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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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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서구권] 시진핑-푸틴 동상이몽

CSF 2024-06-20

□ 5월 중국-러시아 정상회담이 개최된 가운데, 전쟁으로 고립된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음...이에 중국은 유리한 고지를 이용해 불합리한 조건을 요구, 러시아와의 가스관 계약이 불발됨.

◦ 5월 중국-러시아 정상회담 개최돼
-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5월 16~17일(현지시간) 양일간 중국을 방문해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관계는 물론 시진핑(习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강조함. 미국의 세계적인 영향력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됨. 
- 푸틴 대통령은 하얼빈에서 열린 중국-러시아 엑스포에 참석해 양국 무역의 성장을 높이 평가함. 그는 엑스포에서 신기술 공동 개발과 관련해 러-중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러-중 파트너십은 양국의 경제 성장을 돕고,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며, 생산 발전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고 말함.
-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 군사 협력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하얼빈공업대학(HIT)을 찾아 학생들을 만났음. 그는 “HIT와 그의 모교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St. Petersburg State University)가 1,500명의 학생을 위한 연합 캠퍼스를 열 것”이라며 “해당 캠퍼스가 러시아와 중국의 과학 및 교육 협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함.
- 푸틴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16일 베이징에서 중국 지도자 및 다른 관료들과 아침부터 밤까지 많은 주제에 대해 논의했고, 시 주석과의 회담이 ‘알찼다’고 밝힘. 그는 방중 일정을 마무리하며 시 주석과 포옹해 친밀감을 과시하기도 함.
- 특히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의 파트너십을 누구에게도 불리한 것이 아니며 양국을 발전시키고 자국민의 행복을 위한 관계라고 설명함. 이어 세계의 다극화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꼬집음.
- 러시아와 중국 모두 미국 헤게모니에 대한 대응으로 ‘다극 세계의 부상’을 자주 언급한 바 있음. 시 주석은 중러 관계를 두고 “두 주요국 간 선린관계와 새로운 형태의 국제관계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양국이 함께 글로벌 거버넌스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약속함.
- 이번 정상회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2022년 중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제한 없는’ 파트너십 협정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음. 그러나 당시 중·러 공동성명에 포함됐던 “양국의 우호에 한계가 없고, 협력 범위에 제한이 없다”는 문구가 이번 공동성명에서 사라짐. 양국은 사실상 우호 관계에 한계가 있다거나, 무한한 협력을 홍보하는데 더 이상 이점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임. 
- 푸틴 대통령은 5월 집권 5기를 열었으며 시 주석은 지난해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함. 조셉 우(Joseph Wu) 타이완 외교부 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두 권위주의 국가가 서로를 지지하고 협력하며 서로의 팽창주의를 지지하는 사례라고 설명함.
-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적으로 고립됨.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는 중국에 에너지를 싸게 수출하는 한편 기술과 일부 소비 제품의 대중 수입 의존도가 점차 높아짐. 이에 2023년 양국 교역 규모는 2,400억 달러(약 331조 원)로 확대됨. 

◦ 러시아, 중국 의존도 더 커지나...일방적 구애
- 푸틴 대통령의 이번 중국 국빈 방문은 힘을 과시하는 것으로, 자신의 편에 강력한 동맹국이 있음을 증명할 기회였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명령한 후 따돌림을 받고 있지만, 시 주석에게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하지 않는 새로운 세계 질서를 모색하는 핵심 파트너임.
-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환영함. 레드카펫이 깔리고 중국 인민해방군 군악대가 연주를 했으며, 천안문 광장에서 어린이들이 환호함. 러시아와 중국 관영 언론은 두 정상의 우호 관계를 집중 조명함. 그러나 실제 양국의 파트너십은 더 이상 동등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임.
- 푸틴 대통령은 중국이 고립된 러시아와 무역을 지속하기를 바라며 공손한 태도를 보임. 특히 그는 시 주석에게 가족이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공개석상에서 자녀 관련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던 모습과는 대비됨. 그 외에도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친분을 강조하는 내용이 위주였음.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이 좋은 친구이자 좋은 이웃이라고 했지만, 발언들은 더 형식적이었고, 심지어는 단조로웠음.
-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양국 관계를 변화시켰고, 러시아 군대와 경제의 약점을 노출시켰음. 시 주석은 자신이 더 유리한 고지에 서 있음을 알고 있으며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맞추려 시도하고 있음.
- 시 주석은 러시아와 동맹을 유지하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을 경우 중국 경제에 필요한 서방과의 안정적인 관계가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알고 있다고 BBC는 보도함.
-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중국의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한 것임. 이번 푸틴 대통령의 수행단은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 재무장관, 경제 고문 등으로 구성돼 있어, 그가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를 자명하게 보여줌.
- 물론 미국은 이 모든 것을 주시하고 있음. 지난 4월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에 드론, 탱크 등 무기 부품 수출 등 전쟁 지원을 중단하라고 중국에 경고했음.

◦ 푸틴 방중에도 가스관 계약 불발
- 러시아는 중국과 ‘시베리아의 힘 2(Power of Siberia 2)’ 가스관 계약을 체결하려 했으나, 가격 및 공급량 등에 대한 중국의 불합리한 요구로 인해 계약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짐. 
- 중국은 러시아 현지 수준과 비슷한 가격으로 가스를 공급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연 500억m³ 수송 용량 중 일부만 구매하겠고 밝힘. 
- 이처럼 중국의 강경한 입장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도가 높아졌음을 잘 보여줌. 
- 러시아 서부 지역의 가스전과 중국 시장을 연결하는 ‘시베리아의 힘 2’는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Gazprom)에 운명이 걸린 사업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로 가스프롬의 유럽향 가스 판매가 급감해서임. 지난해 손실 규모는 6,290억 루블(약 9조 6,000억 원)로, 25년 만에 최대 손실 폭임.
- 가스프롬의 대유럽 수출은 우크라이나 침공 후 약 1/10로 줄어들었음. 올 연말 우크라이나와의 환적 계약이 만료되면 수출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 여기에다 대중 공급 확대에 합의하지 못하면 그 타격이 더 커질 전망임. 
- 소식통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당시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러(Alexei Miller) CEO가 동행하지 않은 것은 러시아와 중국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전함. 당시 밀러 CEO는 중국 대신 이란을 방문했음. 타티아나 미트로바(Tatiana Mitrova) 컬럼비아 대학교(Columbia University)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Center on Global Energy Policy) 연구원은 “밀러 CEO가 중국과의 진지한 협상에 필수적이었을 것”이라며 “그의 부재는 매우 상징적”이라고 분석함. 
- 드미트리 페스코프(Dmitry Peskov) 대통령실 대변인은 “양국이 자국의 이익을 방어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며 “양국 지도자들이 이에 대한 정치적 의지를 갖고 있고 상업적 문제가 해결될 것이며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밝힘. 
- 중국 외교부는 “양국은 이익이 수렴되고 각국의 성공을 가능케 하는 영역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만 답함. 이어 “중국은 러시아와 협력해 양국 정상이 도달한 중요한 공통 이해를 전달하고 상호 이익을 위해 전방위적인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고 덧붙임. 
- 알렉산더 가부예프(Alexander Gabuev)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센터(Carnegie Russia Eurasia Center) 소장은 “러시아가 이번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중국이 양국 관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기 때문”으로 분석함. 그는 “러시아가 가스 수출을 위한 대체 육로 경로가 없기 때문에 가스프롬은 중국의 조건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중국은 시간이 자기 편이라 믿고 있으며, 러시아로부터 최상의 조건을 받아낼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있다”고 지적함. 
 
[참고 자료]
1. THE DIPLOMAT 「In China, Russia’s Putin Emphasizes Strategic and Personal Ties」, 2024.05.18.
https://thediplomat.com/2024/05/in-china-russias-putin-emphasizes-strategic-and-personal-ties/
2. BBC 「Putin and Xi no longer have a partnership of equals」, 2024.05.18
https://www.bbc.com/news/articles/c2lekp48n78o
3. FINANCIAL TIMES 「Russia-China gas pipeline deal stalls over Beijing’s price demands」, 2024.06.03
https://www.ft.com/content/f7a34e3e-bce9-4db9-ac49-a092f382c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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