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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영화 공동제작의 현황과 전망

임대근 소속/직책 :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통번역학과 교수 2015-08-10

영화 공동제작의 개념

 

- 영화 공동제작의 원론적, 광의적 개념은 둘 이상의 제작주체가 각각 자본을 투자하여 제작을 수행하는 경우를 일컬음.
  ◦ 유사 용어로는 ‘영화 합작’이 있음.
  ◦ 국제 공동제작 영화는 2개 이상 특정 국가의 제작 자본이 투자된 영화를 가리켜 왔음.
  ◦ 오늘날 공동제작 개념은 현실적으로 더욱 확장되어 쓰이고 있음: 공동투자, 공동제작은 물론 자국영화의 해외 로케이션, 자국 영화 제작의 해외 스태프 참여, 외국 영화 제작의 국내 스태프 참여, 외국 영화 제작의 국내 업체 진출 등을 모두 포괄하고 있음.

-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공동제작을 ‘合拍’와 ‘協拍’로 구분하여 설명하여 왔음.
  ◦ ‘合拍’는 자국의 자본이 투자된 공동제작영화, 즉 합작영화를 가리키며, 완성 뒤 자국영화로 인정하고 있음.
  ◦ ‘協拍’는 자국의 인력이나 공간, 기술 등을 일정하게 보조함으로써 제작한 영화를 가리키며, 완성 뒤에도 자국영화로 간주되지는 않음.
  ◦ 이러한 전통적 구분이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국제 공동제작 협정’ 체결이 증가하면서 ‘협정문’을 통해 ‘공동제작’의 개념을 밝히고 있음.

- ‘협정문’의 공동제작 개념은 일반적으로 “협정 당사국의 국적자가 1명 이상 참여하여, 이 공동제작자들의 협력에 의해 제작되는 영화”를 가리킴.

 

한국의 영화 공동제작 협정 체결 현황

 

- 한국은 프랑스(2006.10.27.), 뉴질랜드(2008.9.29.), 호주(2014.4.8.: 시청각 공동제작 협정), 중국(2014.7.1.), 인도(2015.5.18.: 시청각 공동제작 협정) 등과 공동제작 협정을 체결하고 있음.
 ◦ 이 중 뉴질랜드, 호주, 중국, 인도와의 협정은 양국 간 FTA 협정 체결의 큰 틀 안에서 체결됨.
 ◦ 중국과의 공동제작협정은 2014년 7월 선행 체결되었고, 12월 FTA협정을 가서명할 때 동일한 내용이 부속서로 삽입되었음.

 

중국의 영화 공동제작 협정 체결 현황

 

- 중국은 캐나다(1987.2.23.), 이탈리아(2004; 2013 재체결), 호주(2007.8.27.), 뉴질랜드(2010.7.7.),  프랑스(2010.4.29.), 싱가포르(2010.7.23.), 영국(2014.4.23.), 한국(2014.7.1.)과 공동제작 협정을 체결하고 있음.
 ◦ 중국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서양의 ‘영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공동제작 협정을 체결해 왔음.
 ◦ 한국은 중국에 있어 역사상 8번째,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에 이어 2번째 공동제작 협정을 체결한 국가임.

- 중국 정부는 1979년부터 중국영화합작제작공사(中國電影合作製片公司)를 설립하여 다수의 해외 합작영화 제작을 지도, 관리, 감독해 오고 있음.

- 특히 2000년대 이후부터는 해외 공동제작의 필요성이 급격히 대두됨으로써 다양한 국가들과 공동제작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산업 및 국가 이익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음.(최근 중국은 연간 60편 이상의 공동제작 영화가 제작에 착수하며 이 중 40여 편이 최종 제작 완성되고 있음.)


한․중 양국의 영화 공동제작 필요성

 

- 한국
 ◦ 국내 영화 시장의 포화상태로 새로운 시장 개척의 필요성이 상존해 왔음.
 ◦ 가장 확실성이 높은 시장은 한류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잠재 소비자층이 두터운 중국이라 할 수 있음.
 ◦ 1990년대 이래 한국 영화의 완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중국 영화 시장을 공략해 왔으나, 중국의 내부 규제와 콘텐츠 선호도 등의 문제로 성공적인 사례를 지속적으로 축적하지 못했음.
 ◦ 특히 중국의 내부 규제(대내 규제 및 대외 규제 등)으로 인해 완제품 형태의 영화 수출은 사실상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음.

    <참고>
    * 중국 영화의 대내규제
      (1) 심사제도: 사전 심사(제작 전/후), 사후 심사(상영 이후)
      (2) 스크린쿼터 제도: 연간 총 상영 시간의 2/3 이상 자국 영화 상영 의무
    * 중국 영화의 대외규제
      (1) 수입쿼터(분장제): 34편/년(이 중 14편은 3D, IMAX)
      (2) 수입업자: 극장용 외국 영화 수입은 2개 사업자만 가능(中國電影集團, 華夏電影發行有限責任公司)
      (3) 영화관 설립 및 개축: 중국 기업과 합자 형태로만 가능

 ◦ 이에 따라 ‘한국영화’ 국적으로는 중국 시장에 진출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태에서 중국과의 공동제작을 통한 현지화, 즉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자국영화로 인정받아 수익을 분배하는 방식을 선호하게 되었음.
 
- 중국
 ◦ 문화산업 진흥 정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전후한 2000년대 중반 이래 자국 영화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음.
 ◦ 그러나 이데올로기 기반의 문화콘텐츠, 미흡한 수준의 영화 제작 시스템, 영화 제작 기술의 미비 등으로 인해 일부 영화를 제외하고는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웠음.
 ◦ 이데올로기 문제는 당, 정부 차원에서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므로, 주로 해외 선진적인 영화 제작 시스템을 수용하고, 제작 기술 협력을 통해 자국 영화의 수준을 향상할 필요가 상존해 왔음.
 ◦ 전국가적 차원에서 미국과의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미국 영화의 수준에 근접하기에는 어려운 요소가 산재하였음. 따라서 이러한 맥락에서 중국 영화는 미국을 제외한 다수의 국가들과 공동제작을 통해 새로운 출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자구적 노력을 계속해 왔음.
 ◦ 이 중 한국은 우수한 기획 능력과 제작 능력(인력) 및 특히 우수한 포스트 프로덕션 기술(3G 등)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 지리적, 문화적 인접성 등의 요인이 더해져 효과적인 공동제작의 파트너가 될 수 있었음.

 

한․중 공동제작 영화의 사례

 

- 최초의 한․중 공동제작 영화는 <아나키스트>(2000)로 간주됨. 이 영화는 주로 중국 현지에서 로케이션을 통한 공동제작이었지만, 한․중 간 공동제작의 물꼬를 텄다는 의미가 있음.

- 현지 로케이션 중심 공동제작 영화(2000년대 초반): <비천무>, <무사>,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칠검> 등

- 공동 투자 및 한국 인력 진출 공동제작 영화(2000년대 후반): <무영검>, <묵공>, <삼국지: 용의 부활>, <적벽대전: 거대한 시작>, <소피의 연예매뉴얼>, <황해>, <연애합시다>, <마음이2> 등

 

한․중 공동제작 영화의 실패와 성공

 

- 한․중 공동제작 영화 중 시장 진입 자체에 성공하지 못하고, 기획 및 제작 단계에서 중단된 경우도 적지 않음
 ◦ 기획 및 제작 단계에서 가장 문제시됐던 요인은 상호 간 제도와 관습, 이념, 정서 등의 차이에 따른 문화코드의 차별화로 인한 의사소통 실패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음.
 ◦ 따라서 한․중 간 공동제작 활성화와 이를 통한 성공 사례 창조를 위해서는 양국 간 서로 다른 문화코드를 이해할 수 있는 소통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매우 필요한 상황임.

- 영화가 완성되더라도, 한․중 공동제작 영화들은 대부분 흥행 결과가 그다지 좋지 못해, 기대보다는 낮은 흥행 수입을 회수하는데 그쳤음.
 ◦ 그 가장 중요한 원인은 목표 관객 설정에서의 오류 때문이었음.
 ◦ 지금까지 다수의 한․중 공동제작 영화는 목표 관객을 한국과 중국 관객 모두로 설정해 왔음.
 ◦ 한국과 중국 두 국가 내에서 모두 흥행을 목표로 하는 영화는 관객성의 차이로 인해 현실적으로 제작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음.
 ◦ 다양한 실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한․중 공동제작 영화의 목표 관객을 한국과 중국 관객 모두로 설정했던 오류를 바로잡기 시작하였음.
 ◦ 따라서 한․중 공동제작 영화는 주로 중국 시장을 겨냥한 사례들이 출현하기 시작했고, 이 중 특출한 성과들이 창출되기 시작하였음.

- 최근에 일부 영화들은 이러한 한계와 난점을 극복하고 유의미한 결과들을 도출해내고 있음.
 ◦ <이별계약>(分手合約)은 미식, 멜로, 약속 등을 키워드로 한 스토리를 통해 1억 9천 2백만 위안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올렸음.

 ◦ <고릴라>(大明猩)는 온정과 유머 등을 소재로 삼아 독특한 스타일과 기술적 진보를 통해 중국 관객에게 호평받았음.

 ◦ <필선2>(筆仙2)는 홍콩영화와 일본영화의 공포물 스타일을 차용하여 8천만 위안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올렸음.

- 성공 사례들은 대부분 ▲소규모 제작비를 투자하였고 ▲독특한 장르적 콘셉트를 내세웠으며 ▲중국의 젊은 관객의 기호와 수요를 파악하였고 ▲중국적 소재와 전통, 심미적 관습 등을 차용했다는 공통점이 있음.

 ◦ 이는 중․미 간 공동제작 영화가 주로 대규모 제작비를 투여하는 블록버스터가 다수를 점하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는 경향과는 대조적임. 즉 한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개척할 수 있는 고유한 중국 내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함.

 ◦ 중국에서의 성공은 특정 감독과 배우의 가치 평가(valuation)로 연결되면서 향후 공동제작에서 중요한 우위를 선점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음.

 

한․중 공동제작 영화의 전망

 

- 단․중기적으로는 한․중 공동제작 영화가 지속적으로 선전하는 결과들을 생산하면서 유의미한 산업적 결과들을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됨.
 ◦ 특히 한국의 영화제작 강점, 즉 기획력, 제작력(기술 등)과 중국의 자본력(투자) 및 소비력(시장)이 결합하면서 상승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
 ◦ 한․중 간 문화적 인접성 및 차이성의 교차 범위가 적절한 수준에서 형성되면서 문화할인(cultural discount)이 적용되지 않는 최적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음.
 ◦ 이 때 생산된 콘텐츠의 목표 관객은 주로 중국의 20~30대 관객일 가능성이 높음. 향후 만일 한국과 중국의 관객을 모두 만족시킬 영화가 나온다면, 이는 양국 영화 공동제작의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임. (물론 이 같은 현상은 양국의 문화적 접점이 극대화하는 지점에서 발생할 것임.)

-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한국의 영화제작 기술을 초월하게 되면, 한국과의 공동제작보다는 미국 등과의 공동제작 등에 더욱 주력할 가능성이 있음.
 ◦ 최근 중국의 영화 산업은 기존에 투자를 통한 자국영화 생산이라는 시스템을 벗어나 투자의 결과로 외국영화를 제작하더라도, 투자 대비 이윤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영화 내 상징적으로 중국 문화적 요소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선회하는 공동제작 경향을 보이고 있음.(사례: <미션임파서블: 로그 네이션> 등)
 ◦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실력을 축적한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투자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영화 시장에 침투함으로써 극대화된 산업적 효과를 거두어들이고자 하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음.
 ◦ 이러한 방식은 할리우드가 이미 수십 년 동안 취해왔던 전략으로서, 이러한 전략이 성공을 거둔다면 중국 자본의 투자에 따라 한국의 영화 시장(상영업을 중심으로)도 재편될 가능성이 높음.

- 따라서 이러한 중국 영화 산업의 기획 및 전략을 간파하고, 한․중 공동제작의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다양한 성공 모델을 축적해 갈 필요가 있음.
 ◦ 동아시아 문화권 내부의 문화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하는 기획 집약적인 영화, 한국의 영화 기술을 극대화해서 보여줄 수 있는 기술 집약적인 영화
 ◦ 한․중 공동제작 중, 중국 감독의 연출로 제작되더라도 한국 내에서 성공을 거두는 영화(중국의 업계에 호혜적인 문화 교류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영화)
 ◦ 한․중 공동제작의 의미를 살려 주요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할 수 있는 의미와 주제를 담보한 영화 등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필요가 있음.

 

 

■ 참고문헌
김수현․박정수, 󰡔중국영화산업 현황과 한․중 공동제작󰡕(영화진흥위원회, 2011)
임대근 외, 󰡔한․중FTA와 한국 영화산업의 전략󰡕(영화진흥위원회, 2013)
「한․중영화공동제작협정」(2014)
「中韓電影合拍協議」(2014)
雲起, 「合拍片步入2.0時代」(騰迅娛樂,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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