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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에티오피아의 시장 자유화 정책: 기회와 도전요소

에티오피아 Balew Demissie Policy Studies Institute (Ethiopia) Researcher & Publications Officer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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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에티오피아는 최근 시장 자유화 정책을 도입하고 수출업, 수입업, 도매업, 소매업 등 주요 부문을 외국 기업에게 개방했다. 해외 투자 유치를 촉진함과 동시에 국내 기업에 공정한 경쟁 기회를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도입된 시장 자유화 정책은, 규정된 기준을 충족하는 외국 기업이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시장에 진출해 커피 및 가죽제품의 수출이나 여타 수입, 도매, 소매 등 유망업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한다. 또한 외국인 투자와 관련하여 수출액과 수입액, 점포 규모 등에 관한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1) 시장 자유화는 경쟁성 강화, 시장 접근성 향상, 수출업계의 효율화 유도 등 긍정적 효과를 동반하는 게임 체인저이다.2) 다만, 경제적 기회 확대를 도모하는 시장 개혁의 과정에서는 국내외 주체의 상이한 이익 조율, 규제장벽이나 미비한 물류환경 등 각종 도전요소의 극복도 중요한 과제이다. 본고에서는 국내외 투자자 모두를 잠재적 수혜자로 하는 에티오피아의 시장 자유화 정책이 어떠한 효과를 가져올지 예측해보고, 이어 에티오피아를 투자처로 고려하는 한국 투자자들을 위한 현지 시장 관련 정보를 소개하기로 한다

에티오피아 투자환경의 과거와 현재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920년대부터 에티오피아의 제조업 발전 과정에 크게 기여해 왔다.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하일레 셀라시에(Haile Selassie) 황제가 이끌던 에티오피아 제국 정부는 투자 인센티브 제도를 수립해 특히 제조업 부문을 중심으로 대규모 FDI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 정책은 국내 투자자에 비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과도한 특혜를 주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1974년에 정권을 잡은 군부가 시행한 대기업 국유화 정책은 FDI 규모 감소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1991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이 집권하면서 민간부문 성장과 FDI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투자 법령을 개정하고 인센티브를 신설하는 등의 정책 개혁에 나섰다. 그 결과 에티오피아의 FDI 유치액은 2013년 13억 달러(약 1조 8,000억 원)에서 2021년 42억 달러(약 5조 8,000억 원)까지 크게 성장했고, 이 과정에서 중국이 최대 투자국으로 부상했다.3) 현재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한 부문은 제조업, 부동산업, 농업, 재생에너지 관련업 등이며, 이외에 인프라 개발, 농산업, 광업, 직물업, 디지털화 등도 투자 유망분야에 속한다. 

농업이 에티오피아의 국가경제에서 주도적 지위를 차지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국영 에티오피아 항공이 중심이 된 항공업계를 비롯하여 서비스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가장 큰 비중을 담당하며, 제조업, 건설업 등 2차산업의 비중은 GDP의 29% 수준이다.4) 에티오피아가 투자 및 경제개발 측면에서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중점부문에는 농업, 제조업, 광업, 정보통신업, 관광업 등이 있다. 이외에 에너지, 보건∙의료, 수송, 물류 등도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무선통신이나 금융서비스, 공공기관 민영화, 민간∙공공 특별경제지구(SEZ) 또한 중요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에티오피아는 이처럼 다양한 영역에 대한 전략적 접근법을 통해 FDI 유치, 산업화 진전,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촉진과 같은 성과를 내고자 한다.5) 에티오피아 투자위원회(Investment Commission)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 첫 10개월간 에티오피아가 유치한 FDI 규모가 30억 달러(약 4조 2,000억 원)를 기록하는 등 최근 FDI 유치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6) 정치적 변화와 경제적 역동성이라는 맥락 아래 점차 성장하는 에티오피아 국가경제는 다양한 투자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7)

에티오피아의 시장자유화 정책
에티오피아의 시장 자유화 정책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있어 현지 소비자 시장 및 중산층에 대한 접근성을 신장하고, 면세혜택이나 산업단지와 같은 투자 인센티브를 활용할 수 있는 중대 기회요소이다. 이 정책이 의도하는 순효과에는 기술이전 및 혁신 촉진, 에티오피아의 글로벌 가치사슬 편입 지원이 있으며, 이외에 현지 기업가 및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 대기업과의 협업, 다국적 사업 참여를 독려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국계 은행의 국내 진출 허용은 (금융불안 문제 방지를 위한 적절한 규제가 존재한다는 전제 아래) 에티오피아의 글로벌 투자시장 편입, 자본 및 전문기술 유치, FDI 규모 신장을 촉진할 수 있다.8) 종합하자면, 시장 자유화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과 신규 시장 진출 지원, 국가경제 발전 촉진, 글로벌 무역망으로의 편입과 같은 긍정적 성과로 이어질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시장 자유화 정책은 이에 더해 국내 생산 및 수출을 장려하고 에티오피아의 세계무역기구(WTO) 정식 가입 과정에도 도움이 된다. 세계 무대에서의 경험과 풍부한 자본, 해외 시장 접근성을 보유한 외국계 기업의 국내 진출은 현지 시장의 경쟁성을 강화하고 높은 품질의 상품을 염가에 공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국내 기업과 소비자들에게도 혜택을 가져다 준다. 이러한 장점에 주목한 에티오피아는 국내 시장의 큰 규모, 교육수준이 높은 노동력, 정부가 지원하는 산업단지 및 투자 인센티브제 등을 홍보하면서 FDI 유치를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현재 에티오피아가 유치한 FDI의 규모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며, 에티오피아 투자위원회 또한 FDI 관련 사무를 관장하는 기관으로서의 역량을 지금보다 더욱 강화할 필요성이 지적된다.

에티오피아의 FDI 유치 노력이 지닌 문제점 및 극복방안
FDI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지적하는 에티오피아의 주요 문제점 중 환경적 측면으로는 △예측가능성과 명확성이 부족하고 내용이 급변하는 법과 규제 △투자정책의 비일관적 집행 △정부기관 간 조율의 부재 △물류분야 장애가 있으며, 그 영향으로 FDI의 혜택이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결과적 측면으로는 △FDI 사업의 양과 질 부족 △제한된 수출 수익 △투자사업의 일자리 창출효과 저조 △FDI 유치액의 83%가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 및 오로미아(Oromia)에 집중되는 투자 불균형 등이 있다.

시장과 무역구조를 자유화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에티오피아의 기업환경이 지닌 비일관적이고 복잡한 외화 및 투자 관련 규제, 인프라 미비, 금융 접근성 제한, 치안 및 안 전상 문제 등의 한계는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에게 걸림돌로 작용한다. 아울러 고물가, 화폐가치 하락, 환율 급변과 같은 국가경제의 전반적 불안요소도 에티오피아의 금융부문 자유화를 저해하고 있으며, 자유화 정책이 국내 기업이나 식량안보, 정부 수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효과가 떨어지는 투자 인센티브나 국내-해외 기업체 사이의 연계 부재는 FDI의 혜택이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며, 에티오피아 금융부문의 인적자본 관리 부실, 그리고 이에 따른 숙련인력의 부족도 이 문제에 일조한다. 이러한 상황 아래 많은 외국계 은행들은 에티오피아의 정치∙경제적 혼란상을 목도하면서 현지 진출을 꺼리고 있고, 국내 은행들은 해외 경쟁자들에게 고객층을 빼앗길 가능성에 불안을 느끼면서 시장 개방을 경계하려는 경향을 보인다.9)

따라서 에티오피아가 FDI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거시경제적 투자 제약요건을 해소하고 인적자본을 확충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인적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는 현지 은행들이 낡은 인사관행 개혁, 직원 교육 투자, 종합적 고용혜택 제공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해외의 전문기술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한 합작벤처 설립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10) 또한 에티오피아가 더욱 많은 FDI를 유치하고 외국계 기업의 국내시장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성 확보, 치안 개선, 부패 척결, 금융부문 개혁 등의 노력이 필요하며, 이에 더해 구체성이 부족한 기존의 투자정책을 대체할 FDI 특화형 정책의 필요성이 지적되기도 한다.

현재 에티오피아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과 국영기업 현황개선에서 시작해 궁극적으로는 국영기업 민영화 및 경쟁성제고를 달성한다는 구조적 개혁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개혁과 경제 안정화라는 양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과정에서 단기적 경기부양과 장기적 발전 모두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산업화의 일부 진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책 측면에서의 문제를 겪고 있는 에티오피아가 소매 및 금융부문의 점진적 자유화나 규제역량 신장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 잠재력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개혁의 신중한 추진, 해외 모범관행 학습, 현 지의 고유한 맥락에 맞춘 전략 수립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11) 

한편 세계 각국의 성공적인 FDI 유치전략 사례를 분석해보면 에티오피아의 정책적 개입이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할지에 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 및 투자위원회가 효과적인 FDI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취해야 할 노력의 대표적 방향으로는 △FDI 행정∙관리구조 정비 △정치∙경제적 안정성 확보 △유망 투자사업 파악 및 지원책 도입 △유관 서비스 제공 강화 △투자 인센티브 확대 △FDI와 국내 기업 사이의 연계 강화 △FDI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혜택 극대화 및 리스크 통제를 들 수 있다.12) 이들 조치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정부기관의 제도적, 인적, 재정적 역량을 신장하고 유관분야에서의 구체적 행동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외국계 기업의 에티오피아 진출 전략 및 실제 사례
에티오피아 시장으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이 사업 성공 확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에는 △철저한 시장 조사 △종합적 현지 실사 △경험이 풍부한 지사 대표 임명 △현지 인력과의 우호적 관계를 위한 투자 △법률 고문 임명 △에티오피아 정부의 공개입찰 사업에 대한 정보 수집 등이 있다.13) 특히 역동적이고 잠재력 높은 현지 시장에서 장기적 존재감을 확보하려는 외국계 기업이라면 에티오피아 고유의 문화적 맥락과 기업관행, 규제환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폭넓은 시장조사와 현지화 전략, 공급망 관리, 장기적 안목에서의 접근법 등을 활용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최근 에티오피아 진출에 성공한 외국계 기업의 구체적 사례로는 2022년에 에티오피아 글로벌 파트너십(GPE) 컨소시엄을 통해 현지에서 15년간 영업할 수 있는 면허를 취득한 케냐의 주요 무선통신기업인 사파리콤(Safaricom)을 들 수 있다. 사파리콤에게 있어 에티오피아 진출은 풍부한 사업 경험과 전문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비록정세불안, 에티오피아 정부의 자국 기업 보조금 지금이나 보호주의 조치 등 시장 개입, 환율 리스크와 같은 도전요소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사파리콤은 리스크 보험 가입, 모바일 결제 면허 취득, 케냐 시장에서의 교훈 활용 등을 통해 이러한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일부 장애요소에도 불구하고 에티오피아를 장기적 투자사업의 장으로 대우하고 있는 사파리콤은 서비스 출시로부터 1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가입자 수 5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이미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고, 앞으로도 자사의 성공적인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M-Pesa를 도입해 급속히 성장 중인 에티오피아 무선통신업계에서 고객층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 기업의 기회
에티오피아의 시장 자유화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아프리카에서의 존재감을 높이고 교역 파트너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에티오피아는 한국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석면, 벤토나이트(bentonite), 세라믹 점토, 카올리나이트(kaolinite) 등 각종 천연자원의 풍부한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석탄, 철광석, 구리, 니켈, 망간 등의 광물자원은 한국의 제철, 에너지, 금속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고, 금을 비롯한 귀금속과 고가 광물자원은 장신구나 럭셔리 상품 업계에서의 협력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외에 에티오피아의 지열, 석회암, 석고 자원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개발이나 건설자재 생산에도 한국 기업의 참여가 권장된다.14)  에티오피아에 생산시설을 구비하고 인력을 모집해 상품을 생산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은 에티오피아가 보유한 많은 인구와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의 거대한 소매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참여가 유망한 업종은 자동차 및 부품 제조(현대자동차 등), 휴대전화나 TV 스크린 등 전자기기 제조(삼성전자 등), 반도체, 화학제품, 주택 건설 및 판매, 약품, 교량 건설, 예술산업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도시 내 농업, 보건∙의료, 전자 시스템 분야에서의 구상을 바탕으로 친환경 녹색도시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에티오피아의 스마트시티 사업은 한국 기업들에게 좋은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직업훈련 및 고등교육 인프라 정비 △공공 서비스의 디지털화 △과학∙기술 발전 지원 △보건 및 도시개발 시스템 개선 △산업단지 내 직물∙의류업 등도 높은 투자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15) 현재 한국 기업 LG전자가 에티오피아에서 IT 교육 훈련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는 조립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영원무역과 신티에스 등 에티오피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고용된 인력은 8,000명에 달한다.16) 
 
결론
에티오피아의 시장 자유화는 투자자들에게 기회와 도전요소를 동시에 안겨준다. 에티오피아의 인구 증가율은 2020년 이후 꾸준히 2.5%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17) 소비자 시장의 규모는 점차 성장하고 있으며, 투자 인센티브, 기술이전 및 현지화 잠재력은 에티오피아로의 투자를 유망하게 만들어준다. 반면 규제장벽, 인프라 미비, 외화거래 통제, 금융 접근성 부족, 법 규정의 일관성 부재는 현지에서의 사업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사업이 가져오는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책 결정자들과 현지 기업, 외국계 기업 모두의 협력으로, 구체적인 노력방향으로는 규제 간소화, 인프라 투자, 금융부문 역량 강화, 투자법령 일관화, 정치적 안정성 및 치안 확보를 들 수 있다. 비록 환율불안이나 부패 문제 등은 단기간 내에 해소가 어려운 문제로 남아있으나, 에티오피아의 외국 기업 유치, 글로벌 경제권 편입,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일부 장애물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현지 기업환경의 고유한 강점인 거대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을 십분 활용하면서 잔존 문제 해결을 위한 개혁을 완수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각주
1) Ashine, 2024
2) FDRE. Directive 1001/2024, 2024
3) Ashine, 2024
4) NBE, 2024, p. 11
5) Ashine, 2024
6) FBC, 2024
7) Shkuri, 2023
8) Shkuri, 2023
9) Shkuri, 2023
10) Etensa, 2023
11) NBE, 2024
12) Debebe, et.al. 2023
13) Habte, 2023
14) Ethiopian Geological Survey, 2016
15) PDC, 2020
16) (편집자 주) 산업통상자원부, 2023.10.21
17) (편집자 주) https://www.macrotrends.net/global-metrics/countries/ETH/ethiopia/popu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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