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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UAE의 녹색금융 전략과 한국의 시사점

아랍에미리트 Jang Dong Hyeok American University of Sharjah Assistant Professor of Finance 2025/11/28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EMERiCs 아프리카ㆍ중동 ”으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론: UAE 녹색금융 추진 배경과 글로벌 맥락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이 전 세계적 과제가 되면서, 녹색금융은 금융시장의 새로운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협정 이후 친환경 투자 확대와 금융 흐름의 전환을 촉구해왔으며, 2023년에는 UAE(아랍에미리트)가 COP28 유엔기후변화회의 개최국으로 나서 글로벌 녹색금융 논의를 주도했다. 석유부국인 UAE가 녹색금융에 선도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경제 다각화와 탄소중립 목표가 놓여 있다. UAE는 중동 산유국 중 최초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기후대응 의지를 보였고, 이를 위해 대규모 재생에너지 투자와 친환경 금융 활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2012년 리우+20 회의 직후 두바이 통치자(셰이크 모하메드)가 UN과 함께 세계녹색경제기구(WGEO)를 설립하여 녹색기술과 금융의 접목을 모색했을 만큼[1], UAE는 일찍부터 녹색경제 전환을 국가 발전전략의 한 축으로 인식해왔다. 이러한 국가적 의지와 글로벌 흐름 속에서, UAE는 국가 비전과 정책에 녹색금융을 통합하여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본론: UAE의 주요 녹색금융 정책, 제도와 프로젝트 현황

1) 정책 및 제도적 기반: UAE 정부는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과 제도를 정비해왔다. 2015년 UAE 그린아젠다 2015-2030, 2017년 기후변화계획 2017-2050 등을 통해 친환경 성장 로드맵을 제시했고, 2021년에는 UAE 지속가능금융 프레임워크(2021-2031)를 수립하여 금융부문의 녹색전환을 촉진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기후리스크 관리에 ESG 요인을 통합하고, 녹색금융 상품의 수요-공급 확대, 민관 협력 기반의 환경 조성 등 3대 축을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2019년 아부다비 금융허브는 정부·은행·투자기관 등 25개 기관과 공동으로 지속가능금융 선언문을 채택하여 업계 자발적 참여를 유도했고[1], 두바이에서도 2019년 지속가능금융 워킹그룹이 발족되어 금융감독당국과 시장 참여자들이 함께 ESG 기준 정립과 정보공개 지침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UAE는 2020년대 들어 상장기업의 지속가능경영 공시 의무화 등 규제 기반도 갖추었다. 실제로 UAE 증권상품청은 2020년 규정을 개정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에 연례 지속가능성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했고, 2021년 가이드라인을 통해 보고서 작성 기준을 구체화하였다. 더 나아가 2023년에는 아부다비 국제금융센터가 중동 지역 최초로 포괄적인 ESG 공시의무 제도를 시행하며 기업의 기후공시를 강화했다[2]. 또한, UAE 정부는 GCC(걸프협력회의) 차원의 녹색분류체계(Green Taxonomy) 도입 논의도 주도하고 있다. 현재 UAE 자체의 그린 택소노미는 초기 논의 단계지만, ASEAN 및 EU 사례를 벤치마킹해 역내 통일된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녹색투자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3].

2) 자본시장 연계 및 금융상품: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UAE는 자본시장을 통한 녹색자금 조달에 적극적이다. 2016년 두바이 정부는 “두바이 그린펀드”를 조성하여 1,000억 디르함(약 270억 달러) 규모의 환경프로젝트에 저리자금을 공급하기로 했고[1], 이듬해 2017년에는 중동 최초의 녹색채권(Green Bond)이 UAE에서 발행되었다. 해당 채권은 당시 국영 국책은행 NBAD(현 퍼스트 아부다비 은행, FAB)이 5억9백만 달러 규모로 발행한 그린본드로, 재생에너지·친환경 운송·기후적응 등에 투자되는 자금을 조달했다[1]. 이를 시작으로 UAE의 녹색채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여, 2019년에는 두바이의 대기업 마지드 알 후타임(Majid Al Futtaim)이 중동 최초의 그린 수쿠크(이슬람채권)를 6억 달러 규모로 발행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그린 수쿠크는 10년 만기 채권으로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 프로젝트 자금으로 사용되었으며, 서구권의 ESG 투자자들까지 끌어들여 23억 달러의 주문이 몰리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4]. 이러한 녹색채권·수쿠크의 발행 확대를 통해 UAE는 국내외 자본을 지속가능 인프라에 유치하고 있고, 실제로 2023년 중동 지역의 지속가능채권 발행액은 전년 대비 4배로 급증하여 9개월 간 194억 달러에 달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5]. 

이처럼 UAE 정부의 정책 신호와 금융기관의 참여로 녹색채권·대출, 지속가능 연계대출(SLL) 등의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금융 부문의 저탄소 전환 지원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UAE 최대은행 FAB는 2016년부터 10년간 100억 달러의 녹색투자 지원을 공약하고 2017년 녹색채권을 시작으로 항공산업 지속가능연계대출, 친환경 부동산 펀드 참여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으며, 영국계 스탠다드차터드는 2018년 DP월드의 20억 달러 그린 이슬람대출, 2019년 MAF 그린수쿠크, 2020년 두바이 태양광 5단계 프로젝트 6억9천1백만 달러 금융주선 등 굵직한 녹색금융 거래를 이끌었다.

3) 주요 녹색 프로젝트와 민관 협력: UAE의 녹색금융은 곧바로 대형 친환경 인프라 프로젝트로 연결되고 있다. 아부다비 미래에너지회사 마스다르(Masdar)는 2006년 국부펀드 무바달라가 설립한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UAE 녹색프로젝트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마스다르는 현재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풍력·태양광 프로젝트(총 투자액 미화 143억 달러)를 개발·운영 중이며, 누적 발전용량 6.4GW로 연 54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있다. 2018년 마스다르는 중동 최초의 녹색 리볼빙 신용공여(3년 만기, 7,500만 달러)를 국내외 은행들과 체결하여 운전자금을 친환경 용도로 조달하였고, 2019년에는 영국 둔굔(Dudgeon) 해상풍력 지분 리파이낸싱에 12.7억 파운드 규모의 그린론을 활용하며 대형 프로젝트의 금융조달 모범을 만들었다. 또한 2020년에는 상업용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중동 첫 녹색 리츠(REIT)를 발표, 아부다비 증권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국내외 민간투자자들의 녹색 건설자산 투자를 유도하였다. 태양광·수소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도 적극적인 민관 협력이 이루어져, 두바이의 세계 최대 규모 단일 태양광단지인 Mohammed Bin Rashid 태양광 파크(5GW 목표)는 두바이 수전력청과 아부다비 마스다르, 해외 민간기업 컨소시엄이 합작으로 추진하고 국제은행 차입금을 조달한 사례이다. 

2020년 900MW 규모 5단계 사업 금융조달에는 총 69억 달러 상당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성사되었는데, 이는 UAE 정부의 신용지원 없이 민간 금융으로 녹색인프라를 구축한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이 밖에도 에티하드 항공은 2020년 세계 최초의 지속가능연계 전환 sukuk(출자전환가능 채권)을 발행하여 탄소감축 목표 달성 시 금리혜택을 제공하는 혁신적 조달을 시도했고, 샤르자 토후국에서는 폐기물발전 시설을 위해 2018년 마스다르-비아(Bee’ah) 합작으로 한정적 공동대출을 끌어오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관협력 녹색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결국 UAE의 녹색금융 시장은 정부의 전략적 방향 제시 아래 은행, 기업,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생태계를 갖추게 되었고, 이는 UAE가 석유 중심 경제에서 지식기반의 지속가능경제로 이행하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분석: UAE와 한국의 정책적 차이점 및 성공 요인 비교

UAE와 한국은 모두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녹색금융을 활용하고 있으나, 정책 접근법과 환경적 조건의 차이로 상이한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먼저 에너지·산업 구조의 차이가 정책에 반영된다. UAE는 석유 수출로 부를 축적한 국가로서, 비교적 산업구조가 단순하고 인구규모가 작다. 이에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빠르게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산업다각화를 추진할 수 있었고, 국부펀드와 해외투자 유치가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6]. 실제로 UAE는 국가 재원을 적극 활용해 대형 프로젝트를 선도하면서 해외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해왔다. 반면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와 비교적 큰 내수경제를 갖고 있어, 탄소집약적 중공업(철강·석유화학·조선 등)이 경제의 뼈대를 이룬다. 이로 인해 에너지 전환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고, 정책적으로 “탄소 락인(lock-in)” 현상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이다. 한국 정부는 2020년 그린 뉴딜을 발표하고 2021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대전환을 시도했지만, 산업계의 이해관계와 지역경제 영향 등을 고려한 점진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UAE는 공격적 투자로 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반면, 한국은 산업 경쟁력 유지와 기후대응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는 정책적 딜레마가 존재한다.

둘째, 기후금융 정책수단에서 두 나라의 차이가 나타난다. 한국은 시장기반 메커니즘과 규제를 중요 수단으로 삼았다. 대표적으로 아시아 최초의 전국단위 탄소배출권 거래제(K-ETS)를 2015년 도입하여 500여 개 기업에 배출 상한을 할당하고 거래를 통한 감축을 유도했다[7]. 이는 당시 EU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의 탄소시장으로, 배출권 가격 시그널을 통해 민간 부문의 감축 투자를 촉진하려는 정책이었다. 또한 금융분야에서도 한국은 녹색분류체계(K-taxonomy)를 2021년 환경부 주도로 마련하여 녹색경제활동의 범주와 기준을 명확히 했다. K-택소노미는 2022년 원자력발전과 기후적응 분야를 포함하도록 개정되고, 2024년에도 순환경제·생물다양성 등 항목이 추가되는 등 계속 보완되면서 녹색채권 발행과 녹색대출의 표준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8]. 아울러 한국 금융당국은 ESG 공시 규제도 예고하여,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모든 상장사에 지속가능경영 보고 의무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려 했으나[9], 최근 기업부담과 국제정세를 감안해 시행시기를 2026년 이후로 조정한 상태이다[10]. 이처럼 한국은 탄소가격제, 녹색분류체계, 공시 의무화 등의 제도적 장치를 통해 금융시장과 기업행동을 규율하는 접근을 강조한다.

반면, UAE는 인센티브와 자발적 참여에 무게를 둔 정책수단이 두드러진다. UAE는 현재 국가 단위의 탄소세나 배출권거래제가 없어, 기업들의 자발적 감축 이니셔티브와 정부의 재정지원에 의존한다. 예컨데 앞서 서술한 두바이 그린펀드를 통해 친환경 프로젝트에 저리 융자를 제공하고, 녹색기술 R&D에 정부 보조금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또한 규제보다는 선언적 목표와 파트너십을 통해 민간 금융권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데, 2023년 COP28 계기 UAE 은행연합은 2030년까지 1조 디르함(약 2,720억 달러) 규모의 녹색금융 공급을 공동으로 약속하여 국내 30개 은행이 합의에 동참했다[11]. 이는 정부의 강제력 없이 업계 자체적으로 기후금융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UAE 특유의 상향식(bottom-up) 협력 모델을 보여준다. 또 한가지 주목되는 점은 국부펀드의 전략적 활용이다. UAE의 아부다비투자청(ADIA), 무바달라 등 국부펀드는 해외 그린에너지 기업 지분 투자, 국내 재생에너지사업 지분 출자 등을 통해 민관 경계 없는 대규모 투자를 가능케 했다[6]. 한국도 2021년 K-뉴딜 정책금융을 통해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이 5년간 150조원 정책자금을 공급하도록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정책금융기관의 대출 위주였고 민간 자본시장과의 연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UAE는 국부펀드→대형 프로젝트→민간공동투자 구조로 글로벌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여 성과를 낸 반면, 한국은 공공재원 주도로 국내 산업계 저변 개선을 도모하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 속에서도 성공 요인을 비교해보면, UAE의 경우 최고위 지도자의 강력한 의지와 일관된 정책 신호, 그리고 이를 받쳐주는 탄탄한 재정 동원력이 주효했다. UAE는 비교적 정부 결정이 신속히 집행되는 구조로, 장기 비전에 녹색전환 목표를 명시하고 정책 일관성을 유지했다. 또 COP28 개최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리더십을 보임으로써 국내 이해관계자들의 인식 변화를 유도한 측면도 있다[11]. 금융부문에서는 해외 금융기관과의 협업과 혁신금융 도입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살펴본 스탠다드차터드, HSBC 등의 적극적 협력으로 글로벌 모범사례가 국내 도입되었고, 이슬람금융을 ESG와 접목한 수쿠크 등 현지 특화상품 개발도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 한편 한국은 제도 설계와 기술력 면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세계 두번째 배출권시장 개설이나 녹색채권 가이드라인 제정 등 정책혁신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실행했고, 민간 부문에서도 재생에너지·배터리·수소 등 녹색산업 기술개발에 적극 투자하여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정책 실행에 있어 산업 구조적 한계와 사회적 합의 지연으로 속도 측면에서 UAE만큼의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부분이 있다. 즉, UAE는 “속도와 스케일”, 한국은 “제도와 기술”에서 각각 강점을 보인다고 정리할 수 있으며, 서로 배우고 보완할 지점이 존재한다.

그림 1. UAE와 한국의 주요 녹색투자 공약 규모 비교
출처: 저자 정리

UAE는 2023년 COP28에서 국내 은행 연합이 2030년까지 조성하기로 약속한 녹색금융 목표액을 5년 등가로 환산한 값이며, 한국은 2020년 발표된 그린뉴딜의 2020–2025년 정부 투자계획 규모[1][12]를 의미한다. UAE의 녹색금융 동원 목표는 절대 규모 면에서 한국보다 크지만 (민간 금융권 주도), 한국은 정부 재정을 중심으로 한 단기 집중투자 전략을 추진해왔다.

시사점: 한국 정책에 대한 제언

UAE와 한국의 녹색금융 추진 경험은 상호 보완적인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녹색금융을 국가 어젠다의 중심에 놓는 정치적 리더십이 중요하다. UAE는 석유수출국이라는 여건에도 불구하고 “기후선도국”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수용하여 정책 추진동력을 확보했다. 한국도 기후위기를 경제안보 이슈로 격상시켜 정책 우선순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최고지도부 차원의 메시지 발신과 부처 간 조율 강화,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 예컨대 UAE가 안보·식량·물 문제를 기후와 연계해 국가 레질리언스 담론을 전개한 것처럼, 한국도 기후안보 전략 차원에서 녹색금융 확대를 뒷받침해야 한다.

둘째, 공공재원과 민간자본의 효과적 결합 전략이 필요하다. UAE의 사례에서 보듯 대형 펀드 설립이나 금융권 공동목표 설정 등으로 민관 협력플랫폼을 구축하면 녹색프로젝트에 대한 자금공급이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한국도 한국형 녹색펀드나 지역별 그린파이낸스 협의체 등을 도입하여 은행, 연기금,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투자 모델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연기금·공적자금이 보다 적극적으로 녹색자산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필요시 정부가 부분적인 손실보전 장치(보증, 정책보험)를 제공하여 민간 자본의 위험을 낮춰주는 방안이 고려된다. UAE는 국부펀드가 선손실 후투자 출자자로 참여하여 민간 투자자를 안심시키는 방식도 활용하고 있는데, 한국도 정책금융 역할을 이러한 방향으로 전환해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셋째,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제도 구축과 인력 양성이 마련되어야 한다. UAE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녹색분류체계나 공시체계 마련에 국제 모범사례를 적극 참조하고 있고, COP28을 전후해 기후공시, 기후리스크 관리능력 등 금융권 역량강화에 힘쓰고 있다[2][8]. 한국은 이미 K-택소노미와 IFRS기반 공시기준 초안을 갖추고 있으므로, 이를 속도감 있게 법제화하고 금융기관의 이행 준비를 지원해야 한다. 특히 2026년 이후로 늦춰진 ESG 공시 의무화 로드맵을 시장 수용성을 보며 탄력적으로 시행하되, 기초 데이터 인프라와 검증시스템을 미리 구축해 기업들의 부담을 덜 필요가 있다. 또한 녹색금융 활성화에는 전문인력의 뒷받침이 중요한바, UAE가 국제 파트너십을 통해 인력을 육성한 것처럼 한국도 금융권·산업계·공공부문 종사자 대상 기후금융 교육 및 인증 프로그램을 확충해야 한다.

넷째, 혁신금융 및 지역특화 모델 개발이 고려되어야 한다. UAE는 이슬람 채권시장에 녹색요소를 접목하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투자자층을 유입시켰다. 한국 역시 국내 여건에 맞는 녹색금융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지방 채권을 활용한 그린 소셜 본드 발행으로 지역 단위 탄소중립 사업에 자금을 공급하거나, 공공-민간 PPA(전력구매계약) 금융지원, 탄소흡수원 펀드 등 국내에 상대적으로 미개척된 분야에서 금융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혁신이 시장에서 시도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 제공이나 파일럿 사업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협력과 외교적 활용이 중요하다. UAE는 녹색금융을 통해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으며, 한국과도 2023년 수교 40주년을 맞아 기후변화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수소 등 신산업 협력을 약속했다[13]. 앞으로 한국 정책당국은 중동 UAE뿐 아니라 유럽, 동남아 등 여러 파트너와 녹색금융 협력채널을 구축함으로써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녹색투자 진출과 외국인 투자의 국내 유치를 동시에 꾀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공적 금융(ODA, 기후기금)과 민간 투자를 연계한 블렌디드 파이낸스(blended finance) 모델을 공동개발하거나, 국제 녹색금융 기준 설정에 참여하여 한국 금융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전략도 필요하다.

결론

UAE의 사례는 “기후위기 = 기회”라는 신념 하에 과감한 투자와 협력으로 변화를 이끌어낸 경험으로 요약된다. 한국은 정교한 제도 설계와 기술역량을 갖추고 있으나, 실행력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 궁극적으로 한국도 탄소중립을 향한 시간표는 촉박하며, 금융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다. 이제는 UAE를 비롯한 선도국들의 경험을 거울삼아, 정책적 과감성, 민관 협력 메커니즘, 국제연대 활용 등을 강화함으로써 한국형 녹색금융 모델을 발전시켜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금융은 미래를 바꾸는 도구이며, 한국이 그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책 혁신과 실행을 기대한다.

[참고문헌]
BonelliErede Law Firm. “The UAE and green finance for the energy transition.” Mar 7, 2019.
NOW Money. “ESG Reporting Requirements in the UAE.” Oct 18, 2023.
Green Central Banking. “Building a green taxonomy for the Gulf.” Jul 9, 2025.
Reuters. “UAE’s Majid Al Futtaim to raise $600 mln with green dollar sukuk.” Oct 23, 2019.
S&P Global. “Middle East Sustainable Bonds May Expand Further.” Nov 27, 2023.
Korea Times. “Korea’s Green New Deal: Security through transition.” Aug 26, 2025.
Climate Change News. “South Korea launches Asia’s first national carbon market.” Jan 13, 2015.
Slaughter and May. “ESG in APAC 2025 – South Korea.” 2025.
ESG Today. “Korea Financial Regulator Calls for Mandatory ESG Reporting for KOSPI-listed firms.”, Apr 10, 2023.
ISS Insights. “ESG Regulation in South Korea: Disclosure Guidance.”, 2024
Reuters. “UAE banks pledge $270 bln in green finance at COP28 climate talks.” Dec 4, 2023.
Renewables Now. “South Korea commits USD 61bn to Green New Deal by 2025.” Jul 17, 2020.
Ministry of Foreign Affairs (ROK). “Joint Statement … State Visit of HH Sheikh Mohamed Bin Zayed Al Nahyan.” May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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