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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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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객의 일본 ‘묻지마 쇼핑’ 오래 못 간다

쉬창원(徐長文)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16-12-01

2012년 12월 아베는 일본 총리직 연임에 성공한 이후, 장기 집권 및 임기 내 일본 헌법 개정의 목표를 설정하였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는 바로 경기 부양을 위한 ‘아베노믹스’였다. 아베총리는 아베노믹스를 발표하면서 2대 경제무역 파트너이자 최대 관광객 수출국인 중국 및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고도 강조하였다. 

 

‘아베노믹스’를 기반으로 한 양적 완화 정책이 실시되면서 엔화는 큰 폭으로 평가절하되어 한때, 달러당 엔화가치가 125엔으로까지 급락하기도 하였다. 한편, 일본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중국 등 해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렸다. 이는 외국 관광객 유치를 통해 국내 소비 진작뿐만 아니라 지방 수입 증대의 효과까지 가져와 경제 발전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일본 관광청이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일본을 방문한 중국(대륙)인 관광객수는 전년의 2배인 500만명 이상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수의 1/4을 차지하는 비중으로, 중국은 일본의 최대 관광객 수출국이 되었다. 한편, 중국 관광객들은 일본 내에서 명품 시계, 화장품, 가전제품 등을 많이 구매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들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은 16만 엔화(약 1만700위안)에 달해 1인당 평균 소비액이 5만 엔화(약3,300위안)인 태국 및 대만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소비액이 2만엔화(약 1,300위안)인 미국, 한국 관광객과 비교했을 때는 그 격차가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자국 내 중국 관광객들의 ‘묻지마 쇼핑’ 열풍이 발생했다고 보도하였다. 중국 언론들도 2015년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 내 소비액이 800억 위안에 달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이에 경제학자들은 2015년 일본경제가 0.5%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대규모의 중국 관광객들의 ‘쇼핑’덕이 크다고 분석하였다. 

 

올해에도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 관광국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관광객이 27.9%의 비중을 차지하며 선두를 달렸고, 20.7%를 차지한 한국이 그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및 한국 관광객들이 일본을 방문하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약 50%의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올해 연초부터 일본 대형 백화점들은 일제히 2016년 판매 목표치를 상향조정하였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세탄백화점과 미츠코시백화점은 올해 판매량을 6.1% 늘리기로 결정하였고, 타카시마야백화점 역시 2.5%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악화일로를 달리는 일본 경제 및 금융 환경 하에서 이러한 목표치를 달성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중국 관광객들의 쇼핑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이미 일본 소매업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 들어 엔화 환율이 10% 이상 수직상승하면서 일본 내 쇼핑의 이점도 사라졌다. 설상가상으로 해외 관광객이 일본에 몰려들면서 일본 내 숙박업체가 가격을 크게 올리고, 대중교통 및 통번역 서비스 인프라 미흡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일본 내 쇼핑 규모도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일본 관광청이 10월 19일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7~9월간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액은 9,717억 엔화로 전년 동기대비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단. 이는 2011년 10~12월 이래 4년 9개월만에 처음으로 나타난 하락세이다. 일본이 발표한 통계수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인 관광객들의 평균 소비액의 감소폭은 22.9%로까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나타났다. 한국 관광객의 경우 원래 소비액이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6.3%나 하락하였다.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폭이 감소하고, 쇼핑을 통한 소비액이 지속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일본 대다수의 대형 백화점들 역시 한산한 모습이다. 

 

그러나 중-일 간 경제무역협력 관련 조사연구 업무에 다년간 종사한 일본인 지인에 따르면, 얼마 전 카타야마 카즈유키(片山和之) 전임 주중 일본대사관 공사이자 현재 駐상하이 일본 총영사가 말하길, 상하이(上海), 저장(浙江), 장쑤(江蘇) 등 성(省)∙시(市)의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이 일본을 방문하거나 일본에 기업을 설립하길 원한다고 한다. 상하이공항 혹은 항구를 통해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수는 일본을 방문하는 전체 중국인수의 1/4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상기에 언급된 성(省)∙시(市)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12만 위안 이상으로 중산층 이상의 소득을 가진 사람이며, 대기업이나 중형기업들이 일본 부동산을 매입하고 숙박시설이나 관광 시설 건설에 투자하는 기업들도 매우 많다. 또한 일부 고소득 계층과 대기업 및 중형기업들은 일본에 부동산을 매입하여 본인 혹은 기업의 퇴직직원들이 일본에서 편안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하기도 한다. 이는 일본이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일본의 환경도 깨끗하며 기후도 좋기 때문이다. 이에 駐상해 일본 총영사는 향후 중-일 양국은 관광, 부동산 등 분야에서의 경제적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아베총리가 부임하면서 일본 경제 성장세 회복을 실현하겠다거나 개혁을 강화하겠다는 등 화려한 수식어를 덧붙인 공약들을 내걸었지만, 결국 모두 ‘빚 좋은 개살구’에 그쳤고, 그만한 성과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아베총리는 스스로 미국과 특별한 동맹관계 있다고 믿어 ‘여우가 호랑이를 등에 업고 설치는 격’으로 중국, 한국 등 주변국가와 영토, 해양 주권 등을 둘러싼 분쟁을 끊임없이 유발하여 동아시아 지역에서 이미 ‘고립’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미국의 묵인 하에 작년 집단 자위권법을 통화시켰고, 뒤이어 일본의 평화헌법까지 개정하려고 나서고 있다. 최근 아베정권은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둘러싼 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이에 따라 양국간의 갈등이 날로 악화되고 양국 국민들간의 장기적 우호 및 협력관계도 결렬되었으며, 그 영향으로 양국간 경제무역 협력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2011년 3,428억 9천만 달러에 달했던 양국간 무역규모는 2012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5년에는 2,786억 6천만달러로까지 감소하였다. 4년만에 무려 18.7%의 감소폭을 보인 것이다. 아베정권의 시대 역행적 처사는 주변국가 및 지역 국민들, 특히 일본국민과 중국 국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기에 이르렀다. 특히나 올해 6월 19일, 오키나와 나하시(市)에서 주일미군에게 처참히 살해당한 20대 일본인 여성을 위한 추모식을 거행하며 주일미군의 철수를 주장하는 오키나와 시민총회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오키나와 시민총회의 참석자도 무려 6만5천명에 달한다. 오키나와 시민총회는 현지 일본인 여성을 상해한 미군의 범죄행위를 탄핵함과 동시에 후텐마 미군기지를 철폐하고 오키나와에서 미군은 철수시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총리는 오키나와 시민의 강력한 반대여론을 전혀 귀담아듣지 않고 기존에 미국에 약속한대로 헤노코 지역으로 미군기지를 이전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만일 아베총리가 무력을 동원해 미군기지의 이전을 강행한다면 분명 유혈사태가 발생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오키나와에서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대규모 시위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아베정권은 점점 더 사지로 몰리게 될 것이고 어쩌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하야를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이처럼 중-일 양국간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향후 일본 내 중국 관광객들의 ‘묻지마 쇼핑’ 열풍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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