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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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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경제발전과 중-에콰도르 경제협력

쉬만(徐曼)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17-07-07

라파엘 꼬레아(Rafael Correa) 에콰도르 전 대통령은 집권 10년 간 정치·경제·사법 개혁을 핵심으로 하는 이른바 ‘시민혁명’을 주도했다. 그 결과 에콰도르의 정국이 안정되고 경제는 꾸준히 성장했으며, 빈민층 구제와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 실현 등 방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며 광범위한 유권자 층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의 강경한 집권 스타일은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임기 동안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빈번히 일어났고, 글로벌 경기 부진과 국제 원유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에콰도르 경제는 높은 세 부담과 활력 침체 등의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 4월, 집권 여당인 국가연합당(알리안사 파이스)의 대선후보이자 전 부통령인 레닌 모레노(Lenin Moreno)가 에콰도르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신임 대통령은 꼬레아 전 대통령의 시민혁명 노선과 국가 현대화 프로세스를 원칙적으로 지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향후 에콰도르의 실질적인 경제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변혁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모레노 대통령에게는 하루빨리 정치적·사회적 연합체를 결성해 각 당파와 정치세력 간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고, 사회 통합을 달성해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새로운 정부가 정책 조정을 통해 경제구조 개편을 이루고 국가 경제를 침체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지 여부도 시험대에 올라 있다.

에콰도르는 석유수출기구(OPEC) 구성원 중에서도 가장 작은 편에 속한다. 국제적 기준에 따르면 에콰도르의 석유 생산이나 수출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정작 에콰도르 재정수입에서 석유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가 넘어 국가 정치나 경제, 복지에서 석유가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각종 요인의 영향으로 에콰도르의 경제성장률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에콰도르 정부는 석유수입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각종 재정지출 축소 정책을 내놓았지만, 공공지출이 에콰도르 경제를 떠받치는 큰 축임을 감안할 때 재정축소로 인한 에콰도르 경기 하방 압력은 날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원유 가격의 지속적인 약세와 상품가격 하락,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변동으로 에콰도르의 수출액이 하락세다. 또 수입관세 제한 정책으로 인한 큰 폭의 수입 감소로 작년 에콰도르 무역액은 소폭의 흑자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작년 에콰도르의 전체 상품무역액이 346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9% 하락했고 수출액도 177억 6,000만 달러로 6.8% 하락한 가운데, 석유제품 수출은 전체의 36%를 차지했다. 수입액이 169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4% 하락했고, 무역액은 8억 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편, 작년 같은 기간 무역액은 16억 5,000달러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특별 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조치도 에콰도르의 무역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수출입 무역 균형 유지와 자국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2015년 3월 6일부터 4천 개의 수입품목에 대해 5%~45%의 특별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했다. 해당 정책은 원래 2016년 6월부로 폐지될 계획이었으나, 같은 해 4월 발생한 강력한 지진으로 이를 1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 정부는 일부 수입품목에 대한 특별 관세 폐지를 선언했지만 주류·식품·방직물·신발·피복·가전 등 2,236개 품목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세율 35% 또는 15%의 특별 관세를 물리기로 결정했다. 이 기간 에콰도르의 수출은 눈에 띄게 하락했고 상품가격은 오르면서 물가가 미국보다 23%나 높아지기도 했다. 또 특별 관세가 부과되는 수입품목 중 상당 부분이 에콰도르 본토 기업의 생산에 필요한 원료나 기자재였던 탓에 자국 기업의 생산비가 증가하면서 최종 수출 가격의 상승을 초래했고, 여기에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에콰도르 상품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져 갔다.

에콰도르의 세수 정책은 외자 유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꼬레아 대통령이 집권 10년 간 내놓은 22개의 세수개혁 정책은 대부분 부의 재분배와 고용 활성화, 상품과 서비스 생산 증대 및 국민생활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행 세수정책과 세제개혁은 갈수록 악화되는 정부의 재정압박 완화를 위한 것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고 기업의 활력을 꺾었다. 에콰도르는 환율 규제 강화를 위해 외환에 대한 5%의 해외송금세(Remittance Tax)를 부과하기도 했지만, 불안정한 세수정책과 빈번한 세금 분쟁 탓에 에콰도르에 대한 외국기업의 투자 의사는 낮았고, 외자 유치가 원활하지 않자 경제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중국-에콰도르 간 경협 시너지 기대

에콰도르는 그 경제 규모가 크지 않고 전반적인 경제력 또한 미약한 상태이다. 천연자원은 풍부한 반면 산업구조가 단순해 석유와 농·축산업·어업 위주의 경제성장이 이뤄지고 있으며, 대외의존도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에콰도르의 천연자원과 중국이 보유한 기술 및 자금이 결합한다면 매우 큰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양국은 협력 강화를 통해 풍부한 자원을 경제적 수익과 기술 경쟁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10년 동안의 꼬레아 정권 속에서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발전했다. 꼬레아 전 대통령은 집권 기간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2015년 시진핑 국가 주석은 그와 함께 중국-에콰도르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공동 선언을 통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켰다. 2016년 11월 시진핑 주석의 에콰도르 국빈 방문 당시 양국 원수는 다시 한 번 양국 관계를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는 중국이 남미 국가와 맺은 최고 수준의 국가 관계로서, 양국의 높은 정치적 신뢰를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에콰도르 정부는 2009년부터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수력·전력·수리·석유탐사 및 개발·통신 등 다양한 건설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경제 위기와 정부자금 부족 탓에 어려움을 겪은 에콰도르 정부는 건설 사업의 입찰 과정에서 건설 주체에 융자 편의 제공을 요구했고 수많은 중국 기업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에콰도르 시장 진출에 나서게 되었다.

2016년 4월 16일, 에콰도르가 강력한 지진 피해를 입어 수많은 인명과 재산 손실을 입었을 때 중국 정부와 적십자는 에콰도르와 현지 적십자에 200만 달러와 10만 달러의 긴급 인도주의 구호자금을 보냈다. 이어 두 차례에 걸쳐 9천만 위안 상당의 구호물자를 추가로 기증하고, 이를 5대의 전용기와 해상교통을 동원해 재난지역으로 운반했다. 또 재난구조 작업에 필요한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제공하기도 했다. 에콰도르 현지 중국기업과 화교들도 재난구조 작업에 적극 뛰어들며 긴급 구호물자를 보내거나 여러 민간수색대를 파견해 구호활동을 펼쳤다.

2016년 4월 13일, 중국전력건설그룹(Power China)과 중국수리수전건설그룹(Sino-hydro Group)은 에콰도르 코카-코도 신클라이르(Coca Codo Sinclair, CCS) 수력발전소 750MW급 발전설비 4대 규모의 1기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신클라이르 수력발전소는 현재 에콰도르 최대의 수력발전 사업이자 중국 기업이 남미에서 건설 중인 최대 규모의 발전소다. 수주액 약 23억 달러, 건설 기간은 66개월에 달하며 중국수출입은행이 자금조달을 맡았다. 전체 설비용량은 1,500MW, 발전설비는 총 8기이다. 발전소는 에콰도르의 동부에 위치해 있으며 수도인 키토에서 130km 떨어져 있다. 설비가 전면 가동되면 에콰도르 전력공급이 3분의 1 증가해 해외 전력 수입에 의존하던 에너지 부족 현상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전력에서 재생가능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기 때문에 일부 잉여전력은 주변 국가에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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