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주요 이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 및 제언이 담긴 칼럼을 제공합니다.

최고조에 진입한 브라질 대선

쉬만 소속/직책 :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 2018-11-09

브라질 민주화 30년 사(史)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또한 가장 분열되고 가장 예측 불가능한 대통령 선거가 마침내 막이 올랐다. 지난 10월 8일 발표된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 따르면, 우파인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후보가 46.5%의 유효득표율을 차지해 2위인 좌파 노동자당 (PT)의 페르난두 아다지(Fernando Haddad)후보 (28.5%)를 훨씬 앞질렀다. 유효득표율이 50%를 넘지 못했기 때문에 브라질 선거법에 따라 보우소나루와 아다지 후보가 28일 2차 선거를 통해 승부를 가를 예정이다.

 

우익 출신의 보우소나루 후보는 부패로 얼룩진 브라질 정계를 수차례 비난했으며, 사회에서 이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맹세했다. 13인의 대선 후보 가운데 보우소나루 후보는 유일하게 부패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부패가 뿌리깊은 브라질에서 부패를 뿌리뽑아 길을 뚫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동시에, 브라질의 심각한 치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총기 소지 단속 완화와 폭력범죄 강력처벌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후보의 강력 발언은 적지 않은 반발을 일으켰고, 여기에는 반 좌파와 여성 경시자, 동성애 반대자 및 원주민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때문에 보우소나루 후보는 ‘브라질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지난 9월 초, 유세 도중 괴한에게 피습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후보의 강경한 입장과 비교해 집권당인 좌파 노동자당의 아다지 후보는 뚜렷한 개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브라질 최고 법원이 부패 혐의로 수감 중인 룰라 전 대통령의 이번 대선 출마를 금지한 뒤, 아다지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노동자당의 유일한 희망으로 떠올랐다. 노동자당은 아다지가 룰라의 뒤를 잇고 집권당 지위를 지킬 수 있기를 바라고 있지만, 브라질 국민들 사이에서 아다지의 지명도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다지는 사회프로젝트 투자 확대와 빈부경착 축소로 룰라 집권 시기의 경제적 번영을 재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노동자당은 지난 10여 년 동안 집권해 오면서 수많은 부패 스캔들을 일으켰고, 많은 고위 정치인들이 부패에 깊숙이 관여해서 대중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겼고, 이는 아다지의 지지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좌익이든 우익이든 이번 브라질 대선의 당선자는 반드시 경제적인 개혁을 단행할 것이다. 만약 브라질 노동자당의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가 당선된다면, 룰라 전 대통령의 당선 경험을 토대로 보수적인 경제 정책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사회자유당(PSL)소속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사회자유당이 국회에서 소수의 의석만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의사 일정이 더욱 지연되어 브라질의 경기 회복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전 세계 경제 불황과 대량상품(벌크스톡) 가격 침체로 브라질 경제는 2015~2016년 2년 연속 7% 이상 하락 했고, 수백만 명의 신흥 중산층이 다시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브라질은 2017년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수렁에 빠진 경제가 하락을 멈추고 1%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회복세는 지속 되지 못했고, 올 2분기 들어 브라질 경제 성장률은 다시 둔화됐다. 지난 5월 발생한 트럭 운전사의 대규모 파업으로 도로가 봉쇄되고 식품 부족 사태로 이어지면서, 국가 전체가 열흘 동안 마비되어 200억 달러(약 22조 원)에 이르는 경제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대중의 파업 지지는 브라질의 경제 환경과 정책에 대중이 불만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올해 브라질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월의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앞으로 브라질의 신임 대통령이 누가 되던 간에 그의 앞에 놓인 가장 시급한 문제는 거액의 재정적자다. 통계에 따르면, 초보 집계된 2017년 브라질 공공 재정적자는 1,240억 헤알(약 38조 원)에 달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1.9%를 차지했고, 올 들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게다가 브라질은 대외 융자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채무 부담이 심각한 상황이다. 브라질 중앙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 3월 브라질 정부의 채무 총액이 무려 GDP의 75.3%를 차지해 2006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공공 순채무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3%까지 상승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9년에는 브라질의 채무 총액이 GDP의 90%, 2023년에는 GDP의 10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 달러화의 강세와 아르헨티나 및 터키의 외환 위기로 인한 불안감이 퍼지면서, 대량의 국제 자본이 신흥시장에서 철수했다. 올 1월부터 브라질의 통화 가치가 21% 하락하면서 1달러에 4.2헤알까지 떨어져 전 세계 통화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연내 브라질의 헤알화는 큰 압박에 직면해 자본 유출과 통화 가치 하락의 위험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브라질 경제 성장 전망은 여전히 국내외 요인에 따라 제약 및 영향을 받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세계 주요 경제체의 불확실한 경제정책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 일본은행이 양적완화 정책 종료나 통화지원 정책 축소를 선언하거나 실행하고 있어 국제 금융시장의 세제 개혁으로 많은 해외 자본이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 빠져나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이밖에 전 세계적으로 반세계화(Anti-Globalization) 정서와 날로 심각해지는 보호무역주의 역시 두 종류의 자원과 시장을 이용하는 브라질의 전략에 극도로 불리함을 더해주고 있다.

 

브라질 대선 2차 투표에서 두 후보는 더욱 구체적인 시정 이념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브라질 전체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계획 제시가 요구된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얼마 전 선거전을 펼치면서 구체적인 방침도 내놓지 않았고, 경제 분야에서도 제대로 된 대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좌파와 우파 두 진영 출신 후보가 2차 투표에 진출한 것은 브라질 사회의 좌우 양 세력의 갈등이 쌓이고, 서로간의 반목이 계속되어온 결과라 할 것이다. 최종 승자가 누가되던, 대통령 취임 후 험난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 분명 하다. 따라서 경기침체에 빠진 브라질을 조속히 회복시키고, 사회갈등과 문제를 해결해 국가의 안정을 지켜야 한다.

 

브라질의 신(新)정부가 정권을 공고히 하려면 경제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브라질은 외부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경제는 브라질을 포함한 신흥 경제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상황을 전환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전 세계 경제 판도에 달렸으며, 또한 그 경제 정책이 브라질 경제 상황과 잘 결합할 수 있는지도 봐야 한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 재정지출 상한제 설정 △ 사회보험 시장화 개혁 지지 △ 노사관계 개방 심화 △ 지출 감소와 국유기업 사유화를 통한 세부담 점차 경감 △ 국유은행 규모 축소로 개인 자본시장 발전 추진 등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집권 첫 해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2020년에는 기본적으로 재정흑자를 실현시키며, ‘대규모 사유화 계획’을 통해 정부 자산을 매각하고 채무 수준을 20% 내외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영 받지 못하는’ 양로 연금 체계 개혁을 계속해서 추진한다는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에 그의 지지율 일부가 떨어져나갈 것이다. 만약 보우소나루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도, 진짜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개혁은 일부 기득권자의 이익을 침해하기 때문에 신임 대통령은 이익집단과 노조 등 다양한 집단의 압력을 고려해야만 한다. 이밖에 개혁의 성공은 국회에서 유리한 다수석을 차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브라질 국회에는 보우소나루 후보를 반대하는 세력이 여전히 강하다. 

 

하지만 브라질 대선에는 여전히 변수가 존재한다. 보우 소나루의 적수인 노동자당 아다지 후보는 1차 투표 후 중도파 집정연맹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중도 좌파와 자유파 정당이나 후보자들에게 기회를 줄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4주 안에 그가 반(反) 보우소나루 중도파 진영을 설립할 수 있다면, 분명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        

목록