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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보호주의 확산 속 대만 농업의 스마트화

2022-07-26

기후·인구구조 변화+러-우크라 전쟁발 식량공급망 차질로 식량 위기감 고조
농업의 스마트화가 대안으로 부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 식량공급이 위협받고 있다. 인도 등 여러 나라가 식료품 수출을 통제하는 등 식량 보호주의가 확산돼 글로벌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전쟁이라는 돌발 변수 외에도 현재 진행 중인 기후와 인구구조의 변화는 농업 생산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2년 초 대만은 계란 부족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기후변화 요인도 산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대만 내 양계장은 85%가 개방형 축사로 운영되는데 2020년 11월~2021년 1월은 예년보다 큰 일교차로 산란계 사망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대만의 범부처 통합 기후연구팀은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은 쌀 생산량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팀은 2021년 8월 발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 기온 상승 속도를 억제하지 않으면 대만은 2060년경에 겨울이 완전히 없어질 수 있다고 예측하며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농업종사자의 고령화도 심화되는 추세다. 대만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대만의 전체 취업자 수는 증가한 반면 농업 취업자수는 54만 2000명으로 변화가 없었고 농업 취업자 가운데 65세 이상인 고령자 비중은 3%포인트 증가하며 처음으로 20%대를 기록했다.



대만의 식량 수급 현황

기후와 인구구조 변화 같은 중장기 리스크 요인 속에 대만의 식량자급률(칼로리 기준)*은 2000년대 중반부터 30% 초중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020년 자급률은 31.7%로 전년대비 0.4%포인트 낮아졌다.

주*: 국민의 식품(곡물, 육류, 채소, 과일 등) 섭취량을 칼로리로 환산했을 때 국산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며, 한국에서 ‘칼로리 자급률’이라고 칭한다.

2011년 대만 정부는 식량안보회의를 열어 2020년까지 식량자급률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으나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다. 주식인 곡물의 경우, 자급률이 28.4%(2020년 기준)로 평균치보다 더 낮은 상황이다.


자급률 50% 미만 품목(아래 표의 회색 음영 부분)을 세분해서 살펴보면, 곡물 중 ‘쌀’은 110.1%를 자급하는 반면 ‘옥수수’와 ‘밀’의 자급률이 각각 3.0%, 0.1%에 불과하다. 서류의 경우 ‘고구마’ 자급률은 99.9%인 반면 ‘감자’가 16.6%로 낮고 ‘꿀’은 99%를 자급하는 반면 ‘설탕’ 자급률은 7.8%에 그친다. 콩류와 유지종자 품목군에서 ‘땅콩’ 자급률은 높지만(83.0%) ‘대두’와 ‘참깨’가 각각 0.2%, 5.5%에 그친다.


자급률이 특히 낮은 옥수수·밀·감자·설탕·대두·참깨는 주로 미국, 브라질, 태국, 인도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입량이 가장 많은 옥수수의 경우에 2022년 1~5월 기준 미국산과 브라질산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어든 반면 아르헨티나산과 남아프리카공화국산은 크게 늘어 수입대상국 순위가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미국 순으로 바뀌었다.



돌파구 모색을 위한 스마트농업 사례

스마트농업은 인구·기후 변화에 따른 식량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만에서도 ICT 인프라와 기술력을 동원해 스마트농업을 발전시켜 나가는 추세다.

스마트농업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만 기업 중에는 세계경제포럼(WEF)의 ‘2022년 100대 기술 선구자’로 선정된 업체도 있다. 수직농장 업체인 YesHealth사(이하, 예스헬스)로, 세계경제포럼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효율적인 수직농장을 구축’한 기업이라고 예스헬스를 소개했다. 수직농장이란 인공광을 사용해 다단 적층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실내 농장을 의미한다.

2008년부터 기술 개발을 시작해 2013년에 법인을 설립한 예스헬스는 각종 채소류를 수경재배하고 있다. 대만 농장에서는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품종을 위주로 재배하고 있으며 하루 생산능력은 1.6톤에 달한다. 중국 선전(深圳)과 덴마크에도 진출해 있다. 중국 선전 농장의 하루 생산능력은 2.5톤으로 대만보다 규모가 크다. 덴마크에는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시기에 진출해 2020년 12월부터 생산을 시작했고, 2기 농장도 준비 중이다. 예스헬스는 채소의 생장 상태 데이터를 수집·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 DB도 구축해 운영 중이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재배환경을 최적화하면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AgriTalk는 2019년에 설립된 스마트농업 분야 스타트업으로, 사물인터넷·인공지능 기반 농장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원격으로 농장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기능 외에도 데이터 수집·분석을 통한 솔루션을 제시함으로써 농장주가 문제 상황에 따라 선제적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농지에 설치한 센서를 통해 수집한 토양과 대기 상태 데이터가 서버로 전송되면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토양의 비옥도를 분석하고 병해충 발생가능성 등을 예측해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농장주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분석한 결과값을 이용해 농장에 설치된 물 분사기, 비료 주입 시스템, 해충 방지 조명 등을 원격으로 작동시킬 수 있어 효율적인 농장 관리가 가능하다.


시사점

2022년 계란 부족 사태 발생 1년 전, 대만은 56년 만에 닥친 심각한 가뭄으로 농업 분야에서 8억7,473만 대만 달러(대만 정부 추산 기준. 한화로 약 38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바 있다. 2022년 1~5월에는 돼지고기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1% 급증하면서 돼지고기 자급률 90%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는 관측도 나왔다. 사료용 곡물 가격 급등으로 양돈을 포기하는 농가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기후변화, 글로벌 공급망 요인 등이 이미 직·간접적으로 대만의 식량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만 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5%(2021년 기준)에 불과하지만 농업과 식량안보는 대만 정부의 주요 산업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차이잉원 1기 정부(2016~2020년)는 ‘신(新)농업’을 ‘5+2산업(7대 산업)’의 하나로 지정했고 2기 정부(2020~2024년) 들어서는 농업을 ‘6대 핵심전략산업’ 중 하나인 ‘민생·전략비축 물자 산업’의 일환으로 삼았다. 정책명이 바뀌고 정책 내용도 일부 수정됐으나 농업을 스마트화하고 식량안보를 확보한다는 정책 방향은 그대로다. 농림축수산업 관련 행정사무를 관장하는 행정원 농업위원회의 2022년 주요 업무계획에도 스마트농업 발전과 농업의 디지털전환을 통해 농업 경쟁력 제고를 도모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정부 관계자뿐만 아니라 농업기술을 개발하는 현지 업체 B사 관계자도 “대만이 △낮은 식량자급률 △제한적인 농경지 면적 △농촌 인구의 고령화와 일손 부족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 상황 속에 식량안보를 확보하고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려면 스마트농업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미 기후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요인으로 농업 생산성과 식량 수급에 문제가 생긴 사례가 있는 만큼 농업의 스마트화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대만의 15번째 농·축·수·임산물 수입대상국(수입액 기준)이다. 2021년 대(對)한국 농·축·수·임산물 수입액(3억8,140만 달러)은 전년대비 19.8% 증가했고 전체 수입액에서 2.1% 비중을 차지했다. 수입량 기준으로 보면 면류나 주류 같은 가공식품, 기호식품 외에도 배추, 양파, 배, 양배추 같은 1차 산물이 한국에서 다량으로 들어오고 있다.


식량위기가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 속에 한국-대만 간 농·축·수·임산물 교역뿐만 아니라 스마트농업 관련 기술·인프라 분야에서 상호 교류·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자료: 대만 행정원 농업위원회, 대만 행정원 국가발전위원회,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 대만기후변화예측정보플랫폼(TCCIP), 스마트농업기술 업체별 홈페이지, 현지 언론보도(자유시보, 원견잡지, 연합보, 테크뉴스 등) 등 KOTRA 타이베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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