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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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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한·중 농업협력 방향

정정길 소속/직책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8-04-16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한·중 농업협력 방향​1

  

최근 중국은 일대일로라는 새로운 전략을 통해 60여 개국(44억 인구)과 육상 및 해상 인프라를 연결하고 무역을 포함한 경제 전반에 대한 협력과 인적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거대 유라시아경제권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새로운 경제 환경 변화는 한·중 협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중 농업협력에서도 기존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방식의 협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한·중 농업협력 둔화 국면

 

농업분야에서의 한·중 협력도 경제협력과 같이 한·중 수교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지금까지의 한·중 농업협력 추진 주체에 따라 정부 간 협력, 공공기관 간 협력 및 민간부문의 협력 등으로 구분되어 진다. 정부간 농업협력은 한국의 농림축산식품부(당시 농림부)와 중국의 농업농촌부(당시 농업부)가 1996년부터 매년 한차례 한중농업협력위원회를 통해 각 분야의 농업관련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공동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어 왔다. 공공기관 간 농업협력은 인도적 지원과 개발 지원 등 공익목적의 협력사업과 학술적 교류협력이 있다. 민간부문의 농업협력은 농산물 교역, 농업투자 및 기술협력, 인적교류 등 비교적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추진하던 한·중 농업협력 사업은 중국이 한국의 공적원조사업(ODA) 대상국에서 제외된 이후에는 거의 중단된 실정이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한·중 농업협력은 민간부문의 상업적 투자협력 사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수익성 확보가 어렵고 정책의 변동성이 커 지속 경영에 대한 불확실성에 따라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의 정책 변화에 대응한 효과적인 한·중 농업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대일로는 한·중 농업협력의 새로운 기회

 

한·중 양국은 이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무역 등 경제 전반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 왔다. 여기에 중국의 대대적인 일대일로 전략 추진에 한국이 동참한다면 농산물 무역과 농업투자가 크게 확대되고 나아가 지역경제 통합과 발전에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로 전략은 중국 시진핑 정부의 대외 경제협력정책의 핵심으로 대외개방 확대를 통해 우호적인 외부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하나의 책략이다. 전통 농경문화시기의 농산물 무역과 농업 교류는 고대 육로와 해상 "실크로드"의 핵심적 내용이었다. 중국의 차(茶), 비단 등 제품이 실크로드를 통해 세계로 전파되었다. 

 

오늘날 농업은 일대일로 관련국 대부분의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전략이 중국의 대외 농업협력 사업에 중대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전략 중 농업분야에서 반드시 추진해야 할 주요 사업으로 농산물 무역과 농업투자, 농업과학기술협력 등을 명시하고 있다.

 

현재 일대일로 전략 추진 과정에서 중국과 타 국가 간의 농업협력 사업의 추진 사례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중국이 일대일로 전략의 일환으로 일대일로 선상에 있는 국가 중 하나인 카자흐스탄과의 농업협력 사업 추진 사례는 시범사업의 특성을 내포하고 있어 그 상징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중국과 카자흐스탄은 2015년 11월에 중국 산시(陕西)성 양링(杨凌)에서 농업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협력프로젝트를 선정하였다. 두 나라는 과채가공, 시설농업, 양봉산업, 관광농업, 육묘번육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중국 산시성과카자흐스탄은 과일산업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실크로드 경제지대의 새로운 기지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10개의 중국-카자흐스탄 우호사과농원(苹果友谊园)을 건립함으로써 양국간 농업교류협력의 플랫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2 

 

일대일로는 중장기적 전략 구상이자 정책이며 서부대개발 사업의 새로운 형태로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도농격차를 해소하고자 하는데 중요한 목적이 있음을 고려할 때, 농업분야의 협력 사업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대일로 정책의 핵심 지역이 산시성에서 신장 위구르 자치지구로 이어지는 서북지역 5개성으로 확정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낙후된 이들 지역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라도 이 지역의 중점 산업인 농업분야의 협력사업 추진에 중국정부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지역을 대상으로 한 농업협력 사업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한·중 농업협력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대일로 지역의 농업 환경

 

일대일로 경제권에 속하는 중국 지역은 18개 성(시)이다. 이 지역의 인구(5억8천만 명), 경지 면적(6,302만 헥타르), 농촌 인구수(2억 4,760만 명), 식량 생산량(2억 6,254만 톤) 모두 전국 전체 대비 40% 내외를 차지한다.

 

일대일로 지역 가운데 농업 생산량이 많은 지역은 동북3성의 헤이룽장, 랴오닝, 지린과 신장, 윈난, 산시 등 6개 지역이다. 동북3성은 일대일로 지역에서 농업 비중이 매우 높은 지역이며 특히 헤이룽장성은 곡물(10.2%)과 두류(28.9%) 생산 비중이 대단히 높다. 신장은 전국 최대의 면화 생산지역이고, 윈난은 중국 제1의 연초 생산지이며 차 생산은 2위이다. 산시는 중국 4위의 과일 생산지이며 특히 사과 생산량은 중국 최대로 중국 전체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한다.​3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들 6개 지역은 농업협력 사업 대상 지역으로서의 기본적인 요소를 구비하고 있는 셈이다. 

 

일대일로 지역에서의 성공적인 한,중 농업협력 방향

 

한·중 간 농산물 무역을 제외한 농업협력이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이 본격 시행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순조롭게 출범함으로써 한·중 농업협력 사업 추진에 유리한 환경과 기회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국면을 맞아 한·중 양국이 장기적 관점에서 상호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농업협력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일대일로 전략과 연계하여 성공적인 한·중 농업협력 사업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업협력 대상지역 선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거대한 국토를 지닌 중국은 지역마다 다양한 특색을 지니고 있어 지역 선정 여하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농업협력 대상지역을 선정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지리적 입지, 무역 및 투자 관계 등 지표를 활용한 정량 분석과 향후 협력 가능성 등 잠재력 측정의 정성 분석을 병행하여 그 결과를 종합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이다. 

 

최근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하에서 한·중 농업협력사업을 추진할 경우 헤이룽장성과 산시성을 각각 동부지역과 서부지역의 우선협력 대상지역으로 선정하였다.​4 이는 한국이 중국과의 농업협력 사업을 추진할 경우 일대일로 지역 가운데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 헤이룽장성과 산시성이라는 의미이다. 

 

그림1 성별 연관성 정량분석 지표 산출 결과 이미지

 

 

또한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한·중 농업협력 사업 분야는 양국이 상호보완적 요소가 가장 많은 농식품 가공 및 유통산업으로 드러났다. 중국의 일대일로 지역에 속하는 18개 성(省)과 시(市)는 대부분 농업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농식품 가공·유통 인프라와 기술 및 시설이 낙후되어 있다. 반면 한국은 이 분야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전반에 높은 수준을 구비하고 있다. 따라서 한중 양국은 중국 일대일로 지역에서 농식품 가공 및 유통 분야의 협력 사업을 추진할 경우 상호보완성 측면에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산시성은 농식품 가공 및 유통 분야의 협력 사업 추진에 비교우위를 갖는다. 투자 위험성과 수익성 등을 고려할 때 산시성이 헤이룽장성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산시성이 헤이룽장성에 비해 농식품 가공업의 부채/자본 비율이 낮아 투자의 위험성이 작고 반면에 영업이익률은 높아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산시성은 농식품 소비시장으로서의 여건도 우수하다. 

 

헤이룽장성과의 농업협력은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사업 분야를 선정할 필요가 있다. 헤이룽장성을 포함한 동북지역과의 농업협력은 식량안보 차원의 협력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동북지역은 지정학적 중요성을 고려하여 대두를 포함한 식량의 생산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한중 양국간 인적 및 물적 교류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특히, 이 지역 대두 주산지를 중심으로 대두생산기지를 건설하고 관개시설 개선, 토양개량, 신품종 개발 및 보급 등 대두의 생산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양국이 공동으로 협력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공동 재배 연구 및 교육을 통하여 품종개량과 기술혁신 체계를 개선하여 자원의 집약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중 공동으로 동북지역식량협력센터(쌀과 대두 중심)를 설치하여 상호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5   

 

한·중 농업협력 사업의 추진 방식은 민관협력방식(PPP)이 적합할 것으로 보여진다. 협력사업별 사업비는 한·중 양국의 협의에 따라 공동 분담하고 실질적인 사업 수행은 민간부문(기업)이 맡는 민관협력방식(PPP)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민관협력방식(PPP)은 공공기관 재정의 시장실패 확률 최소화하고, 민간자본의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며, 민간부문의 관련 기술, 경험 및 혁신모델 도입과 이전에 유리하며, 국내 민간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참고 문헌>

 

「농식품 가공 및 유통 산업분야의 한‧중 협력방안 연구: 중국의 일대일로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농총경제연구원

 

  중국 농업부 대외경제협력 중심 내부자료(방문조사 결과)

 

  劉治 主編(2016). 중국식품공업연감 2015.

 

「중국의 곡물산업 동향과 한‧중 식량안보 협력방안」, 정정길 외(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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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수행한 「농식품 가공 및 유통 산업분야의 한‧중 협력방안 연구: 중국의 일대일로 지역을 중심으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저자가 재 작성하였음.

 

2 중국농업부 대외경제협력중심 내부자료를 참고하여 저자가 작성하였음

 

3 자료: 劉治 主編(2016). 중국식품공업연감 2015.

 

4 어명근 외(2016), 「농식품 가공 및 유통 산업분야의 한‧중 협력방안 연구: 중국의 일대일로 지역을 중심으로」. KIEP・KREI.

 

5 정정길 외(2014). 「중국의 곡물산업 동향과 한‧중 식량안보 협력방안」. KIEP・KR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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