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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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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과 글로벌 가치사슬의 미래 발전

천페이샹(陈飞翔) 소속/직책 : 상해교통대학교 경제관리학부 교수 2017-09-15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GVC)이 경제 글로벌화 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또한, 글로벌 자원분배의 효율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글로벌 이익분배 구도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현재 글로벌 가치사슬과 경제 글로벌화의 상호보완적 특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분명해졌다. 이 중 신흥경제체는 글로벌 가치사슬에 깊숙이 편입되면서 글로벌 가치사슬의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키는 동시에, 글로벌 가치사슬의 미래발전에 중요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1. 글로벌 가치사슬 속 급부상하는 신흥경제체의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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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신흥경제체를 구분하는 획일화된 기준이 없다. 다만, 2010년 보아오(博鳌)아시아포럼에서 발표한 『신흥경제국 발전 2010년도 보고서』에서 처음 신흥 11개국(E11)을 정의하였고, 골드만삭스가 2006년 ‘넥스트일레븐(Next Eleven, N-11)’이라는 개념을 내놓은 바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신흥경제국의 주요 특징이란 비교적 긴 시간 동안 빠른 경제성장 속도를 보이면서 경제구조는 아직 전환 중이며, 지역경제 지위가 중요한 위치에 놓여 있는 개발도상국이다. 이러한 특징을 토대로 선정한 아르헨티나,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러시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8개국을 대상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에서의 신흥국 지위와 영향력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통계에 따르면, ‘신흥 8개국’의 GDP 총규모는 전세계 1/4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규모는 전세계의 48%, 토지면적은 35%를 차지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근래 글로벌 가치사슬에 대한 신흥경제체의 참여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신흥경제체 수출의 국내부가가치(이하 ‘DVA’)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데에서 알 수 있다.

 

2000~2012년 신흥경제체의 DVA 변화 추이를 정리한 자료(표 1.)에 따르면, 신흥경제국의 DVA 절대 수량이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의 격차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성장 속도로만 보면 신흥경제체 DVA가 선진국보다 현저히 높다. 12년간 러시아, 중국, 인도의 연평균 성장 폭은 각각 63%, 42%, 40%로 미국의 7%와 일본의 5%를 훨씬 웃돈다.

 

이러한 신흥경제체의 굴기는 글로벌 가치사슬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시켰다. 아래 그림(그림 1.)에서 알 수 있듯, 글로벌 수출 총 DVA에서 신흥경제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2.6%에서 2012년 22.0%로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동기간 미국은 15.1%에서 11.4%로 하락했고, 일본은 8.9%에서 5.6%로 하락했다. 이러한 현상은 신흥경제체가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과 글로벌 경쟁구도 변화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는 점을 명확히 해준다.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신흥경제국의 역할은 각기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지만, 이들이 글로벌 경제구도 변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우선 GDP를 살펴보자. 신흥경제체 국가들의 DVA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여 이미 선진국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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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에서 나타나는 신흥경제체 국가들의 수출 DVA 견인차 역할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해당 지역 GDP에서 신흥경제체 DVA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8.6%에서 2008년 18.7%로 대폭 상승하였다. 그 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잠시 하락세를 보였으나 금융 구조 조정 이후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회복해 2012년 DVA의 GDP 기여도는 미국과 일본을 크게 추월하며 20%대를 돌파했다. 이와 같이 DVA의 고성장은 신흥국이 선진국을 앞질러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준 것이다. 

 

DVA의 주요 창출원인 2차 산업 측면에서 보면, 선진국과는 그 구조적 차이가 더욱 뚜렷하다. 신흥경제국 수출 DVA는 주로 제조업을 포함한 공업에서 창출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화의 요인으로 신흥국의 공업화와 산업구조 업그레이드가 가속화 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2010년 2차 산업이 신흥경제체 DVA의 주요 성장 요인으로 떠오르며 그 비중은 전체의 66%에 육박하게 되었다. 하지만 두 번째 성장 요인인 3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5%에 그쳐 극심한 격차를 보여주었다. 반면, 미국의 수출 DVA 성장 요인 구조는 ‘3→2→1’의 특징을 갖고 있어 3차 산업의 비중이 60%에 달했다. 우리는 이를 통해 미래 공업화가 신흥경제국의 지속적인 역할 증대를 가져올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 

 

2. 글로벌 가치사슬, 새로운 역사적 단계로 진입

 

신흥경제체 경제 총량 비중과 글로벌 가치사슬 점유율의 지속 증대는 글로벌 경제의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신흥경제국이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사이 선진국의 경제 총량은 상대적으로 침체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양강 구도가 새로운 임계점에 진입하면서 신흥국과 선진국 간 충돌과 마찰이 점점 늘어나 신흥경제체가 글로벌 가치사슬의 ‘획기적’ 구조조정을 주도하게 되었다. 

 

첫째, 기존 글로벌 가치사슬의 상당 부분이 신흥경제국의 성장으로 인해 재편성되고 있다. 많은 신흥경제국이 아직 글로벌 가치사슬의 하단(low-end)에 위치해 있지만, 상단(high-end)을 향해 빠른 속도로 이동 중이다. 중국은 제조업 등 공업 분야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고, 인도는 서비스 산업의 기술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다시 말해 본래 선진국의 전유물이었던 첨단 생산분야가 지금은 상당부분 신흥경제국 기업들의 몫이 되었다. 최근 이러한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선진국의 산업체인은 신흥경제국에 의해 잠식되어 그 규모가 축소되는 추세이며, 경쟁에 대한 부담감도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성은 자원 분배에 지속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더욱 복잡한 이익분배 구도를 형성하였다. 

 

둘째, 신흥경제국의 발전으로 인해 기존 글로벌 가치사슬의 공간 배치가 변화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시장규모는 글로벌 가치사슬 공간배치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신흥경제국, 특히 중국 등의 국내시장 규모가 빠르게 증대되면서, 글로벌 가치사슬도 중국 업체에 의해 빠르게 점거되고 있다. 예를 들면, 다국적 기업의 기술·판매·경영 등 센터가 점차 신흥경제국으로 이동하고, 이들을 기점으로 한 글로벌 산업체인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향후 신흥경제체의 규모 증대로 인한 글로벌 가치사슬의 구도 변화는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신흥경제국의 부상은 글로벌 가치사슬의 제도와 발언권의 재편성이라는 현상을 이끌어 냈다. 신흥경제국의 산업과 기업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신흥경제국의 가격 결정권, 발주권 그리고 시장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또한 글로벌 경제에 대한 비중이 날로 커지면서, 최근에는 주변국가와의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례로 중국-아세안 FTA, 한중 FTA 등은 지역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격상시켰다. 뿐만 아니라 국제 무역규칙 제정 및 지역간 무역협상에 중국 등 신흥경제국이 적극 참여하면서, 선진국이 절대적으로 주도했던 ‘게임룰’의 정세를 점차 변화시키고 국제 경제질서를 재편성하고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신흥경제체는 빠르게 부상하는 신흥세력으로서 글로벌 가치사슬 발전동력의 재편성을 이끄는 동시에 이제껏 상호 보완적이었던 선진국과의 관계를 경쟁 관계로 바꾸고 있다. 이는 분명 장기적이면서도 심층적 영향을 미칠 아주 중대한 변화이다. 과거 꽤 오랜 시간 동안 선진국이 글로벌 가치사슬을 주도해 왔고, 신흥경제국은 항상 수동적으로 끌려 다니는 입장이었다. 다시 말해 상호 보완적이었던 글로벌 경제 시장에서 선진국은 여지없이 글로벌 가치사슬의 주요 발전 동력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신흥경제국들의 경제 총량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글로벌 가치사슬에 적극 참여하면서 글로벌 가치사슬의 발원지이자 주체자, 나아가 선진국의 시장 경쟁자로 변모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이 고속철도 등 신흥산업 분야에서 아프리카에 해외 투자를 적극 추진하면서 서방국가의 경쟁 부담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 가치사슬의 발전 측면에서 보면 신흥경제체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며, 가까운 미래에는 글로벌 가치사슬의 발전동력이 ‘단일 체제’에서 ‘양강 체제’로 바뀔 것이다. 즉, 글로벌 가치사슬의 규모 확대, 길이 연장, 구조 업그레이드에 대한 신흥경제국의 역할과 기여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 신흥경제국, 미래 글로벌 가치사슬의 새로운 구조 구축 

 

신흥경제국은 이미 글로벌 가치사슬에 많은 긍정적 변화를 일으켰다. 그러나 여전히 내재된 보수적이고 불합리한 구조가 향후 신흥경제국의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와 세계발전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기존 구조를 근본적으로, 그리고 최대한 빨리 변화시키는 것이 신흥경제국이 반드시 넘어야 할 난관이자, 미래 발전의 중요한 목표가 되었다. 신흥경제국은 미래 글로벌 가치사슬을 전방위적으로 발전시키고, 이익균형을 전제로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낼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1) 글로벌 가치사슬에서의 이윤 확보 능력을 향상시키고, 평등한 이익분배 구조를 이루어야 한다. 

최근 신흥경제국의 수출 DVA가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투자 대비 이윤이 높지 않아 실질소득은 선진국에 비해 훨씬 적은 편이다. 이는 신흥경제국 기업의 지속적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국민 소비 및 복지를 개선시키는 데에도 매우 불리하게 작용한다. 이윤 확보 능력 향상은 신흥경제국이 미래 글로벌 가치사슬에 참여하기 위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이자, 가치사슬에서 신흥경제국 지위를 가늠할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글로벌 가치사슬은 세계 각국에 엄청난 이윤 잠재력을 제공했다. 신흥경제국은 글로벌 자원분배를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더 큰 이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 글로벌 가치사슬에서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노동분업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실제상황의 관찰 및 학술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선진국은 자본축적과 기술혁신 덕분에 글로벌 가치사슬의 상단(high-end)에 속해 있는 반면, 신흥경제국은 전체적으로 하단(low-end)이나 중간부분에 속해 있다. 지난 몇 년 간 중국 등이 일부 산업의 발전을 이루기도 했으나,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그러나 신흥경제국은 자신의 기술혁신 능력을 강화하고, 미래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를 위해 내부 기반 및 외부 환경을 점차 변화시킬 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다. 경제 글로벌화가 한층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흥경제국은 글로벌 가치사슬 상단(high-end)으로의 이동속도를 높이고, 근본적으로는 국제분업에서의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3) 글로벌 가치사슬 배치에 대한 발언권을 높이고, 거버넌스 구조를 다원화시켜야 한다. 

기존 글로벌 가치사슬의 근거가 되는 제도는 현재의 자원배치와 이익분배에 실질적·지배적 역할을 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신흥경제국은 기존 제도를 부득이하게 모두 받아들여야 하는 실정이며, 당연히 여러 면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선진국 기업의 시장독점에 대한 묵인 등이 그 예이다. 그러나 신흥경제국은 무역, 투자 등 분야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국제경제 규칙에 적극적 리더십을 발휘해, 궁극적으로는 국제경제 질서를 업그레이드 시킬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다. 

 

향후 글로벌 가치사슬의 발전을 위해서는 세계 각국의 협력이 꼭 필요하겠지만, 현 경제구도에서는 신흥경제국 간 협력이 더 큰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성장에도 더 많은 기여할 수 있다. 신흥경제국들은 효과적인 협력이 가능한 생산력 수준차이, 강한 자원보완성, 유사한 문화와 제도, 비슷한 시장수요, 상대적으로 평등한 국제적 지위를 갖고 있다. 다시 말해 선진국과의 관계보다 마찰이 적고, 협력의 조건이 더 유리하며, 상호 협력에 대한 바람도 훨씬 큰 편이다. 신흥경제국들이 상호 협력을 계속해 나간다면, 미래 글로벌 가치사슬은 더 큰 발전 가능성을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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