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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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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최근 중국의 간부 이동 추세와 함의

양갑용 소속/직책 :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 2018-08-22

‘영원히 인민과 함께.’ 1921년 7월 출범 이후 97년이 지난 현재까지 중국공산당이 계속 견지하고 있는 목표이자 희망이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듯이 중국공산당 또한 인민의 지지와 성원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절박성과 필요성의 다른 표현이다. ‘모든 일의 관건은 당에 있고’ 게다가 ‘당의 관건은 간부, 특히 영도 간부에게 있다’는 말이 계속 강조되는 이유이다. 이러한 중차대한 역할을 수행하는 주요 간부를 뽑는 데는 여러 요인이 함께 고려된다. 우리는 이를 공식 요인 혹은 비공식 요인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도대체 어떤 요인이 간부의 선발과 육성에 작동하는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선거라는 공식적인 선출 절차로만 중국의 간부들이 선발되지 않고 있고 또한 과거의 경험은 이러한 방식이 유일하다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선발과 추천이 결합되고, 이것이 내부 합의를 거쳐 만들어지는 과정은 그래서 늘 관심의 대상이며 연구의 과제이기도 하다. 

 

최근 중앙조직공작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간부 선발에서 단계론적 성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단계별 성장이 필요하나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는 필요한 경우 추천을 통한 선발의 과정도 함께 고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진핑 주석의 이러한 언급은 먼저, 중국 간부 선발에서 여전히 단계론적 성장이 주된 기제임을 재차 언급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음으로, 단계론 성장 못지않게 파격 선발 등 추천에 의한 선발도 함께 견지해나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에서 간부 성장은 과원(科員)에서 출발하여 약 30여 년을 거쳐 성부급 (省部級)간부로 이어지는 8단계의 성장과정을 거친다. 특별한 문제, 예컨대 돈(錢)과 색(色)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한 능력과 성과에 따라 개별 간부들은 8단계 성장 궤적을 따라 승진 이동한다.

 

작년 국무원 인적자원과 사회보장부 통계 발표에 의하면 중국에서 과원에 해당하는 공무원으로 편재된 사람은 약 900만 명이다. 이 가운데 8단계를 거쳐 성부급 간부로 재직하는 사람들이 약 2000여 명이 되니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이 간부의 성장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향과급(鄕科級)에 머물거나 대다수 간부는 현처급(縣處級)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나게 된다. 계급 정년에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어려운 간부 승진 과정에서 청국급(廳局級)을 거처 성부급으로 올라선다는 것은 간부 개인에게도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또한 간부제도를 운영하는 국가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충원의 기제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간부 승진과 이동 등 간부 육성에 관련된 제도와 그 운용은 중국공산당 통치의 매우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간부의 승진 임용은 앞서 언급한 대로 공식 요인과 비공식 요인에 의한 평가 그리고 내부 합의에 기초해서 이루어진다. 내부 합의라는 것이 제도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서 다양한 형태의 간부 충원 조건을 실험하고 있다. 가운데 대표적인 형태가 바로 7가지 조건을 적용하여 간부를 충원, 승진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공식 요인과 비공식 요인이 결합되어 활용된다. 예를 들어 공식 요인으로는 임기규정, 연령 제한이나 직무 겸직 현황 등 공식 규범이나 규정이 해당되고, 비공식 요인으로는 후견, 당파, 당성, 직무 적합성 등 매우 가치 개입적인 비공식 요소가 고려된다. 이렇게 걸러진 객관적인 결과를 가지고 내부 합의를 거쳐 최종 간부 선발과 승진 이동 등이 이루어진다. 내부 합의라는 것도 최대한 기존 객관적인 제도나 규정을 준용하는 선에서 고려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합의라는 매우 애매한 가치적인 판단을 최대한 객관적인 요소를 많이 반영하여 돌파해나가는 구조라고 하루 수 있다. 여기에서 7가지 요소가 비교적 객관적으로 간부 선발과 승진 이동에 고려된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는 매우 정량화된 지표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 이러한 객관적인 지표가 바로 간부의 단계별 성장을 가늠하는 기본 요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7가지 요소는 기층간부에서 중간간부를 거쳐 고급간부로 이동하는 궤적에서 평가지표로 주로 참고사항이 된다는 점에서 간부 성장의 궤적을 추적하고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먼저 젊음이다. 같은 조건이면 비교적 젊은 간부를 선호한다. 이는 덩샤오핑이 주창한 ‘간부 4화’ 가운데 젊은 간부의 중요성이 여전히 중요한 덕목임을 재확인한다는 점에서 젊은 간부는 매우 중요한 간부 성장의 고려 사항이다. 다음으로 학력도 간부 승진에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개혁개방 이후 다양한 사회문제에 직면하고 국제적인 변수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중국으로서는 다양한 전문 지식을 갖춘 능력 있는 간부가 필요하다. 이러한 수요는 학력이 높을수록 능력도 높다는 고학력 선호의 간부충원 수요를 불러왔다. 현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서도 시진핑(習近平), 리커창(李克强)은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상무위원들도 석사 학위 이상의 학력을 갖춘 사람이 대부분이다. 특히 기층에서 활동하는 간부 가운데 관학 협력에 따라 박사학위를 받고 바로 현장에 투입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중국의 간부들 가운데 높은 학력의 소유자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다음으로 직무 경험도 매우 중요한 승진 임용의 고려 요소이다. 특히 중국은 순환 근무를 간부 성장의 중요한 메커니즘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직무 경험은 간부 성장에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요소이다.  

  

개혁개방 이전 그리고 개혁개방 이후 상당 기간 계통에 익숙한 정치문화에서는 한 곳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는 것이 미덕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이러한 미덕은 전문성을 갖춘 간부의 장기 쓰임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사회가 다원화되고 전문화되면서 간부의 소질 또한 특정 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합적 문제 해결 능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모했다. 예를 들어 정법계통이나 경제무역계통 혹은 사회관리 계통에서만 성장과 이동이 반복되는 패턴으로는 유능한 간부를 발굴할 수 없다는 환경 변화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간부의 종합적인 문제해결 능력이나 기획 능력을 중시하는 변화된 상황에서 다양한 직무 경험은 간부 성장과 발전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었다. 

 

다음으로 시진핑 집권 이후 크게 강조되는 것이 기층경험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층 경험이라는 것은 바로 현처급 이하 지방에서 근무한 경험이나 현처급이나 그 이하 수준에 해당하는 당정군 사회단체 직무 경험을 말한다. 비록 기층에 낙하산으로 내려갔다 하더라도 기층에서 성과를 내고 성장의 토양을 만들어낸다면 승진 이동의 기회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따라서 향과급이나 현처급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성과를 낸다면 높은 직위로 승진 이동하는 기회가 주어지고 이는 간부들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시진핑 주석이 강조하는 당의 통치 합법성과 정당성의 기본 요소가 바로 인민에 대한 당의 지배 명분과 대의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간부의 기층 경험과 기층에서의 평가는 더욱 중시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동료들의 평가, 지도자와의 관계, 우연하게 찾아오는 승진의 기회 등도 간부 승진과 이동에 함께 고려되는 사항이다. 시진핑 주석 집권 1기 이후 광범위하게 진행된 반부패 운동 또한 당내에 존재하는 패거리 문화를 일소한다는 점에서는 동료, 지도자 관계 등을 새로운 요인으로 착근시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전임자의 낙마나 동료의 낙마는 나에게 승진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간부 상호간 경쟁의식도 간부 충원과 승진 이동의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었다. 물론 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매우 가치 개입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내부 합의 과정에서 대립과 충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다른 한편으로 간부 선발과 충원 과정에서 해당 급 지도자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완전히 부정적인 요인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당관간부(黨管幹部)의 원칙이 관철되는 정치 환경에서 간부 관련 최종 책임은 당이 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부급 간부 인사에 대해서는 당 중앙 조직부가 간여하고 청국급 이하 간부 인사에 대해서는 해당 급 지도자의 재량권을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치개입적인 요소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대립과 갈등이 노정되지 않는 내부 합의를 이끌어내는지도 영도 간부들에게는 중요한 임무인 동시에 평가지표가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간부 이동 관련 간부대오의 변화가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미래 변화에 어떠한 전망을 할 수 있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관찰, 분석하는 것은 중국 엘리트 정치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첫걸음이다. 최근 활발하게 부성급시 인사이동이 있었다. 후베이성(湖北省) 부서기 마궈창(马国强)이 우한시(武汉市) 서기로 이동하고 베이징시 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장숴푸(张硕)가 광저우시(广州市) 서기로 이동했다. 런쉐펑(任学锋) 광저우시 서기는 광동성 부서기로 이동했다. 또한 선양시(沈阳市) 서기 이롄홍(易炼红)은 장시성(江西省) 부서기로 이동했다. 특히 이롄홍 장시성 부서기는 2017년 7월 후난성(湖南省) 상무위원 겸 창사시(长沙市) 서기에서 랴오닝성(辽宁省) 상무위원 겸 선양시 서기로 이동하고 2018년 5월 랴오닝싱 부서기 승진했다가 다시 2018년 7월 장시성 부서기로 이동했다. 2년에 걸쳐 세 차례 내륙, 동북, 연해 도시로 이동했다. 이처럼 활발한 인사이동은 다양한 직무 경험을 통해서 강력한 간부층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표1 이미지

 

 

그런가 하면 중앙과 지방의 수직 인사교류도 최근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는 직무 경험의 다양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중앙에서 바로 지방에 낙하산으로 내려보내 직무 경험의 다양성을 경험하게 하는 조치이다. 중앙정부의 낙하산은 대부분 중앙과 지방의 순환 근무 지원 차원에서 당 중앙이나 국무원에서 바로 성급 단위로 내려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성급 단위에서는 자신의 고유 업무 경험을 토대로 해당 지역 부(副)직을 맡아 기존 질서 체계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지방 정부 거버넌스 경험을 축적하기 위한 일환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 벌어진 이른바 ‘낙하산’ 인사의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표2 이미지

 

 

직무 경험 가운데 다른 지역으로 이직 근무도 간부 충원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최근 지방 간 이동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러한 지방간 이동은 주로 내륙에서 연해 도시 혹은 연해 도시에서 내륙지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표3 이미지

 

 

이러한 지방간 이동, 혹은 중앙과 지방 간 이동은 그 지위가 성부급에 해당하는 간부인 경우 당 중앙조직부의 통일된 원칙에 따라 진행된다. 가령 중앙정부에서 지방으로 이동하는 경우 그 대상이 성부급 간부인 경우 당 중앙조직부와 해당 지역 당위원회의 합의에 기초해서 진행된다. 그리고 이러한 직무 이동은 간부 충원에서 고려되는 일곱 가지 요소 가운데 다양한 직무 경험과 기층 경험이 간부 이동의 중요한 경로가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당 중앙조직부가 직접 간여하지 않는 청국급 이하 간부 이동과 현처급 이하 간부 이동은 전적으로 해당 지역 당위원회 최고 책임자의 의지에 따라 대부분 움직인다. 따라서 이러한 간부 이동은 중앙이 개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의 관심 밖에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 역시 순차적 성장을 제도화하고 있는 이른바 단계론적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늘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다. 이는 성부급 이상의 간부 이동이 갖는 정치적 영향력이나 파괴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기층에서 벌어지는 간부 충원의 기제가 작동해야 그 상위 그룹의 간부 이동 역시 제대로 돌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중국의 엘리트 정치의 변화를 보기 위해서는 성부급 간부의 이동 못지않게 기층 간부 특히 현처급이나 청국급 간부 이동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처급 간부가 60여만 명이고 청국급 간부가 5만여 명이 된다는 점에서 이는 개인 연구자의 자발성에 기초해서만 변화를 가늠할 수는 없다. 협업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이 우리에게 여전히 기회라면 우리의 눈높이는 높은 곳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중국의 변화에 대한 종합적인 사고와 접근이 필요한 이유이다. 

 

 

<참고 문헌>

 

http://www.fmprc.gov.cn/web/wjdt_674879/fyrbt_674889/t1564367.shtml (검색일: 2018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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