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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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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물 분석 시리즈> ⑤ 19차 당 대회 지도부 인선을 위한 習近平의 포석

강준영 소속/직책 :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2016-05-03

□ 시진핑식 인사 배치의 전초전

○ 내년 가을 개최가 예정된 중국 공산당 제19차 당 대표대회 까지는 대략 1년 반 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관례대로라면 지금이 바로 중국 정치의 핵심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와 중앙정치국이 19차 당 대표 대회를 통한 인사배치 논의를 시작하려는 시점으로 볼 수 있다. 후진타오 체제에서 2기 지도부를 형성하게 되는 지난 17차 당 대회의 경우를 보면 대략 4-5월경부터 인사 원칙을 논의하면서 무려 60여개의 고찰 팀을 조직해 31개 성·시와 중앙의 국가기관 및 중앙 금융기구 그리고 국유국영기업과 군대에 대한 집중 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근거로 필요에 따라 개인에 대한 보충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주지하다시피 시진핑이 최고 지도자로 등극한 18차 당 대회는 각 파벌의 타협의 결과이었기 때문에 시진핑 자신의 색채를 전혀 가질 수 없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19차 당 대회는 시진핑 2기 지도부 인사들을 충원하는 회의가 될 것이므로 뚜렷하게 시진핑 색채를 지닌 지도부 구성에 일차적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20차 당 대회의 인사배치를 위한 중간 고리 지도층을 양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회의이기도 하다. 이는 당연히 향후 시진핑 체제의 안정, 그리고 시진핑이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지속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근간이 된다.

○ 이러한 현실적 필요에 따라 시진핑은 지방 정부 수장들에 대한 인사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시진핑은 2016년이 소위 '시진핑 핵심'의 원년이 될 수 있을 만큼 거국적 반부패 운동을 전개하면서 당·정·군을 완전히 장악하는 강력한 일인 권력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관례를 깨는 지방 지도부에 대한 인사 배치를 진행함으로써 벌써부터 시진핑식 인사스타일의 일면을 노출하고 있다. 특히 지방의 성장이나 당 서기는 기본적으로 성 당위원회 부서기나 상무 부성장 또는 성도(省都)의 당위원회 서기가 발탁되는 것이 관례였으며 중앙 관리가 지방의 수장으로 오는 경우는 주로 경제부문의 장관급 간부가 기용되는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몇몇의 지방 수장 인사는 이런 관례를 깼다. 예를 들면 랴오닝(遼寧)성 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린펑(林鋒)이 간쑤(甘肅)성 성장으로, 내몽고자치구 당위원회 상무위원이며 중앙통전부장인 부샤오린(布小林)은 해당 자치구 대리 성장으로 승진했고, 정부 행정단위가 아닌 전국총공회의 당조 서기인 천하오(陳豪)는 윈난(雲南)성장으로 기용됐다. 차관급 단위인 해양국장 류츠구이(劉賜貴)는 하이난(海南)성장이 됐으며, 18차 당대회의 차관급 중앙위원인 천치우파(陳求發)는 후난(湖南)성 정치협상회의 주석에서 일약 랴오닝 성장으로 기용되었다. 시진핑이 늘 강조하는 실질적인 업무에 필요한 능력 있는 인재를 기용한다는 실용적인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분명히 시진핑식 인사임에 분명하며 향후 중앙 인사 배치에도 그 색채가 얼마나 주입될지 주목된다.

□ 시진핑의 인사 포석

○ 지난 3년의 집권 기간 동안 시진핑은 이미 자신의 인맥을 중앙의 주요 핵심 부문에 기본적인 배치를 완성하였다. 당이 중심이 되는 중국 정치를 움직이는 핵심부분으로 중앙의 조직계통과 선전계통, 재정경제 계통 및 기율검사위원회 그리고 안보계통을 꼽을 수 있다.

○ 우선 인사배치의 핵심 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중앙조직부의 상무부부장은 대학 동창으로 룸메이트였던 천시(陳希)가 맡고 있으며, 당원 및 관료 재교육의 장인 중앙당교 상부 부교장은 허이팅(何毅亭)이, 이데올로기를 관장하는 선전부는 즈장신쥔(之江新軍)의 핵심이었던 황쿤밍(黃坤明)이 상부부부장을 맡고 있다. 재경분야는 시진핑이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던 류허(劉鶴),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푸젠성 시절의 부하였던 허리펑(何立峰), 중앙재경판공실 부주임 수궈쩡(舒國增)이 실무를 장악하고 있다. 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로는 상하이 시기의 부하였던 양샤오뚜(楊曉渡)가, 안전 영역에서는 중앙국가안전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차이치(蔡奇), 푸젠성에서 발탁된 베이징시 공안국장 왕샤오홍(王小洪) 그리고 중앙판공청 상무부주임 딩쉐샹(丁薛祥)이 실무를 관장한다. 특히 중국 정치에서는 해당 부문의 상부 부책임자가 실질적인 실무 책임자의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음에 비춰보면 이들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들 단위의 책임자 역시 시진핑의 맹우들로 채워져 있다.

○ 이미 시진핑은 자신이 배치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19차당대회주비공작영도소조(19大籌備工作領導小組)'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소조의 조장은 시진핑이, 리커창과 왕치산이 부조장을 맡았으며, 특히 왕치산은 주비공작판공실 주임을 겸직한다고 한다. 소조원으로는 왕후닝, 리잔수, 자오러지, 공안부장 멍젠주(孟建柱), 판창룽, 마카이, 자오훙주(趙洪祝), 왕융, 두진차이(杜金才) 등 인데 대부분이 시진핑 인맥이다.

○ 이 소조의 기본 임무는 19차 당대회의 중앙위원, 후보위원, 중앙기율위 위원,중앙군사위 위원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며, 정치국상무위원, 정치국원 및 기율위 서기와 중앙서기처 서기 그리고 중앙 군사위 부주석 등의 명단을 제출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5개의 전문팀이 꾸려진다. 우선 정치노선, 공작선전조와 업무보고 초안 작성과 정보조는 왕후닝이 조장을 맡으며, 19차 당대회 대표의 자격 심사 및 재심 소조는 자오러지와 자오훙주가 책임진다. 또 19차 당대회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중앙기율위원의자격 심사, 재심사 및 조사조는 왕치산이 조장을 맡고 리잔수와 자오러지,딩쉐샹, 중사오쥔이 조원으로 활동한다. 마지막으로 19차 당대회 연락과 정보통보조는 리잔수와 왕융이 책임진다.

□ 시진핑식 인사?


○ 이상에서 보듯 19차 당대회 관련 인사 배치를 위한 포석은 이미 시진핑이 자신의 친신을 전진 배치함으로써 기본적인 모양을 갖췄다, 문제는 시진핑이 중국 당내에서 더 이상 파벌이나 권력투쟁이 존재하면 안 된다는 강조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자신과 가까운 세력들을 대거 등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자신과의 인연이나 친분만 가진 인사로는 방대한 중국의 핵심 관료를 모두 채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향후 시진핑식 인사가 과연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 새로운 갈등을 유발할 소지는 없는지, 그리고 이것이 향후 중국 정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본격적인 의미의 시진핑 시대의 도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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