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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한 정치적 위기에 내몰린 아베 정부

쉬창원(徐长文)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17-08-01

올해,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그의 부인인 아베아키에(安倍昭惠) 여사가 연루된 일련의 스캔들과 외교 관계에서 발생한 문제들로 인해 아베 정부가 중대한 정치적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1. 스캔들에 연루된 아베 총리와 아키에 여사 

 

최근, 아키에 여사가 명예교장을 맡았던 모리토모학원이 9억 5600만 엔 상당의 국유지를 1억 3400만 엔에 매입했다는 ‘아키에 스캔들’이 일본 언론에 의해 폭로되었다. 아베 총리는 자신과 아키에 여사가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다며 수차례 부인했지만 설득력이 결여된 설명과 함께 그저 스캔들에 대한 의혹을 일축한데 그쳐 일본 국민 분노를 샀고, 일본 야당과 수많은 매체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아키에 스캔들’에 이어 최근 일본 매체는 아베 총리가 자신의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 ‘카케학원’에 수의학부 신설 특혜를 주기 위해 내각관방(内阁官房) 관원을 통해 문부성에 특혜를 종용했다고 폭로했다. 수의학부 신설 관련 행정 규칙까지 새로 제정된 덕분에 ‘가케학원’은 지방정부로부터 거액의 보조금을 수급하게 되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사학 스캔들’과 관련되어 제기된 각종 의혹을 극구 부인했지만, 문부성 전 관원이 ‘총리의 의지’, ‘최고위층의 언급’이라며 관련 절차를 서두르라는 내용의 특혜 제공 의혹을 뒷받침하는 문건과 기록을 폭로했다. 이에 더해 아키에 여사가 ‘가케학원’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의 명예 원장인 사실이 드러나며 불법 특혜와 토지 저가 매입 등의 의혹을 가중시키는데 일조했다. 이번 사건으로 아베와 아키에 여사는 일본 언론과 야당에 다시금 빌미를 잡혔다.

 

특히 지난 7월 2일, 일본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도쿄 도지사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가 이끄는 ‘도민퍼스트회’가 압승을 거두며 자민당을 제치고 도쿄도의회 제1당 자리를 차지했다. 더욱이 도민퍼스트회의 도정 연정 파트너인 공민당 등 고이케 도지사를 지지하는 ‘고이케 세력'이 총 79석을 차지하여 과반이 훨씬 넘는 의석을 차지했다. 한편, 아베가 이끄는 자민당은 선거 전 의석수 57석에서 역사상 최저 수준인 23석을 확보하는데 그치면서 참패했다.

 

도쿄도의회 대선은 줄곧 일본 정치계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아베 신조가 이끈 자민당은 도쿄 도대선 참패와 대선 전 아베 측근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의 부당 발언, 특히 최근 일본 언론들이 아베의 암이 말기에 이르렀다고 보도하는 등 아베 총리에게 불리한 변수들로 인해 아베 정부의 지지율이 3개월 연속 하락하여 31.9%까지 떨어지게 되었다. 2012년 아베정권이 출범한 이래 최저치다. 사람들은 아베 정부가 2009년 자민당이 38석을 얻어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참패했던 것과 같은 행보를 이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베 총리가 정권에서 물러나길 기대하고 있다.

 

2. 개헌 발표로 대중의 분노 산 아베 총리

 

지난 5월 3일, 자민당 총재인 아베 신조가 일본 헌법기념일을 맞아 자민당 우익이 조직한 ‘일본회의’에 참석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개정 헌법의 내용을 발표했지만 이는 일본 야당의 신랄한 비판과 지적을 받았으며 자민당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다. 아베 총리는 “헌법 제9조 1항 (전쟁 포기), 2항 (전력 미 보유)은 그대로 놔두고, 3항(자위대 지위를 명확히 한다)을 추가하겠다.”고 언급하며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의 개정 헌법 시행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이러한 개헌 언급은 수많은 비난을 받았는데 그 중 자민당 권위자의 강렬한 비판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현 일본 헌법 심사회의 구성원이자 전 방위상을 역임한 자민당의 나카타니 겐(中谷元)은 “총리의 개헌 발언은 갑작스러우며 경솔하다. 아베 총리의 언행은 도입 20년이 된 헌법심사회의 기능을 무력화 시켰다.”며 아베 총리의 개헌 발표를 비판했다. 자민당 전 간사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또한 “지금껏 당내에서 개헌안을 제안한 적은 없었지만, 총리의 이번 발언을 계기로 당내에서 개헌을 거론할 사람은 더욱 없을 것이다.” 라고 지적했다. 

 

개헌 발표에 대한 자민당 내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민당 극우파 세력은 불만을 가세해 아베 정부에 헌법 제9조 개헌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아베 총리가 개정하지 않는다고 한 제9조 내용을 개정하여 군대를 보유하고, 전쟁 가능한 정상(正常)적인 국가가 되자고 주장하고 있다.

 

자민당 당내에선 “아베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장기 집권의 오만함을 보여준다.”며 아베 총리를 비난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도 아베 총리의 개헌 발언에 “헌법 제9조는 바꿀 필요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취했다. 일본 매체는 2012년 이래 일본 정계에 형성된 아베의 “일강다약(一强多弱)”구도가 아베 총리의 개헌 발언에 의해 바뀔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최근 아베 정부의 한 고위급 간부는 “아베 총리가 2018년 자민당 총재3연임에 성공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정책 상 아무런 공을 세우지 못한 건 그렇다 하더라도 정권의 원심력이 이 지경으로 하락한 것은 정말 생각치도 못한 일이다,” 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일본의 대표 주간 경제신문사인 <주간 동양경제>도 평론을 통해 “일본이 현재 경제 회복의 무력함, 빈부 격차 심화, 정부 개혁, 외교 문제 등 이 정치와 유관한 수많은 난제들에 봉착해 있지만 개헌이 이러한 난제 처리의 전제 조건이 될 수는 없다. 또, 큰 노력, 물력(物力)과 재력으로 개헌을 추진하는 것은 결코 옳은 결정이 아니며, 현명한 방침도 아니다. 오히려 이로 인해 집권의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며 아베 총리의 개헌 의지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재 아베 정부는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 언론은 자민당의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자민당 당내 온건파 세력인 ‘코치카이(宏池会)’ 파벌 세력의 확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새로 출범한 ‘코치카이’는 총 59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아베 총리가 속한 총 96명의 ‘호소다(细田)’파에 이은 제2대 파벌로 부상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2018년 9월에 있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에 이은 차기 수상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방위상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역시 차기 수상 직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일본 언론들은 ‘도민 퍼스트회’를 이끌어 도쿄 제1당을 차지한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가 아베 신조의 자리를 대신할 일본 최초 여성 총리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예측하고 있다.     

  

3. 일본의 TPP11 주도, 일본-유럽 EPA가속화에 따른 미국의 분노

 

올해 초,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정권 출범 후 미국이 주도했었던 12개국 다자 협정인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에서 탈퇴할 것을 선포했다. 결국 지난 5월 일본은 뉴질랜드와 호주의 지지 하에 TPP11회담을 주도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주도의 TPP11협상 노선은 다음과 같다: TPP가 이미 체결한 협의 내용에 대해 실질적인 회담은 재차 진행되지 않을 것이며, 발효 요건 등 조기적 발효를 위한 기술적인 절차만 더해질 것. 이와 동시에 미국의 TPP 재 참가를 위한 준비를 진행할 것. 하지만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국가는 미국이 TPP에서 퇴출한 만큼 기존에 달성했던 시장 개방에 관해 11개 국가 간 재 협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존의 TPP협의는 통과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 주도의 TPP11협상 방향과는 상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합의안 도출에 진통이 예상된다.

 

하지만 일본은 또 다른 방책을 제시했다. 일본은 올해 7월 일본 하코네에서 TPP 11개국에 의한 수석 교섭관 회합의 개최를 제안했는데 이는 일본이 강건책과 유화책을 통해 일본 주도의 TPP를 굳건히 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본 언론은 일본 주도의 책임이 TPP11의 교섭 정체 해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올해 11월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 협의 발효를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TPP 11 회담 추진과 더불어 유럽 연합과의 경제연대협정(EPA) 체결 회담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지난 7월 5일, 사실상 양측의 협상이 타결되었다. 양측이 최종적으로 관세를 철폐한 무역품의 종류는 전체의 95% 이상을 차지했는데 이는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과 동등한 자유화 수준에 달한다. 또한, 중·일·한 등 16개의 국가가 참가한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 역시 현재 협상 단계에 있다. 동아시아 국가와 지역 경제 발전 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일본은 역내 협력과 일체화가 공감대 형성과 의견 조율을 통해서만 점진적으로 추진된다고 보고 있다. 일본과 미국의 경제대화와 미·일 FTA는 아직 협의 중이지만 일본의 책략은 RCEP, TPP11과 일본-EU의 EPA를 일·미FTA 회담의 방파제로 삼아 미국으로부터의 압력에 대항하는 것이다. 특히 일본과 유럽연합이 체결한 EPA와 TPP11이 기존의 TPP 개방 수준과 동일하기 때문에 일·미 FTA의 개방 수준이 일본-EU의 EPA와 TPP11의 수준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의 외교적 책략은 미국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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