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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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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국제발전영역에서의 중국에 대한 3가지 오해와 3가지 비판

쉬치위엔(徐奇渊) 소속/직책 : 국제경제 및 전략연구센터 2017-07-07

2017년 5월 12일, 미국국제발전센터(CGD, The Center for Global Development)는중국 국제문제연구원(国际问题研究院)주관 회의에서  다자개발은행(Multilateral development bank; MDB) 관련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미국의 국제개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소개했다. 필자는 동 회의에 참석해 다음과 같이 국제개발 영역에서의 중국에 대한 3가지 오해와 3가지 비판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였다.

서구 사회가 중국에 대해 늘 하는 3가지 비판은 첫째, 국제개발 영역에서 중국은 무엇(what)을 제공할 수 있는가(단순히 ‘자금’뿐인가)? 둘째, 어떻게(how) 자금을 제공할 것인가(기준과 원칙의 문제에 대하여)? 셋째, 이 자금을 왜(why) 제공하는 것인가(동기에 대하여)?이며, 서구 사회가 중국에 대해 갖고 있는 3가지 오해는 첫째, 현재 중국의 국가역량이 고평가 되어있다. 둘째, 중국은 외화자산이 많기 때문에 자금측면에서 비교우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중국은 기술우위가 없고 선진국만 기술우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분석에 앞서 필자는 콜롬비아대학의 Stephany Griffith – Jones 교수가 국가별 개발금융기관(National Development Bank, NDB) 7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참여하여 중국국가개발은행에 대한 연구를 담당하였고, 해당 연구보고서 초고는 4월말 워싱턴에서 발표되었으며, 올해 말 옥스퍼드대학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임을 밝혀둔다. (MDB와 NDB 두 대상에 대한 연구결과는 그 내용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다자개발은행(MDB)정책이 결정되는 과정 속 미국 백악관과 재정부 주요인사들(key-actors), 미국정부의 예산삭감(국가별, 기구별) 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는데, 이는 미국의 국제개발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본격적으로 필자는 미국 측의 중국의 국제개발정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두 가지 각도로 분석해 보려 한다. 첫 번째는 국제개발영역에서 서양 사회가 중국에 대해 갖고 있는 3가지 오해이며, 두 번째는 중국의 국제개발정책에 관하여 서양 사회에서 자주하는 3가지 비판에 대한 내용이다.

국제개발 영역에서 서양 사회가 중국에 대해 자주 갖는 오해 3가지가 있다. 첫째, 중국은 자본대국이다. 둘째, 중국은 기술력이 부족하다. 셋째, 중국은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해로 인하여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국제개발영역에서 중국의 성과는 대규모 자본과 정부의 힘에 의존한 것이지 중국의 기술력으로 이뤄낸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도출해 낼 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오해를 만들어낸다.

첫째, ‘중국의 자금규모가 고평가되었다’는 것이다. 2015년 4월 28일 일본의 아베 총리의 방미 이후, 미·일 수뇌부의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정말 많은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China has got a lot of money)’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다른 국가들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의 외화 보유액은 한때 급격히 증가해 4조 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비록 지금은 3조 달러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 세계 1위 외화보유국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 다음으로 많은 국가는 일본이지만 이는 중국 자본규모의 반(半)도 못 미친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외화보유액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한 국가가 돈이 있는지 없는지, 얼마나 많은 해외자본을 가져다 쓸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선 해당 국가의 해외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더 정확하게 평가 할 수 있다. 외화보유액은 국가의 해외자산 중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일부일 뿐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해외자산 규모는 총 얼마일까? 대략 6조 달러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프랑스의 해외자산 규모는 총 7조 달러, 일본은 8조 달러, 독일은 9조 달러, 영국은 14조 달러, 미국은 24조 달러에 육박한다. 중국의 해외자산은 공식자산의 비율이 높을 뿐, 실질적으로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해외자산은 미국, 영국에 못 미치고 특히 미국과의 격차는 매우 커서 비교 자체가 안 된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외화보유가 차지하는 해외자산의 비율이 높은 점)은 중국의 국제개발 영역에서의, 특히 중국 정부의 영향력에 영향을 끼친다. 자금이 특정 지역, 국가, 영역에 집중될 수도 있다. 따라서 중국에 국제 사회의 집중적인 관심과 비판이 쏠릴 수밖에 없다. 반면 서양 국가들은 다르다. 정부 외에 일부 비정부기구(NGO)와 기업들도 많은 양의 해외자산들을 보유하고 있어 경제활동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받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중국의 자금 규모가 고평가되었다’는 것은 오해일 뿐이다. 사실 중국은 돈이 많은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오해는 ‘해외는 중국정부가 세계무대에서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고평가했다는 것’이다. 해외는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 중국 정부가 정부차원에서 국제개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 하며, 심지어 ‘음모론’적 주장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관련 업무 수행 과정 중 중국 관련 부처 간, 국제개발 정책관련 부서 간의 마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대외원조 및 국제개발 정책에 대해 상무부, 외교부, 재정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国家发展和改革委员会, National Development and Reform Commission)를 포함한 여러 부처 간 협조에도 여전히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가 제시한 대외원조 및 국제개발 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해서도 토론과 연구가 필요하다. 이외에 ‘음모론’적인 관점으로 중국 정책을 예측하는 것도 차후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다.

세 번째 오해는 바로 서양 국가들이 ‘중국의 기술력은 아직 부족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은 기술력보다는 대규모 자본투자와 정부의 뒷받침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여러 영역에서 중국의 기술력이 전 세계 기술을 선도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중국의 기술 혁신은 선진국과는 다른 ‘포용적 혁신(inclusive innovation)’이다. 이는 기술수준이나 상품품질이 선진국에 걸 맞는 세계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저소득국가에 적합하고 합리적인(affordable) 기술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들은 품질과 가격 간에 비교와 절충이라는 과정(trade off)을 거쳐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적절한 ‘저울질’이다. 포용적 혁신기술은 보다 많은 개발도상국과 저소득단체에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다. 현재 많은 중국기업이 이런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가성비가 높고 혜택이 다양한 혁신이야 말로, 국제개발 영역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의 주요 원인이며 이것이 바로 중국의 ‘비교우위’다. 따라서 중국 또한 ‘비교우위’에 의해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중국의 국제개발정책에 대해 서구 사회가 자주하는 3가지 비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우선, 중국 국제개발 영역에 있어서 ‘중국은 전 세계를 위해 무엇(what)을 제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 보겠다. 일부 비평가들은 중국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돈’ 뿐이라고 한다. 심지어 어떤 유럽인은 필자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중국 돈’이지 ‘중국인’이 아니라고 얘기한 경우도 있다. 아마 그가 말하는 ‘중국 돈’은 중국의 ‘인민폐(RMB)’가 아닌 중국이 보유한 ‘달러(USD)’일 것이다.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중국의 국가개발은행 중국의 개발성 금융기구이며 국무원 직속 기관이다. 한국의 산업은행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
의 총 자산은 이미 14조 위안에 달하고 2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세계은행(World Bank)의 총 자산의 3배에 맞먹는 수치며, 전 세계 국가 개발성 금융기구 중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이 세계은행은 ‘지식’의 은행, ‘지혜’의 은행이기도 하다.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들을 위해 발전 기금을 마련하는 것 외에도 지식, 경험, 발전이념과 방식 등의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하여, 돈 이외에 중국이 세계를 위해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또 무엇이 있을까? 현재 여러 개발도상국들의 건설 과정 중, 중국만의 특색이 담긴 요소들이 연출되기 시작했다. 공업단지, 5개년 계획, 외부기업 투자유치, 심지어 토지재정 토지사용권 양도를 통해 얻은 수입이 주요 재정수입으로 충당되는 재정구성을 뜻한다. 최근 일부 지방정부의 경우 토지출양금(土地出讓金) 등의 토지관련 수입이 지방정부 전체수입의 절반을 초과하는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지방정부는 주로 토지관련 수입으로 재정수입을 충당하고 있다.
 등 요소가 주요 사례이다. 하지만 ‘중국 모델’이 존재하느냐, ‘베이징 컨센서스’가 존재하느냐의 논쟁점에 있어선 중국 대륙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 문제들에 대한 고찰이 점점 명확해 질수록 중국이 국제개발 영역에서도 훨씬 더 많은 경험과 더욱 정확한 이념들을 수출시킬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중국의 국가개발은행도 연구원을 설립해 지식은행(知识银行), 지혜은행(智慧银行)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국제개발 영역에서 자금 이외에 훨씬 더 다양한 지원과 원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국제개발 영역에서 중국은 이러한 돈을 어떻게(how) 제공할 수 있을까’이다. 이 문제는 기준과 규제의 문제까지 다뤄야 한다. 예를 들어, 인권 및 정부의 바른 정치, 투명성, 부패철폐, 환경보호 등, 이러한 것들 모두가 서양 국가들이 국제개발 영역에서 보여주고 있는 기준과 규제이다. 이러한 분야에서 중국은 매번 국제사회의 질책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과 서구 국가들 사이에 존재하던 견해의 차이가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의 창립 과정 중, 중국은 미국과 일본뿐 아니라 서구 국가들이 참여하기를 진심을 담아 독려했다. 중국은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을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미국과 세계은행에서 스카우트 해온 환경영향평가 전문가 및 법률문제 전문가들로 내실을 다졌다.

기후변화와 탄소 배출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의 태도는 매우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작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이 파리협정(Paris Agreement)가입을 비준했음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중국이 환경과 관련해서 현재의 미국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태도를 내비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왜(why) 이러한 돈을 제공하려는 것일까’이다. 이는 동기(動機)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중국에서 ‘음모론’의 각도로 미국 정책을 해석하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반대로, 미국을 포함한 서구 사회에서도 이러한 각도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이러한 관점은 서구 관찰자들이 중국 정부의 국가능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하나의 증거이며, 또한  심리적 불안감에서 오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10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중국인민은행(People's Bank of China)은 20여개 국가 및 지역과 3조 위안이 넘는 ‘쌍방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하였다. 몇몇 서방학자들은 중국과 이러한 국가들의 협의체결이 국제관계 및 지연정치(地缘政治)를 위한 목적에서 나온 결과물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이로 인해 몇몇 외국학자들이 무역 중력 모형(Trade Gravity Mode)을 빌려와, 중국인민은행이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었는지, 통화 스와프 협정의 금액이 얼마인지에 대해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그들은 협정을 체결한 국가의 경제역량 및 중국과의 공간거리 그리고 중국과의 무역관계 등으로 이루어지는 설명변수(explanatory variable) 모두가 명확하게 드러났음을 발견했다. 반면, 비경제요소의 변수는 눈에 띄지 않았었는데, 이 연구결과를 통해 중국이 쌍방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은 것은 시장의 동향에 따라 이루어진 실천이지, 음모론에 의해 움직여진 결과가 결코 아니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필자의 해석과 설명을 통해 서구 사회의 관점에서 중국의 현 국제개발 정책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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