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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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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철강업 무역 마찰에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쉬만(徐曼)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17-10-16

비록 최근 중국의 대미 철강제품 수출이 점점 감소하긴 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철강생산력과잉 문제과 관련하여 중국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철강업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무역구제조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양국간 해당 분야에서의 무역마찰 횟수가 늘어나고 금액이 크고 영향 범위가 넓어 철강무역은 중미마찰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 편이다. 중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3월까지 미국은 중국 철강제품에 대해 총 48건의 구제조사를 시행하였고 관련 금액은 총 76억 달러다. 2015년 이후만 해도 총 8건의 조사를 진행했고 관련 금액은 약 16억ㅉ 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처벌 조치는 세율이 기형적으로 높아 일부 안건에서는 반덤핑관세가 무역구제의 정상적인 범위를 넘어서며 500%를 초과한다. 이를 통해 미국은 향후 전세계를 대상으로 보호무역주의의 길을 갈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올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미국 상무부에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현재 미국 상무부는 아직 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철강회사 뉴코, 아르셀로미탈 그룹, 무역금속회사, AISI회사 등 25개 미국 철강 기업의 고위 임원은 8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통령이 “미국이 우선이다”라는 대선 공약을 지키고 즉시 조사를 진행하여 철강수입에 제한을 두고 관세를 대폭 올리기 바란다는 서신을 보낸 바 있다. 트럼프는 중국을 겨냥한 조사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미국이 보낸 무역보호주의의 신호는 중국을 포함한 많은 무역파트너들로 하여금 경계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미국은 철강소비대국이기도 하고 전세계에서 가장 큰 철강수입국이기도 하다. 한편, 중국은 최근 철강업이 빠르게 발전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철강생산국이자 수입국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만을 근거로 중국 철강업이 미국 철강업의 쇠퇴를 야기하고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하는 건 현실과 거리가 멀어보인다. 미국 수입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주로 캐나다·브라질·한국·멕시코·러시아·일본·독일 등 국가에서 철강을 수입하고,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은 미국의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작아 10위 안에 들지도 못한다. 게다가 미국이 중국철강제품에 반덤핑, 상계관세 등 조치를 취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대미국 철강제품 수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6년 중국이 미국에 수출한 철강은 118만 톤에 해당하는 17억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51.5%와 40.1% 감소했으며, 미국 철강업에 대한 영향은 거의 없었다. 2017년 상반기에는 미국의 중국 철강 수입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전체 철강 수입 총액의 2.2%를 차지하였다. 중국 세관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의 대(對)미국 철강 수출은 중국의 철강제품 수출 총액의 1.4%에 불과하다. 

 

철강 생산능력 과잉을 중국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객관적이지 않고 공평하지도 않은 처사다. 중국의 86%의 철강 생산량은 내수를 만족하는데 쓰이며 철강제품 수출을 독려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일부 철강제품에 수출관세를 추가 징수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규소철 등 제품에게 20%의 수출 관세를 징수하고 비합금강의 반제품과 평판압연제품에 15%의 수출 관세를 징수하는 등 수출을 제한하는 일련의 조치를 시행하기도 하였다. 철강 생산능력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도 전례없는 큰 대가를 치루며 대응 방안을 마련했고 이를 통해 눈에 띄는 성과를 얻었다. 2011-2015년 5년간, 중국은 9000여만 톤의 낙후된 철강 생산능력을 도태시키고, 2016년에는 또 다시 6,500만 톤의 생산능력을 감축시켰는데 이는 20만 2,000명의 일자리와 직결된 조치였다. 2017년 중국정부는 업무보고를 통해 또 다시 5000만 톤 생산능력 감소 계획을 발표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5월 말까지 중국의 누계 철강 생산능력 감축은 연간 목표의 85%를 달성했으며 중국의 철강 생산능력은 앞으로 한층 더 향상될 것이다. 사실상 중국 철강 재고 해소, 생산량 통제 및 인프라 건설 수요 등이 세계 철강 가격 반등과 미국 철강업을 포함한 세계 철강업 발전을 이끌기도 했다.

 

미국의 철강 수입 제한 조치는 아마 미국의 동맹국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의 대(對) 미국 철강 수출은 매우 제한적이고, 특히나 트럼프 정부가 철강 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어 캐나다·EU·한국 등 주요 동맹국에 큰 타격을 안겨다 줄 것이다. 일본 철강 협회는 트럼프 정부의 철강 수입 제한 정책이 보호무역주의를 확산시키고 각 주요 수출국과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EU 역시 트럼프가 철강무역장벽을 쌓는다면 WTO에 제소하여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최근 미국의 전국대외무역이사회,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 미국설비제조상협회를 대표로 한 철강소비산업계는 트럼프 정부의 철강 수입 제한 조치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그들이 광범위하게 관세를 징수할 경우 미국 내 철강 가격이 상승하고, 자동차 제조업체와 철강을 원재료로 한 기업에 타격을 주어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무역 파트너의 보복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철강 생산능력 과잉은 G20 항저우 정상회담에서 미국을 포함한 각국의 정상이 함께 협의한 논제일 정도로 세계적인 이슈다. 국제 금융위기 발발 이후, 세계 경제가 침체되고 수요가 줄어들면서 세계 철강업의 불경기와 생산능력 과잉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철강 생산능력 과잉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각국이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며, 이유 없는 질책과 무역구제조치를 경솔하게 취하는 것은 모두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G20 항저우 정상회담에서 협의된 철강 생산능력 과잉 문제 해결 방안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한 철강생산과잉 세계 포럼 제1차 회의가 2016년 12월 16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었다. 회의에는 G20 회원국 및 관심 있는 OECD 회원국 등 33개 포럼 회원국에서 대표를 파견하여 총 100여명의 대표가 참석하였다. 중국과 2017년 G20 주최국인 독일이 공동 주최를 맡아 포럼의 업무 책임을 통과시켰고, 포럼 조직 구조를 확립하며 정식적으로 포럼을 발동시켰다. 회의에서는 중국, 독일, 미국이 2017년 공동 주최국이고, OECD가 협력할 수 있음을 천명했고, G20 및 관심 있는 OECD 회원국이 적극적으로 참가할 수 있음을 밝히며 실질적인 업무 단계에 들어섰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 5월25일 <미중경제무역관계에 대한 연구보고>를 통해 미국이 철강업에 주목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점을 밝혔다. 철강업이 미국 공업의 중요한 근간이고, 철강 노동자는 미국 내 정치·사회의 중요한 원동력인 만큼 미국이 철강 기업 폐쇄 혹은 중지, 블루 칼라 노동자들의 실업 문제에 주목하고 노동자 처우 개선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보호무역주의는 미국 철강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이며 미국의 전체적인 경제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제 무역 문제에서 미중 간의 공동 이익은 분명 이견보다 크다. 물론 일부 무역마찰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무역 전쟁은 피해만 야기할 뿐, 협력만이 이견을 해결해나갈 최선의 방법이다. 

 

현재 중국과 미국은 모두 인프라 확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양측은 철강업 협회의 교류와 소통을 강화하여 세계 철강업의 발전 촉진시킬 수 있다. 미국이 중국과 함께 소통과 협력으로 세계를 이끌어나가며, 철강 무역 분야 무역구제조치를 신중하게 사용하길 바란다. 또한, 철강 생산능력 과잉 포럼 플랫폼을 십분 활용해 철강 생산능력 과잉 해소 경험과 방법을 최대한 공유하고, 명확한 목표와 적절한 방법론을 수립하여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 미국 철강업의 영향력을 발휘하길 바란다. 이를 통해 함께 세계 철강 생산능력 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 철강 무역의 발전과 철강업의 회복에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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