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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형 국유은행 인력 구조조정과 금융업 ‘金밥통’의 균열 우려

이은영 소속/직책 : KDB 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 2017-10-24

중국은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 정책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경제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올해 1분기, 2분기 GDP 성장률이 모두 6.9%를 기록하면서 2015년과 2016년 상반기까지 지속된 중국 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상당 부분 불식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제조업 2025’ 전략으로 대표되는 중국 정부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차세대 이동통신(5G)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언급되는 분야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책 지원과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 주요 민영기업의 적극적 투자 움직임 등은 ‘혁신’에 대한 중국 경제 전반의 분위기를 짐작게 한다. 

 

한편으로는 공급과잉 해소와 4차 산업혁명 등이 강조되는 중국의 현 경제 상황에서 고용 측면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궁금증이 생긴다. 고용 문제는 이러한 경제 구조 개선의 걸림돌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공식 자료로만 보면 전반적 고용 상황은 나쁘지 않다. 전체 실업률은 2013년 2분기 4.10%에서 2017년 2분기 3.95%로 낮아졌으며, 평균 명목 임금도 2016년까지 7%대의 상승세를 유지하였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31개 대도시 대상 실업률 조사결과는 공식 통계치보다 1%p가량 높으나 실업률 하향 안정화 추세는 마찬가지로 확인된다1). 세부 통계 항목을 살펴보면 2차 산업인 제조업 부문의 고용은 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2013년부터 감소세를 기록한 반면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은 2013년 7.0%, 2014년 5.8%, 2015년 4.7%, 2016년 2.8%의 고용 증가율을 기록하며 공급과잉 해소 및 한계기업 청산에 따른 실업 충격의 완충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줄곧 강조해왔던 소비·서비스업 위주의 성장 방식 전환과 고용 우선 전략2) 등이 가시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지난 7월 중국 인민대 취업연구소가 발표한 2017년 2분기 <중국 취업시장경기 보고서>에서는 서비스업 중 고소득 직군에 속하는 금융업의 고용 수요 둔화가 부각되어 이목을 끌었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업의 고용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하는 데 그쳐, 36%를 기록한 IT, 인터넷 업종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1선 도시에서의 금융업 고용 수요는 4%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고용 수요 증가세가 가장 낮은 동부 지역의 전체 평균이 28%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타 3차 산업 업종과는 달리 금융업의 고용이 다소 부진한 상황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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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형 국유은행의 인력 감축은 이미 상당 규모로 진행 중이며, 임금 수준이 높으면서도 인력 수요가 풍부하여 구직자들이 가장 선망해왔던 ‘금밥통’에 금이 가고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중국 내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공상, 건설, 중국, 농업, 교통 등 5대 국유은행의 직원 수는 2015년과 2016년 각각 3.43만 명, 5.37만 명 줄었으며, 2017년 들어서도 감원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공상은행의 경우 2017년 6월 말 기준 전체 직원 수는 약 45.4만 명으로 전년 말 대비 7,676명 감소하였고, 농업은행과 건설은행도 동기간 7,243명, 6,434명4)씩 줄었다. 이러한 인력 구조조정은 중국 은행권의 방만 경영, 실물경기 둔화 등에 따른 수익성 하락에 핀테크 부상, 민영은행 설립 등에 따른 은행 간 경쟁 심화가 겹쳐진 데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HSBC, Citi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은행들이 앞다투어 자산 구조조정에 나섰던 것과 대조적으로 2010~2016년 중국 대형 국유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연평균 11%의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동기간 세전 이익 증가율이 2010년 28.7%에서 2016년 -1.5%로 급락하면서 이들 은행도 구조조정 압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금융권 전반으로 범위를 확대해보면 중국 금융권의 ‘금밥통’이 예전 같지 않다는 판단은 다소 이른 감이 있다. 중소형 은행으로 분류되는 주식제 은행, 도시상업은행의 2016년 직원 수는 전년 대비 각각 3.29만 명, 3.09만 명씩 늘었다. 이는 대형 국유은행의 감원 규모를 상쇄하고 남는 수치이다. 또한 보험, 신탁, 증권, 리스 등 非은행 금융회사 직원 수는 전년 대비 4.15만 명 증가하기도 했다. 게다가 대형 국유은행을 비롯한 16개 상장은행의 2016년 직원 수는 약 1.2만 명 감소했으나 당해 평균 직원 보수는 27.3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4% 인상5)되었다. 이 중 주식제 은행의 평균 보수는 40만 위안(약 6,900만 원)으로 5대 은행의 25만 위안을 크게 상회하였으며, 자오샹 은행의 경우는 45만(약 7,800만 원)에 달했다. 같은 해 신한은행의 평균 연봉이 8,470만 원으로 우리나라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 非은행 금융회사의 평균 보수가 주식제 은행들보다 훨씬 높은 편6)이라는 점 역시 중국 ‘금밥통’의 위력이 여전함을 말해 준다.

 

최근 인터넷 금융의 성장, 비대면 거래7) 증가 등으로 은행권 창구 직원에 대한 대규모 감원이 진행되면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 내에서도 금융업 등 양질의 일자리마저 AI, 로봇, 빅데이터 등의 혁신적 기술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 금융업 전반의 고용 규모는 여전히 증가 추세이고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우수 인력을 유치하려는 업계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실물경기 둔화에 따른 중국 금융업의 위축 혹은 AI에 의한 일자리 잠식 등의 공포는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의 대형 국유은행들도 경쟁 환경에 노출되면서 ‘경쟁력’과 ‘효율성’에 대한 고민과 이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 달라진 부분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최근 중국의 금융업은 고용 증가세가 둔화된 데 반해 IT, 인터넷 업종의 인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IT 분야의 임금 수준이 금융업을 넘어서 평균 연봉 1위 업종에 올라섰다는 점이다. 과연 여러 비관론자의 주장처럼 AI과 로봇 등이 이른 시일 내에 금융권의 일자리를 잠식해나갈 것인지 아니면 미국의 ATM 사례에서 보았듯이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인지, 중국에서 그 실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감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의 AI 투자를 주도하는 동시에 기존 은행권에 ‘메기 효과’를 유발하고 있는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의 ICT 기업들이 금융권은 물론 중국 고용 전반에 미칠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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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외에서는 물론 중국 내부에서도 실업률, 투자, 소득 등의 정부 공식 통계지표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나 본고에서는 이를 논외로 함. 관련 내용은 SCMP(2017.6.16), “The three government numbers China's economists trust least” 참고  

2) 올해 양회 정부 업무보고에서는 도시 신규 고용 목표치를 2016년보다 100만 명 증가한 1,100만 명으로 제시. KIEP 북경사무소(2017.4), “2017년 양회를 통해 본 중국의 거시경제정책과 주요 업무”, KIEP 북경사무소 브리핑 Vol. 20 No. 8 참고

3) 新1선 도시는 경제 주간지인 <第一财经周刊>가 2013년말 중국의 정치, 경제, 비즈니스 환경 등에서 1선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에 버금가는 15개 도시를 선정한 이후 널리 사용되고 있음. 2017년 기준, 청두, 항저우, 우한, 충칭, 난징, 톈진, 쑤저우, 시안, 창샤, 선양, 칭다오, 정저우, 다롄, 둥관, 닝보 등이 新1선 도시에 포함

4) 北京商报(2017.9.4), “透视半年报:四大行再减员2.56万, 股份制提速转型” 참고

5)  新京报(2017.4.18), “人均年薪27万, 16家上市银行涨薪2.4%” 참고

6) 2016년 직원 평균 보수 1위를 기록한 동방증권은 71.3만 위안. 20위를 기록한 태평양의 경우 44.4만 위안으로 상장 은행 중 가장 높은 연봉 수준을 기록한 자오샹 은행의 45만 위안 상회

7) 중국 은행업협회가 2017년 3월에 발표한 <2016年度中国银行业服务改进情况报告>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은행업 금융기관의 비대면 거래는 1,77.1억 건으로 전년 대비 63.7% 증가하여 전체 은행업 거래 중 84.3%를 차지. 中国银行业杂志(2017.5.10), “2016年度中国银行业服务改进情况报告发布” 참고  

  

참고문헌

- KIEP 북경사무소(2017.4), “2017년 양회를 통해 본 중국의 거시경제정책과 주요 업무”, KIEP 북경사무소 브리핑  Vol. 20 No. 8

- SCMP(2017.6.16), “The three government numbers China's economists trust least”

- 北京商报(2017.9.4), “透视半年报:四大行再减员2.56万, 股份制提速转型”

- 新京报(2017.4.18), “人均年薪27万, 16家上市银行涨薪2.4%”

- 中国人民大学中国就业研究所·智联招聘(2017.7), “2017年第二季度中国就业市场景气报告”

- 中国银行业杂志(2017.5.10.), “2016年度中国银行业服务改进情况报告发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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