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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EU-메르코수르 FTA 서명 완료...일부 반대 속 비준 절차 진행

중동부유럽 일반 이혜빈 EC21R&C 연구원 202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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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메르코수르 FTA 체결...관세 철폐〮공급망 다변화 추진


EU-메르코수르, 26년간 협상 끝에 2026년 1월 FTA 체결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과 남미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MERCOSUR: Mercado Común del Sur)*는 2026년 1월 17일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Asunción)에서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에 공식 서명했다. 이는 1999년 논의가 시작된 이후 26년에 걸친 협상 끝에 정치적 합의를 도출한 뒤 공식 서명에 이른 것이다.


(*) 메르코수르: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4개국으로 구성된 남미 지역 경제 블록


상품 90% 이상 관세 철폐로 22조 달러 규모 자유무역지대 형성


이번 협정이 발효되면 약 7억 명 이상의 인구를 포괄하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의 약 30%에 해당하는 22조 달러(약 3경 380조 원)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형성된다. 협정의 주요 내용은 EU와 메르코수르 간 교역되는 상품의 90% 이상에 대한 관세 철폐다. EU는 자동차 부품, 기계류, 화학제품, 의약품 등에 대한 메르코수르 측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수출 확대의 기회를 확보하게 되며 메르코수르는 쇠고기, 설탕, 쌀, 대두 등 주요 농산물의 EU 시장 접근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EU 측 자료에 따르면, 이번 협정으로 EU 수출 기업들은 연간 40억 유로(약 5조 9,200억 원) 이상의 관세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다만 EU는 쇠고기, 가금류, 설탕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할당량 체계를 도입해 수입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과 핵심 광물 공급 관련 조항이 포함되었다. 파리협정(Paris Agreement) 이행 의무가 협정의 필수 요소로 명시되었으며 산림 보호와 관련한 구체적 의무가 포함되었고, 해당 조항을 통해 EU는 리튬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게 되었다.


공급망 다변화와 미국 무역 불확실성 배경으로 작용


EU 집행위원회(EC: European Commission)는 중국 의존도 완화 필요성과 새로운 시장 및 안정적인 핵심 광물 공급원 확보를 위해 이번 협정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EU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이 발표되는 등 미국과의 무역 관계 불확실성도 협정 추진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은 서명식에서 "우리는 관세보다 공정한 무역을, 고립보다 생산적인 장기 파트너십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코스타(António Costa)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번 협정은 점점 더 격동하는 정치 환경 속에서 우리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양측이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산티아고 페냐(Santiago Pena) 파라과이 대통령은 "긴장이 고조된 글로벌 환경 속에서 국제 무역을 지지하는 명확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중동부유럽 회원국의 엇갈린 입장...농업 보호 요구 중심

2026년 1월 9일 EU 이사회의 협정 승인 투표에서 폴란드, 헝가리, 프랑스, 오스트리아 4개국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 외 회원국들은 협정 승인에 찬성하거나 명시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폴란드, 자국 농업 경쟁력 약화 우려하며 반대 의사 표명

폴란드는 EU-메르코수르 협정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 의사를 유지해 왔다. 스테판 크라예프스키(Stefan Krajewski) 폴란드 농업부 장관은 2026년 1월 19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농업 장관회의 이후 "정부는 협정 저지를 당초부터 일관된 정책 기조로 유지해 왔다"며 "정부는 이 협정을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투스크(Donald Tusk) 폴란드 총리도 승인 투표 이후 폴란드가 이 협정을 지지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으며 폴란드 정부가 유럽사법재판소(ECJ: European Court of Justice)에 협정의 법적 검토를 요청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폴란드 정부가 협정에 반대하는 주요 이유는 메르코수르산 저가 농산물 유입으로 인한 자국 경쟁력 약화 우려이다. 크라예프스키 농업부 장관은 메르코수르 국가들로부터 농산물 수입이 증가할 경우 폴란드 농민들이 가격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정이 체결될 경우 농업 부문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실제로 협정 승인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수도 바르샤바에서는 협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농민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폴란드는 협정 내 세이프가드(safeguard) 조치 기준 강화를 핵심 대응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크라예프스키 장관은 EU 집행위원회가 일부 품목의 가격 하락 시 발동되는 세이프가드 기준을 8% 수준으로 조정한 상태라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는 해당 기준이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농업 보호 강화를 위해 이를 5% 수준으로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폴란드는 EU 내에서 협정 저지를 위한 저지 소수(blocking minority)* 구성도 시도하고 있다. 크라예프스키 농업부 장관은 "저지 소수를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임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민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저지 소수(blocking minority): EU 이사회의 가중다수결 제도에서 특정 안건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4개 회원국이 반대해야 하며 이들 국가의 인구 총합이 EU 전체 인구의 35% 이상이어야 한다.

헝가리, 농업 부문 영향 검토...현 국회 비준 불가 입장 유지

헝가리 정부는 메르코수르산 농산물 수입 확대가 자국 농업 부문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협정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게르게이 굴야시(Gergely Gulyás) 헝가리 총리실 장관은 2026년 1월 22일 정부 브리핑에서 EU–메르코수르 협정은 회원국별 비준 절차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협정이 발효되기 위해서는 각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며, 현 국회 구성 하에서는 의회 차원의 비준 절차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슈트반 나지(István Nagy) 헝가리 농업부 장관 역시 협정이 유럽 농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유럽의회가 유럽사법재판소(ECJ)에 협정과 관련한 법적 의견을 요청한 결정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헝가리 정부가 협정 승인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마니아, 초기 우려에서 지지로 전환…농업계 우려는 지속

루마니아는 EU–메르코수르 협정에 대해 논의 초기 우려를 내비쳤으나 지지 입장으로 전환한 국가 중 하나다. 2025년 초 루마니아 농업부 장관은 해당 협정이 루마니아 농업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농업 부문 보호를 위한 임시 보호 조치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2025년 12월 19일 니쿠쇼르 단(Nicușor Dan) 루마니아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발언을 통해 루마니아가 EU–메르코수르 협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협정과 관련해 제기됐던 우려가 해소되었다고 언급하며 남미와 같은 대규모 시장과의 무역 확대가 루마니아에 유익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통령은 특정 상품의 수입이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보호 조항이 적용되는 점을 언급하며 협정에 포함된 세이프가드 메커니즘이 농업 부문의 잠재적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후 루마니아는 2026년 1월 9일 EU 각료이사회에서 EU–메르코수르 협정 승인에 찬성표를 행사했다.

정부의 공식 입장이 협정 지지로 전환된 이후에도, 루마니아 내 농업 관련단체들은 메르코수르산 농산물 수입 확대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저가 농산물 유입이 자국 농산물 생산자에게 가격 경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농업 관련 조항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체코, 산업계-농업계 상이한 입장…정부는 찬성표 행사

체코는 2026년 1월 9일 EU 이사회에서 EU-메르코수르 협정 승인에 찬성했으나, 정부는 관련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협정을 둘러싸고 산업계와 농업 부문 간의 의견 차이가 확인되고 있다.

체코 산업연맹(Confederation of Industry of the Czech Republic)은 EU 이사회의 협정 승인 결정을 환영하며 해당 협정이 유럽 기업의 해외 시장 접근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드릭 페르손(Fredrik Persson) 비즈니스유럽 회장은 "이 협정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에서 유럽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과의 규칙 기반 무역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체코 농업회의소(Agrarian Chamber of the Czech Republic) 등 체코 농업 관련 단체들은 협정에 따른 농산물 수입 확대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농업 관련 조항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의회 사법재판소 회부로 최종 승인 절차 잠정 보류

유럽의회, 334 대 324 표결로 사법재판소 회부 결정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는 2026년 1월 21일 본회의에서 EU-메르코수르 협정을 유럽사법 재판소(ECJ: European Court of Justice)에 회부할지를 묻는 표결을 실시했다. 표결 결과 찬성 334표, 반대 324표, 기권 11표로 사법재판소 회부가 가결됐다. 이에 따라 유럽의회는 사법재판소가 의견을 제시할 때까지 협정에 대한 최종 승인 투표를 진행할 수 없다.

회부 사유는 협정의 절차적 적법성과 EU 조약 합치성에 대한 법적 검토 필요성이다. 첫 번째 쟁점은 협정을 무역 부문과 비무역 부문으로 분리해 승인하려는 EU 집행위원회의 절차가 EU 조약에 부합하는지 여부다. 두 번째 쟁점은 재균형 메커니즘(rebalancing mechanism)이 EU 법체계와 합치하는지 여부다. 재균형 메커니즘은 향후 EU의 새로운 법률이 메르코수르 국가의 대EU 수출을 감소시킬 경우 이들 국가가 보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사법재판소의 의견 제시까지는 통상 18개월에서 24개월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간 동안 협정의 최종 승인 절차는 중단된다. 베른트 랑게(Bernd Lange) 유럽의회 국제무역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결정을 "완전히 무책임한 자책골"이라 표현하며 "법적 검토를 핑계로 지연 전술을 쓰지 말고 동의 절차 때 반대표를 던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의회 내부에서는 정당별로 찬반 기조가 엇갈렸다. 유럽인민당(EPP: European People's Party)과 사회민주진보연합(S&D: Socialists & Democrats) 소속 의원 다수가 회부 반대표를 던진 반면, 녹색당/유럽자유연합(Greens/EFA)과 좌파당(The Left) 소속 의원 대다수가 회부 찬성표를 던졌다. 

국가별로는 폴란드, 프랑스 출신 의원들이 회부 찬성 진영의 핵심을 이뤘다. 프랑스 출신 의원들은 자국 농민들의 강력한 반대 여론을 반영해 대거 회부에 찬성했으며 폴란드 출신 의원들도 자국 정부의 반대 방침에 따라 회부를 지지했다. 반면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출신 의원들은 대체로 회부에 반대했다.

협정 지지국의 잠정 이행 주장과 반대국의 반발

유럽의회의 사법재판소 회부 결정 이후, 협정 지지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EU 집행위원회가 사법재판소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협정을 잠정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총리는 유럽의회 표결 직후 "지정학적 상황을 잘못 판단한 것"이라며 "협정의 합법성을 확신하며 더 이상 지연이 없어야 한다. 지금 당장 잠정적 이행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2026년 1월 23일 비공식 정상회의 이후 "집행위원회가 이사회 결정을 활용해 메르코수르 협정의 잠정 적용을 이행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EU 조약상 집행위원회는 각료이사회의 승인만으로도 무역 협정을 잠정 적용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잠정 이행을 위해서는 메르코수르 측에서 최소 한 개국 이상이 협정을 비준해야 한다. 산티아고 페냐(Santiago Pena) 파라과이 대통령은 자국이 2026년 2월 특별회기를 통해 메르코수르 국가 중 최초로 협정을 비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브라질과 우루과이도 내부 비준 절차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순차적으로 비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EU 집행위원회는 당초 유럽의회에 사법재판소 회부 시 잠정 적용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했었으나, 현재 일부 관계자들은 기술적으로 추진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에 프랑스를 비롯한 잠정 적용에 반대하는 국가들은 의회 결정을 우회하는 잠정 적용을 민주주의 위반으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으며, 특히 프랑스는 집행위원회가 이를 추진할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협정의 완전한 발효를 위해서는 유럽사법재판소의 의견 제시 이후 유럽의회의 최종 승인과 각 회원국 내부의 비준 절차가 필요하다. 사법재판소가 협정의 EU 조약 합치성을 인정하더라도, 유럽의회 승인 여부에 따라 협정 발효 시점은 추가로 연기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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