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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샅바 잡기: 남중국해 갈등

구자선 소속/직책 :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중국연구센터 객원교수 2015-11-09

■ 중국의 인공섬 건설


- 현재 남중국해에서는 주변 각국이 도초(島礁)를 실효지배하고 있음
ㅇ 중국은 남중국해 시사(Paracel: 西沙)군도를 실효지배하고 있음
ㅇ 난사(Splatly: 南沙) 군도에서는 베트남 28개, 중국 7개, 타이완 2개, 필리핀 7개, 말레이시아 3개, 인도네시아 2개, 브루나이 1개의 도초를 실효지배 하고 있음
ㅇ 인공섬 건설은 난사군도에서 진행되었으며 베트남과 필리핀이 격렬하게 반발함


- 언론의 추정으로는 중국이 2013년 10월부터 난사군도에서 실효지배하고 있는 7개  도초(島礁)의 확장작업과 시설물 설치를 시작했음


- 2014년 5월 필리핀이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항의하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함


- 중국외교부 대변인 화춘잉(華春瑩)은 2015년 6월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남중국해 일부 도서에서의 매립 공정이 완료됐다고 발표함

 

■ 난사군도 분쟁의 쟁점


- 영유권 문제의 근원은 타국에 비해 난사군도와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고, 중국 영유권 주장의 근거 중 하나는 9단선 문제임
ㅇ 1947년 국민당 정부가 11단선을 표기한 지도를 발간
ㅇ 중국은 1949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9단선을 발표
ㅇ 1992년 <중화인민공화국 영해 및 인접구역법>을 공포하여 9단선 내 모든 섬에 대한 주권을 규정
ㅇ 2012년 중국이 9단선 지도를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에 제출함
ㅇ 9단선에 대해 타국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하여 인정하지 않고 있음. 중국은 9단선이 영토선인지, 역사적 해상선인지, 역사적 권리선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음. 9단선을 영토선으로 주장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임


- 항행의 자유 문제
ㅇ 미국은 국제법상 타국 영해에서 군함을 포함한 선박의 무해 통항이 허용된다는 입장이고, 중국은 이에 반대함
ㅇ 남중국해 관련국 중 중국외에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은 무해 통항을 허용하지 않음
ㅇ 남중국해 분쟁 이전부터 중국과 미국은 항행의 자유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음
ㅇ 즉 미국은 하이난(海南) 섬과 동중국해 중국 군사 기지 근해를 항해하고 중국은 이를 저지하는 사건들이 있었음. 대표적인 것이 2001년 4월 EP-3정찰기 사건, 2009년 3월 USNS 임페커블(Impeccable)호 사건 등임
ㅇ 중국은 자국의 전략핵잠수함 기지 등을 미국 군함과 정찰기가 탐지하는 것을 저지하고자 하고, 미국은 국제법을 근거로 권리를 주장함


- 점진적 현상 변경 문제(salami slicing strategy)
ㅇ 중국의 행동이 전쟁을 야기하지 않을 정도의 행동들을 취하면서 중국에 유리하도록 점진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있음
ㅇ 분쟁 도서를 양배추처럼 싸서 통제력을 공공히 한다는 것임. 즉 어선·해안순시선·종국에는 해군함이 분쟁도서에 대한 점유와 보호력을 증강한다는 의미임
ㅇ 이를 표현하는 다양한 용어들이 등장(cabbage strategy, creeping annexation, creeping invasion, talk and take strategy)
ㅇ 그러나 이러한 현상 변경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인공섬 건설 등 실효 지배를 강화하더라도 각국의 실효지배 상황을 뒤집을 수는 없음
 
■ 인공섬 건설의 원인


- 중국이 최근 인공섬 건설을 강행한 직접적인 원인은 2009년부터 악화된 필리핀, 베트남과의 관계 때문임. 특히 중국은 필리핀이 영유권 문제를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제소한 것은 중국이 생각하는 최저선을 넘었다고 판단함
ㅇ 2009년 무렵부터 필리핀과 베트남은 중국의 반대에도 남중국해 석유 탐사를 추진함
ㅇ 2011년 11월 베트남은 난사군도를 선거구에 편입시키고 국회의원을 선출, 석유탐사 추진, 중국이 케이블을 절단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미국과 첫 합동군사훈련 시행, 2012년 5월 중국의 석유 시추 작업을 저지하고 이후 베트남 내 반중시위가 일어나고 중국인에 대한 집단 폭행과 방화 발생
ㅇ 필리핀은 2012년 티투섬(Thitu Island: 중국명 중예다오)에 100미터에 달하는 콘크리트 부두를 설치하고 군용 활주로를 보수하겠다고 발표. 4월에 필리핀 해양경찰선과 중국 어업지도선 대치. 이후 필리핀은 5월 미국과 해상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미국에 초계정, 초계기, 레이더 시스템 제공을 요청함. 필리핀 내 반중시위가 격화되자 중국은 필리핀산 과일 통관 중단. 2013년 필리핀은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제소함


- 중국은 이러한 시도들이 중국이 평화의식을 오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음
ㅇ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국력이 상대적으로 상승하자 중국경계론·중국위협론이 확산되면서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은 중국이 확고하게 세계 강대국이 되기 전에 영해분쟁 등 현안을 자국에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기 위해 이러한 시도를 했다는 것임
ㅇ 또한 중국은 분쟁 당사자 간이 해결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필리핀·베트남이  미국을 분쟁에 끌어들여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판단함.

 

■ 인공섬 조성 이후의 미중 갈등


- 미국은 2009년 이후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 또한 동맹국과 준동맹국들의 안보 문제에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
ㅇ 만일 개입하지 않으면 이들의 안보불안이 가중되고 결국 중국에 경사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임
ㅇ 그러나 한편으로는, 적극적인 개입으로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높일 수 있으므로, 이러한 가능성을 최대한 막기 위해 신중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음
미국은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맞서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는 조치들을 취함
ㅇ 5월 P-8 정찰기에 CNN 취재팀을 태워 남중국해 정찰
ㅇ 7월 스콧 스위프트 미 태펴양함대 사령관이 정찰기를 타고 남중국해 상공 정찰
ㅇ 10월 27일 구축함 라센호를 남중국해에 투입하고, 분기당 2회 정례적으로 순찰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힘
ㅇ 11월 5일에는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남중국해를 지나는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 오름
ㅇ 그러나 이와 동시에 고위급 군사 접촉, 군사 핫라인 등을 통해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들도 취하면서 무력 충돌을 피하고자 함
미국은 필리핀과 베트남과 군사협력과 훈련을 강화하고, 일본역시 이들 국가와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음. 또한 인도와 호주 역시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대응해 연합훈련이나 중국의 갈등 조장을 비난하고 있음
ㅇ 2014년 10월 미국은 베트남에 40년간 적용해 왔던 상살무기 금수조치를 일부 해제하고, 2011년 ‘미국-베트남 방위협력 강화 양해 각서’의 내용에 따라 2015년 6월 양국은 방위협력에 관한 ‘공동 비전 성명’을 발표함.
ㅇ 필리핀 역시 미국과 합동 군사훈련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미국은 필리핀의 군사장비 현대화를 지원하고자 함
ㅇ 호주와 일본, 인도 등 비당사국들도 미국과 함께 이들 국가들과의 합동 훈련을 실시함
이러한 조치들에 대해 중국의 자국에 대한 봉쇄조치라고 인식함. 중국은 미국의 조치가 자국의 주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지중해에서 합동군사훈련에 이어 동해에서도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함. 또한 남중국해에서 독자적인 훈련을 통해 미국 구축함의 남중국해 진입에 대응함
ㅇ 중국은 필리핀과 베트남에 대한 상이한 대응을 하고 있음. 베트남에 대해서는 고위급 접촉과 경제협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필리핀에 대해서는 계속 압박하고 있음. 이는 필리핀이 미국의 동맹국일 뿐만 아니라, 국제해양법 재판소 제소에 제소한 것과 관련이 있음

 

■ 평가 및 전망


- 현재 남중국해 분쟁은 중국 대 필리핀·베트남 간의 갈등에서 비롯되었지만,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 차원으로 확대되었음. 거기에 일본, 인도, 호주까지 가세하여 복잡하게 됨. 표면상 중국과 러시아를 한편으로 하고 미국·일본·인도·호주·베트남·필리핀을 한편으로 하는 구도가 형성됨.
ㅇ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는 가장 큰 원인은 양국 사이의 전략적 신뢰가 결여되었기 때문임.
ㅇ 미국은 중국이 아시아에서의 패권을 추구한다고 여기고 있고, 중국은 미국이 아시아 재균형 정책으로 중국을 봉쇄하려 한다고 판단함


- 중국이 본격적으로 세계의 패권 혹은 아시에서의 패권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함. 그러나 패권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시아에서의 패권을 확립해야 하고, 그 시금석은 동남아시아, 남중국해에서의 영향력 확보가 될 것임. 그러므로 남중국해 갈등은 미·중전략 경쟁의 샅바 잡기와 같은 성격이 있음. 


- 영토분쟁과 전략 경쟁이 결합되어 남중국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없음
ㅇ 시진핑의 방미 시 양국 간에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고, 당분간은 갈등 상황이 지속될 것임
ㅇ 그러나 양국 모두 신중하기 때문에 군사충돌까지는 가지 않을 것임
ㅇ 중국이 인공섬에 레이더와 미사일 등 무기를 배치한다면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임. 중국은 미국과 주변국들의 반응을 살펴가며 대응 수준을 조절할 것임
ㅇ 국제해양법 재판소는 10월 30일 구단선을 무효화해야 한다는 필리핀의 제소에 대해 자신의 관할권 하에 있다고 결정했음. 그러므로 이후 국제해양법재판소의 결정도 분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임


- 현 상황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돌발적 상황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 그러므로 남중국해 행동준칙(code of conduct)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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