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 & 트렌드

이슈 & 트렌드

경제,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동향을 정리하여 제공합니다.

중국 금융감독체제의 변화 및 시사점

김욱 소속/직책 : 건국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부교수 2018-05-17

요즘 중국에 다녀온 한국인들이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노점에서도 알리페이나 위쳇페이로 간편하게 결제하고 거지들도 QR코드로 구걸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더라 등등. 지난 몇 년간 인터넷금융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금융혁신은 가히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여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금융혁신으로 인한 편리함을 많은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반면 혁신과 성장을 빌미로 규제의 허점을 파고들어 전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만한 여러 난상(亂像)이 도처에 나타나고 있어 중국당국이 그 동안 해왔던 관리감독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대대적인 금융감독 체제개혁에 나섰다. 

 

이러한 난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원인은 주로 그 동안 2003년까지 확립되고 15년간이나 이어져 온 1행 3회, 즉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금감위, 보감위, 증감위로 분업화된 관리감독시스템이 근래에 들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혼업(混業)경영 및 신 금융혁신 태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여기저기서 관리감독 공백이 나타나고 있는데 있다고 볼 수 있다.

 

금융시스템 전반을 통합 관리 감독하는, 즉 여러 금융업종을 관통하여 리스크를 적시에 파악할 수 있는 기관의 부재로 인해 관리감독 공백과 분업화된 관리감독규정의 불일치 등을 이용해 기관들이 무분별한 확장경영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하이리스크 상품들이 폭발적으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레버리지 증가 및 혁신을 꼬리표로 신 금융상품발행이 증가하고 있어 현 시스템으로는 현재 및 향후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근래에 들어서는 2011년 원저우 중소기업 위기사태, 2013년 신용경색(钱荒), 2015년 증시파동, 2016년 디레버리징으로 인한 채권사태, 2018년 안방보험 사태 등 국부적인 리스크가 1~2년에 한번씩 나타나는 양상을 띄고 있다.

 

금번 새로운 “1위1행2회” 체제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위에 국무원 직속기관인 금안위를 신설하여 리스크에 대한 대처를 총괄하게 함으로서 현존하는 문제점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향후 날로 복잡해지고 예측이 불투명해지는 금융환경하에 리스크가 불거져 나왔을 때 총괄주체를 명확히 하고 신속하고 빠른 대응이 가능토록 한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또한 주목되는 점은 전체적인 금융흐름을 분석하는 관통식(穿透式) 관리감독 시스템의 구축이다. 각 금융분야를 연결 관통하여 관리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중복관리를 제거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금융흐름을 한눈에 파악하여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다. 그 중 핵심과제는 바로 종합금융통계시스템의 구축으로 인민은행이 직접 데이터 통합과 종합통계시스템 구축작업을 담당하고, 전체 금융산업을 관통하는 보다 세밀화되고 완전한 금융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제공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눈여겨 볼 사항은 인사부분이다. 이강(易綱) 인민은행 행장, 궈수칭(郭樹淸) 은보감회 주석과 류스위(劉士余) 증감회 주석으로 이루어진 “신 삼두마차”체제에서 궈수칭 은보감회 주석이 인민은행의 당서기와 부행장을 겸직 하고 있는 점이다. 이는 은행과 보험업간 혼업경영이 폭발적인 증가로 그 동안 문제시 되어 왔던 부처간의 소통, 중복감사, 정보공유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는 상황에서 비 효율적인 부분을 대폭 강화하고 일괄된 금융관리감독기준을 적용하는데 매우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감회 보감회 합병은 은행/보험 업무 중복/교차 부분이 많고 관리감독 대상도 모두 금융기관인 점, 관리감독규정 중 중복된 부분이 많은 점, 대형 금융기관이 주로 은행/보업에 집중되어 있고 상호 혼업경영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기존 체제로는 관리감독하기 어려워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을 막아 효율적인 관리감독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보험업의 주업무인 보험보장 외 무분별한 확장 및 기타 다각화된 자산투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안방보험(安邦保险) 사태와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증감회를 그대로 유지한 것은 은행과 보험과 달리 관리감독대상이 주로 상장기업과 투자자로 되어 있어 은행/보험과 통합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면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IPO등록제 추진, 증권법 개정, 19차당대표대회에서 강조한 직접금융융자 육성을 통한 리스크 분산, 실물경제 발전 지원을 위한 신경제분야 유니콘 기업들의 빠르고 순조로운 A증시 상장지원​1 등 추진할 중요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는 점도 고려되었을 것으로 보인다는 시각이다.

 

슈퍼 중앙은행으로의 회귀, 인민은행이 역할이 강화된 것도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이다. 기존 은감회, 증감회에서 담당하던 은행/보험 법률법규의 제정과 거시 건전성 관리 제도 기능을 인민은행으로 이관, 인민은행이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宏观审慎)을 쌍지주(双支柱)로 삼아 통화안정성과 금융안전을 추구하고, 은보감회가 주초(柱础)역할을 하여 금융기관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감독을 하는 쌍지주-주초(双支柱-柱础)의 관리감독 체제를 갖추게 되었다. 또한, 중앙은행이 부분적으로 미시건전성도 참여할 수 있는 장치를 둠으로써 중앙은행의 손발을 훨씬 자유롭게 하여 시스템 리스크를 조기에 발견, 막을 수 있도록 하게 되었다. 또한 신설 금안위 사무실이 물리적으로 인민은행건물 내에 존재하고 있어 인민은행과의 협동이 용이하다는 평가이다.

 

이번 체제의 설계는 영국의 쌍봉형 관리감독을 많이 참고하였고 중국실정에 맞춰 부분적인 기능을 조정하였다고 한다. 증권감독기능이 분리된 점은 영국보다 미국모델을 참고했다는 분석이다. 

 

금번 체제개편으로 중국 내 은행들은 더욱 엄격해진 관리감독하에 무분별한 업무확장으로 인한 리스크를 낮추고 변동성을 줄임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건전성을 높여 경쟁력을 제고 할 것으로 예상되고 증권업체들은 본연의 업무인 투자 및 고객서비스에 집중하고 간접금융 융자비율이 높은 중국 현 상황에서 직접금융융자비율을 적극 높여 금융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하이테크 금융기업의 경우 라이센스를 받지 못한 기업들은 엄격해진 관리감독으로 영향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라이센스를 이미 갖추고 갖추고 상당한 기술력과 고객, 자산규모를 확보하고 있는 하이테크 금융기업들의 경우 앞으로도 더욱 큰 성장과 혁신적인 서비스가 예상된다.

 

금번 중국의 금융관리체제의 변화는 한국에도 여러 가지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한다. 

 

첫째, 중국 금안위의 설립으로 위기 시 총괄주체가 명확하여 빠른 TF 구성 및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해진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이어진 암호화폐 사태 시 총괄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초기대응이 늦어지고 TF 총괄기관이 여러 번 바뀌는 등 우왕좌왕한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듯이 금융시스템이 날로 복잡해 지고 각종 금융혁신이 빠르게 일어나는 만큼 향후 어디에서 어느 순간에 어떤 리스크가 나타날지 모르기에 케이스별로 주체를 정하기보다 금안위 같은 금융리스크 총괄관리 주체를 사전에 정한다면 리스크 발생시 신속하고 일사 분란하게 자원을 동원하여 진두지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최근 시진핑 주석의 중국금융시장 추가개방이 약속된 만큼 한국기업의 중국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미 진출해 있는 금융기업들도 보다 강화된 규제를 적용 받으면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2  중국 금융규제시스템에 대한 보다 적시적이고 보다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인적교류나 세미나, 연구활동을 통해 보다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셋째, 4차산업혁명 시대 명실공히 중국 금융혁신이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선진국보다 더 발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중국의 관리감독 경험 및 시행착오에 대한 연구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올 1월 혁신기업에 대한 “선 허용 후 규제” 발표로 금융혁신에 대한 규제완화도 본격적으로 검토되는 만큼 중국의 시행착오를 충분히 참고하고 관련정책을 제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넷째,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 유니콘 기업의 미국상장이 어려워진 만큼 한국금융시장이 이들 유니콘 기업에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향후 발전가능성이 많은 이들 유니콘 기업들을 유치함으로써 한국이 미래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위상을 한층 높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

 

1. 생명과학,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고급제조업 등 4개 분야 하이테크 기업들이 신청즉시 줄 설 필요없이 심사하여 2,3개월안에 A증시에 상장 가능하도록 “쾌속통로”를 마련하는 등 정책으로, 현재 이미 약 20억 달러 규모의 50개 관련 기업체들의 순차적인 A증시 상장이 추진되고 있다.

 

2. 헤럴드 경제 2018년 4월 11일 기사 “중국서 ‘매’ 맞는 韓 은행들... ‘궈수칭 쇼크’” 참조,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80411000334 검색: 2018년 5월 7일

 

 

 

 

 

 

게시글 이동
이전글 이전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다음글이 없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