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경제성장에 있어 기업가들의 역할

장웨이잉(張維迎) 소속/직책 : 북경대 국가발전연구원 공동 창시자 겸 교수 2016-07-25

 

기업가는 혁신을 통해 기존의 균형을 깨고 새로운 균형을 만든다. 이러한 기업가는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정부는 필요한 제도적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기업가들이 자유로운 사고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경제의 발전은 새로운 상품, 기술,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이 나타나는 과정이자, 산업구조와 수요구조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과정 그 자체이다. 오늘날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휴대폰만하더라도 불과 30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상품이다. 컴퓨터, 노트북 역시 50년 전에는 없었던 물건이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경제 발전이며, 그렇기 때문에 경제의 발전은 새로운 상품의 출현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는 그의 이론을 통해 시장이 커질수록 분업이 세분화되고 전문성이 높아지며, 전문성이 높아질수록 분업이 세분화되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새로운 상품과 기술이 많아질수록 생산성이 향상되고, 더 많은 부(富)가 창출된다고 주장하였다. 당시 아담 스미스는 이러한 순환관계를 만들어내는 연결고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었지만, 사실 그 연결고리는 바로 기업가이다. 기술 분업이든 시장이든 기업가와 기업가 정신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빌 게이츠를 꼽을 수 있다. 빌 게이츠가 소프트웨어를 발명해내기 전까지는 이와 관련된 산업이 존재하지도 않았다. 모든 기술의 발전은 사실 기업가들의 발명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물류, 인쇄, 기계 산업 등이 모두 그렇다. 국가가 부유해지기 위해서는 생산성이 향상되어야 하고, 기술의 발전과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혁신은 노동력에서 비롯된다. 또한 부(富)는 시장 규모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분업화 되어있지 않는 사회는 기술 발전이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부(富)를 시장으로 변모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바로 기업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과잉생산은 기업가들이 새로운 부(富)를 새로운 시장으로 발전시키기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류의 수요가 모두 만족되지 못해서가 아니라, 기업가들이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인류의 부(富)가 축적되었는데도 기업가들이 기존의 상품만을 생산해낸다면, 소비자들은 구매욕구가 사라지게 될 것이고, 이는 결국 단기적 경기 침체를 초래하게 된다.

균형 상태에서는 이윤이 창출될 수 없다. 즉, 그 누구도 돈을 벌지 못한다. 불균형 상태이라야만 이윤이 창출될 수 있다. 2001년 전 세계적으로 컴퓨터 시장이 균형 상태에 들어서자 컴퓨터 생산업체들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였다. IBM이 2004년 PC사업을 레노버에 매각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당시 중국 역시 컴퓨터를 생산해서는 이윤을 창출할 수 없고 다만 기회비용과 운반비용을 벌 수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다 애플이 출시한 태블릿 PC가 등장하면서 또 다시 기존 PC시장의 균형이 무너졌다. 그러나 이내 태블릿 PC가 시장에 넘쳐나면서 이미테이션(imitation) 상품이 폭리를 취하는 등 태블릿 PC시장도 균형 상태에 진입하였고, 그 뒤를 이어 출시된 스마트폰이 기존의 균형을 파괴함으로써 새로운 불균형 상태가 만들어졌다.

지난 30여년간, 중국 기업가들은 주로 매매차익(arbitrage)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왔고, 중국 경제 역시 이러한 기업가들의 경제활동 방식에 의존해 발전해 왔다. 매매차익은 주로 3가지 방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시장간 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쓰촨(四川)지역에서 값싸게 팔리는 귤을 베이징에서 비싸게 팔아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이러한 기업가들을 상인이라고 한다. 둘째, 시간 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년에 어떤 상품의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이라 기대되면, 미리 해당 상품의 재고를 쌓아놓거나 미리 생산해 놨다가 내년에 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세 번째 방식은 요소 시장과 상품 시장간의 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휴인력이 있는데 한편에서는, 제품이 공급부족 상태일 때, 그 유휴 인력을 데려다 생산활동에 투입시키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지난 30년간은 이런 3가지 방식이 잘 통했었으나, 지금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즉, 기존 상품 시장에서 매매차익을 통한 수익창출이 더 이상 어렵게 된 것이다.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이는 외국의 원천기술에 의지해 상품을 개조한 수준 밖에 안 되는 것이 지금 중국 시장의 현주소이다.

그러므로, 중국 정부는 기업가들이 더 이상 매매차익에만 몰두하지 말고, 진정한 의미의 혁신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혁신이란 기존의 것과 다른 아이디어를 창조해 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러한 새로운 아이디어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었으므로 처음 제시되었을 때는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상품에 적용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발하고, 신소재를 개발하며, 새로운 기술(즉, 새로운 생산방식)을 도입해야 하며, 새로운 조직형태(관리방식)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처럼 기업가들은 혁신을 통해 기존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균형을 창조해야 한다.

기업가들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정부는 기업가들이 자유롭게 사고의 저변을 넓힐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하며 안전하게 재산권이 보호되는 인프라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혁신적인 기업가들이 탄생할 수 있다.

만일, 한 국가가 산업정책을 통해 기업가들의 혁신을 억지로 이끌려 한다면, 이는 분명 실패할 것이다. 이유인 즉, 산업정책은 정부 관료가 기업가들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가설을 전제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가설은 종종 성립되지 않는다. 태양광산업만 하더라도 당초 기업가들이 창조해낸 산업을 그 잠재력을 알아본 정부가 대대적인 지원에 나섰다가 결국 산업을 망치고 말았다.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경쟁력 있는 기업들은 살아남고, 그렇기 못한 기업은 도태되면서 산업이 비교적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가들이 정부의 지원책만 기대하고 있는 곳에는 진정한 의미의 혁신이 자라날 수 없다. 역사적으로도, 정부는 기업가를 대체할 수 없음이 증명되었다. 그렇다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도록 재산권이 보호되는 안전한 법제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위대한 기업가의 탄생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출처: 중국경제신식망, 2016-07-21

※본 글의 저작권은 중국경제신식망에 있으므로 중국경제신식망​의 허가 없이는 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원문은 첨부파일을 참조해 주십시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