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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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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의 일본 주가 하락은 중국 경제 둔화와 무관하다

쉬창원(徐長文)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16-04-28

올해 초 들어 일본 주가지수가 연속 하락하였다. 일본에서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연초 19,034 포인트였던 주가지수는 4월 6일 15,715포인트로 무려 17.4% 하락하였다. 이는 2012년 11월 5일 이후 약 3년 5개월만의 최대 하락폭으로 일본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이에 일본정부의 주요인사부터 언론 및 금융기관까지 잇달아 논평을 내놓고 중국 경제 둔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유럽과 미국의 많은 경제학자들도 일본의 주가 하락을 중국 경제 둔화와 연관시키는 것은 납득할 수 없으며, 경제학적으로도 전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 일본 주가 하락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일본 경제의 지속적인 침체로 실제 임금소득이 감소하여 소비지출이 정체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통계자료를 보면 2015년 9월부터 11월 말까지 3개월 간 일본의 실제 소비지출이 1년 전에 비해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중국 경제 둔화가 일본 기업에 영향을 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례로 도요타, 파나소닉 등 일본 대기업들은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으로 인한 소득 증가로 향후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와 가전 등 상품의 판매량이 대폭 증가할 것이라 예측하여 중국에 많은 공장과 회사를 세웠으나, 경제 둔화로 수익이 악화되면서 불안정한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2015년 중국 경제성장은 6.9%로 이전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되었으나,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며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 둔화가 일본의 GDP 성장률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중국 경제 둔화로 인한 일본의 對中 수출 감소는 또 다른 문제로, 일본 경제성장에 영향을 준 직접적인 요인이 아니다. 만약 6.9%의 중국 경제성장이 없었다면 작년 일본의 경제성장률 역시 0.17%에도 미치지 못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을 것이며, 기업 경영은 더욱 어려워졌을 것이다.

다시 2015년 9월부터 11월 말까지 3개월 동안 일본의 수출 상황을 보면 일본의 對中 수출이 다른 국가에 대한 수출 실적에 비해 확연히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3개월 동안 일본의 실제 해외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감소한 반면, 對中 수출은 3.5% 감소에 그쳐 다른 시장에 대한 수출보다 좋은 성적을 보였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지난 3년간 일본 엔화 가치가 30%까지 하락했음에도 對中 수출을 포함한 일본의 대외수출이 정체된 원인으로 사실 그리 복잡한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바로 계속된 일본 기업의 경쟁력 약화이다. 일례로 현재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의 세계 시장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일본 제품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23년 전인 1993년 공업 선진국의 해외수출 점유율 가운데 일본의 시장점유율은 12%에 달했으나, 현재는 대폭 하락하여 6%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16%로 1993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 둔화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對中 수출이 다른 시장에 대한 수출보다 나은 성적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바로 일본 對中 수출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품이 중국 수출 완제품에 필요한 원자재 및 부품 등이기 때문으로 이는 모두가 아는 객관적인 사실이다.

지금까지 20년 동안 일본의 對中 수출품의 약 60%가 중국에서 조립 및 가공을 거쳐 미국 등 기타 시장에 수출되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많은 일본 제품들이 ‘made in Japan’을 붙이지 않는다. 일부 제품은 중국에서 조립되어 ‘made in China’를 붙이기 때문이다. 가장 전형적인 예로 영상기기에는 대부분 일본 도시바에서 생산한 메모리카드 같은 부품이 사용된다. 이는 최근 몇 년 간 미-일 통상마찰이 줄어들거나 사라진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일본정부와 언론 및 금융기관들이 올해부터 시작된 일본 주가의 지속적인 하락 원인을 중국 경제 둔화로 돌리는 것은 자신들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목적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으면 주가 하락의 원인을 추궁하는 대중들에게 마땅한 답을 내놓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아베 정부가 추진한 ‘아베노믹스’의 실패에도 책임이 있다. ‘아베노믹스’는 초기에 대담한 금융정책, 기동적인 재정정책, 성장전략이라는 이른바 ‘3개의 화살’을 제시하였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고, 2015년 9월 서둘러 ‘신(新) 3개의 화살’을 제시하면서 기존 정책은 흐지부지되었다. ‘신(新) 3개의 화살’은 강한 경제(2020년까지 GDP 600조엔 달성), 출산지원(출산율 1.8% 달성), 사회보장 강화(간병 이직 제로)이며, 또 ‘1억 총 활약 사회(일본의 1억 인구가 모두 활동하는 사회)’ 건설을 제시하였다. 일본 학자들은 ‘신(新) 3개의 화살’이 기존 ‘3개의 화살’과 전혀 무관한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며 ‘아베노믹스’의 지속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2015년 9월 드러난 일본 도시바의 회계조작을 통한 30억 달러의 실적 허위보고와 이후 추가로 드러난 4년간의 회계조작 사실은 일본 역사상 최대규모의 회계스캔들로 기록되며 도시바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뿐만 아니라,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일본의 기업 관리 전반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주식시장에 대한 일본 투자자들의 불안을 야기하고 유럽과 미국 등 외국인 투자자들도 떠나게 하였다. 이 역시 일본 주가 하락의 중요한 요인이다.

주가 하락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주가 하락의 진짜 원인을 밝혀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는 것이 근본적인 방법으로, 책임을 떠넘기거나 다른 나라를 탓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으로 백해무익하다. 많은 이들이 일본 주가의 지속적인 하락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은 이 때문이며, 이는 결코 기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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