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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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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물시장의 외국인 투자자 개방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

김부용 소속/직책 : 인천대학교 동북아 국제통상학부/교수 2018-07-25

중국, 올해 들어 원유에 이어 철광석 선물시장 외국인에 개방

 

올해 들어 중국의 선물시장 개방이 가속화되며 향후 기타 상품 선물시장의 개방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중국 증권 감독 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 26일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시장을 외국인에 개방하였으며,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상하이상품거래소에서 원유 선물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상하이선물거래소는 2015년 원유 선물거래의 전담 자회사로 국제에너지거래소(INE)를 설립하고 위안화 선물거래를 준비해왔다. 이어 5월 4일부터는 위안화 표시 철광석 선물시장도 외국인에 개방하였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다롄선물거래소에서 철광석 선물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다롄선거래소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철광석 선물을 취급하는 상품거래소이다.(표1 참조) 

 

표1 이미지

 

 

선물시장 분야 중국의 대외개방 현황을 살펴보면 2001년 WTO 가입 당시 중국 정부는 선물시장을 금융시장 개방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2005년 중국과 홍콩 간, 그리고 중국과 마카오 간 체결된 CEPA에서 외국 금융사가 보유 지분이 49%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중국 선물회사와 합자 선물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등 부분적인 개방이 시작되었다. 이후 2012년 5월 중국 정부는 미중 전략대화의 결과물로서 모든 국가에 대해 보유 지분 49% 內 합자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등 선물시장 개방이 대폭 확대되었다.​1

 

한편, 2014년 11월부터 시행된 후강퉁에 발맞추어, 중국 정부는 선물시장의 국제화 수준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향후 원유, 철광석, 천연고무 선물시장을 우선 개방한 후 점차 그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2 올해 들어 추진되고 있는 원자재 선물시장 개방 조치는 그 수순을 밟아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표2 이미지

 

 

원자재 선물시장 개방 이후 거래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위안화 원유 선물은 ‘아시아 벤치마크’가 될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3월 26일부터 7월 5일까지의 67일간 위안화 원유 선물계약 전체 거래량은 1,092만 건에 달했으며, 일일 거래량은 두바이상품거래소의 오만유를 제치고 아시아 최대, 글로벌 3대(WTI와 브렌트유에 이은) 원유 선물이 되었다.​3

 

가격 결정력 제고와 위안화 국제화 추진이 주된 목적

 

중국이 원유, 철광석 등의 원자재 선물시장을 출범한 이유는 자명하다. 우선은,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의 가격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현재 중국은 세계 2대 원유 소비국이며,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 되었다. 지난해 중국의 원유 소비량은 6억 1,000만 톤으로, 이중 생산량이 1억 9,200만 톤, 수입량이 4억 1,800만 톤에 달해 수입의존도가 68.5%에 달했다.​4

 

하지만 현재 국제 원유 거래는 뉴욕거래소의 WTI(서부 텍사스유)와 런던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를 기준 지표로 삼고 있으며, 달러로 결제되고 있는 시스템이다. 중국은 원유의 해외 의존도가 약 70%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중국의 수요와 공급을 반영할 수 있는 가격 기준이 없었다. 또한 거래의 대부분이 미국 달러화로 이루어지다보니 중국 정유업자와 소비자 모두 원유의 가격 변동성 리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철광석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전 세계 철광석 수입 1위 국가다. 지난해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10억 7,500만 톤에 달했으며, 올해는 11억 2,000만 톤으로 늘어나 수입의존도가 8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5 따라서 자국의 수급 조건에 따른 선물계약을 설립할 필요성이 커졌다. 최근 원유 선물시장과 철광석 선물시장의 개방 조치는 국제 핵심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시장과 철광석 선물시장의 대외개방은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는 목적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은 2010년 2분기 이후 일본을 제치고 G2 국가로 부상하였지만 위안화는 경제규모에 걸 맞는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10년 6월부터 위안화 무역결제 중국 내 시범지역을 기존의 5개에서 20개 지역으로 확대하고 해외 대상지역 제한을 철폐하는 등 위안화 국제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2016년 10월부터 위안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정식으로 편입되면서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큰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국제결제시스템에서의 위안화의 비중은 2015년 8월 이후 2.8%를 기점으로 계속 하락 추세에 있으며 2017년 말에는 1.6%까지 하락하여 달러의 40%에 비해 여전히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그림 1 참조)

 

표3 이미지

 

 

이에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원자재 선물시장을 개방하는 등 다방면의 조치를 통해 위안화 국제화에 다시 속력을 내고 있다.

 

중국의 원자재 선물시장 대외개방, 한국에도 새로운 기회 

 

중국의 원유 및 철광석 선물시장의 개설과 개방은 아시아지역 시장에서 대표적인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거래의 경우 거래 대상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성리(勝利)유 외에  두바이유, 오만 원유, 카타르 해양유, 예멘 마시라 원유, 이라크 바스라 원유 등 6종의 중동산 원유를 포함하고 있다. 이들 원유는 경질·저유황 원유인 WTI나 브렌트유와 달리 중질·고유황 원유로 중국, 한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정유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유종이다.​6​ 따라서 상황을 보다 잘 반영하는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 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

 

철광석 또한 중국이 세계 최대의 수입국이므로,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롄거래소에서 이루어지는 철광석 선물거래에 대한 헤징 수요가 확대될 것이다. 또한 중국 내 철광석 업자와 거래자 규모가 상당하므로 충분한 유동성도 갖고 있다.

 

물론, 부정적인 파급 효과도 있을 수 있다. 중국 정부의 반시장적 규제와 위안화의 변동성에 따른 불확실성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 정부는 금융 부문 개방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부의 시장 개입에 따른 가격 왜곡의 가능성이 있다. 또한 선물거래가 위안화로 이루어지므로 중국의 시장 참여자는 환 리스크의 문제가 없지만 다른 나라의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위안화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 부담이 있으며, 이는 또 다른 환 리스크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중국의 원유 및 철광석 선물시장의 대외개방이 한국에 적잖은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투자 문턱이 낮아 RQFII(위안화 적격외국인 기관 투자자) 쿼터가 없어도 거래가 가능한 바,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도 거래가 가능하며, 세금 혜택도 있다.​7​ 따라서 한국의 개인 투자자와 금융기관에게는 새로운 시장과 기회다.

 

더욱이 원유와 철광석 모두 한국의 중요한 수입자원임과 동시에 석유화학산업과 광물제품 제조업은 또 한국의 주력산업이기도 하므로, 향후 이들 주력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유리한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한, 이는 한국의 입장에서 위안화 허브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의 거래량은 일평균 20억 3,000만 달러 수준에 불과했으며, 거래량의 95% 이상이 시장조성에 참여하는 은행 간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⁸ 향후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실수요를 높여야 하는데, 한국의 개인 투자자와 금융기관들의 위안화 선물거래 참여가 이에 대한 부분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중국은 원유와 철광석에 대한 위안화 선물거래를 시작으로 시장 개방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는 바, 한국은 국내 금융시장을 위안화 허브로 키우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참고 문헌>

 

  구기보·유은정(2015),「중국 선물시장의 성장과 개방에 따른 우리나라의 대응방안,『중국연구, 제64권.  

 

  뉴스핌(2017.12.6.),「원/위안 직거래시장, “기업의 위안화 활용방안 높여야”」,    

  http://www.newspim.com/news/view/20171201000239(검색일: 2018.7.15.).

 

  석유가스신문(2018.5.4.),「중국의 원유 선물시장 개설, 파급 효과는 무엇인가」, 

  http://www.gn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995 (검색일: 2018.7.15.).

 

  아주경제(2018.4.6.),「중국 야심담은 ‘위안화 원유 선물’, 매일 3조원 이상 거래」, 

  http://www.ajunews.com/view/20180406111726099 (검색일: 2018.7.15.).

 

  한국경제(2018.2.4.),「중국 ‘위안화 국제화’ 꿈 멀어지나...국제 결제 비중 2년째 내리막」,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8020428871 (검색일: 2018.7.15.).

 

  SBS CNBC (2016.5.26.),「[후강퉁 투자전략] 중국, 세계 최대 '빅데이터 센터' 꿈꾼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374&aid=0000099783(검색일: 2018.7.17.).

 

  界面新闻(2018.1.15.),「2017年中国进口铁矿石 创历史新高」, 

  https://baijiahao.baidu.com/s?id=1589646658725718884&wfr=spider&for=pc(검색일: 2018.7.15.).

 

  上海金融报(2018.7.6.),「原油期货日均成交量跃居全球第三」,

  http://www.financialnews.com.cn/shanghai/201807/t20180706_141563.html(검색일: 2018.7.15.).

 

  新浪(2018.1.16.), 「2017中国原油产量1.92亿吨原油表观消费量6.1亿吨」, 

  http://finance.sina.com.cn/chanjing/cyxw/2018-01-16/doc-ifyqptqw0231435.shtml(검색일: 2018.7.15.).

 

  다롄선물거래소(大连期货交易所), http://www.dce.com.cn/

 

  상하이거래소(上海期货交易所), http://www.shfe.com.cn/

 

  정저우상품거래소(郑州商品交易所), http://www.czce.com.cn/portal/index.htm 

 

  중국금융선물거래소(中国金融期货交易所), http://www.cffex.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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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기보·유은정(2015), 「중국 선물시장의 성장과 개방에 따른 우리나라의 대응방안」, 『중국연구』, 제64권.

2) SBS CNBC (2016.5.26.), 「[후강퉁 투자전략] 중국, 세계 최대 '빅데이터 센터' 꿈꾼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374&aid=0000099783(검색일: 2018.7.17.) 

3) 上海金融报(2018.7.6.), 「原油期货日均成交量跃居全球第三」, http://www.financialnews.com.cn/shanghai/201807/t20180706_141563.html(검색일: 2018.7.15.)

4) 新浪(2018.1.16.), 「2017中国原油产量1.92亿吨 原油表观消费量6.1亿吨」, http://finance.sina.com.cn/chanjing/cyxw/2018-01-16/doc-ifyqptqw0231435.shtml(검색일: 2018.7.15.)

5) 界面新闻(2018.1.15.),「2017年中国进口铁矿石创历史新高」, https://baijiahao.baidu.com/s?id=1589646658725718884&wfr=spider&for=pc(검색일: 2018.7.15.).

6) 석유가스신문(2018.5.4.),「중국의 원유 선물시장 개설, 파급 효과는 무엇인가」, http://www.gn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995(검색일: 2018.7.15.)

7) 아주경제(2018.4.6.), 「중국 야심담은 ‘위안화 원유 선물’, 매일 3조원 이상 거래」, http://www.ajunews.com/view/20180406111726099(검색일: 2018.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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