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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중동부유럽 주요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동향

중동부유럽 일반 이경은 EC21R&C 연구원 2025/11/28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EMERiCs 중동부유럽 ”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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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회원국·비회원국의 차이로 본 중동부유럽 스테이블코인 규제 모델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확대됨에 따라, 각국 규제 당국은 이를 제도권으로 편입하고 잠재적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법적 기틀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동부유럽 국가들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식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여부에 따라 뚜렷한 차별성을 보인다.

EU 회원국인 체코와 헝가리는 EU 차원의 통합 규제인 ‘암호자산시장규정(MiCA)’을 국내법에 반영하여,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게 엄격한 라이선스 취득과 지급준비금 적립 의무를 부과하는 표준화된 규제 체계를 도입하였다. 이들 국가에서는 체코 국립은행(CNB)과 헝가리 국립은행(MNB) 등 중앙은행이 핵심 감독기관으로서 규제 집행을 주도하며,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암호자산 서비스제공자(CASP)에게 충분한 전환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등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제도 정착을 도모하고 있다.

반면, EU 비회원국인 세르비아와 튀르키예는 자국의 경제적 특수성과 금융 환경을 반영한 독자적인 규율을 추진하고 있다. 세르비아는 2021년 제정된 ‘디지털 자산법’을 통해 암호자산 산업을 조기에 합법화했으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서는 과도한 진입 장벽을 두지 않는 유연한 접근을 통해 혁신 산업 육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튀르키예는 고인플레이션이라는 거시경제적 상황 속에서 2021년부터 암호자산 결제를 전면 금지하여 금융 안정을 최우선시하고 있으며, 2024년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사업자 인가제와 고강도 자금세탁방지(AML) 규율을 도입하여 시장 건전화를 모색하고 있다.

MiCA 하에 EU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율 비교

유럽 지역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더불어 2022년 테라USD(TerraUSD) 사태와 같은 금융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소비자 보호와 시스템 리스크 관리를 위한 범유럽 차원의 규율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되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2023년 세계 최초의 포괄적 가상자산 규제법안인 ‘암호자산시장규정(MiCA)’을 최종 채택하였다.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발효된 MiCA는 스테이블코인을 그 성격에 따라 ‘자산준비형 토큰(ART)’과 ‘전자화폐 토큰(EMT)’으로 명확히 정의하고, 이에 대한 전례 없는 수준의 엄격한 규제를 도입하였다.

MiCA 규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 등의 위기 상황에서도 지급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자기자본과 유동성 준비금(1:1 비율 등)을 확보할 것을 의무화한다. 또한 백서 공시를 통해 투자자에게 발행 구조와 리스크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고, 투자자 권리 보호 의무를 강제한다. 특히 법정화폐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은 전자화폐로 간주되어, 발행 주체가 은행이나 인가된 전자화폐기관으로 엄격히 한정되며, 보유자에게 언제든지 액면가로 상환할 수 있는 법적 청구권을 부여함으로써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정합성을 확보하고 있다.

체코와 헝가리와 같은 EU 회원국들은 이러한 MiCA 규정을 국내법 체계에 내재화하거나 조응하는 법제를 정비함으로써, 국가별로 상이했던 규제 편차를 해소하고 EU 단일 시장 내에서의 규제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세르비아는 향후 EU 편입을 목표로 자국 법제와 MiCA 간의 정합성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으며, 튀르키예는 독자 노선을 걷으면서도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AML/CFT 규정을 강화하는 등 부분적인 조화를 모색하고 있다.

국가별 상세 분석: 규제 환경과 정책 대응

①체코(Czech Republic): 금융시장 디지털화법 시행과 CASP 라이선스 도입으로 규제 재편

체코는 전통적으로 가상자산에 개방적인 환경을 조성해 왔으며, 2024년 이후에는 글로벌 규제 흐름과 EU MiCA 규정의 발효에 맞추어 규제 공백을 메우는 방향으로 제도 정비를 가속화하고 있다. 체코는 2025년 2월 ‘금융시장 디지털화법(Act No. 31/2025 Sb.)’을 시행하며 MiCA 규정을 국내법에 반영하기 위한 이행 법률을 도입하고, 단순 등록 중심의 가상자산 사업자(VASP) 제도를 폐지하고, MiCA가 규정한 암호자산 서비스 제공자(CASP) 인가제로 규제 체계를 전면 재편했다. 이에 따라 암호자산 거래소, 커스터디, 교환 업무를 영위하고자 하는 모든 사업자는 규제 당국인 체코 국립은행(CNB)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체코 당국은 급격한 제도 변화로 인한 시장 충격을 완화하고 해외사업자들이 프라하를 유럽 진출의 거점으로 선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기존 사업자가 2025년 7월 말까지 인가를 신청할 경우 2026년 7월까지 영업을 허용하는 18개월의 긴 전환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도입하였다.

전자화폐 간주 원칙 적용 및 이중 규제 리스크 관리

체코 법제 하에서 스테이블코인은 MiCA의 분류에 따라 ‘전자화폐 토큰(EMT)’이나 ‘자산준비 토큰(ART)’으로 관리된다. 특히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되는 EMT는 법적으로 ‘전자화폐’로 간주되므로, 그 발행자는 반드시 은행 라이선스나 전자화폐기관 인가를 보유해야 하며, 투자자에 대한 명시적인 상환 의무를 진다. 발행 시에는 금융당국(CNB)에 백서(White Paper)를 제출하여 승인을 받아야 하며, 엄격한 자본금 및 유동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CNB는 이러한 요건의 준수 여부, 준비금 적립 현황, 시장 남용 행위 등을 일차적으로 감독한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 서비스가 EU의 지급결제지침(PSD2) 적용 대상과 중첩될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업계에서는 CASP 인가와 결제기관 인가를 이중으로 받아야 하는 규제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체코 당국은 중복 규제 리스크를 해소하고 명확한 법적 확실성을 제공하기 위해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 중이다. 자금세탁방지(AML) 측면에서는 이미 CASP를 특정금융정보보고법상 의무기관으로 지정하여 고객확인(KYC) 등을 강제해왔으며, 이번 법 개정으로 FAU와 협조해 AML 감독을 수행할 방침이다.

체코 국립은행의 감독 역할 및 디지털 자산 실험 동향

체코 국립은행(CNB)은 통화 안정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중앙은행이지만, 최근 디지털 자산에 대해서는 매우 실용적이고 전향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 2025년 11월, CNB는 비트코인과 미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등 약 100만 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시범 매입하여 별도 포트폴리오로 관리하는 실험을 개시한 바 있다. 이는 중앙은행이 직접 키(Key) 관리, 다중 승인 보안 절차, 위기 대응 및 AML 준수 등 디지털 자산 운용의 전 과정을 실무적으로 검증하고, 향후 이를 공식 외환보유고나 준비자산으로 편입할 가능성을 기술적으로 타진해 보려는 목적으로 알려졌다. CNB는 단기간 내 비트코인을 외환보유고에 편입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번 시범 운용은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하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정책적·실무적 이해를 높이려는 중앙은행의 적극적 의지를 보여준다.

②헝가리 (Hungary): 규제 체계: 암호자산 시장법 제정과 독자적 거래 검증 제도 

헝가리는 2024년 4월 ‘암호자산 시장법(2024년 제VII호 법률)’을 제정해 EU MiCA 규정을 국내 법제로 전면 반영했다. 이 법은 암호자산의 발행·공모·거래와 서비스 제공자 감독에 관한 규정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자산 유형을 전자화폐 토큰, 자산준비 토큰, 기타 암호자산으로 세분화해 관리하도록 했다. 감독기관인 헝가리 국립은행(MNB)은 경고 발령, 과징금 부과, 영업 정지, 불법 온라인 콘텐츠 차단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특히 헝가리는 MiCA 기준에 더해 독자적인 거래 투명성 제도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2025년 7월 1일부터 모든 암호자산–현금 교환 거래는 정부가 인가한 검증기관(Validator)이 발급한 ‘준수 증명서(Compliance Certificate)’를 반드시 첨부해야 법적 효력이 인정된다. 이를 지키지 않은 거래를 중개하거나 수행하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검증기관은 신설된 규제활동감독청(SARA)의 감독을 받으며, 거래 당사자의 신원, 자금 출처, 지갑 소유권 등을 검증해 불법 자금 유입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 제도는 헝가리가 자금세탁 방지 측면에서 EU 평균보다 더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규율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테이블코인 규율 및 소비자 보호 강화 

헝가리는 MiCA 기준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법정화폐와 연동된 전자화폐 토큰(EMT)은 은행이나 전자화폐 발행기관만이 발행할 수 있으며, 발행 전 헝가리 국립은행(MNB)의 백서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EMT 발행자는 발행액과 동일한 규모의 1:1 기초자산을 적립하고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며, 보유자의 상환 청구권을 보장할 수 있는 지급준비금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 달러·유로 등과 연동되지 않은 자산준비 토큰(ART) 발행자 역시 법인격 요건과 내부 거버넌스 체계를 구비해야 한다.

헝가리의 새 법률은 투자자와 소비자 보호 조항도 강화했다. 암호자산 서비스 제공자는 고객 불만을 의무적으로 접수·처리하고, 정해진 기한 내에 응답해야 하며, 소비자 보호를 전담하는 담당자를 지정해야 한다. 고객은 전화로 제기한 불만에 대한 녹취 기록을 열람할 권리가 있다. AML 측면에서는 국세청(NAV)이 금융정보분석기구(FIU) 역할을 맡아 거래소와 지갑 제공자를 AML 의무기관으로 등록시키고, 의심 거래 보고 등 규정 준수 여부를 집중적으로 감독하고 있다.

헝가리 국립은행(MNB)의 감독 체계와 디지털 화폐 검증 전략 

헝가리 국립은행(MNB)은 규제 당국의 역할을 넘어 디지털 화폐 인프라와 운영 모델을 검증하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MNB는 2022~2023년 학생 대상 소매용 CBDC 파일럿 ‘Student Safe’를 운영했으며, 이는 앱에서 퀴즈를 풀고 보상으로 받은 디지털 화폐를 선물로 교환하거나 저축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그 목적은 청소년 금융이해력 향상과 함께 소매 CBDC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사용자 기반 환경에서 검증하는 데 있었다. 이 파일럿은 EU 회원국 중앙은행 가운데 최초의 소매형 CBDC 실증 사례로 평가된다. 헝가리는 이를 통해 향후 CBDC 운영에 필요한 기술·운영 데이터를 축적했으며, 민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공공 주도 디지털 화폐 개발을 병행하는 균형적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MNB는 다만 당분간 소매용 CBDC를 즉시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며, 필요 시 단계적 도입을 위한 정책·기술 준비를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③세르비아 (Serbia): 디지털 자산법 도입과 이원화된 감독체계 구축

세르비아는 발칸 지역에서 가장 먼저 암호자산을 제도권에 편입한 국가로 평가된다. 2020년 말 제정되어 2021년 6월 시행된 ‘디지털 자산법(Law on Digital Assets)’은 채굴과 거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산업 육성을 위한 포괄적 규제 틀을 마련했다. 이 법은 디지털 자산을 결제 기능을 지닌 ‘가상화폐(virtual currency)’와 투자 목적의 ‘디지털 토큰’으로 명확히 구분하며, 이에 따라 감독 권한도 이원화된다. 가상화폐는 세르비아 국립은행(NBS)이, 디지털 토큰은 세르비아 증권위원회(SSC)가 각각 관할한다.

암호자산 서비스 제공자는 취급 자산 유형에 따라 해당 감독기관의 사전 인가를 받아야 하며, 최소 자본금 요건, 정보보안 체계, 내부통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러한 이원화된 감독 구조는 디지털 자산 산업을 금융 규제 체계 내로 안정적으로 편입시키는 한편, 양도소득세 15% 부과 등 조세·회계 기준을 명확히 해 시장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초기 단계부터 규제·조세 체계를 동시 정비함으로써, 세르비아는 향후 EU 규제 체계(MiCA)와의 정합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미리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연한 진입 규제와 통화 주권 보호

세르비아는 스테이블코인을 별도 법적 유형으로 세분하지 않고 ‘안정적 디지털 자산’ 범주로 포괄해 관리하고 있다. EU의 MiCA와 달리 발행자에게 100% 준비금 적립이나 엄격한 유동성 요건을 법적으로 부과하지 않는 점이 특징이며, 이는 제도 도입 초기 단계에서 지나치게 높은 규제가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려는 정책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은 감독 체계상 가상화폐로 분류되기 때문에, 발행·유통 전 과정이 세르비아 국립은행(NBS)의 허가와 점검 대상에 포함되어 실질적 규제 사각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세르비아 정부는 자국 통화인 디나르의 통화 주권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다. 현행 법제에서는 디지털 자산을 직접 상품·서비스의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행위가 명확히 허용되지 않으며, 암호자산을 지불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사실상 금지되어 있다. 이는 민간 암호자산이 법정통화를 대체하거나 통화정책의 효과를 약화시키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스테이블코인의 결제 기능을 제한하는 강력한 통화 질서 유지 전략의 일환이다.

디지털 자산 혁신 전략과 EU MiCA 정합성 확보 방향

세르비아 정부는 베오그라드를 중심으로 디지털 자산 허브를 육성하고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등 친혁신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은행권의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 제한, 보수적 감독 환경, 비교적 엄격한 과세 체계 등으로 인해 산업 성장 속도는 기대에 비해 완만한 편이다. 중앙은행인 NBS 역시 독자적인 CBDC 발행 계획은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민간 기업의 디지털 화폐·토큰화 서비스 실험을 지원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EU 가입 후보국인 세르비아는 장기적으로 MiCA 규제 체계와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법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준비자산 요건 신설, 감독 기준의 세분화,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인가·보고 의무 강화 등으로 구체화될 수 있다. 즉, 현재의 친혁신 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EU 편입을 위한 규제 정비가 병행되는 ‘이중 전략’이 향후 세르비아의 디지털 자산 정책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④튀르키예 (Türkiye): 결제 질서 보호 조치와 암호자산 시장의 엄격한 인가제 구축

튀르키예는 암호자산에 대해 점진적이면서도 매우 강도 높은 규제 접근을 취하고 있다. 암호자산의 보유와 거래 자체는 합법이지만, 2021년 4월 터키 중앙은행(TCMB) 고시를 통해 암호자산을 이용한 결제를 전면 금지했다. 이는 리라화 가치 하락을 방지하고 금융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 이후 당국은 비공식 시장에 머물던 거래를 제도권으로 유도하기 위해 2024년 7월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암호자산 서비스사업자(CASP)에 대한 인가제를 도입했다.

개정법에 따라 모든 암호자산 거래소는 터키 자본시장위원회(CMB)의 운영 인가를 반드시 받아야 하며, 초기 법 개정 시점에서는 최소 자본금 요건이 5천만 리라였으나, 2025년 세부 규정 확정 과정에서 거래소 기준 자본금은 1억~1억5천만 리라 수준으로 상향 조정되었다. 2024년 말 기준 총 47개 업체가 영업 의향을 제출했지만, 실제 인가 여부는 CMB의 심사 기준을 충족해야만 결정되며, 인가 없는 영업은 모두 불법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인가제 강화는 거래소 난립과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려는 규제 당국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민간 스테이블코인 억제와 디지털 리라 기반 공공 결제 인프라 구축

튀르키예는 스테이블코인을 별도 유형으로 분류하거나 발행 요건을 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테더(USDT) 등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은 일반 암호자산과 동일한 범주에서 취급된다. 그러나 정부는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결제 기능이 리라화의 통화 주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결제 영역에서는 이를 사실상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 대신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디지털 리라(Digital Lira)’ 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2022년 말 디지털 리라 네트워크에서 첫 결제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데 이어, 2023년에는 은행 및 핀테크 기업이 참여하는 2단계 파일럿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분산원장 기술과 즉시결제(instant payments) 인프라를 결합해 향후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결제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공공 기반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조치로 평가된다.

협력형 감독체계와 불법 자금 차단을 위한 AML/CFT 고도화 전략

튀르키예의 암호자산 규제는 여러 기관이 역할을 분담하는 다기관 협력 구조가 핵심적 특징이다. 자본시장위원회(CMB)는 암호자산 서비스사업자(CASP)에 대한 인가와 시장 감독을 담당하며, 재무범죄조사위원회(MASAK)는 AML/CFT 규제 집행을 전담한다. 특히 MASAK은 2024년 12월 고시를 통해 1만 5천 리라(약 500달러)를 초과하는 거래에 대해 송신자·수취인 정보를 보고하도록 하는 트래블 룰(Travel Rule)을 의무화했고, 범죄 악용이 의심되는 계좌를 동결하거나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도 추진되었다.

이와 함께 터키 중앙은행(TCMB)은 통화정책의 일환으로 암호자산 결제 금지를 유지하고 디지털 리라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은행감독청(BRSA)은 은행의 암호자산 커스터디 및 관련 서비스 제공을 감독한다. 또한 TÜBİTAK(과학기술연구위원회)은 기술 검증과 보안성 평가를 담당해, 규제 체계의 기술적 신뢰성을 보완한다. 이러한 다기관 협력 구조는 기관별 전문성을 활용해 투자자 보호, 불법 자금 차단, 통화정책 안정성 등 복합적인 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전략적 설계로 평가된다.

EU 회원국·비회원국의 스테이블코인 정책적 함의

체코와 헝가리, 세르비아와 튀르키예의 스테이블코인 규제는 EU 회원국 여부와 각국이 우선시하는 통화·금융 안정 목표에 따라 뚜렷하게 다른 방향을 보인다. 체코와 헝가리는 EU 회원국으로서 MiCA라는 단일 규제 체계를 그대로 수용하여 준비금 요건, 인가제, 백서 승인 등 강도 높은 감독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국가별 특수성보다 EU 단일 시장 내 규제 정합성 확보와 투자자 보호를 우선시한 접근이다.  반면 EU 비회원국인 세르비아와 튀르키예는 경제·금융 환경에 기반한 독자적 규율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세르비아는 IT·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기조에 따라 진입 장벽을 낮춘 유연한 규제를 채택해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을 택했다. 반면 고인플레이션 상황에 놓인 튀르키예는 자본 유출과 통화 대체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전면 금지하고, 민간 코인의 대안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단순한 기술 수용의 문제가 아니라, 각국의 통화 주권, 금융안정, 시장 육성 전략이 어떻게 균형을 이루는지에 따라 상이한 정책 방향으로 구체화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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