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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당 19차 당대회 인사를 보는 또 다른 시각

양갑용 소속/직책 :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 2017-10-24

지난 8월 31일 중앙정치국 회의가 열렸다. 정치국 회의는 제19차 당대회를 10월 18일 베이징에서 개최한다는 의견을 중앙위원회에 제안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18기 7중전회를 10월 11일 열기로 결정했다. 제18기 7중전회는 특별한 이견이 없는 한 정치국 회의 결정을 추인할 것이다. 또 지난 9월 18일 개최된 정치국 회의에서는 당장 수정 권고안을 제안했다. 19차 당대회 18대 중앙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당장(黨章) 수정안에 공식 의제로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19차 당대회 개최 일정이 확정되고 당장 수정안 등 당대회 보고 안건이 속속 확정되면서 중국은 본격적인 정치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19차 당대회는 시진핑 집권 2기를 구성하는 중요한 회의다. 중국식 표현을 빌면 ‘중국사회주의 전면소강사회 건설을 위한 성과를 내는 결정적인 단계에서 열리는 매우 중요한 회의’이다. 일반적으로 홀수 년에 열리는 당대회는 10년 집권 기간 전반기 5년을 결산하고 후반기 5년을 맞는 중요한 분기점에 열리는 대회이다. 부분적인 인사 교체나 일부 정책의 수정이 있는 10년 주기 당 대회에 비해서 비교적 관심을 덜 받는 대회이다. 그러나 이번 당대회는 여러 면에서 소주기 5년의 여타 당대회와 다르게 해석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이미 지난 2016년 가을 ‘핵심’ 지위로 올라선 이후에 개최되는 당대회라는 점, 그리고 개인 권력 드라이브가 걸리는 과정에서 개최되는 당대회라는 점 때문이다. 

 

이번 당대회가 다른 소주기 홀수 년에 개최되는 당대회와 다른 점은 다음과 같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엮어져 있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먼저, 시진핑 개인의 권위가 여타 정치국 상무위원의 권위를 압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권위가 권력으로 인식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시진핑 주석 개인의 권력 강화로 연결되는 흐름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18기 6중전회에서 개인 권위의 강화가 바로 개인 권력의 강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중국공산당은 여전히 집단지도체제를 중시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시진핑 주석 개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현상은 분명하다. 이것이 개인 권위 강화인지 아니면 본격적으로 1인 권력 강화로 가는 과정인지는 시간을 두고 관찰이 필요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권위 강화는 권력 강화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두 번째 의미는 이번 당대회를 통해서 지도부 교체가 매우 큰 폭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소주기 5년의 지도부 교체가 최소 범위에서 이루어졌던 것에 비춰보면 이번 당대회에서 지도부 교체는 후계구도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그 폭과 깊이가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일부의 견해이긴 하지만 ‘7상8하’로 상징되는 관례 혹은 관행을 그대로 수용하는 문제로 치환되어 지도부 교체가 해석되고 있다. 그 가운데 왕치산의 거취가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시진핑 주석의 장기 후계구도 그리고 이 후계구도를 통한 체제안정의 기반을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하면 이번 19차 당대회의 지도부 교체는 왕치산의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유임 여부는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시진핑 주석은 왕치산의 유임으로 소탐대실(小貪大失)하기보다는 왕치산의 은퇴로 대탐소실(大貪小失)을 도모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정치국 회의에서 당장 수정을 제안했다는 점이다. 당장 수정 제안은 바로 지난 5년 동안 시진핑 1기 정부의 여러 활동을 지도사상이라는 이름으로 담아내느냐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시진핑사상’이 중국공산당 지도사상에 들어가느냐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논의의 출발점에 물꼬를 텄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당장의 수정은 특정 시기 집단지도체제의 결산의 의미를 담는 차원에서 진행되었다. 즉 10년 주기 집단지도체제의 성과를 당의 이름으로 수용하고 인정해준다는 의미에서 두 번째 5년을 마치는 당대회에서 개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당대회에서 당장 수정이 권고되고, 특히 기본사상에 대한 논의가 집중 이루어진다면 기존 관례와는 사뭇 다른 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다. 정치국 회의의 제안에 따라 중앙위원회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한 후 당대회에서 당장 수정이 이루어지고 ‘시진핑사상’이 지도사상의 반열에 오른다면 기존 관행을 5년 앞당기는 것으로 시진핑 주석의 개인 권력이 이미 완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당대회에서 ‘핵심’으로 시작된 개인의 권위가 권력화하고 소주기 5년의 성과를 그대로 기본사상으로 치환하여 당장 수정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 시진핑 주석의 개인 권위가 제도적으로 확립되는 대회가 된다면 향후 시진핑 주석의 집권 연장 환경은 사실상 확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중국공산당의 승계정치에도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미 순정차이와 후춘화로 상징되는 이른바 ‘격대지정(隔代指定)’의 관행이 무너진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후춘화 1인 후계구도로 갈지 아니면 또 다른 한 명을 올려서 2인 후계구도로 갈지 아니면 복수 후계자를 경쟁시키는 다자구도로 갈지 새로운 판을 짜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의 모든 관건은 당에 있고, 당의 관건은 간부에게 있다”는 오랜 명제에서도 보듯 간부제도 전반에 대한 새 틀을 짜는 노력으로 연결되어 전체 인사구도를 흔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9차 당대회를 통해서 지도부 교체가 어떻게 될지 전망하는 관찰자들에게 단기적인 예상보다는 장기적인 새판 짜기라는 한층 큰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도부 교체를 둘러싼 정치지형 변화에서 시진핑 주석은 여러 옵션을 가지고 있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보면 관행을 준수할 것인지 아니면 부분적으로 따른 것인지 아니면 관행을 아예 폐기할 것 인지이다. 예컨대 ‘7상8하’는 당내 구속력을 가진 규정이라기보다는 관례이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선택적 접근이 가능하다. 물론 여기에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간부인사 관련 명분이란 바로 당내에서 당원들의 합의가 가능한가 그리고 군중들이 이를 지지하고 성원을 보내는가에 달려 있다. 물론 당내 합의에서는 전·현직 정치국 상무위원 등 당 원로들이 참여하는 합의 과정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미 ‘핵심’ 지위 부여 과정에서 보듯 당내 원로들의 합의가 ‘핵심’ 지위 부여과정에 투사된 만큼 시진핑 주석이 그려가는 인사 그림에 대해서도 특별한 이견이 없는 한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추인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여기에도 반드시 명분이 있어야 한다. 중국정치 간부충원에서는 이미 마이너스 정치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특정 간부를 특정한 이유로 추천해서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이유 때문에 선발, 임용되어서는 안된다는 뺄셈의 정치가 작동한다. 따라서 긍정적인 인사추천보다는 부정적인 인사추천을 걸러내는 당내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원로들을 포함한 당내 인사 합의 과정에서 긍정적인 요인을 기반으로 덜 부정적인 인사를 올리는 문제에 관해 명분이 한층 뚜렷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 합의 과정에서 만장일치가 있을 수 없다. 시진핑 주석은 이 과정에서 ‘핵심’ 지위를 십분 이용하여 판을 정리하는 최종 결정권을 갖게 된다. 따라서 관행과 명분 못지않게 최고지도자로서 ‘핵심’ 지위를 가진 시진핑 주석의 의지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19차 인사배치 관련하여 관행, 명분, 의지가 결합된 새로운 인사 판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먼저, 관행 측면에서 보면 시진핑 주석은 ‘격대지정’의 설계자가 아니다. 따라서 과거에 만들어졌던 ‘격대지정’의 결과물인 양자 후계구도 그림을 그대로 가져갈 필요성이 그리 높지 않다. 이미 순정차이의 낙마로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새롭게 짜인 공간에 시진핑 주석은 2인구도, 1인구도, 다자구도 등 다양한 판을 그려볼 수 있다. 그 가운데 어떤 것이라 할지라도 명분을 축적하면 된다. 그리고 의지대로 밀어붙이면 새 판이 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문제는 과거의 관행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후춘화 1인구도와 천민얼을 올리는 양자구도가 경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판의 명분에서 천민얼의 중량감이 떨어지는 경우 다자구도로 급선회할 수도 있다. 다자 구도가 되면 경쟁체제를 통한 당내 민주주의를 구현한다는 점에서도 명분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거 관행과의 단절은 ‘7상8하’의 관례 수용에서도 선택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특히 왕치산의 거취가 이에 해당한다. 

 

왕치산은 시진핑 주석에게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이다. 지난 5년 동안 진행된 반부패 활동의 성과를 확실하게 만들어줬던 사람으로서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도 왕치산을 계속 가져갈 명분은 충분하다. 특히 군중들의 지지와 성원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오히려 군중들의 확실한지지 분위기를 바탕으로 당내 합의를 추동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은 왕치산의 거취를 강력하게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관행을 수용하면서 갖게 될 정치적 이득이 기존 관행을 파괴하면서 감당해야할 정치적 위험보다 크기 때문이다. 물론 시진핑 개인적으로는 왕치산을 계속 가져가고 싶을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2016년 1월 12일 <제18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第十八屆中央紀律檢查委員會第六次全體會議)> 모두 발언에서 간부선발과 활용 관련하여 “‘분명한 규칙(明規矩)’을 세우고, ‘암묵적 관행(潛規則)’을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능력 있는 자는 승진시키고(能者上) 변변치 못한 자는 강등하고(庸者下), 나쁜 자는 도태(劣者汰)”시키겠다고 분명하게 선언했다. 

 

그러나 왕치산은 능력 있는 자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관행을 수용하여 은퇴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단기 5년의 앞날 보다 그 이후 그려가는 미래의 새로운 간부인사의 틀을 재정립하고 이른바 ‘치국이정’의 새로운 정치판을 짜야하는 입장에서는 선택적 관행 수용을 통한 정치적 이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왕치산의 은퇴는 ‘7상8하’ 적용을 받는 많은 간부들의 은퇴를 종용하는 명분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즉 기존 관행을 수용하여 그대로 적용시키는 경우 왕치산을 포함한 25명 정치국 위원 가운데 11명은 자동 은퇴 수순을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탐(大貪)하여 소실(小失)하는 전략을 구사할 경우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5명은 모두 은퇴하게 된다. 빈자리를 그대로 채울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그 여파는 바로 정치국 위원들의 대폭 물갈이로 이어질 것이고 리위안차오나 순춘란, 심지어 리잔수 등도 자리를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여기에 지난 18대에 적용되지 않은 이른바 정치국 위원 ‘2상3하’ 규정을 관례대로 적용하는 경우 정치국 위원 가운데 리잔수, 류치바오, 장춘센 등도 물러날 수밖에 없다. ‘7상8하’는 엄격하게 관행에 따르고 ‘2상3하’는 선택적으로 수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사 변화의 폭을 대폭 확대하고 싶다면 과거 관행을 복원한다는 차원에서 ‘2상3하’를 그대로 부활시킬 수도 있다. 63세 정치국 위원 은퇴 연령 관행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류치바오, 쉬치량, 순춘란, 리위안차오, 장춘센, 리잔수 등 6명은 2017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 기용되지 않으면 모두 정치국 위원 연령 제한 규정에 따라 정치국 위원 자리에서 물러나야한다. 여기에도 관행이 숨어 있다. 1992년에 개최된 제14차 당대회 이후 정치국 위원 재임 현황을 보면 정치국 위원을 두 번 연임가능하고 추가 연임할 경우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하여 5년 임기를 연장하는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이미 당내에서 불문율로 정착되어 있다. 즉 정치국 위원은 최장 10년 할 수 있으며 한 번에 한해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하는 경우 5년 임기 연장이 가능하다. 오직 예외하고 한다면 정치국 상무위원을 네 기수 연임한 후진타오 국가주석 뿐이다.

 

따라서 시진핑 주석의 의지가 전체 판을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틀을 만들고 싶다면 이번 당대회에서 ‘7상8하’ 관행뿐만 아니라 ‘2상3하’ 관행도 함께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될 경우 매우 많은 사람들이 교체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자리를 중앙위원에서 충원하거나 혹은 대표에서 바로 두 단계, 세 단계 점프하여 새로운 간부들로 정치국을 채울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당대회에서는 오히려 정치국 위원에 누가 들어가는지도 중요하지만 중앙위원회에 누가 포진하는지가 더욱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8대에서는 중앙위원 376명 가운데 겨우 1명의 70년대 출생자가 중앙후보위원에 턱걸이로 들어갔다. 그러나 세대교체라는 명분을 내걸 경우 대규모 중앙위원 교체가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전체 간부구조를 혁신하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혁신의 명분이 분명하다면 전면적인 세대교체 차원에서도 시진핑 주석이 쓸 수 있는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과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회의에서 “천하를 어찌 다스릴지는 민심을 얻는 것일 뿐이고, 천하가 어찌 혼란스러운지는 민심을 잃었을 뿐이다(天下何以治? 得民心而已! 天下何以亂? 失民心而已!)”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민심을 얻기 위한 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민심을 얻기 위한 명분이 뚜렷하다면 자신의 수족을 자르면서까지 대규모 인사변화를 추구할 수도 있다. 그 환경은 이미 만들어지고 있으며 그 명분 또한 차고도 넘친다. 문제는 이를 관철할 의지이다. 여러 현상들을 보면 의지도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 동안 시진핑 주석은 반부패 활동을 통해서 광범위한 군중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를 동력으로 삼아 당내 합의를 강제하고 있고 그 결과는 19차 당대회에서 대규모 인사변화로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후계구도가 어떻게 변화하고 왕치산의 거취가 어떻게 되는지도 중요한 관찰 포인트이다. 그러나 체제안정 관점에서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지지 권력을 매우 강력하게 구축해야 한다. 먼저는 중앙위원들의 대규모 물갈이로 나타날 것이다. 왕치산의 거취보다 훨씬 중요한 이유를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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