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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의 SDR 편입 의미와 중국의 딜레마

이치훈 소속/직책 : 국제금융센터 중국팀 팀장 2017-01-18

지난해 10월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었고 비중도 10.9%로 달러(41.7%), 유로(30.9%)에 이어 3위로 부상하여 커진 위안화와 중국경제의 위상이 표면화되었다. 시장에서는 향후 중국의 금융개혁과 대외개방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최근의 중국 경제는 대내외 수요 위축으로 경기부진과 자본이탈 압력이 지속되면서 12월에는 외환보유고가 3.05조 달러로 감소하여 심리적 지지선인 3조 달러 붕괴에 임박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위안화의 SDR 편입이 중국과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효과와 함께 위안화 국제화의 제약요인을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위안화 편입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 IMF의 장타오 부총재가 평가한 바와 같이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과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의미를 갖게 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볼 때 앞으로 아시아지역의 통화질서 변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된다. 피터슨 연구소와 HSBC는 위안화 환율이 아시아 통화의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엔화에 비해 크고 때로는 달러화보다 크게 나타나 위안화가 참조 통화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잠재력 측면에서 엔화와 비교해볼 때, 자본시장 개방은 위안화가 크게 열세이나, 그 외에 경제 및 무역 규모와 주변국 여건은 크게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 IMF의 일본계 경제학자인 시로노 카즈코는 ’위안화 진영 아니면 엔화 진영’이라는 보고서에서 엔화가 위안화를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주된 이유로 일본 경제가 오랫동안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데다, 무역 분야에서 동아시아 신흥국의 대일본 의존도가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중국의 영역은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실제로 위안화의 무역결제 규모는 2013년 이미 엔화를 추월한 데 이어 2015년에는 그 격차가 두 배 이상 확대되었다. 중국이 막대한 경상수지흑자를 지속하고 있고 일대일로 등 인접 국가와의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위안화의 대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여 아시아와 신흥국을 중심으로 준비통화로서의 활용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달러화를 제외한 주요 기타통화(유로, 파운드, 엔화)가 전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9%로 SDR의 비중 58.1%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3~4년내에 위안화의 SDR 비중 10.92%의 절반(5.5%)인 약 6,300억달러 규모의 위안화가 전세계 외환보유고에 편입될 수 있다. 이 중 이미 편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1,200억달러를 제외할 경우 추가 편입 규모는 약 5,000억 달러로 5~6년 후에는 그 규모가 IB들이 추정하는 1조 달러 수준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정부는 위안화의 최대 취약점인 투자처(운용처)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자국 자본시장의 개방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 우선 적격외국인국내투자자(QFII) 등 허가를 통한 외국인의 자본시장 투자 제도가 폐지 또는 크게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그 대상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 등 안정성이 높은 대상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다른 한편으로 환율의 대외 충격 완충 역할도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개혁은 다시 금리 등 국내 금융개혁과 연결되면서 금융재원의 효율 배분에도 기여하면서 경제 체질이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현재 위안화는 많은 도전과 위험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2015년 하반기부터 중국 증시 및 환율 불안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강화되었고 금융시장의 대외개방은 주춤해 졌다. 2016년 중반 외환보유고 감소폭이 자본유출 압력이 고조에 달했던 2015년보다 축소된 반면, 은행 간 외화 콜금리는 상승하였는데 이는 인민은행이 시중 외환공급을 축소하는 등 당국의 개입 영향이 상당하다. 참고로 지난해 8월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된 이후 외국인의 중국 주식과 채권 투자가가 크게 위축된 이후 지난해 하반기에도 투자 잔액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금리인상이 연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도 자본유출과 위안화 절하 압력이 커지면서 금융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더욱이 2017년에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대중국 통상 압력이 강화될 경우 자본이탈 압력 증대에 따른 환율 정책과 경기지지를 위한 국내 통화정책이 상충되면서 경제전반의 불안 여지도 커질 수 있다. 중국정부가 자본유출에 대응해 외환개입을 강화할 경우 외환보유고가 크게 감소하고, 반대로 방치할 경우 위안화가 큰 폭으로 절하되면서 중국경제에 대한 의구심과 신뢰가 크게 저할 될 수 있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시장을 중시해야 하는 정책 환경을 제공함에 따라 향후 위안화가 큰 폭으로 절하될 경우에 대한 시나리오를 보면, 수출 증대라는 경제적 편입보다는 중국경제에 대한 불안이 더 커지면서 국제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우선 위안화 절하로 인한 중국의 대외 구매력 감소가 원자재 가격의 회복을 제약하고 신흥국 경제의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위안화 절하가 중국의 수출 단가 하락을 통해 국가 간 경쟁도 심화되면서 기업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를 심화시키면서 세계 경제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그림>. 이에 따라 위안화의 SDR 편입에 따른 중국의 금융개혁과 개방은 당분간 시장의 기대와 달리 당분간 완만히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대외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대내적으로도 공급 개혁과 반부패 정책 등이 가세하여 경기하방 압력이 큰 편이다. 이에 따라 중국정부는 당분간 금융시장을 포함한 안정 유지에 정책의 무게 중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경제 및 금융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주요 기축통화로의 발전을 뒷받침하는 개방된 금융시스템을 구축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평가된다.

 

종합해 보면, 아직 위안화의 달러화 대체를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지역통화로서의 입지는 크게 강화되고, 일부 주변국을 중심으로는 위안화 블록 형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크게 바뀌지 않고 미국·일본 등 기존 주요국의 견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금융개혁이 정교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실질금리의 상승과 기업도산 등 금융과 경제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은 국제금융시장의 주된 불안요인 재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우리는 위안화국제화 진전이 수반할 수 있는 위안화 채권 발행 등 기회요인을 활용하는 한편, 중국의 금융개혁과 국제금융시장의 반응도 면밀히 주시하면서 국내 금융안정 노력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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