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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이스라엘 주도 신(新)중동 질서의 명과 암 - 중단기적 안정 기조 속 투자 환경 개선

이스라엘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동아프리카학과 교수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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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EMERiCs 아프리카ㆍ중동 ”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3년 10월은 중동 현대사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이 발생한 이 시점부터 중동 질서의 ‘강제 개편’이 본격화했다. 시아파 이란이 주도하는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에 맞서서 미국-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의 연대가 강화하던 상황에서 하마스의 무모한 군사적 도발은 이스라엘이 중동의 새로운 질서를 강제적으로 개편하는 장을 열어주었다. 미국의 묵인과 지원 속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의 다양한 적대 조직,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역내 반이스라엘 그리고 반서방 세력을 차례로 진압했고, 급기야 중동 내 최대 군사 대국인 이란마저 완전히 무력으로 제압했다. ‘저항의 축’은 무너졌고 미국의 후광을 업고 이스라엘은 이제 역내에서 ‘경찰국가(police state)’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향후 테러 세력이나 반서방 세력의 준동이 머나먼 미국 본토로부터가 아닌 역내 이스라엘의 즉각적인 대응으로 무력화할 것이다. 중단기적으로는 중동의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다. 적극적인 투자와 교역 그리고 협력을 모색하는 우리 기업에는 더욱 긍정적인 안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과 미국이 지지하는 중동의 권위주의 세력의 집권은 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의 군사 패권국으로 부상한 이스라엘

하마스의 대대적인 공격과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 직후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리던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하마스의 전투 능력을 파괴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의 모든 전력을 동원할 것”이라며 전쟁을 선포했다. 군사작전이 아닌 전쟁이라는 점도 명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적으로 ‘철검(Iron Swords)’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230만 명이 거주하는 가자지구에 물, 전기, 식량 공급을 차단했다. 1973년 4차 중동전쟁 이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36만 예비군 동원령도 내렸다. 하마스의 본거지 가자지구에 연일 대대적인 공습과 포격 그리고 지상 작전을 통해 대부분 군사 시설을 파괴했다. 정밀 공습과 특수 작전을 통해 가자지구, 레바논, 그리고 이란에서 하마스의 군사 및 정치 최고 수뇌부들을 제거했다. 궁지에 몰린 하마스는 결국 2025년 불리한 조건의 휴전 협상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가자지구의 향후 처리 문제는 사실상 이스라엘과 미국의 손에 넘겨졌다.

이스라엘의 군사적 패권 확장은 점령지 팔레스타인에 국한되지 않았다. 하마스를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 북부에 박격포와 로켓을 발사한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펼쳤다.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군사 거점을 공습했다. 호출기 원격 폭발 작전으로 헤즈볼라 대원 3,000여 명을 제거하고 결국 최고 지도자와 후계자 모두 정밀 공습으로 사살했다. 유리한 휴전 협정을 체결하면서 ‘눈엣가시’ 헤즈볼라도 사실상 무력화했다. 

시리아에서도 지속적인 공습으로 향후 잠재적 위협을 제거해 나갔다. 내전으로 중앙정부의 통제권이 약화한 시기를 틈타 준동한 과격 세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군사작전을 펼쳤다. 전 정권을 지원하던 이란 군 지휘부를 암살하고 공습으로 사망케 했다.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을 공습해 군 지휘를 제거하면서 이란을 자극했다.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에는 상당수 정부 정규군 시설을 타격해 신정부의 군사적 위협을 선제적으로 제거했다. 시리아 남부도 사실상 점령하면서 골란고원에 이어 시리아와의 완충지대도 확대했다. 

표 1.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중동지역 주요 군사작전
출처: 언론 보도 취합 저자 정리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은 국경을 접하는 국가를 넘어서고 있다. 하마스의 저항을 지원하기 위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예멘의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작전도 지속하고 있다. 결정적인 군사적 행보는 이란과의 전면전이었다. 역내 군사적 패권 확보를 위해 이스라엘은 이란의 벽을 넘어야 했다. 따라서 이란의 개입을 유인하기 위한 여러 사전 작전을 펼쳤다. 시리아에서 이란 군 지휘부를 지속해서 공격하고 급기야 이란 영사관까지 공습했다. 결국 2024년 4월 이란이 이스라엘을 보복 공습하면서 전쟁이 사실상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방공 시스템 등 이란의 군사 시설을 공습으로 약화한 후, 2025년 6월 12일 동안 이란의 주요 핵 시설, 군사 거점 등 대규모 타격했다. 이어진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으로 사실상 이란은 전쟁에서 패하고 휴전을 받아들여야 했다.

생존에서 적극적 개입으로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보여주고 있는 노정은 전략적 노선 변경이다. 과거에는 아랍 및 이슬람권에 둘러싸인 자국의 생존이 국가 전략이었다. 아랍과 네 차례의 전쟁을 거치면서 국가 생존을 위해 1948년을 시작으로 아랍 주변국과의 네 차례 전쟁을 버텨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의 서안과 가자 그리고 시리아 남부를 점령해 완충지대로 삼고 직접적인 위협을 막아내려고 노력했다.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에게는 압도적인 물리력을 과시하여 도전을 막아냈다.

그러나 현상 유지의 생존 전략은 1990년 초부터 점차 변모하기 시작했다. 구소련 붕괴 이후 소련과 동유럽에서 유대인 약 100만 명이 이스라엘로 입국하면서다. 대규모 인구 유입으로 메마른 사막 땅 혹은 점령지에 더 많은 정착촌이 건설되었다. 팔레스타인과의 충돌이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갈등 상황은 이스라엘 정치의 우경화를 가져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 우경화의 중심인물 중 하나다. 그가 이끄는 극우 연정은 지난 7월 사법부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정착촌 건설, 대외 확장 정책 등 우파 정부의 결정을 견제할 수 있는 대법원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이 골자다. 야권, 시민사회의 반대 시위가 이어지면서 이스라엘은 정국 혼란을 겪고 있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전쟁 정부’를 이끌게 된 네타냐후 정권은 최악의 국론 분열을 타결할 실마리를 마련했다. 동시에 역내로의 영향력 확장을 위한 절호를 기회를 얻게 됐다.

그림 1. 종교·역사적 대이스라엘(Greater Israel) 
출처: “Greater Israel: From Torahic Concept to New Plans.” AlWagt (Aug. 30, 2025). 

안보를 중시하는 우파의 득세는 이스라엘 내외에서 유대주의 확장 담론도 불러일으켰다. ‘대이스라엘(Greater Israel)’ 담론이 확산하고 있다. 히브리어 성경(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이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후손에게 약속한 땅에 대한 종교적 그리고 역사적 담론이다. 전통적인 해석에 따르면 그 경계는 현재 이집트의 나일강에서 이라크와 시리아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유프라테스강까지다. ‘약속의 땅(Promised Land)’으로 불리는 이 지역은 현대 이스라엘 국가보다 훨씬 넓은 지역을 포함한다. 이스라엘 정부 일부 관료는 현재 ‘대이스라엘’을 점령지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포함하는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의 모든 영토를 지칭하는 데 사용하고 있지만, 우파 강경보수 정파와 종교 단체는 성경의 대이스라엘 개념을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신(新)중동 질서 주도하는 ‘경찰국가’ 이스라엘

시아파 국가 및 세력이 참여하는 이란 주도의 ‘저항의 축’이 붕괴했다.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와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사실상 와해했다. 시아파의 일파인 알라위파의 시리아 아사드 정권도 몰락했다. 예멘의 시아파 반군도 지속적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국가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들 시아파 국가와 세력을 결집하던 이란도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과 우방국 미국의 벙커버스터 핵 시설 공격으로 짧은 전쟁에서 무기력함을 드러냈다. 역내 패권은커녕 자국 내 반정부 저항을 우려하는 처지에 몰렸다.

그림 2. 이스라엘과 주변국 외교 관계
출처: “Israel’s New Government Will Test the Ties with Arab States.” The Economist (Jan. 3, 2023).

미국의 지원과 친미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국가의 묵인으로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중동 질서의 재편이 사실상 완성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과 핵 합의를 하면서 위기에 빠졌던 이스라엘은 차기 정부인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들어서면서 막대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이란을 무력화하는 새로운 질서를 구상했다. 트럼프의 유대인 사위 자레드 쿠슈너(Jared Kushner)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아파 종주국 이란의 패권 추구를 우려하던 사우디 등 수니파 아랍국가를 설득했다. 그 결과가 2020년 9월 체결된 아브라함 협정이다.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수단 그리고 12월에는 모로코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정 체결은 가까운 미래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아랍권의 변심이 사실상 2023년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의 주요한 배경이 되었다.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정상화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사우디 등 주요 아랍국가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회복한다는 것은 하마스에 대한 정치적 그리고 물질적 지원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마스의 오판은 이스라엘이 군사적으로도 중동지역의 질서를 더욱 신속하게 재편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말았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물론 레바논, 시리아, 예멘 그리고 이란에까지 군사작전을 제한 없이 추진한 이스라엘은 이제 중동지역의 경찰국가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됐다. 과거 미국이 먼 거리에서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면, 역내 최고의 첩보망을 가진 이스라엘은 미국보다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중동의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 2025년 9월 카타르 수도 도하의 주거 지역 공습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적대 국가가 아닌 친서방 중립적 성향의 걸프 국가의 민간인 지역에도 폭탄을 투하했다. 국제적 그리고 역내 일부 국가의 반발에도 이스라엘은 당당하게 테러 세력 제거 노력의 일환이라고 일축했다. 

중단기적 안정화 기조 속 경제 협력 환경 개선

이스라엘 주도의 신중동 질서는 이 지역의 상대적 안정화를 의미한다.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측 불가능성이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이란, 시리아, 헤즈볼라 등 통제 불가한 다양한 세력이 중동의 불안정에 기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이스라엘의 신속한 역내 군사적 역할이 증대되어 대규모 분쟁이 줄어들 것이다. 특히 최대 군사 대국 이란에까지 대대적 공격을 감행한 이스라엘이 향후 여러 사안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아 불안정 촉발 세력에 예방적 혹은 선제적 군사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어서 준동과 도발의 빈도가 낮아질 것이다. 이는 경제적 그리고 정치적 부담이 큰 직접적 중동 개입을 지양해 왔던 미 행정부,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과도 부합한다.

이러한 안정 기조는 경제적 여건의 변화도 예고한다. 중동 질서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면서 ‘경제·지정학적 공간’ 재편도 이어질 것이다.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이 안정화하면서 에너지와 해상 운송의 흐름이 원활해질 것이다. 새로운 국제 공급망의 등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대표적인 구상이 인도 중동 유럽 경제회랑(India-Middle East-Europe Economic Corridor)이다. 중국의 일대일로(BRI) 구상에 맞서 미국 주도 서방이 추진해 온 중동을 경유하는 동양과 서양의 무역 및 물류 경로다. 중동이 안정화하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등의 추진 노력이 배가될 구상이다.

이스라엘 주도 중동의 새로운 질서는 우리 기업에도 호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대규모 전쟁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의 에너지 공급 위기의 우려가 사라지면서 우리 기업이 중장기적 진출 확대를 모색할 여건이 마련됐다. 더욱이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정상화가 진행된다면 어느 국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중동 주요국과의 방산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궁지에 몰린 이란이 핵 협상 조건을 수용하고 온건하고 정상적인 국가로 돌아온다면 이란과 시리아 그리고 예멘까지 우리의 협력 몇 진출 대상국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빠르게 전개되는 새로운 중동의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와 기업이 협력과 진출 확대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신속하게 가동할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Ali, Zafer, Kousar, Farhana & Ahmed, Saleem. (2025). “The Israel-Iran Conflict: Shaping New Regional Dynamics in the Middle East.” Journal Of Social Science and Knowledge Horizons, 1(1), 29-40.
Saeed, Seevan. (2025). “The Crises in the Middle East: Reshaping the Region’s Geopolitical Landscape and Altering the Global Order. Asian Review of Political Economy, 4(1), 1-14.
Samaan, Jean-Loup. (2023.10.06), "The India-Middle East Corridor: a Biden Road Initiative?", Atlantic Council, https://www.atlanticcouncil.org/blogs/the-india-middle-east-corridor-a-biden-road-initiative/ (검색일자: 2025.11.02.)
Vakil, Sanam & Quilliam, Neil. (2023.03.28), "The Abraham Accords: Israel–UAE normalization and hard and soft power synergies", Chatham House, https://www.chathamhouse.org/2023/03/abraham-accords-and-israel-uae-normalization (검색일자: 2025.06.24.)
“Greater Israel: From Torahic Concept to New Plans.” AlWagt (Aug. 30, 2025). https://alwaght.net/en/News/268534/Greater-Israel-From-Torahic-Concept-to-New-Plans (검색일자: 2025.11.04.)
“Israel’s New Government Will Test the Ties with Arab States.” The Economist (Jan. 3, 2023). https://www.economist.com/middle-east-and-africa/2023/01/03/israels-new-government-will-test-the-ties-with-arab-states (검색일자: 202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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