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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의 대차대조표로 본 최근 중국의 거시경제 동향

이은영 소속/직책 : 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 2017-09-11

올해 2월 인민은행이 역RP, SLF 등의 단기 정책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주요국 중앙은행 중 2017년 첫 번째 금리 인상 주자로 주목받았고, 이를 근거로 중국이 미국의 뒤를 이어 긴축정책으로 선회했다는 분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3, 4월 추가로 금리가 인상되고 시진핑 국가 주석이 거듭 금융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중국의 통화긴축 기조에 대한 외부의 시선은 한층 굳어졌다. 그러나 정작 인민은행은 이러한 시선과 거리를 두면서 단기금리 인상은 기준금리 인상과는 다른 차원에서 봐야하고 통화정책이 완전히 긴축으로 전환된 것은 아니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처럼 스스로 단행한 조치의 파급력 확대에 제동을 거는 인민은행의 태도는 그림자금융과 일부 지역의 부동산 버블, 강시 기업 및 공급과잉 업종 등은 억제하되 민간 소비 및 투자 심리 위축과 경제 성장률의 급격한 하락을 미연에 방지해야 하는 딜레마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본고에서는 경제 안정과 디레버리징이라는 이중적인 과제에 직면하여 중국 정책 당국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 왔으며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 인민은행의 대차대조표를 통해 확인해보고자 한다.

 

우선 대차대조표 규모는 2017년 2월과 3월 각각 전월대비 2,798억위안, 8,116억위안씩 줄었으나 6월 잔액 기준으로는 2016년 6월 대비 2%, 2016년 12월 대비 0.4% 가량 늘었다. 따라서 최근 단기금리가 인상되고 금융 감독이 강화되는 추세이기는 하나 전반적인 유동성 공급 측면에서 볼 때 긴축 기조가 확연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이는 인민은행이 주장하는 바와도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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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의 총자산(차변) 구성에서는 대외자산, 특히 외환보유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축소된 반면 민간신용 비중은 확대되었다. 외환보유액(Foreign exchange)은 중국내 유입된 외화를 인민은행이 매입함으로써 시중에 공급한 위안화 규모를 나타내는 항목으로, 차변에서의 비중이 2016년 상반기 69.9%에서 2017년 상반기 62.4%까지 하락하였고 금액 역시 23.6조위안에서 21.5조위안으로 감소하였다. 이는 환율 안정에 두었던 인민은행 역할의 우선순위가 점차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1) 한편 민간신용은 재대출, 역RP 거래,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등을 통해 시중 에 공급한 유동성 규모를 나타내는 항목으로, 지난 1월 9.1조위안에서 3월 8.1조위안까지 하락하였으나 이후 증가세를 나타내어 6월에는 8.6조위안 수준을 회복하였다. 이는 인민은행이 외화 매입 감소에 따른 유동성 부족분을 민간신용 항목을 통해 조절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경제 안정 추구와 금융권 및 공급과잉 업종의 디레버리징이라는 이중적인 과제로 인해 연초 금리정책 효과와 이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으나 올 상반기주요 지표를 종합해보면 이는 기우에 가까운 것이었다. 단기 정책금리 인상 여파로 상하이은행간 금리(Shibor) 1개월물은 2016년 6월 2.89%에서 2017년 6월 4.46%로 157bp나 상승하고 광의통화(M2) 증가율은 9.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전반적인 부채 증가율도 둔화2)되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분기와 2분기 GDP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6.9%를 기록했고 소매판매와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역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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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자극해왔던 위안화 약세와 자본유출 압력도 완화되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연초 대비 3% 가량 하락한 점 역시 예측하지 못한 결과이다. 물론 이러한 위안화 가치 안정세에는 미국의 완만한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약세가 영향을 미쳤지만 중국의 실물지표가 견조한 모습을 유지했기에 가능한 현상이기도 하다. 또한 ‘다소 긴축적인’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민간투자 등의 실물지표가 회복세를 나타낸 데에는 인민은행 대차대조표 대변에서 확인되는 감세3) 및 재정 확대 정책이 일조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예금 항목은 2016년 6월 3.2조 위안에서 2017년 6월 2.8조 위안으로 감소한 반면, 민간예금(지준금 제외)은 동기간 4,760억위안에서 7,597억위안으로 증가했다. 

 

지난 7월 중순 개최된 전국금융공작회의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은 금융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금융 규제 강화 및 국가 전반의 부채 감축을 시사하였다. 짐작건대 중국의 디레버리징 정책은 시진핑 2기 지도부가 확정되는 올해 11월 19차 공산당 당대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제 회복세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4)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Fed의 자산 축소가 인민은행의 자산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부각5)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디레버리징 기조가 강화되는 상황임에도 올해 상반기 인민은행의 대차대조표는 일정한 규모를 유지하였고 시중 유동성 역시 환율 및 재정정책과의 균형을 이루면서 완만하게 조절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 통화긴축의 강도가 일방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인민은행의 대차대조표 규모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말 16.9조 위안에서 2017년 상반기 34.5조 위안으로 증가하였으나 동기간 4배 이상 증가한 美 Fed의 대차대조표에 비하면 증가폭이 크지 않았고, 명목 GDP 대비 비중은 오히려 60%대에서 40%대로 축소되었다. 다시 말해 지난 10년간 중국은 미국이나 일본 등 여타 주요국과 달리 중앙은행의 ‘非전통적 유동성 공급’ 없이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은 미국에 비해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통한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급하지 않으며, 설사 Fed의 자산축소 이후 인민은행의 자산 축소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이는 미국의 통화긴축에 따른 달러화 강세 여파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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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민은행은 외환 매입으로 시중에 확대된 위안화 유동성을 지준율 인상을 통해 회수하는 방식으로 통화량을 조절해왔음. 다시 말해서 지준율 변화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환율 정책이었음을 시사

2) 이코노미스트지 보도에 따르면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과 장기 추세간의 격차를 나타내는 신용갭(Credit gap)은 2016년 30%에 근접한 수준까지 상승했으나 2017년 상반기 말 19%까지 하락. The Economist(2017.7.20), "Credit growth in China is causing jitters" 참고

3) KIEP 북경사무소, “국무원 3,800억 위안 규모의 신규 감세정책 발표”, CSF 이슈분석; 이상원, 이치훈(2017.7), “최근 중국경제 동향과 전망 - 2017년 2분기 성장률과 하반기 전망”, 국제금융센터 Monthly Report 2017-7 등 참고

4) Gavyn Davies(2017.5.7), "China credit squeeze dents global growth", FT blog; Financial Times(2017.7.18), "China's credit squeeze sends warning on global growth"

5) 이에 대해 인민은행 참사(경제자문)인 성쑹청은 인민은행 대차대조표 규모의 축소나 확대가 통화정책 긴축과 완화 기조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인민은행이 Fed처럼 자산축소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주장. 中国经济网(2017.7.13), “盛松成 : 中国央行‘缩表’≠紧缩 ‘扩表’≠放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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