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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비구이위안’ 디폴트 위기, ‘중국발 리먼사태’로 번지나

2023-08-16

중 ‘비구이위안’ 디폴트 위기, ‘중국발 리먼사태’로 번지나
부동산에서 금융권으로 확산... 세계 경제 전체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다른 부동산 업체는 물론 중국 금융권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또 하나의 대형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 안팎에서는 중국발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는 2008년 미국 4대 투자은행 중 하나였던 리먼 브러더스가 금융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파산하면서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준 사건이다.



디폴트 위기에 빠진 ‘비구이위안’ = 외신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2021∼2022년 발행된 위안화 표시 회사채 6종을 포함한 비구이위안 회사채 9종과 사모채권 1종, 비구이위안 계열사 광둥텅웨건설공사의 회사채 1종 등 총 11종의 비구이위안 관련 채권 거래가 8월 14일 중단됐다. 채권 총액은 157억 200만 위안(약 2조 8,7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만기가 가장 이른 것은 9월 2일 차인 비구이위안 사모채권이며, 채권 종류에 따라 9월 중, 10월 19일, 올해 연말, 내년 초 등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8월 7일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250만 달러(약 300억 원)를 지불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상반기에 최대 76억 달러(약 10조 1,000억 원)의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30일의 유예기간에도 빚을 갚지 못하면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이 회사의 디폴트 위기는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에서 부동산 산업은 GDP(국내총생산)의 25%를 차지한다. 

부동산 이어 금융업계로 위기 확산 =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특정 업체만이 아니라 중국의 부동산 경기 전반이 가라앉고 있다는 점에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인 컨트리 가든이 디폴트 위기에 몰림에 따라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도 잇달아 디폴트 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비구이위안 외에도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원양집단(시노오션)도 2024년 만기 예정인 금리 6% 어음 2,094만 달러(약 279억 원)를 상환하지 못해 거래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부동산 개발업계에서 시작된 위기는 중국 금융권으로도 불똥이 튀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中融)국제신탁은 중국 상하이증시 상장사인 진보(金博)홀딩스·난두(南都)물업, 셴헝(咸亨)인터내셔널 등 3개 사에 대해 만기가 된 상품의 현금 지급을 연기했다고 중화권 매체들은 전했다.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중룽신탁의 지급 연기는 회사 대주주인 자산관리회사 중즈(中植)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관련이 있으며, 이 그룹의 자산관리 규모는 1조 위안(약 18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룽신탁 외에도 중신(中信), 중성(中誠), 우광(五鑛)신탁, 광다(光大)신탁 등 주요 신탁회사들도 지난해 말부터 원금·이자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가운데 중국 금융권에서는 상당수 신탁회사가 긴급 대응에 들어갔다는 소문도 확산하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財聯社)는 소식통을 인용, 중룽신탁에 피해를 봤다는 회사는 진보 등 3개 사지만, 중룽신탁이 현금 지급을 연기하겠다는 규모가 모두 3,500억 위안(약 64조원)에 이른다면서 중국발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침체가 중국 경제 회복 발목 잡아 = 외신들도 비구이위안의 채권 거래 중단 등의 사태가 중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중국의 경제회복이 부동산 위기로 인해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경제 회복은 악화하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의해 압박을 받고 있다”며 “최신 데이터를 보면 성장 반등의 조짐이 거의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의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비구이위안이 만기 채권을 상환하지 못한다면 헝다(에버그란데) 그룹처럼 디폴트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경영 여건은 여전히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부동산 투자는 주요 개발업체들의 부채 위기와 부동산 경기 추가 침체 우려로 계속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부동산 투자규모는 전년 대비 8% 이상 줄어들었고 특히 7월에는 더욱 위축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통신은 예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폭우와 홍수로 중국 전역의 많은 지역이 타격을 입은 것도 건설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내수경기 가늠자 소매판매의 부진 = 이런 가운데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15일 중국의 7월 소매판매가 2.5%, 산업생산은 3.7%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고 밝혔다. 소매 판매 증가 폭은 로이터통신의 예상치인 4.5%에 비해 낮았고, 산업생산 증가율도 로이터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4.4%를 밑돈 것이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중국 소매판매는 3조 6천 761억 위안(약 675조 7,000억 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2.5% 증가했다. 이는 6월(3.1%)에 비해 둔화한 것으로 4월(18.4%), 5월(12.7%)에 비해 대폭 떨어졌다.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내수 경기의 가늠자다.

7월 산업생산 증가율 3.7% 역시 시장 전망치에 다소 못 미친 데다 3월(3.9%)과 4월(5.6%), 5월(3.5%), 6월(4.4%)에 비해서도 둔화한 것이다. 7월의 실업률은 5.3%로 전달(5.2%)보다 약간 높아졌다.

세계경제 위험에 빠뜨릴 수도 =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국면에 진입한 중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 세계 경제에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최근 중국 수출이 3개월 연속, 수입은 5개월 연속 감소한 데 이어 물가 하락 소식까지 겹치며 전 세계가 중국의 정체된 경제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지표는 중국의 경기 침체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지난 25년간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성장엔진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로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우려스러운 위험요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짚었다. 중국 경제의 약화는 브라질산 대두부터 미국산 쇠고기, 이탈리아제 사치품은 물론 석유, 광물 등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수요가 줄게 됨을 뜻한다.

캐나다 금융 리서치업체 BCA 리서치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중국은 전 세계 경제 성장의 약 40%를 담당했다. 미국의 비중은 22%이고 유로존 20개국은 9%에 그친다. 맥쿼리의 중국경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래리 후는 “중국의 경기 후퇴는 글로벌 경제 전망에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다. 중국은 세계 1위 상품 소비국이기 때문에 그 영향은 아주 클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중국의 경제 문제를 언급하면서 ‘시한폭탄(time bomb)’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실제로 세계 경제에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최근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종이 울렸다고 진단했다. 가디언은 중국 당국이 올해 초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풀었음에도 기대했던 ‘보복 소비’로 이어지지 못하고 내수 부진으로 경기 회복이 더딘 데에 전문가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애덤 포센 소장은 “중국 경제 회복이 얼마나 미약한지 목격하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우려를 키우는 부분은 막대한 부채 때문에 중국 당국이 쓸 수 있는 경기부양책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중국의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82%에 달한다. NYT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손실 규모를 억제하면서 보다 느린 성장으로 점진적인 전환을 이루는 것이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이지만, 부채 문제로 정부 대응의 효과가 제한된다면 주택자금 폭락과 통제 불능의 자금 이탈 등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이 디플레이션에 빠지면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수출 감소와 성장률 하락 등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된다. 경제 지표상으로도 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5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1.4%로 0.1%포인트 낮췄는데, 그중 한 요인으로 중국의 경제회복 속도가 부동산 문제 등으로 느려질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 등 8개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1.9%로 집계돼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정부와 한은의 예상이 빗나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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