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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권력은 모국어를 무시한다

알제리 El Watan 2015/02/26

마그레브지역에서 언어의 문제는 오랜 기간 금기시되어 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권력이 언어를 통한 중앙집권화를 꾀하여 왔기 때문이다. 특히 알제리의 경우가 그러한데, 알제리는 독립 후 탈식민화 정책을 추구하기 위해 아랍어 사용을 의무화했다. 프랑스어 사용을 제거하고자 한 것이지만 결국 토착어인 베르베르어까지 배제시키려는 경향을 보여 베르베르인들의 불만을 자극하였다. 1956년 알제 사무국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베르베르어 사용 인구는 25%에 달했다. 오늘날 아랍색채가 강한 콩스탕틴에서도 38%, 수도 알제 37%, 심지어 서쪽 지역인 오랑에서도 10% 정도의 화자가 있어 베르베르어가 전 지역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현재 알제리에서는 아랍어 이외에도 다언어 국가로 알제리의 정체성을 새롭게 하길 요구하는 주민들이 증가하고, 특히 카빌리 지역을 중심으로 이런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런 주장은 과연 알제리의 모국어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로까지 확산되며 제기되고 있다. 흔히 교육이나 행정기관에서 사용되는 문헌 아랍어가 과연 모국어인가? 프랑스어를 제아무리 많이 사용한다 할지라도 이 언어는 모국어의 기능을 갖지 못한다. 결국, 방언 아랍어와 베르베르어가 모국어의 지위를 갖고 있다는 주장인데, 꾀나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수십 개의 지역별로 나뉜 베르베르어권은 아랍어, 프랑스어 사용과 더불어 언어적 차이를 보이며 태어날 때부터, 그리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구사한다. 적어도 모국어 지위를 이 지역권에서는 갖고 있는 것이다. 방언 아랍어 또한 국가 정책의 한 방편으로 표준 아랍어 앞에서 쓰기어로 대체될 수 없다고는 하지만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이렇듯 알제리에서 모국어 지위나 사용 문제는 갈수록 중요해 보인다. 대다수의 아프리카 언어가 문자 체계를 갖고 있지 않아 소멸해가고 있지만, 알제리의 모국어인 베르베르어는 문자 체계를 갖고 있어 이런 언어를 권력이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역민의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도 그렇고, 이슬람 극단주의자 대다수가 베르베르인이라는 문제 또한 언어사용 문제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게 한다. 알제리의 언어정책이 향후 마그레브 사헬 지대의 안정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지 주목해볼 부분이다.


 
임기대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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