총선은 오딩가 대표에 있어 케냐를 통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기회였다. 오딩가는 활발한 선거운동을 펼쳤지만 케냐타에게 패했고,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해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케냐타의 당선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렸지만 오딩가는 대통령 재선거에 불참했다. 결국, 케냐타가 단독 출마해 97% 이상의 지지표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오딩가 야권 대표는 케냐타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았고, 자칭 ‘국민의 대통령(People’s President)’으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했다. 이들 두 정치 거물이 서로 화해의 악수를 나누고 휴전할 때까지 케냐의 정국은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하였다.


케냐의 정치 상황 속에서 정치인들과 국민들은 어떻게 행동해왔는지?


케냐는 독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노골적 자본주의와 사회적 민주주의, 두 가지 정치적 진영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왔다. 노골적 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의 변종으로 간주되며, 모든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국가 권력을 추구하고 쟁취하는 행위를 지향한다. 그리고 측근에게 보상을 제공하고 소수민족 출신을 기업 대표로 세우기 위해 국가 권력을 사용한다. 국가 권력을 쟁취한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정부 사업을 하려고 한다.


이러한 행위는 정부의 지원금을 통해 이익을 얻어내는 이른바 ‘입찰 사업가(tenderpreneur)’를 만들어낸다. 정치인의 일부는 일반 시민들에게 권한을 배분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마저도 노골적인 자본주의 이념과 노선을 함께 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부류의 정치인들은 이러한 정치관을 지지하도록 자신들이 속한 부족사회를 결집시키는데 성공했다. 한편, 사회적 민주주주의자들도 문제점이 존재한다. 이들은 사회 민주주의 노선을 지향하지만 국가 자원과 이권에 대해서는 노골적 자본주의자들과 어떠한 차이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이들은 자신들을 억압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발언대라고 주장해왔다. 사회적 민주주의자들 역시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도록 부족사회를 결집시키는데 성공했다. 노골적 자본주의자들은 케냐 독립 이후 줄곧 국가의 권력과 재원을 사용해왔지만, 사회적 민주주의자들은 라일라 오딩가 야권 대표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케냐의 총리로 지냈던 짧은 기간 동안에만 국가의 권력과 재원을 사용했다.


한편, 앞서 언급하였듯이 케냐의 정계와 국민들은 2개의 진영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오딩가의 지지층이 있는 정치 본거지에서는 케냐타 대통령의 재선 당선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케냐타 대통령의 당선을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했으며 일부 시위는 정치인들이 주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케냐 정부가 경찰력을 동원해 이들 시위를 진압했다.


정치 불안에 대한 케냐 정부의 입장은?


정부는 선거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국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야권이 시위를 조직하면 경찰이 강경 진압을 했고 일부 시민들이 목숨을 잃기까지 했다. 여당은 야당 대표가 권력에 굶주려 있어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대통령에 오르려고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케냐가 고도로 양극화되어 있고, 이러한 환경에서는 어떠한 정부 정책도 시행하기 어렵다고 자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또한 야권의 의회 등원 거부로 인해 의회 업무가 정지되었는데, 이러한 등원 거부 사태는 대통령으로 하여금 야권 대표에게 손을 뻗어 대화를 제안하게 되는 동기로 작용했다. 정부와 야권 대표와의 교류에 대해 처음에는 공개적인 무시와 강한 반발이 있었지만, 대통령과 야권 대표의 휴전은 1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정치권을 급격히 진정시켰다. 지금은 많은 정부 관리들의 분위기가 바뀌었고, 이제 이들은 존중과 화해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케냐의 정치와 경제의 상관관계에 대해 말해 달라.


정치와 경제는 밀접하게 상호 연관되어 있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총선이 가까워지면 대부분의 경제 핵심지표들이 일반적으로 하락한다. 즉, 투자자들이 상황을 일단 관망해 보자는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주식 시장의 성과, 케냐 실링 가치, 민간 부문 신용 대출이 모두 하락하고 신규 투자도 정체되거나 감소한다. 그 원인은 정치 상황과는 별개로, 경제 관련 정부조직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케냐는 분쟁으로 비화된 선거 역사를 가지고 있다. 2007년 이러한 분쟁은 절정에 달했다. 당시 폭력사태로 인해 50만이 넘은 사람들이 살던 곳을 떠나야 했고 기업들은 사업을 중단해야 했다. 케냐는 동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로 들어가는 주요 경유지이다.분쟁으로 인해 케냐의 몸바사(Mombasa) 항구로부터 수입이 불가능해졌으며 이는 케냐를 교역의 경유지로 삼는 국가들에게 재앙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혼 오브 아프리카(Horn of Africa, 아프리카 대륙 북동부)의 주요 항구도시인 몸바사에서는 케냐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소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소요 사태가 통제되지 않을 경우, 동아프리카 지역 전체의 경제 활동이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아프리카의 모든 국가들이 재화와 용역의 순수입국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정치가 케냐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2017년 장기화된 정치 불안으로 인해 경제적  웰빙(economic well-being)을 보여주는 모든 지표가 정체되거나 하락했다. 나이로비 증권거래소의 주식 시가총액이 하락했고, 투자자들은 수십억 달러를 잃었다. 민간부문에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기업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나이로비 증권거래소의 상장기업 25% 이상이 손실을 입었다. 일부 기업들은 수익이 25% 이상 감소했고, 이에 따라 수익과 관련된 경고가 공시되었다. 유통부문은 케냐 최대 유통업체 두 곳이 사실상 파산하면서 침체에 빠졌고, 이는 다국적 유통업체 세 개가 케냐에 영업점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부동산 부문 역시 상황이 좋지 못하였다. 많은 기업들이 임대료를 내지 못했고, 부동산 가격은 하락했다. 거대 개발업자들은 팔리지 않는 주택들로 인해 손발이 묶였다. 케냐 국세청은 세금을 징수하지 못하게 되면서 2017년∙2018년 회계연도 조세수입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거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선거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에게 거창한 공약을 내걸어야 했지만 일부 공약들은 예산을 지원할 수 없는 공약들이었다. 막대한 예산적자를 불러올 정도로 조세수입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예산 적자를 충당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내에서 자금을 융통하거나 해외에서 차관을 도입하는 것이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국가부채만 눈덩이처럼 불리게 된다.


케냐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지?


케냐의 반복되는 정치적 불확실성은 다각적인 면에서 해결되어야 한다. 또한 국민들의 사회적 소외감을 해결하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두고 시작되어야 한다. 일부 국민들은 지역 발전 기회와 정부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전직 대통령들의 연고지에 편중되어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대 부족사회만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케냐 정치에서 부족주의를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는 헌법 구조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서, 부족사회 선거구의 크기와 관계없이 누구든지 대통령에 선출될 수 있는 기회를 얻도록 해야할 것이다. 다른 중요한 해결책은 부패와 맞서는 것이다. 경쟁적인 정치 상황이 부패를 크게 조장하고 있다. 부패라는 괴물을 몰아낼 수 있는 확고한 법적 프레임 워크와 정치적 선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부정 축재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 서비스를 받기 위해 관공서를 찾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헌법기관들, 특히 사법부를 존중해야 한다. 행정부가 사법부의 결정을 무시하는 사례가 만연해있다. 이러한 풍조는 궁극적으로는 국민들에게 전염되고 무정부 상태를 만들어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어떤 정치인들은 분쟁 해결을 위해 사법 절차 이외의 수단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 사법부가 무력하고 행정부가 사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케냐의 정치에 대해 전망한다면?


현재 대통령과 야권 대표의 합의로 휴전이 이루어졌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휴전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이미, 야권 일각에서는 야권 대표와 악수한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정치적 적대행위를 끝내고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기 위해 공동위원회를 세운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개선을 위한 어떠한 보고서도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지 않을 경우, 오래된 적대 행위가 다시 고개를 들게 되고 정치 환경은 개선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케냐는 향후 5년 동안 선거 정국에 놓이게 되고 정부는 어젠다 이행에 차질을 겪게 될 것이다. 케냐가 정치폭력에 대해 면역력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따라서, 정치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2022년경에 치러질 대선에서도 폭력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케냐 국민들은 과거 회복력을 보여준 바 있다. 따라서 국가를 새롭게 변모시키기 위한 정직한 노력이 수반된다면, 케냐는 더욱 안정된 나라로 바뀌게 될 것이고 비즈니스 기회도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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