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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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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샤오미(Xiaomi)의 상장과 시사점

민성기 소속/직책 : 대구대학교 중국어학과 교수 2018-07-26

1. 샤오미의 기업가치와 상장

 

2010년 창립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Xiaomi, 小米)는 201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창업 당시 2.5억 달러로 평가되었던 샤오미의 기업 가치는 2011년 10억 달러(약 1조 880억 원)로 급상승하여 창업 1년 후 중국을 대표하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新경제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2014년 11억 달러의 투자유치 때 평가한 기업 가치는 460억 불에 이르렀다. 2015∼16년 사이에 샤오미의 실적은 악화되었으나, 2017년 이후 중국과 해외시장에서 실적이 개선되면서 기업 가치는 가파르게 상승하여 상장직전 기업 가치는 1,000억 달러로 평가되었다. 2018년 7월 9일 기업공개 첫날 샤오미의 기업 가치(시가총액 기준)는 540억 달러 (USD)였으며 당분간 시가총액은 500∼700억 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샤오미는 시가총액의 10%인 54∼70억 달러 정도를 시장으로부터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가치 540억 달러는 상장 전 예상기업 가치인1,000억 달러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1 이는 샤오미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었다는 시장의 평가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시장의 투자심리위축이 함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의 기업가치와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샤오미의 기업공개(IPO)과정이다. 샤오미는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와 달리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최초로 CDR(중국예탁증서)발행 방식으로 상장되었으며 동시에 차등의결권을 부여받았다. 샤오미의 상장은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평가 과정이기도 하지만, 혁신기업의 제도적 환경변화와 개별 기업전략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2. 혁신기업의 제도적 환경변화 

 

지금까지 중국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등 IT 분야의 대기업들을 배출했지만 이들 기업들은 주로 변동지배실체 (VIE, Variables Interest Entity)모델을 통하여 역외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하고 이를 해외주식시장에 상장함으로써 자금을 유치해왔다. 이러한 방식은 기업의 자본 확보와 세계화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 할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주요 기업의 수익을 해외 투자자가 가져가게 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중국 투자자들이 소외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중국 정부는 해외에 상장된 기업들을 중국 주식시장에 재상장하게 함으로써 국내금융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상장기업의 수준을 제고하며, 기업수익으로 국내경제의 성장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당국은 신경제 혁신기업의 CDR(China Depository Receipt: 중국예탁증서)발행을 통한 상장과 차등의결권을 허용하였다. 

 

CDR은 미국의 주식예탁증서(ADR, American Depository Receipt: 미국예탁증서)와 같이, 해외 기업의 주식을 중국 본토 증시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샤오미는 해외 주식시장에 이미 상장된 기업은 아니지만 VIE(Variables Interest Entity) 구조를 가지고 있다. 샤오미의 본사는 북경에 소재하지만 법인등록 주소는 영국령케이먼군도(Cayman islands)로 표기되어 있다.​2 한편 홍콩거래소는 샤오미의 상장을 유치하기 위하여 2018년 4월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였다.​3 차등의결권은 통상적인 ‘1주 1의결권’의 원칙과 달리, 특정 소수의 주식에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며 특정 주주의 의사결정권을 강화함으로써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사용된다. 홍콩 증권거래소의 경우 2014년 알리바바와 상장협상과정에서 차등의결권을 불허하였다. 

 

당시 홍콩증권거래소는 외국시장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이 높고, 지분이 충분히 분산되어 있지만, 아시아 기업은 창업주 중심의 소유구조와 의사결정시스템 때문에 차등의결권의 사용은 주주이익의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알리바바는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 되었으며 현재 시가총액이 5000억 달러에 달하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샤오미는 홍콩증권거래소 상장과정에서 차등의결권을 부여받았다. 상장 이후 샤오미의 대주주인 CEO 레이쥔의 보유지분은 31.4%에 불과하지만 종업원 지주지분을 합산한 의결권 지분은 57.9%에 이르러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가 가능하게 되었다.​4

 

3. 샤오미의 전략 변화 

 

샤오미의 주력시장은 중국 국내시장이며 주요상품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이다. 그러나 샤오미는 IPO 자료에서 스스로를 사물인터넷 기업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상장으로 조성된 자금의 30%를 사물인터넷과 관련된 연구개발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현재 샤오미는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Emerging Market)에서 서유럽을 비롯한 선진시장(Developed Market)으로 적극적으로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5

 

4. 제조기업에서 인터넷 서비스 기업으로

 

샤오미의 원래 계획은 홍콩증권거래소와 상하이증권 거래소에서 동시에 CDR을 발행하는 것이었다. 2018년 6월 19일 샤오미는 상하이증권래소 CDR 발행을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공식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물론 이후 샤오미는 2018년 7월 16일 상하이 시장에 CDR을 발행하겠다고 확인했지만 이러한 일정상의 변화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샤오미의 CDR발행과 관련된 84개 질문이 담긴 질의서를 전달 후에 발생하였다. 증감회가 샤오미에 전달한 84개의 질문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1) IPO자료는 광고와 홍보에 가까운 내용이 많으므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언어로 설명할 것, 2) IPO자료에 나와있는 예상실적은 컨설팅 회사의 데이터를 쓰고 있는데 상장을 위해 컨설팅결과를 구매한 것은 아닌지 이와 관련한 적절한 해명을 할 것, 3) 주요상품과 서비스를 고려해 볼 때 샤오미가 인터넷 기업인지 하드웨어 제조회사 인지 명확히 할 것, 4) 기업과 기업생태계간의 어떤 관계가 조성되며 연구개발과 협력이 공동으로 진행되는지, 관계의 불확실성은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명확히 적시할 것, 5)기업과 기업생태계 참여자간의 수익과 비용관계를 명확히 적시 할 것, 6) MIUI(샤오미에서 개발한 안드로이드 기반 커스텀 펌웨어)와 관련한 라이센스 지출비용이 기업의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힐 것, 7) 매출대비 연구개발비용이 3%이하인 이유에 대해 밝힐 것, 8) 기업이 향후 지속가능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에 대해 설명할 것. 위 질문 중 중국 당국과의 관계에서 샤오미의 입장에서 가장 불편한 질문은 3번과 8번이라고 판단된다. 샤오미의 매출은 현재 70%이상 스마트폰 제조와 판매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IPO 자료에서 샤오미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닌 사물인터넷 회사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2017년 현재 인터넷 서비스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에 불과하다. 


CEO 레이쥔은 샤오미는 ‘애플과 텐센트’의 중간단계라고 밝힌 바 있는데 현재 샤오미는 ‘애플과 텐센트의 중간단계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 정확하다. 이는 샤오미의 전략이 단순한 하드웨어 메이커가 아닌 인터넷 기업으로 변신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사업의 다각화를 넘어서 시장에서 하드웨어 제조회사보다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 대한 미래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애플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 ratio)이 18인데 비하여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주가수익비율은 40을 넘는다. 


샤오미가 어떻게 하드웨어 기업에서 인터넷 서비스기업으로 변화할 수 있는가는 샤오미의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여기서 다른 불확실성도 발생한다. 샤오미가 인터넷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잡게 될 경우 하드웨어 제조회사가 아닌 인터넷 서비스기업으로서 정부의 규제를 수용할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여부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종합해 보면 샤오미는 시장 환경에서는 미래 전략으로 인터넷 서비스 분야를 확대할 것이지만 정책적 환경에서는 전문적 인터넷 서비스 회사임을 공식화하는 것에 신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샤오미의 변화는 중국적 환경에서 어떻게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통한 수익을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런 맥락에서 샤오미의 최근 연구개발 중 스마트폰칩 펑파이(澎湃)S1과 같은 하드웨어 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플랫폼 구축, 인공지능(AI) 제품 등 인터넷 서비스 분야와 관련된 성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5.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2018년 1분기 기준 샤오미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8.2%로 삼성, 애플, 화웨이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샤오미는 7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5개국에서 시장점유율 상위 5위권에 진입해 있다. 특히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2017년 3분기 이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8년 1분기 기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시장점유율은 31.1%에 달한다. 샤오미의 해외부문 매출은 2015년 1분기 6.07%에서 2018년 1분기 36.2%로 크게 증가하였다.​6 이 외에도 샤오미는 2017년 이후에는 신흥시장 뿐 아니라 유럽을 비롯한 선진시장 진입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2018년 5월 샤오미는 프랑스 파리에 첫 번째 플래그쉽 스토어를 열었다. 세계시장 특히 인도시장에서 샤오미의 성장세는 샤오미 제품의 가성비적 장점과 함께 적극적인 마케팅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인도에서도 샤오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적절히 결합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케팅 채널의 확대, 광고홍보 강화를 통한 시장의 지역적 확대는 필연적으로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한다. 샤오미는 상장을 통해 조성된 자금의 40%를 글로벌 시장확대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7 샤오미의 상장은 글로벌 시장의 지역적 확장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6. 샤오미 상장의 파급효과

 

샤오미는 이른바 신경제(신기술·신산업·신업태·신모델)를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혁신형 기업이다. 샤오미의 상장은 다른 유니콘 기업과 해외시장에 이미 상장된 글로벌 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으로는 아이치이(愛奇藝), 앤트파이낸셜(螞蟻金福),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 어러머(餓了麽), 루팍스(陸金所)등을 들 수 있다. 동시에 이미 해외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BATJ(Baidu, Alibaba, Tencent, Jingdong) 역시 국내 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된 제도적 변화로는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바이오, 선진제조업 기업에 대한 패스트트랙 상장심사(선전거래소)등을 들 수 있다. 향후 신경제 기업들의 중국시장 상장과 복귀가 단순한 투자시장의 확대와 국내경제 활성화 뿐 아니라 중국의 산업구조를 고도화시킬 것으로 이어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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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scmp.com/business/companies/article/2151757/qualcomm-sole-foreign-cornerstone-investor-chinese-smartphone

2) http://stock.hexun.com/2018-05-31/193117847.html

3) http://kr.xinhuanet.com/2018-05/04/c_137155232.htm

4) http://quote.eastmoney.com/hk/01810.html?from=BaiduAladdin

5) http://stock.hexun.com/2018-05-31/193117847.html

6) http://kr.xinhuanet.com/2018-05/04/c_137155232.htm

7) https://finance.china.com/tech/13001906/20180710/326624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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