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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 이후의 양안관계와 한국

공유식 소속/직책 :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만연구센터 책임연구원 2016-02-01

■ 1월 16일 대만에서 제14대 총통(우리나라 대통령)과 제9대 입법원(우리나라 국회)선거가 열림. 야당이었던 대만의 民主進步黨의 차이잉원(蔡英文)후보가 56%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제14대 총통에 당선됨. 입법원 선거에서는 民進黨이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 과반을 넘는 의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둠.

 

- 금번 총통선거는 3파전으로 이루어짐. 국민당의 주리룬(朱立倫) 후보와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 친민당의 쏭추위(宋楚瑜) 후보가 출마함. 그 결과 차이후보가 56.12% 주후보가 31.04% 쏭후보가 12.84%의 득표율을 기록하였고 차이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됨.


표1 제14대 총통선거 결과
제14대 총통선거 결과수치를 나타낸 표임 이미지

 

- 입법원 선거에서 야당이었던 민진당은 총113석의 의석 중 68석을 차지, 창당이래 최초로 과반을 차지하는 다수당이 됨. 국민당은 35석을 차지하는 참패를 당함. 친민당은 지역구에서는 한 석도 차지하지 못하였고 정당투표로 3석의 비례대표만 얻음. 신흥정당인 時代力量이 지역구 3석, 비례대표 2석으로 군소정당가운데 돋보였고, 무소속과 무소속연맹이 각각 지역구 1석씩 차지하였음.

 

표 2 제9대 입법원 선거 주요정당 결과
제9대 입법원 선거 주요정당 결과를 나타낸 표임 이미지

■ 금번 선거는 총통선거는 이미 분위기에서 일찌감치 대세가 결정된 선거. 입법원 선거는 민진당의 우세가 예상되었으나 독자적으로 과반을 이루기는 쉽지 않으리라 예상되었으나 예상외의 압승을 거둔 선거였음.

 

- 총통선거는 14년 해바라기학생운동 이후 국민당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 14년 하반기에 있었던 광역시 지방선거에서도 국민당의 참패로 금번 선거도 쉽지 않을 것이 예상됨.
ㅇ 차이잉원은 먼저번 선거에서의 선전으로 민진당내에서의 세력을 확보하여 당주석에 선출되고 총통후보로서 일찌감치 선거태세로 돌입.
ㅇ 국민당은 대세가 기울었다고 여긴 여러 후보들이 서로 나오지 않으려는 기이한 현상을 보임. 결과 홍시우주(洪秀柱)후보가 선출되었으나 당내외의 여러 불신의 목소리와 입법원 선거에서의 영향력이 너무 약하다고 판단한 국민당은 임시 당대회를 열어 후보를 주리룬으로 교체하는 등 적전혼란 상황을 보여줌으로서 싸우기 전 이미 패하는 형세를 보여줌. 
ㅇ 투표율이 66.27%로 13대 선거의 74%에 비하여 많이 낮은 투표율을 기록. 이는 기존 국민당 지지자들의 투표포기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됨.

 

- 입법원 선거는 당초 국민당과 친민당의 범람(泛藍)세력의 과반이냐 민진당의 단독 과반이냐가 주목을 받았으나 민진당의 압승.
ㅇ 금번 선거는 범람세력의 대 실패로 끝남. 친민당의 쏭추위 후보는 70대 중반의 나이로 세 번째 도전을 하였고 그 목적은 친민당 세력의 강화에 있었으나 지역구에서 한 석도 차지 못하였고 국민당은 30%만 차지하는 참패. 
ㅇ 민진당의 약진과 함께 신흥군소정당, 특히 시대역량의 약진이 주목을 받음. 총5석을 차지하여 친민당을 제치고 제3당이 됨. 신흥정당으로 청년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향후 행보가 주목됨.
ㅇ 28개의 정당과 무소속이 후보를 냈고, 18개 정당이 정당명부제의 후보가 되었으나 민진, 국민 양당제의 틀을 깨지는 못하였음.

 

■ 이번 선거는 민진당의 전략적 우위라기보다는 국민당정부의 정책적 실패와 국민당의 분열이 더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 또, 사회 전반적인 이슈에서 민진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

 

- 2008년 마잉지우(馬英九)정부가 정권을 잡았을 때 내세웠던 것이 민진당 정부의 부패와 경제적 실패임. 실제로 21세기 들어 대만의 경제성장률은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상당한 침체를 겪었음.
ㅇ 마잉지우 정부는 이를 민진당 정부의 대륙정책실패에 기인한다고 보고 중국대륙과의 관계개선을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규정, ECFA협정에 힘씀. 2010년 ECFA 협정을 성공적으로 체결하였으나 그 이후의 경제상황이 호전되지 않아 사실상 ECFA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음. 
ㅇ 적극적인 해외자본 유치정책으로 많은 해외자본이 유치되었으나 그 자본이 산업으로 투자되지는 않고 자본시장, 특히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어 부동산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초래, 나아가 빈부차이의 급증을 야기하게 됨. 이는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짐.
ㅇ 공무원 연금개혁의 추진으로 군인, 공무원, 교육자등 국민당의 가장 충성스러운 지지기반인 이 삼각편대의 지지가 무너짐.

 

- 마잉지우는 국민당내 권력다툼과정 중 입법원장 왕진핑(王金平)을 반부패로 제거하려 하였으나 결국은 실패. 당내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고 이 과정에 입법원장의 도움을 얻지 못하여 양안서비스무역협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결국 해바라기학생운동의 빌미를 제공. 향후 선거에서 이슈를 빼앗김.

 

- 이번 선거에서는 정체성문제, 세대간의 갈등, 경제문제가 융합하여 이슈가 이루어짐.
ㅇ 이번 선거가 낳은 신조어 중 하나가 셔우터우주(首投族) 즉 처음으로 투표권을 얻어서 투표를 하게 된 젊은이들을 가리킴. 이들은 민진당 정부시절에 개정된 역사교과서로 교육받아 이전의 국민당정부의 중국정체성을 교육받은 세대와는 전혀 다른 국가정체성을 가짐. 이들을 天然獨이라고도 함. 이러한 정체성을 놓고 세대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이것이 투표로 이어짐.
ㅇ 우리나라의 88만원 세대에 해당하는 22K세대의 영향도 세대갈등의 한 축. 대만 청년의 초봉이 20년전과도 다르지 않을 정도로 경제가 침체되고 기업의 중국진출로 일자리 감소, 외자의 자본시장 유입으로 부동산 폭등, 이에 따른 빈부차이 심화 등은 청년층들의 기득권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짐. 이번 선거에서 이것이 표심으로 나타남.

 

■ 대만의 선거 결과는 향후 양안관계에 어떤 형태든 변화가 있을 것임. 특히 대만독립을 당강령에 유지하고 있는 민진당 정부가 집권한 만큼 “하나의 중국”은 더욱 뜨거운 이슈가 될 것임.

 

- 작년 11월에 있었던 양안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은 92합의(92共識)을 강조하고 양안은 한 핏줄의 민족임을 재차 강조함. 이는 향후 대만의 정세에 어떤 변화가 있어도 “하나의 중국”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 것임.
ㅇ 비록 양안이 주장하는 92합의의 내용이 상이하나 어쨌든 마정부는 92합의를 인정하고 대륙과의 관계를 개선함. 중국도 이에 호응하여 대만에 대하여 많은 양보(讓利)를 했다고 자평.
ㅇ 차이잉원은 이 92합의에 대하여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향후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음.

 

- 정부와 국회를 다 장악한 민진당은 이것으로 양안관계에서 어느 정도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고 생각함. 여기에 중미관계가 대립의 형태로 발전 되는 것이 민진당에 어느 정도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중국과 대립각을 세울 수도 있음. 이럴 시 양안관계에 긴장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사료됨.
ㅇ 민진당은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미국의 지지를 얻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미국에 경도된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 남해문제에서 대만은 자신의 주권을 잠시 유보할 정도로 미국의 입장을 반영 할 것임.
ㅇ TPP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미, 일에 의존하여 경제고립을 탈피하려 할 것으로 예상됨. 문제는 광우병 소고기 등 일련의 식품안전문제에 대한 국민의 의심을 극복해야 함. 하지만 중국과의 경제관계 개선 없이 미, 일에만 의지할 수 있는지는 의문.

 

- 중국은 하나의 중국의 원칙을 재천명하면서 민진당 정부에 대한 강온 양면정책과, 굳이 정부를 통하지 않고 사회단체나 대만인들에게 직접 다가서는 전방위적인 대만압박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됨.
ㅇ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의 대만정책의 마지노선. 민진당은 현재상황이 자신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이 마지노선은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임.
ㅇ 벌써 대만에 여행하는 중국여행객의 할당량을 줄여서 대만에 타격을 주려고 한다는 움직임이 있을 정도로 경제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음. 이는 다방면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개될 수 있음.
ㅇ 민진당 정부를 무시하고 지방정부나 사회단체, 경제단체 등과 직접 접촉하여 양안교류를 이어나가 결국은 양안관계의 주도권은 중국이 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

 

■ 향후 양안관계의 변화는 동북아정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양안관계는 결국 중미관계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우리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

 

- 양안이 특히 하나의 중국문제나 대만독립문제로 충돌이 있을 시 우리는 선택을 강요받을 상황이 올 수도 있음. 최근에 있었던 쯔위 사건에서 중국 누리꾼들은 쯔위가 대만국기를 흔들었다고 대만독립분자로 몰면서 쯔위가 속한 그룹의 공연은 물론 소속사 다른 가수들의 공연까지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짐. 이를 부담으로 느낀 중국정부의 통제로 어느 정도 잦아들었으나 이를 통하여 우리의 애매한 입장이 부각됨. 향후 이보다 더 큰 정치적 충돌이 있을 시 윤리적 관점과 국익의 관점의 최대공약수를 찾아내서 대처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

 

- 북핵문제로 중국과 미국사이에서 곤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게 대만, 미국, 중국의 삼각관계는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음.  그리고 대만과의 연계도 강화하여야 함. 중국이 한류의 가장 큰 시장이긴 하지만 대만은 한류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시장임. 한류로 인하여 한-대만간의 교류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향후 한-대만 FTA의 체결 등을 고려하는 등 대만과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확대하여야 함. 이 때 쯔위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대만사람들의 정서를 잘 고려하여 행동하여야 함.

 

- 대만인들이 중국의 경제적 공세에 대하여 느끼는 공포를 간과해서는 안 됨. 대만사람들이 서비스무역협정을 반대하는 이유는 3차산업 마저 중국에 종속된다는 공포감에서 비롯됨. 우리도 벌써 인재 유출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으므로 이를 단순한 추세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사료됨.

 

- 정치적으로는 멀어지는 듯 하지만 경제적, 사회적 교류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점에 주목. 이를 향후 남북한관계에 참고해야 함. 양안은 통일(unification)이라는 전제보다는 현재 경제, 사회 교류를 통한 통합(intergration)의 방향으로 가고 있음. 남북한도 이러한 점을 참고하여 교류의 확대에 더 힘써야 한다고 사료됨.

 

 

※ 참고자료
- http://vote2016.cec.gov.tw/zh_TW/IDX/indexP1.html
- http://udn.com/news/story/7340/1454127
- http://big5.ftchinese.com/story/001065594
- http://udn.com/news/story/1/1299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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