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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 19차 전당대회와 시진핑 권력 변화

이지용 소속/직책 : 계명대학교 교수 2017-11-08

시진핑 집권 2기 출범을 알리는 중국공산당 19차 전당대회(전대)가 10월 18일 리커창의 개막선언과 시진핑의 업무보고로 시작해 24일 폐막했다. 전당대회 기간 중 19대(大) 중국 공산당을 이끌 지도부인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을 선출했고, 공산당 헌법에 해당하는 당장(黨章)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전대 폐막 다음 날인 25일에는 중국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를 개최해 공산당 지도부 핵심인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중공중앙) 정치국 위원 25명과 정치국 상무위원 7인을 선출하는 형식을 가졌다. 이로써 중국공산당은 최소 향후 5년간의 19대(大) 기간으로 접어들었고 시진핑 집권 2기가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시진핑은 이어 27일 새롭게 진용을 갖춘 중공중앙 정치국 1차 회의를 소집해 핵심 지도부 회의를 개최하면서 집권 2기 운용을 시작했다. 시진핑 시기에 들어서면서 중국정치를 분석하는 데 있어 엘리트 정치에 대한 분석이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다. 시진핑 개인 권력 강화와 동시에 정치지도자의 성향과 엘리트 수준에서의 권력동학이 중국 대내외 정치의 중요한 변수로 부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중국의 정치와 대내외 정책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이번 19대(大)를 통해 나타난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권력구도 변화를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시진핑과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권력구도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번 19대(大) 결과를 평가해 보면, 첫째, 시진핑 권력의 인적기반 공고화, 둘째, 시진핑 개인의 권력과 권위 대폭 상승이다. 이는 향후 중국정치에서 시진핑 개인의 정책운용 결정이 제도보다 훨씬 중요한 변수가 되었음을 시사해준다. 시진핑 권력의 인적기반 공고화와 관련해서 볼 때, 중국공산당 핵심 지도부는 이른바 ‘시자쥔(習家軍)’이 장악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시진핑은 중국공산당 권력 최정점인 중공중앙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장악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상무위원 7인 중, 리잔수(栗戰書)와 자오러지(趙樂際)는 시진핑 측근이고, 왕후닝(王滬寧)과 왕양(汪洋)은 친(親)시진핑 파로 분류할 수 있으며, 리커창(李克强)과 한정(韓正)은 시진핑에 반기를 들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리잔수, 자오러지, 왕후닝이 각각 전국인대 상무위, 중앙기율위, 중앙서기처 등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진핑은 권력 최고정점의 핵심권력을 장악했다고 볼 수 있다. 중앙정치국의 경우 25명 중 신임 정치국원이 15명이며, 이 중 최소 13명이 ‘시자쥔(習家軍)’ 또는 친(親)시진핑 파이다. 그리고 신임과 유임을 포함해 상무위원 7명을 제외한 18명의 정치국원 중 14명이 ‘시자쥔(習家軍)’ 또는 친(親)시진핑 파로 구성되었음을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시진핑 개인의 정치적 권위가 대폭 상승한 점이다. 이번 공산당 당장(黨章) 수정안에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習近平新時代中國特色社會主義思想)’이 중국공산당 지도사상으로 삽입 수정되었고, 이 외에도 현재 공산당 당장의 기초라 할 수 있는 12차 전대(1982년) 수정안 이후 가장 큰 폭의 수정을 가했는데, 그 많은 부분이 시진핑의 아젠다를 삽입하는 것이었다.1) 특히 ‘시진핑......사상’이 지도사상으로 삽입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공산당의 지도이념은 마르크스레닌주의(馬克思列甯主義), 마오쩌둥사상(毛澤東思想), 덩샤오핑이론(鄧小平理論), 삼개대표 주요사상(“三個代表”重要思想) 그리고 과학적발전관(科學發展觀) 순으로 나열되어 있었다. 여기서 각 지도이념의 중요성과 의의를 살펴보면, 먼저 중국공산당은 사회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하므로 가장 큰 틀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主義)를 기본으로 한다. 즉, 가장 기본적인 이념이 ‘주의(主義)’인 것이다. 그 다음으로 ‘사상(思想)’이 중요한 의미와 의의를 갖는다. 마오쩌둥사상과 삼개대표 주요사상에 ‘사상(思想)’을 붙일 수 있었던 것은 마르크스레닌 ‘주의(主義)’의 근간을 이루는 이론을 (중국식 의미부여로는 ‘중국특색을 반영하여’) 수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오쩌둥은 마르크스 혁명론의 핵심 중 하나인 노동자(프롤레타리아) 주도의 혁명이 중국 상황에서는 농민, 농촌 중심의 혁명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사상(思想)’을 부여할 수 있었던 것이 대표적인 근거 중 하나이다. 장쩌민 시기 제안된 삼개대표 주요사상(“三個代表”重要思想)에 역시 ‘사상(思想)’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던 것은 공산당이 프롤레타리아 전위당일 뿐만 아니라 전인민의 이익을 대표한다고 재정의함으로써 자본가의 입당을 허용하는 근본적 혁명론 수정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덩샤오핑이론의 경우 이러한 근본적인 이념의 수정이 아닌 실용주의와 개혁개방노선을 주도했으므로 ‘이론(理論)’으로 했으나 그 중요성을 감안해 사후(死後)에 ‘덩샤오핑’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균형적 발전을 핵심으로 하는 후진타오 시기의 ‘과학적발전관’은 ‘관(观)’을 붙였다.

 

그렇다면 이른바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習近平新時代中國特色社會主義思想)’의 경우, 이름을 시진핑 집권중에 공식적으로 붙이고 ‘사상(思想)’의 의미와 권위를 부여할 수 있을까? ‘시진핑......사상’의 주요내용을 보면 이른바 ‘오위일체(五位一體)’와 ‘4개전면(四個全面)’을 핵심으로 한다. ‘오위일체’는 경제, 정치, 문화, 사회, 생태문명 건설을 종합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며, ‘4개전면’은 소강사회건설, 개혁심화, 법에 의거한 통치, 엄격한 당관리(全面建成小康社會, 全面深化改革, 全面依法治國, 全面從嚴治黨)이다. 중국공산당과 정부, 언론 등은 이를 신시대 새로운 사상이라고 정당화하지만, 그 어디에도 마르크스레닌주의 기본 이념을 근본적으로 수정한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은 동원할 수 있는 미사여구를 총동원해 신시대 사상으로 정당화하고자 하는 노력뿐이다. 또한 시진핑이 당면한 중국의 사회경제발전 단계의 주요모순을 재정의 했다곤 하지만, 덩샤오핑 시기에 개혁개방을 추진하고 중국의 사회주의 발전단계를 ‘사회주의 초급단계’로 설정하면서 주요모순을 물질적 요구와 생산력간의 모순으로 설정함으로써 생산력발전(경제발전, 현대화)에 주력하기 위한 이론적 정당화를 시도한 것에서 무엇이 바뀌었는지 불분명하다.2) 정리하면 이전 지도자들의 국정이념을 당장에 삽입할 때 그 의미와 의의에 맞추어 명칭을 만드는 관례를 매우 많이 벗어났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19대를 거치면서 시진핑 이름이 들어간 ‘사상’을 당장에 지도이념으로 삽입한 것은 시진핑 개인권력의 현주소를 대변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19대 전대 결과를 시진핑 개인권력 강화를 중심으로 평가할 경우, 시진핑 개인권력의 인적기반 전면포진과 시진핑 개인권위의 과도한 부각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정권이던지 최고지도자 중심으로 권력이 재편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러한 권력재편이 권력분배, 승계 등 권력을 둘러싼 게임규칙의 제도화를 역행한다면, 이는 향후 중국정치와 정책의 전개방향에 구조적 영향을 끼치는 문제이다. 권력정치 제도화 측면에서 이번 전대결과에 대한 평가는 일단 제도와 관행의 큰 틀을 존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른바 ‘7上8下’와 ‘2회유임 제한’ 규정, 그리고 인사에 있어 계파분배를 완전히 무시하지는 못했다는 것이 근거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일단 ‘격대지정(隔代指定)’이 깨졌다. 19대 정치국 상무위원 중 2022년 20대(大)를 이을 차기 지도자 후보군이 보이지 않는다. 또한 이번에 구성된 상무위원과 정치국 (후보)위원 들의 내용을 분석해보면 인사균형이 형식적이고 생색내기 수준인데다 그 이면에 복선이 깔려있다. 한정의 상무위원 승진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리고 시자쥔인 리잔수가 전국인대 상무위원장 직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그 경우 헌법을 포함한 법을 개정할 권한을 시진핑이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 관측하듯이 시진핑이 20대(大) 이후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이유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재의 권력구도에서는 향후 중국 엘리트 정치에서 권력을 둘러싼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시진핑과 시자쥔이 권력을 독점하는 실질구도를 형성함에 따라 향후 정책에서 독단과 독선이 강해질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중국공산당 지도부 인사들이 마오 개인권력의 과도한 확장공고화를 경계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의 시진핑 호(號)가 과거 마오 시기의 교훈을 되새기고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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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www.12371.cn/special/zggcdzc/zggcdzcqw/(검색일: 2017년 10월 30일) 

2) 새로운 시기 주요모순은 다음과 같이 바뀌었다고 당장에 수정했다. “我国社会的主要矛盾是人民日益增长的美好生活需要和不平衡不充分的发展之间的矛盾” http://www.12371.cn/special/zggcdzc/zggcdzcqw/(검색일: 2017년 10월 30일). 요약하면 물질적 요구(불평등 추가)와 생산력(경제발전) 간의 모순으로서 기존 주요모순 설정에 큰 차이가 없다. 

 

출처: http://www.12371.cn/special/zggcdzc/zggcdzcqw/ (검색일: 2017년 10월 30일) 

http://cpc.people.com.cn/19th/n1/2017/1029/c414395-29614598.html (검색일: 2017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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