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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남아프리카공화국, 총선서 여당 30년 만에 과반 확보 실패…연합정부 구성

남아프리카공화국 EMERiCS - - 202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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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총선에서 여당 패배…야권과 연정 구성 합의


남아공 총선 결과, 집권여당(ANC) 과반확보 실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집권당인 아프리카국민회의(ANC)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의회 과반 의석을 상실했다. 지난 5월 29일 치러진 남아공 선거에서 ANC가 확보한 득표율은 40% 이상에 그쳤다. 한편 주요 야당인 민주동맹(DA)은 약 21%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전 대통령 제이콥 주마(Jacob Zuma)가 이끄는 새로운 정당인 MK당은 14% 이상의 득표율로 3위를 차지했다. 경제자유전선(EFF)은 9% 이상의 득표율로 4위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ANC는 림포포(Limpopo), 이스턴케이프(Eastern Cape), 노스웨스트(North Cape), 프리스테이트(Free State), 음푸말랑가(Mpumalanga)에서 과반수를 확보했지만, 노던케이프(Northern Cape)와 하우텡에서는 과반수에 미치지 못했다. 민주동맹당은 웨스턴케이프(Western Cape)에서 계속해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 대통령 제이콥 주마의 MK당은 콰줄루나탈(KwaZulu-Natal)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기록했다. 위 결과에 따라  ANC는 개국 이래 처음으로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또한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사상 가장 낮은 투표율인 58.64%를 기록하였으며,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를 국민들로부터 가장 관심을 받지 못한 선거로 평가했다. 


이번 선거에서 ANC의 득표율이 저조했던 것은 높은 실업률, 경제적 불평등, 부정부패 스캔들, 빈번한 정전 사태, 높은 범죄율로 국민들의 지지를 상실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권은 경제자유화, 200만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 전력 공급 안정화, 범죄 감소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국민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주요 야당인 민주동맹(DA)은 여러 소규모 정당들과 연합을 형성하여 지지 기반을 넓히려 하고 있으며, 경제자유전선(EFF)은 주로 젊고 가난한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얻어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연립정부 구성 노력 전개…야권은 연정 구성에 합의 


집권 여당인 ANC는 의회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자 연합정부 구성을 추진했다. ANC는 단일 야당과의 연립 정부 대신, 여러 정당과의 광범위한 연합을 통해 국가 통합 정부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ANC가 특정 정당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포용하는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ANC는 민주동맹(DA), 잉카타 자유당(IFP), 애국동맹(PA), 그리고 GOOD당과 함께 “국가 통합 정부”를 구성하고 했다. 현재 ANC와 협력한 정당이 의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의석의 68%에 달하며, ANC는 다른 정당들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새로 구성된 연합 정부는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토지 개혁, 인프라 개발 등 주요 과제를 해결하고 남아공의 정치적, 경제적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ANC당과 함께한 정당들은 국가 통합 정부의 내각 구성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총 32명으로 구성된 내각에서 여당인 ANC당 출신은 20명을, 민주동맹(DA)당은 6명을 차지했다. 나머지 6명은 소수 정당에 배분됐다. 여기서 특기할만한 점은 여당인 ANC당이 재무부, 국방부, 외교부 등 유지한다는 점이다 되었다는 점이다. ANC당 출신이자 전 법무부 장관인 로널드 라몰라(Ronald Lamola)가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한편 민주동맹당의 지도자인 존 스틴후이젠(John Steenhuisen)은 농무부 장관직에 임명되었다. 농업 부문은 백인 농민들과 기업들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민주동맹은 이주를 관장하는 내무부와 부패 스캔들에서 중심을 차지했던 공공사업부, 기초 교육부를 차지했다. 내각 인선 발표 이후 ANC는 진전된 결과이며, 남아공 민주주의의 탄력성을 증명했다고 논평했다. 한편 스틴후이젠 민주동맹 당대표는 협상이 난항을 겪었으나 민주동맹당이 실질적인 프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고 언급했다.


남아공 연립정부의 주요 정책…경제 회복에 집중 

주요 국제기구의 남아공 경제성장 전망치 하향 조정 등 경제적 어려움 지속 

선거가 치러지기 전인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은 남아공의 경제 성장 전망치를 재차 하향 조정했다. IMF는 과거에도 2024년 남아공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0%으로 낮추었으나, 4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남아공 경제 성장률이 이전 대비 0.1%p 추가로 하향한 0.9%에 달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IMF 측은 철도, 항만 문제로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전력 공급 문제, 수자원 공급 문제도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선거도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IMF는 예측했다. 또한 IMF는 2024년 남아공의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이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번 보고서에서 IMF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플레이션이 올해 평균 4.9%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4년 초 발표한 예상치인 4.5%보다 높은 수치이다. 또한 남아공의 실업률도 2024년에 33.5%, 2025년에 33.9%로 높아질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IMF는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남아공 정부가 재정 통합 기조를 유지하고, 물류, 에너지, 민간 투자 유치를 위한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경제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아공만 경제 성장이 지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AfDB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의 경제 성장률은 2024년 3.8%, 2025년 4.2%에 달할 전망이지만, 남아공의 경제 성장률은 2024년 1.1%, 2025년 1.6%에 그칠 전망이다. AfDB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프리카 경제 성장에 동참하긴 커녕 계속 뒤쳐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Fitch)는 더욱 박하게 남아공의 경제 성장 전망을 평가했다. 피치는 남아공의 구조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2024년과 2025년 경제 성장률이 각각 0.9%와 1.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피치는 전력, 물류 문제와 더불어 소득 불평등이 남아공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정 구성 정당들의 다양한 경제정책 제시 

연립정부의 경제 전략은 일자리, 물가 등 전반적인 경제안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연립정부의 다음 행보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연정을 구성하는 각 정당이 제시한 경제 비전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ANC당은 고비용 생활 문제 해결을 위해 필수 품목에 대한 부가가치세(VAT) 면제, 토지 개혁, 지역사회 및 가정 정원 지원, 가격 담합 방지 조치 등을 제안했다. 또한 ANC당은 기본 서비스 확대하여 물과 주택 같은 기본 서비스의 보조금 확대 및 국가 건강 보험(NHI) 도입을 통해 건강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250만 개의 공공 일자리 창출, 여성, 청년, 장애인을 위한 소기업 지원 확대, 민간 부문 내 고용 형평성 촉진을 ANC는 목표로 제시했다.

민주동맹당은 자유주의 기조를 강조했다. 민주동맹당은 민간 주도 성장을 정부 개입을 줄이고, 민간 기업이 번창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동맹당은 청년 고용 기회 증서를 발행하여 인종 차별 없이 빈곤을 없애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며, 공공 부채 통제, 재정 위기 감소, 세수-국내총생산(GDP) 비율을 낮추기 위한 세제 개혁을 추진하며, 강력한 사회 복지 안전망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경제자유전선(EFF)은 세금 회피 방지, 불법 금융 흐름 억제, 부유세 도입, 법인세 인상 등을 통해 세수 증가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EFF당은 공공 서비스 제공 및 정부 소유 인프라 건설을 강조하는 한편, 입찰을 폐지하고 국영 기업에서 직접 고용을 추진하여 부패의 여지를 줄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외에도 EFF당은 자본 이득세 및 상속세 인상를 인상하여 빈곤층의 세금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주마 전 대통령이 이끄는 MK당은 광업, 농업, 재산업화, 관광, 인프라 부문에 집중하여 5년 내 5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각 정당이 발표한 다양한 경제비전은 일부 조화와 대립을 보이며, 연립 정부 내에서도 충돌하며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연립정부에 대한 기대 및 정책 제언

통합정부가 구성된 이후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남아공 대통령은 두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 식에 라마포사 대통령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포괄적인 경제를 구축하겠다고 다짐하였다. 라마포사 대통령의 취임에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남아공 화폐인 랜드화의 가치는 달러 대비 0.44% 상승하였으며, JP 모건도 남아공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연정을 구성한 정당의 정책 지향이 상이하여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경제 정책 성공 여부가 연정을 구성한 정당 간 갈등을 조율하는 데 달려있다고 논평했다.

자유주의 계열의 씽크탱크인 자유시장재단(Free Market Foundation)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 규모 축소와 민영화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놓았다. 자유시장재단은 현재 30명에 달하는 장관의 수를 장관과 차관을 포함하여 10명으로 줄일 것을 권장하였으며, 민간 부분이 정부 기관과 경쟁할 수 있도록 민영화를 확대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표준 세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추가 세금 인상을 중단할 것과 공공 부문 임금을 대폭 줄이고, 민간 부문 임금을 늘릴 것을 제안했다. 자유시장재단은 이러한 정책이 경제 자유도를 높이고, 빈곤층과 실업자들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유주의에 입각한 개혁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임란 발로디아(Imraan Valodia) 위트워터스탠드대학(University of the Witwatersrand) 교수는 보다 다원화된 정치 공간에서 새로운 목소리가 유입되고 더 나은 경제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제 집중, 실업, 불평등과 같은 주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한 발로디아 교수는 자유로운 시장이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믿음에서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 경제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화 대신 포용적 성장을 보장하고 과도한 기업 권력과 부의 집중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을 신중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발로디아 교수는 전반적으로 남아공의 국민 통합 정부는 다양한 관점과 증거 기반 정책 결정을 통합함으로써 더 나은 경제적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남아공,  2025년 G20 의장국 수임… 연립정부의 외교정책

2025년 G20 의장국으로 글로벌 경제 개혁 촉구 

남아공은 2025년 G20 의장국으로서 중요한 경제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남아공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과 함께 기후 문제 극복, 성 불평등 해소, 기근 종식, 디지털화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한 개발도상국들이 외부 부채 상환 비용이 건강 및 교육 지출을 초과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남아공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양국 관계 강화와 G20 의장국 수임에 관하여 논의했다. 이번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라마포사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하고, 양국 관계 강화,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사회 개발, 기후 변화 등 주요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2025년 남아공에서 개최되는 G20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립정부의 외교정책 방향

연립정부가 출범하면서 외교정책에 있어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연립정부는 남아공의 국익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우스의 이익 증진, 국제 금융 구조 개혁, 외교부 역량강화 등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연립정부에서 ANC당과 연정 내 민주동맹 간 외교정책 지향의 차이는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ANC 출신인 라몰라가 외교장관을 역임하게 되면서 남아공 외교정책에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민주동맹은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문제에서 ANC당과 다른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해왔다. 이러한 차이를 완화하고 통일된 외교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여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한 다양한 정당 간의 이견을 조정하고, 국제 정치적 도전과제에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또한 이전부터 남아공 정부는 다자주의를 적극 지지해왔으며, 이러한 다자외교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은 다른 중견국이나 신흥 강대국에 비해 군사적, 외교적 역량이 제한되어 해외에 독자적으로 영향력을 투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릭스(BRICS) 그룹을 비롯한 다자주의 이니셔티브는 남아공이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과 글로벌 사우스 등 우선순위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고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또한 남아공이 가자지구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한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새로운 남아공 정부는 도덕적 권위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 원칙을 행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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