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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는 미국의 또 다른 아태지역 전략

류주안(刘隽) 소속/직책 : 평론가 2016-08-01

남중국해 중재안이 발표되기 전, 미국은 남중국해에 병력을 집중 파견하여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끌고 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했다. 그 후 지난 12일 중재안이 발표되었고, 세계는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또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세간의 이목이 남중국해에 쏠려 있는 동안, 한미 양국은 사드 미사일방어시스템과 관련한 협상을 실시하였고, 양국은 끝내 한국 내 사드 배치에 최종합의하였다. 결국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일으킨 것은 세간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리기 위한 것일 뿐, 진짜 목적은 한국 내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결국 한미 양국은 한국 내 사드 배치에 최종합의하였다.

한국 연합뉴스의 7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 국방부는 언론브리핑을 통해 사드를 경상북도 성주군에 배치시키기로 결정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사드 미사일방어시스템은 내년 말 실전 상태에 돌입하게 될 계획이다.

미국의 항공모함 전투부대가 남중국해를 떠나 필리핀해에 진입한 순간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즉, 미국의 진짜 목적은 남중국해가 아니라 한국 내 사드 배치였던 것이다. 결국 미국이 남중국해를 긴장국면으로 몰아넣었던 것은 ‘일거다득(一擧多得)’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연막 작전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간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한국 내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줄곧 반대해 왔었다. 한국도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자국 내 사드 배치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며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를 문제 삼아 중국과 러시아가 남중국해에 관심을 돌린 틈을 타, 미국과 한국이 한국 내 사드 배치에 최종 합의하였고, 결국 미국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염원을 이루게 된 것이다. 한국 내 사드 배치는 미국의 아태지역 리밸런싱 전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는 미국에게 있어 남중국해 중재안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그토록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매달렸던 것일까? 진정 미국의 주장대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서일까? 만일 그렇다면, 남중국해를 긴장국면으로까지 몰아가면서까지 사드 배치를 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일까? 미국이 그토록 한국 내 사드배치에 조바심을 낸 것은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이다. 한국은 필리핀과 마찬가지로 미국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것뿐이다.

우선 사드 미사일 방어시스템에 대해 알아보자. 사드는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의 줄임말로, 미국 탄도미사일 방어시스템의 핵심이며 대기층 안밖에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사드의 X선 레이더의 정찰 가능 범위는 반경 2,000Km에 달하며, 우수한 요격기능을 보유하고, 모든 유형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방어가 가능하다. 특히 대규모 살상무기(화학, 핵 혹은 생물학적)를 탑재한 미사일 방어에 효율적이다. 사드는 기동성이 강할 뿐만 아니라, 배치도 용이하다. 한편, 한반도는 전체 남북 횡단 길이가 1,100 Km 이며, 38선부터 남한 끝단 까지는 겨우 40Km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만 보더라도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시킨 것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방어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드의 기능을 알면, 사드가 겨냥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도 알 수 있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시킨다는 것은 중국의 화북(華北), 화동(華東), 발해, 황해, 동중국해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극동지역까지 사드의 사정거리 안에 두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중국과 러시아의 코앞에 정찰기를 배치해두고 중국과 러시아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감시하겠다는 것인데, 도대체 무엇이 안전하다는 말인가! 사드 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임은 너무도 자명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월 1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국의 사드 배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과 역내 전략적 균형에 해(害)를 끼치고, 한반도의 핵문제 해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중국은 한국 내 사드배치를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한국 대다수의 국회의원, 야당, 민간단체 및 사드 주둔 후보지 거주민들도 안보 및 환경보호 등을 이유로 자국 내 사드 배치에 우려를 표명하고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지난 7월 13일 성주군에 거주하는 5,000여명의 주민들이 사드 배치를 강력히 반대하는 집단 시위를 벌이기도 하였다.

7월 11일, 북한은 한국 내 사드 배치가 확정되면, 향후 ‘무력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하였다. 한국 내 사드 배치로 인해 한반도의 긴장국면이 더욱 악화될 것임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북한이 사드에 굴복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북한은 수 만개의 대포로도 한국을 무너뜨릴 수 있다. 미국은 북핵 위기를 막겠다는 명분으로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였지만, 이는 역내 안보 균형을 깨뜨릴 뿐이며, 한반도 정세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그렇다면 한국이 사드 미사일 방어시스템으로도 북한의 탄두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사드 배치를 허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단순한 미국의 강압 때문만은 아니었다. 우리는 한국의 이번 결정을 통해 한국이 불공정하고 불안한 심리상태에 놓여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한국이 불공정하고 불안한 심리상태에 놓여있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한국은 북한과의 갈등 상황에서 미국과의 연합군사훈련을 멈추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욱 빈번하게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하였다. 그러니 북한도 가만히 있을 수가 있었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당연히 미사일 발사 혹은 핵실험을 통한 반격을 함으로써 한국의 행위에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한편, 한국은 중국에게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행사해달라고 요구하였다. 자신은 군사훈련을 실시하면서 북한한테는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라고 하니, 그것이 말이 되겠는가. 한국과 북한은 벌써 수 십 년간 대치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한반도 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과 북한은 외부로부터의 압력에 떠밀려서가 아니라 당사자들간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한국이 자국 내 사드 배치를 수용한 것은 중국에 대한 미성숙하고 불공정한 태도를 드러낸 것이다. 즉,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도록 설득하지 못하자 바로 미국의 자국 내 사드 배치를 수락한 것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한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고, 남중국해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사드 배치를 허락한 것이다. 그러나 사드 배치가 한국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별개의 사안이다.

한미 양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 사드 배치를 밀어붙였고, 이는 결국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즉, 중미, 중한간의 전략적 신뢰, 경제무역관계, 다자간 협력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될 뿐만 아니라, 아태지역에 새로운 군비경쟁을 초래하고, 역내 전략적 균형을 깨뜨리게 될 것이다. 전략적 균형이 깨지게 되면, 역내 안보도 불안해지고, 국지적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고 심각해질 것이다. 한국의 이번 사드 배치 결정은 그 동안 한중 양국이 쌓아놓은 우호적 양국관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한국도 위험해질 것이다. 향후 강대국들간의 군사 갈등이 심해지면, 한국 내 사드 기지, 전력공급기지, 보급기지 등 관련 설비들이 주요 공격 대상이 될 것이며, 이는 한국에 직접적인 인적〮물적 손실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출처: 중평사, 201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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