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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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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안, 일대일로의 출발점

김승환 소속/직책 : 북경 레몬잎 컨설팅 대표 2017-07-21

중국과의 수교 25주년이라는 시간 속에 북경, 상해 등 1선 도시들은 여전히 한국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업 거점 도시일 것이다. 그 이유는 1선 도시들의 경제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 비해 비교적 많은 왕래로 익숙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타국에 와서 비즈니스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한 만큼 일반적으로 1선 도시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게다가 예로부터 항상 하는 말이 큰물에 가서 놀라 했으니, 다른 작은 도시는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도 틀림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변하고 있다. 북경과 상해는 이미 서울보다 높은 비용을 요구하며, 시장은 이미 수많은 상품과 서비스로 넘치고 있다. 또한 각 지방에 각각의 정책과 방향이 있으며, 무엇보다 시장 세분화가 필요한 곳이다. 중앙에서 지방으로 영업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것이 이전의 일반적 전략이었으나, 이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즉, 2선 도시의 전략적 접근을 통해 신규 시장을 선점하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필자도 이러한 맥락에서 시안을 오게 됐고, 지난 4년간 보고 느낀 시안을 관광 도시가 아닌 일대일로 정책의 중점 도시로서 설명하고자 한다.

 

시안과 북경과의 거리는 1156km, 고속 철도로 가면 5시간30분, 비행기로 가면 1시간 30분이 소요되며, 인천 공항과는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섬서성의 성도인 시안은 중국 역사상 가장 많은 왕조가 수도로 정한 곳으로, 중화문명의 주요 발원지중 한 곳일 뿐만 아니라, 옛 실크로드의 출발지인 만큼 오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때문에 이곳 사람들의 성향은 자긍심이 강하며, 보수적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친구 사귀기는 좋아도 비즈니스에서는 쉽지 않은 성향이며, 중국에서 가장 협력하기 힘든 지역 중 한 곳이라는 말을 예전 어느 중국 지인을 통해 들은 기억이 난다. 하지만 보수적이고 자긍심이 강한만큼 인간관계에 있어 타 지역 대비 좀 더 밀접하기에 시간을 갖고 좋은 관계를 맺는다면 그 만큼 협력의 공간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시안은 2015년 말 기준으로 870만 명의 인구 규모이고, 서쪽으로 약 500만 명 규모의 함양시(咸阳市)가  있다.1 또한, 함양시와 더불어 인구 약 150만의 서함신구(西咸新区)를 건설 중이고, 향후 이 모두를 통합한 거대도시로의 발전을 얘기하고 있다.

 

시안은 1993년 9월 경제기술개발구를 만들었고, 2000년 2월 국무원으로부터 국가급개발구로 지정 되었다. 2002년 6월 서북 지역에서 최초로 국가급 수출가공단지를 설립했고, 2006년 12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보세물류기능을 실행하는 국가급 수출가공 시범단지가 되었으며, 2010년 2월 공신부로부터 국가신형공업화산업 시범 기지로 승인 받았다. 국무원은 경제기술 개발구에 대해  “양질의 외자 유치, 선진적 제조업 발전, 수출구조 최적화를 중심으로 하이테크(High Tech) 산업과 고부가가치의 서비스업 발전에 집중하여 국가급 경제 개발구를 다기능의 종합 산업 단지로 발전시킨다.” 라는 새로운 목표와 정의를 지정했고, 2017년 현재에도 시안은 이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시안시는 상기의 목표아래에서 삼성 반도체 210억불 유치에 성공했고, 기존의 군수 항공 우주 산업과 관련된 제조업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 유치로 제조업을 특화 발전시키고 있으며, 항공 육로 물류 대단지 건설 및 자유무역구 선정으로 내륙 수출 기지의 최적화를 추구하고 있다. 비록 간단하게 예를 들었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은 곧 비즈니스의 기회로 연결됨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고자 함이다. 이러한 기회를 얻기 위해 시안을 좀 더 나눠서 관찰해보기로 하자.

시안은 경제개발구의 효율적 발전과 지역별 산업 균형 및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9개의 개발구역으로 나누어 각기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을 유치하며 지역 발전을 추진 중에 있다. 각 지역은 행정구역과 별도로 각각의 관리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으며, 관리위원회 수장인 주임은 부성장과 동등한 지위를 갖는다.

 

우선 삼성반도체와 삼성SDI가 입주해있는 고신기술산업개발구(高新技术产业开发区)를 살펴보면, 시안의 남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섬서성뿐 아니라 서북 지역에서 최근 경제 성장률과 대외개방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삼성 반도체의 입주에 따라 대부분의 협력사들이 함께 입주해있고, 필자가 시안에서 지켜본 지난 4년간 가장 큰 변화와 발전이 있는 곳이며, 외자 기업뿐 아니라 로컬 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지고 있는 신도시이다. 현재 지하철과 공항터미널이 건설 중에 있는데 서울에 비교하면 삼성동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곳에 입주한 통신, 태양열발전, 전자소재 및 부품, 소프트웨어 및 SW외주 개발 영역에 있어서는 전 중국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개발 연구소가 집중되어 있고, 전자정보, 선진적 제조업, 바이오, 현대적 서비스 업종을 중점 장려하고 있다. 바이오 영역에 있어서는 진령산맥의 풍부한 한약 재료를 바탕으로 국가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1일 발표된 시안 자유무역구 중 한 곳으로 수출가공무역B구가 위치해 있다. 이곳 고신기술개발구의 발전 방향을 요약해 보면, 연구개발, 고부가가치 산업을 연계 발전시키며, 하이테크(High Tech)와 선진적 제조업 및 새로운 서비스업을 개발하여 내륙에서의 세계적 과학기술구로의 위상을 세우고, 서부의 거점 도시로서 국제화 도시를 건설하고자 한다.

 

두 번째로 서안경제기술개발구(西安经济技术开发区)는 시안의 북쪽에 위치하여 공항과의 근접성과 내륙 물류 센터를 포함한 곳으로 쌍용 자동차가 섬서성기차그룹(陕西汽车集团有限责任公司)과 협력 LOI(Letter of intent)를 체결하고 위치하고자 하는 곳이다. 이곳은 1993년 개발이 시작된 이후 국무원의 국가급개발구 승인을 받고 삼자기업(중외합자기업, 중외합작기업, 외상독자기업)과 공업기업 및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유치 발전된 곳이며, 최근 연 40%이상의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다. 또한 서부 지역의 유일한 국가급 수출 가공단지이기도 하고, 이곳에 입주한 100여 개의 글로벌 기업 외에 중국병기그룹(中国兵器集团), 북차그룹(北车集团), 중강그룹(中钢集团), 중항그룹(中恒集团), 중교그룹(中交集团) 등 중국 대형 중공업 그룹이 입주해 있다. 주요 산업으로서 섬서성기차그룹(陕西汽车集团有限责任公司)을 중심으로 한 상용차 업종, 전력설비, 식품 음료, 신소재, 태양열 집열판, 풍력 설비 및 군수 등을 중점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서안경제기술개발구는 국가의 새로운 형태의 공업 시범 기지로서 수출가공, 보세물류와 더불어 시안시 행정 센터가 위치하여 시안시 도시 중추 기능과 신흥 산업 기지의 기능을 갖고 있는 복합 기능 지역으로 발전하고자 한다.

 

세 번째로 서안곡강신구(西安曲江新区)는 시안의 동남부에 위치한 문화 산업 및 관광 산업 발전의 중점 지역이며, 국가 문화부로부터 지정된 국가급 문화산업 시범 지역이다. 이곳에는 중국 고대 명승지가 다수 분포돼있으며, 대연탑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지역의 풍경은 옛 모습과 현대 모습의 공존을 보여주며 매년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고, 외국 관광객도 연간 40만 명을 넘고 있다. 또한 주변의 전통 유적과 어울릴 수 있도록 도시 계획 규정상 모든 건물은 반드시 옛 설계를 기초로 진행토록 규정하여 전통 문화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문화 산업에 대한 정부의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시안은 성정부의 문화 중점 산업 장려에 근거하여 영화 산업에 있어서도 상당한 인프라를 갖춘 곳이기도 하다. 곡강신구는 문화산업 시범구와 서부의 문화자원을 통합하여 시안에 생태 관광구와 녹색문화 신도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공공 문화 사업에 있어서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곳이다.

네 번째로 서안국제항무구(西安国际港务区)는 시안의 북동쪽에 위치하고 시안 공항과는 약 28km의 거리에 있으며, 2008년 중국에서 첫 번째로 강, 바다, 혹은 국경에 근접하지 않고 건설된 서부 지역 최대의 내륙 무역항이고, 보세물류센터와 시안철도컨테이너 역이 개통되어 종합물류단지와 물류와 관련된 업종들이 함께 시스템화 된 곳이다. 이곳은 연안 물류 센터들과의 연장선에서 국제 및 국내 물류들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보세, 창고, 세관, 상품검역, 결재 은행, 보험회사, 해운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곳은 국제 및 국내 무역을 위한 종합 서비스 타운이 건설되고 있고, 지역 기능을 근거로 국내 및 국외 상품 전시관이 건설되어 교역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시안이 자유무역구 시범지역로 지정되면서 이곳도 시안의 세 곳 자유무역구중 한곳으로 지정되었다. 물류와 상품 유통을 하고자 하는 기업은 이곳의 인프라 활용과 입주 기업과의 협력을 고려할 만한 곳이기도 하다.

다섯 번째로 서함신구(西咸新区)는 2014년 국무원으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은 중국에서 7번째로 지정된 국가급신구(国家级新区)이며, 시안과 함양 사이에 위치한 관중-천수경제구의 핵심 지역으로 경제 기초가 건실하며, 교육과 과학 인력이 풍부하고, 역사 문화적 배경과 자연 생태 환경이 비교적 우수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서함신구(西咸新区)가 개발된 목적은 서쪽으로 가기 위한 중요 거점이자 서부 대개발의 새로운 엔진으로서 중국 특색의 새로운 도시 모델이 되기 위함이다. 이곳은 다시 기능과 장려 산업을 기준으로 5개의 지역인 경하신성(泾河新城), 공항신성(空港新城), 진한신성(秦汉新城), 풍서신성(沣西新城),풍동신성(沣东新城)으로 나뉜다. 경하신성(泾河新城)은 도시 농촌 발전 시범 지역 및 순환 경제 단지를 총괄하며, 저탄소 산업, 에너지 절감 및 환경보호, 고부가가치 제조업, 계측, 신에너지, 식품 가공 및 도시 농업 등을 중점 유치 및 장려하고 있으며, 공항신성(空港新城)은 서부 지역 항공 교통 및 공항 근린 산업 단지를 관리하며 항공 물류, 국제 무역, 항공기 유지보수, 고부가가치 전자제품 제조업, 현대 농업과 이들과 관련된 선진화된 서비스업을 중점 산업으로 지정하고 있다. 진한신성(秦汉新城)은 진나라와 한나라의 역사 문화 전시 지역과 국제적 생태 전원 시범 도시를 관리하며 생태, 문화와 상업을 중심으로 진한 역사 문화 관광, 생태 여행 및 휴식, 행정 서비스, 금융 무역, 부동산 개발, 방직 산업, 현대 농업을 주요 산업으로 장려하고 있다. 풍서신성(沣西新城)은 국제적 대도시의 신흥 산업 기지와 종합 서비스 센터를 관리하며, 전략적 신흥 산업을 중심으로 정보기술, 신소재, 사물인터넷(IoT), 생물의약, 현대 농업을 중점 장려하고, 풍동신성(沣东新城)은 서부 지역 과학기술자원의 시범 기지와 체육 및 전시 센터를 총괄하며, 하이테크(High Tech) 기술과 국제회의장과 전시관을 중점으로 하이테크(High Tech) 기술의 연구 개발 및 인큐베이팅, 체육, 컨퍼런스 및 비즈니스 교역, 문화 여행, 현대 농업, 부동산 개발 등을 중점 장려하고 있다.

 

상기 소개를 통해 두 가지 큰 맥락을 짚어보면, 시안은 첫 번째로 물류와 이와 관련된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통해 중서부 경제 권역에 있어 허브 역할을 통하여 징진지 경제, 상해 연안 경제, 장강유역 경제 및 동북 경제가 시안의 허브를 통해 중국 서부지역과 인도차이나 지역 및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이러한 서비스 기반 확충을 위해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이러한 허브 역할과 중서부 지역에서 시안의 전략적 위상 확보를 위한 도시 발전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시안은 경제 및 인문 교류와 더불어 자연 친화적 도시를 지향하고 있으며 향후 중서부 지역의 도시 개발에 있어 모델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20여 년을 넘게 경제 활동을 해왔던 필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중앙 정부의 정책적 방향과 시장의 변화이다. 일대일로 정책의 중점 도시인 시안을 소개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기업들의 서부 시장 진출에 조금이나마 참고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정부 차원에서는 우리의 기업들을 위해 기존의 운영과 지원 방식의 개선 필요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중국 기업들과 다른 외자 기업들이 서부 시장으로 오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과 경험 및 인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그들과 시장 쟁탈을 위해 경쟁하기에는 분명 역부족일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정부 조직에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설되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고 하니, 이곳 중국에서도 경제 분야와 관련된 유사 기관들의 통합과 이를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창설되어 기업들의 비즈니스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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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陕西省人民政府门户网站.2016年04月15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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