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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마두로 체포와 중남미 질서의 재편: 정치·경제·외교적 파장

베네수엘라 이경은 EC21R&C 연구원 2026/01/30

자료인용안내

자료를 인용, 보도하시는 경우, 출처를 반드시 “ EMERiCs 중남미 ”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개입과 마두로 체포


체포 작전 경과와 기소 현황


2026년 1월 3일 새벽, 미국은 '절대적 결의 작전(Operation Absolute Resolve)'을 감행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Nicolás Maduro) 대통령 부부를 체포했다. 1989년 파나마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중남미 군사작전이자, 현직 국가원수를 자국 영토에서 체포해 미국으로 이송한 사실상 초유의 사례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2025년 8월부터 소규모 팀을 현지에 침투시켜 마두로의 수면 장소, 이동 경로, 식습관까지 파악했으며, 델타포스는 이를 바탕으로 마두로 거처의 실물 모형을 제작해 훈련을 거듭하는 등 작전 준비는 수개월 전부터 진행되었다. 작전의 실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전 작전을 승인한 이후에도 기상 악화로 수차례 연기되었다가, 1월 3일 밤 기상이 호전되자 동부시간 오후 10시 46분 최종 명령이 하달되었다. 이후 150대 이상의 항공기가 서반구 20개 기지에서 일제히 출격해 베네수엘라 방공망을 무력화했고, 헬기 부대는 약 3시간 만인 현지시간 새벽 2시 마두로 거처에 도달, 철제 금고방으로 도주하던 마두로 부부를 체포하는데 성공하였다.


이후, 마두로 부부는 강습상륙함 이오지마(USS Iwo Jima)호를 거쳐 뉴욕으로 이송되었으며, 1월 5일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마약테러 공모와 코카인 밀수 공모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


베네수엘라 국내 정세 변화


마두로 체포 직후 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Delcy Rodríguez)가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했으나, 초기에 "야만적 공격"이라며 미국을 비난하다가 이후 협력 의사를 밝히는 등 혼란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중적 태도는 마두로 정권 잔존 세력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선언했으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으며, 베네수엘라 헌법상 30일 내 선거 규정의 이행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외교협회(CFR)의 엘리엇 에이브럼스(Elliott Abrams)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민주 정당이 아닌 구정권 세력과 협상한다면 재앙이 확실하다"고 경고했다.


마두로 체포의 국제법적 쟁점과 주권 논쟁


미국의 주장과 국제사회의 반론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작전을 마약 밀매 대응을 위한 "사법적 추출 작전 (Judicial Extraction Mission)"으로 규정하며,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은 "군사행동은 체포영장 집행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작전이 타국에 대한 무력 침공이 아닌 미국 국내법 집행의 연장선에서 합법적으로 시행되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제법 전문가들은 이러한 합법성 주장의 핵심 전제인 '자위권 행사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채텀하우스(Chatham House)의 마크 웰러(Marc Weller) 교수는 "유엔 안보리 승인도, 베네수엘라의 선제공격에 따른 자위권 요건도 충족하지 못한 명백한 유엔헌장 위반"이라고 단언했으며, 저스트 시큐리티(Just Security)의 분석 역시 "마약 밀매는 국제법상 '무력 공격'으로 인정된 적이 없어 자위권 발동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위험한 선례"라며 우려를 표명했고,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125개국 비동맹운동은 이를 유엔헌장 위반으로 규탄했다.


국가원수 면책특권과 법적 선례


국제법상 현직 국가원수는 타국 법원으로부터 절대적 면책특권을 향유하나, 미국은 2019년부터 마두로를 합법적 국가원수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이 보호가 적용될 가능성은 낮다. 더욱이 미국 법원은 '커-프리스비 독트린(Ker-Frisbie doctrine)'에 따라 피고인의 이송 경위와 관계없이 관할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마두로가 체포의 위법성을 근거로 재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가장 유사한 선례인 1989년 파나마 침공 당시에는 민주정부의 초청, 파나마의 대미 선전포고, 미군 피해 등이 명분으로 제시되었으나 이러한 요소들이 현재 상황에는 부재하다는 점에서, 유엔 총회가 당시 침공을 "국제법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규탄한 선례가 이번 사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석유 자원과 제재 체제의 향방

미국 기업 주도의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재건 구상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직후 "미국 석유기업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망가진 인프라를 고칠 것"이라고 선언하며 베네수엘라 석유 자원 장악 의사를 분명히 했다. 베네수엘라는 약 3,030억 배럴의 확인매장량을 보유한 세계 최대 산유국이나, 현재 생산량은 하루 약 100만 배럴로 1990년대 최고치인 350만 배럴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러한 급격한 감소는 2007년 차베스 정권의 국유화 이후 투자 부족과 미국 제재가 겹친 결과로, 트럼프는 당시 국유화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산 절도(thefts of American Property)"로 규정했다.

실제로 엑손모빌(ExxonMobil)과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는 국유화 당시 자산을 몰수당한 후 각각 약 20억 달러, 100억 달러의 미지급 배상 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운영 중인 유일한 미국 대형 석유기업은 셰브론(Chevron)으로, 국영석유회사 PDVSA와의 합작을 통해 전체 생산량의 23%를 담당하고 있어 제재가 완화될 경우 가장 빠르게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제재 완화 시나리오와 투자 환경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방향성이 실현이 되어도 베네수엘라의 석유산업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과 자본이 필요하다고 전망한다. 콜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CGEP)의 루이사 팔라시오스(Luisa Palacios) 선임연구원은 "신뢰할 수 있는 정부가 들어선다면 기존 사업자들의 역량 확대만으로도 2년 내 150만200만 배럴까지 회복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1990년대 최고 수준으로 복귀하려면 석유법 개정을 통한 민간 참여 확대가 필수적이며, 최소 580억 달러의 인프라 투자와 710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CGEP의 대니얼 스턴오프(Daniel Sternoff) 선임연구원은 더 신중한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이라크, 리비아 등 주요 산유국에서 정권 교체가 생산량 급증으로 이어진 선례가 없으며, 대부분 수년간 생산량이 하락한 후에야 회복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낙관적 전망과 현실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시사한다.

주요국 파급과 중남미 지역 분열

미국·중국·러시아에 대한 파급과 전략적 함의

이번 작전은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중국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라이언 버그(Ryan C. Berg) 미주 프로그램 책임자는 "작전이 베이징에 미국의 '트럼프 독트린'이 허세가 아님을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이번 사태로 상당한 전략적 손실을 입었다. 베네수엘라 제재 석유의 약 80%가 중국으로 수출되어 왔으며, 베네수엘라는 약 200억 달러의 채무가 남아 있는 중남미 최대 중국 차관 수혜국이었기 때문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마두로가 체포되기 불과 10시간 전 중국 특사 추샤오치(Qiu Xiaoqi)를 접견했다는 사실이다. 버그는 "마두로가 수개월간 중국과 러시아에 지원을 호소했으나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보호를 받지 못했다"며, 이번 사태가 "권위주의 국가를 지원할 중국의 능력과 의지의 한계에 대한 현실 점검"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역시 "무력 침략 행위"라고 규탄했으나 구체적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 러시아 외교정책 분석가 표도르 루키야노프(Fyodor Lukyanov)는 "푸틴과 트럼프는 현재 우크라이나라는 훨씬 중대한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 베네수엘라 때문에 더 큰 전략적 게임을 뒤엎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작전 과정에서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러시아제 Buk-M2E 및 S-300 방공시스템이 미군 항공기 150대를 상대로 단 한 대도 격추하지 못한 점도 러시아 무기 신뢰도에 타격을 주었다.

중남미 국가들의 입장과 지역 분열

중남미 국가들의 반응은 정치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 대통령은 "자유가 전진한다"며 작전을 환영했고, 에콰도르와 엘살바도르도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ácio Lula da Silva) 대통령은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며 국가를 공격하는 것은 폭력과 혼돈의 세계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용납할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Gustavo Petro) 대통령 역시 주권 침해를 규탄하며 군사 대비 태세를 언급했으나, 이후 트럼프와의 전화 통화로 긴장이 다소 완화되었다. 

브라질 고위 관료는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에 "당장의 불을 끄는 단기 대응과 함께, 최소한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재건하는 장기 과제를 동시에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버그는 "서반구의 어떤 국가도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미국에서 대담하게 이탈하는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작전이 '트럼프 독트린'이 단순한 수사가 아닌 실행 의지를 갖춘 정책임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시사점

러시아의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 중국, 이번 사태에서 허구성 드러나

이번 사태가 중남미 지역에 던지는 가장 큰 시사점은 중국·러시아가 내세워온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실효성이 결정적 순간에 입증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마두로는 수개월간 중국과 러시아에 방공체계 지원과 군사 협력 강화를 호소했으나, 돌아온 것은 "정치적 연대" 표명과 "상호방위조약 부재" 언급뿐이었다. 체포 10시간 전까지 중국 특사가 카라카스에 체류했음에도 어떠한 실질적 보호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CSIS의 버그는 "중국의 외교적 보장이 이란에 이어 두 번 연속 실질적 보호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들이 중국의 역할을 재검토할 계기"라고 분석했다.

이는 쿠바, 니카라과 등 중남미 내 다른 권위주의 국가들에도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미국이 서반구에서 강경한 행동에 나설 경우, 역외 강대국의 지원만으로는 체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남미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적 균형을 모색해온 전략에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중남미 에너지·자원 질서 재편 가능성

역내 에너지·자원 흐름의 구조적 재편 가능성 또한 상존한다. 그간 베네수엘라 석유의 약 80%는 중국으로 수출되어 왔으며, 중국은 약 200억 달러의 채권을 석유 현물로 상환받는 구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유조선 봉쇄와 자원 관리권 확보에 나서면서 이 구조는 근본적 전환점을 맞았다.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에너지장관은 베네수엘라 석유 판매를 미국이 "무기한 관리"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중국의 대중남미 자원 확보 전략에 직접적 타격을 의미한다.

향후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이 미국 기업 주도로 재편될 경우, 중남미 전반의 에너지 투자 환경과 자원 공급망에도 연쇄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역내 국가들의 자원 협력 전략 역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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